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90화 (390/468)
  • 390/468 회

    < --용사 강림.

    -- >

    듀랜달의 일상을 잠깐 살펴볼까.

    그는 아침에 일어나 우선 출근한다. 보통 그가 자는 곳은 다크 로드 캐슬의 정문 인근의 저택이다.

    아무리 팬텀이 푸대접을 해도 그는 마왕이다. 어디까지나 마왕 대접이나 월급같은건 잘 나온다.

    아니, 어떻게 본다면 마왕중에서 편한 일을 하는걸지도 모른다.

    일반인이 하루 종일 한 곳에 머물러서 입구를 지키는 일을 한다면 어지간한 정신으론 하기 힘들지만 듀랜달은 딱히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실력을 갈고 닦고 정문을 지키면서 놀수도 있으니 편하다.

    다른 마왕처럼 힘들게 서류 결제라던가 직접 나서서 하는 일들은 빠지니까 상당히 좋은 일.

    반대로 생각해보자면 월급 많이 나오고 하는거 없이 그저 룰루랄라 놀면서 자리만 지키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꿀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마왕치곤 할일도 없고. 아, 어린애인 시엔느는 제외다.

    그는 오늘도 다크 로드 캐슬 정문에서 문지기 일을 착실히 수행한다. 어차피 죽음의 일족이라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자고 있어도 괜찮다.

    참고로 다크 로드 캐슬의 정문은 항구 도시와의 교역으로 항상 붐비기 때문에 마계에 있을 때와는 달리 큰 정문을 열어두고 약간의 검사 이후에 통과한다.

    여기가 마계도 아니고 중간계서야. 그랜드 마스터가 잠입해온다고 해도 마왕 하나 암살할 수 없다.

    게다가 입구에서부터 마왕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절대적으로 지켜지는 치안력. 덕분에 입구를 기준으로 수킬로미터 안의 영역에서는 자잘한 도둑질 하나 일어나지 안고 있다.

    "휘유, 쩌는데. 무슨 마계 녀석들은 문명 치트를 쓴건가? 그런데 애초에 어떻게 넘어온거야....... 그것도 계약식이 아니라 본체로"

    아예 차원을 넘어온거지만 최강인에게는 아직 그걸 알 방법이 없다.

    다크 로드 캐슬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그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도.

    "저쪽인가? 선봉의 마왕, 듀랜달이라는 마왕이"

    "멋있는 기사분이시네요......."

    "야, 그런말 하지마. 남자 새끼가 남자보고 그런 말 하면 기분이 이상해져서 위험해"

    게다가 겉으로 보면 별 문제 없다는게 더 무섭다.

    "이제 어떻게 하려고?"

    "음, 어떻게 할까나. 일단 여기 자체에서 싸우면 민폐에 민폐도 따로 없겠지"

    일단 듀랜달이 지키고 서 있는 장소는 다크 로드 캐슬의 정문.

    가장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싸운다면 인명 피해는 물론 여러가지로 민폐다.

    "잠깐만 기다려봐. 전공은 아니지만 신발에 미끄럼 방지 주문이랑, 한기 방지 주문 걸어줄께. 아, 이온은 미끄럼 방지만 걸어주면 되지?"

    "네? 아....... 일단 신관이라 신성력 덕분에 한기는 안타지만...... 그건 왜 그러신가요?"

    "장소를 만들꺼야. 싸울 장소를. 그것도 큰 빙하 레벨로"

    아마 직경이 킬로미터 단위라면 싸우기도 편할 것이다.

    게다가 다크 로드 캐슬은 어디까지나 바다에 착률해서 항구 인근에 붙어 있지. 육지가 아니다. 사방에는 바다가 깔려 있음으로 재료는 충분.

    "블리자드 로드가 쓴 '동결'의 능력의 기본 원리의 사용 알고리즘을 파악해두길 잘했어. 덕분에 얼음을 얼리는건 쉬워졌으니까"

    능력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는 사용할 수 없는 영역의 힘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능력도 작용하는 순간은 있다.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능력의 경우 그 능력의 원리를 일부 파악하는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팬텀의 '변환'조차도 잘만 들어가 보면 그 능력을 가지지 않더라고 일부 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원본에 한없이 멀어지겠지만.

    최강인은 다크 로드 캐슬의 정문에서 제일 가까운 바다로 이동해 얼음을 얼린다.

    일반적인 물보다 어는점이 낮은 바닷물이 점점 얼어가면서 거대한 하나의 섬을 만든다. 북극에서나 볼수 있을법한 레벨의 빙하가 완성된다.

    "이제 시비를 걸어줘야지"

    마나를 실처럼 만들어 수천개를 날린다. 저 멀리 있는 듀랜달을 향해 날아간 마나의 실은 그의 몸을 쿡쿡 찌르면서 시비를 건다.

    아무리 성격 좋은 사람이라도 계속해서 거슬리게 하면 화를 내는 법이다.

    더군다나 마왕성을 지키는 듀랜달이라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사람을 처리하러 오는게 당연지사.

    얼마 되지 않아 그가 빙하의 섬에 도착했다.

    "........ 이정도로 바다를 얼려 섬을 만들 능력자는. 마계에서도 이제는 공작이 된 가르잔 밖에 없을텐데"

    마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아니, 마법이라도 그만한 실력을 가진 사람은 드레이크 밖에 없다.

    루이넬은 애초에 얼음 마법은 전공이 아니라서 무리.

    하지만 가르잔이나 드레이크나, 둘다 중간계에 없는 사람이다.

    "안녕 선봉의 마왕씨"

    "........... 너, 인간이 아니군. 어쩌면 나와 비슷한........ 죽음의 일족인가?"

    "아냐, 그냥 살아있는 사람과 언데드의 장점을 고루 섞은 하이브리드한 언데드일 뿐이지"

    어떻게 본다면 그쪽이 더 듀랜달과 가까울수도 있다. 언데드주제에 생명력을 응축한 힘을 받아 폭발적인 힘의 증가를 얻은 듀랜달이니까.

    "처음 만나서 미안한데, 마왕직좀 넘겨줄래"

    "솔직히 그냥 넘겨줘도 되고 싶은 심정이다만"

    일이 좋아도 상사의 대우가 뭐같아서 말이지.

    아무리 그랜드 마스터라도 상대는 마왕. 거기에 듀랜달은 검을 갈고닦은 전형적인 무투파.

    만약 정정 당당히 일검을 맞부딪힌다면 레굴루스라도 일격에 끝장난다.

    강기의 차이에서 오는 예리함이 그의 강기와 함께 검을 베고 몸까지 잘라 베어버릴테니까.

    하지만 거기에 이온의 서포트가 더해진다.

    신성력과 마력은 상반된 힘. 그건 설령 마왕이더라도 다르지 않다.

    팬텀도 '변환'으로 마력을 신성력으로 변환시키면 폭발해서 몸이 터질 지경인데. 기본적인 법칙은 거스르는데 힘들다.

    게다가 이온은 차기 교황으로 주목받는 인물. 그 신성력으로 신체를 강화하고 사방에 신성력의 필드를 깔아 듀랜달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이렇게 되니 어느정도 검을 맞부딪힐 수준으로 맞춰진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듀랜달이 우세. 이대로 간다면 겨우 열 몇합만에 결판이 난다.

    그리고 그 사이에 공격을 해주는게 최강인. 마법사로서 최강의 딜링을 보여줄 차례다.

    "얼음이 많으니까 얼음으로 통일해서 가자! '얼음의 거인'!"

    쿠드드득!!!

    얼음의 대지에서 거칠게 거인이 잠에서 깨어나 몸을 일으킨다.

    그 크기는 수십미터. 일반적인 인간의 크기나 다름없고 설령 갑옷을 입은것을 보더라도 2미터 가량밖에 되지 않는 듀랜달로선 아득히 올려다 보아야 할 크기.

    그 무게만도 수톤에 달하는 거인이 주먹을 내질러 듀랜달을 향해 뻗는다.

    일격만으로도 수천의 군대를 단숨에 쓸어내는 주먹, 전장의 지배자라 불리는 '마법사'라는 직업 자체에 걸맞는 능력이다.

    하지만 베어낸다.

    듀랜달은 극도로 압축해낸 강기를 휘둘러 동시에 방출, 채찍처럼 길고 탄성을 이용해 뻗어져 오는 주먹을 베어낸다.

    얼음의 거인의 주먹의 절반이 베어져 나가 어께까지 잘리고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거센 얼음 파편이 튀긴다.

    최강인은 뒤로 회피, 보조 능력은 정점에 다다른 이온을 걸쳐 들고 방어 마법을 사용해 물러난다.

    "굉장한데, 역시 마왕이야. 마나와 마력의 강기 차이에서 오는 파괴력도 그렇지만, 그걸 또 파괴력에 집중된 강기를 다루는 실력또한 대단해"

    "우와, 와아앗! 직접 보니까 박력 장난 아니네요....... 죽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안죽어, 적어도 죽게 두진 않을테니까"

    기본적으로 전우나 동료는 소중히 여기는 스타일은 최강인이다.

    얼음의 거인은 원래 대인용이 아니라 대군용. 전장에서 쓸법한 마법이다. 당했다고 해서 그리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는 속성 마법을 자유자제로 다루는 마법사. 미쳐버린 자연의 군림자다.

    "본격적으로 가보자! 레굴루스! 일단 물러나!"

    "아 젠장!"

    카앙! 하고 거칠게 검을 휘둘러 거리를 벌리고 물러난 레굴루스는 그대로 최강인이 있는 곳으로 튀었다.

    기사라면 자존심때문에 무리였겠지만, 용병인 레굴루스에게 그런 자존심따윈 없다.

    "갑옷을 입은 기사라면 말이야, 갑옷이 움직이는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어. 아무리 갑옷에 익숙해진들 갑옷은 어디까지나 몸이 아니라고"

    최강인이 가볍게 주먹을 쥐자, 듀랜달의 몸을 중심으로 이글루처럼 반구형의 얼음이 뒤덮혀졌다. 다만 안은 텅 비어있는지 안이 들여다보이는 구조.

    듀랜달은 검을 휘둘러 이 얼음을 부숴버리려고 했으나 이내 멈칫거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극렬한 한기가 몰아치면서 갑옷을 얼리고, 그것도 모자라 갑옷의 관절 부위에 얼음의 송곳이 꽂혀 들어가 움직임을 봉한다.

    죽음의 일족이라 이정도론 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향을 받지 않는건 아니다. 한기는 몸을 굳히고 얼음의 송곳은 갑옷의 안쪽을 파고들어 몸의 관절을 못쓰게 만든다.

    어느정도 마력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끝.

    "........... 상당한 실력의 마법사군"

    그의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 얼어붙어 떨어질 정도의 한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블리자드 로드의 '동결'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분자 운동을 정지시켜서 열을 제로로 만들어 내서는 얼음을 만들어내지. 어떻게 없었던 수분 자체를 만들어내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그 원리는 분자의 동결이야......... 절대 영도에 가까운 레벨의, 그리고 물리법칙에 한한것 뿐만 아니라 초월자에게도 들어먹는 극저온이지"

    일반적인 물리법칙이 들어먹지 않는 초월자가 있다. 예를 들어서 일반적인 인간을 살 수 없는 극저온이나 극고온의 행성도 산책할 수 있는 수준의 초월자는 마법사의 공격은 그리 통하지 않는다.

    기본 법칙을 틀어서 그 법칙에 강제하는 공격밖에 들어먹지 않을텐데. 로드 하나의 능력을 파악한 마법이라면 들어먹을 수 있다.

    듀랜달은 하나의 얼음 동상이 되어 굳어져 있다.

    "하지만........ 아직 생명 반응이 있는데"

    카가가가각!!!

    거친 절삭음과 함께 반구형의 얼음이 갈라지고 안에 있던 한기가 분사되어 뿌려진다.

    일반인은 들이쉬기만 해도 폐가 얼어붙는 한기. 최강인은 레굴루스와 이온을 보호하고 물러서게 했다.

    몸이 언다고 해서 마력까지 얼어붙는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의 일족이라 몸이 죽은 몸이나 다름없어서 언다고 해도 마력 유동에 지장이 있지는 않다.

    몸이 얼어붙은 상태로 강기를 뿜어내서 잘라낸 것이다.

    허나 굳어버린 몸은 부담이 상당해서 움직이기는 불가능. 이대로 가면 승부는 뻔하다.

    "미안, 원한은 없지만 마왕의 자리는 받아가겠어. 잘 써줄께"

    "아니...... 지금의 내가 할말은 아니겠지만. 일단 그쪽 걱정을 하는게 어떨까"

    "어라, 혹시 '나는 마왕중에서 최약체지'같은 전형적인 소릴 하려고 그래?"

    "그게 아니라........."

    최강인이 알고 있는 마왕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마왕이라 불리건, 진짜 마왕이건. 대부분이 개인적이다.

    남일에 신경쓰지 않는 성격에 오만하고 독선적이고.

    하지만 최강인 그와 비슷하게 전우와 가족애로 맺어진 마왕과는 정반대.

    "소란이 벌어지면 꼭 한명쯤은 와보기 마련이거든. 우리들은"

    특히 제일 한가한 사람이.

    어떤 의미로는 마왕중에서 최강이나 다름없는 사람.

    루이넬? 라시드? 아니다, 두사람은 다크 로드 캐슬의 업무를 담당하느라 한가롭지 못하다.

    루카크? 로르덴? 물론 두사람은 비교적 한가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는 성격.

    마룡왕? 카르덴? 귀찮아서 안온다.

    팬텀? 지금 한창 사랑의 고민에 빠져있을텐데 무슨.

    빽으로는 루이넬과 대등하고 본격적으로 싸우면 루이넬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변질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어린애라서 제일 한가한 사람.

    시엔느다.

    "저기, 오빠들은 누구? 우리집 문지기 아저씨는 왜 괴롭히고 있어?"

    몸이 얼어붙은것 보다 문지기 아저씨란 말에 듀랜달이 리타이어했다.

    시엔느는 전대 괴력의 마왕. 그녀의 친아버지의 능력이 담긴 하트를 먹었다.

    본래 마신은 하트에 관한 시스템은 친인척이 먹으면 극도의 부작용이 나타나게했다. 대를 이은 힘의 계승을 피하기 위해서다. 만약에 ?

    으면 그건 벨런스 붕괴고.

    하지만 시엔느는 실수로 괴력의 마왕의 하트를 먹었고, 그로 인해 일어난 부작용으로 인해서 신체는 그대로 성장이 정지. 정신마저도 어린애의 정신으로 고정되어버렸다.

    지금 와서는 정신은 어느정도 어른의 것을 되찾았다고 하지만 본인은 어린애의 것이 익숙한지 그대로 계속 유지중.

    능력은 괴력의 마왕의 능력인 중력을 다스리는 능력과 함께 부작용으로 변질되어 뭔지 모를 것으로 바뀌어졌다.

    아마 자세한 검사를 해봐야 어떤 능력인지 알테지만. 지금은 따로 알수 없는 힘.

    아무튼 그런 정체불명의 능력 덕분에 시엔느는 거의 무적이나 다름없다.

    다만 겉으로 보면 그냥 미소녀. 그것도 상당히 어린 미소녀.

    최강인과 상성은 정반대다. 성별의 의미로든, 전투에 관한 의미로든.

    "........... 미소녀다"

    "저기, 형?"

    "짱 예쁜 미소녀다"

    "어이, 이봐"

    "꼬마 아가씨, 오늘 팬티 무슨 색 입고 있어?"

    "시엔느 팬티는 오늘 하얀색 입고 있는데?"

    "우-야-. 토탈리 퍼펙트"

    그걸 물어보는 최강인이나 그걸 대답하는 시엔느나. 아니, 후자는 순수하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괜찮지만 물어본 쪽이 나쁘다.

    이전에 읽었던 정보가 기록되어있던 서류중에는 마왕들의 얼굴도 있었다. 시엔느가 마왕이란것 쯤은 진작에 알고 있다.

    하지만 최강인의 적대도는 제로. 오히려 적인 주제에 호감도는 하늘끝까지 오른다.

    "미소녀는 보호해야 할 재산이지. 그런 고로 공격하지 않아"

    "그런데 거기 오빠, 왜 우리 문지기 아저씨를 괴롭힌거야?"

    "문지기 아저씨........"

    다시한번 확인 사살, 보이지는 않지만 투구 안쪽에서 듀랜달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엔느의 눈엔 듀랜달은 아저씨인것 같다. 실제로 더 나이가 많은 마룡왕은 언니라 부르면서.

    "음...... 뭐라고 해야하지. 일단 오빠는 바슈탈 공작가에 의뢰를 받아서 대마왕을 해치워야 해. 그러려면 일단 마왕들을 전부 해치워야 하는데. 마왕중엔 꼬마 아가씨처럼 여성 마왕도 있어서 말이지. 오빠는 신사라서 여자에겐 손을 못대니까 기왕이면 대마왕 하나만 때려 눕혀서 끝내려고"

    "그러니까, 아빠한테 볼일이 있다는거야?"

    "....... 아빠?"

    그러고 보면 가족 관계 사항중에 대마왕이 아버지라고 했던가?

    뭐야 그거 무서워. 대마왕 딸이 마왕이야.

    "응, 그래. 네 아빠........ 아, 딸 앞에서 대놓고 아빠를 죽이겠다고 하는건 좀 그런데"

    "아니, 괜찮아. 아빠한테 볼일 있으면 시엔느가 아빠 불러줄께"

    "오! 그래주면 좋고"

    참고로 한가지.

    시엔느는 보통은 어린애인척 하지만 그 속은 어른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바슈탈 공작가란 이름이 나왔을 때부터 적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덕분에 시엔느는 어떻게 할지 다 생각해뒀다.

    다크 로드 캐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팬텀의 감각은 약간만 집중해도 행성 크기 상관없이 밤만 있다면 그 절반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넓다. 고작 다크 로드 캐슬 밖의 얼음의 빙하 위라도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

    부르면 팬텀은 온다.

    시엔느는 일부러 땅을 굴러 온몸에 얼음 부스러기나 옷을 더럽혔다.

    그리고 외쳤다.

    아니, 그건 그냥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였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최강인은 동시에 어쩐지 모를 섬뜩함을 느꼈다.

    드래곤보다 무서운건 드래곤 엄마.

    마왕보다 무서운건 마왕 아빠, 그것도 팔불출 속성까지 껴 있다면 하나의 자연재해 취급해도 될 레벨이다.

    그런고로.

    "어떤 썅놈이 우리 딸내미를 건드렸어?"

    날아오는것도 아니고, 그냥 공간을 찢는것도 아니라 오랜만에 데스티니 브레이커로 아주 신속하게 허공을 찢어 대마왕이 강림했다.

    "'바람의 하인'!"

    "왓?! 강인이 형?!"

    "이게 무슨........"

    "도망쳐! 저새끼 존나 강해!"

    본능적으로 팬텀의 무력을 눈치챈 최강인이 바람의 하인으로 이온과 레굴루스를 피난시켰다.

    초월자들의 싸움에서 떨어지는 실력을 가진 사람은 그저 방해만 될 뿐이다.

    "어라? 뭐야 너, 어디서 많이 느껴본 감각인데........."

    "남자는 취향 없어! 거기에 여자같은 남자라면 더더욱!"

    "내 딸 건드린거에, 나보고 대놓고 여자같은 남자라고 했겠다? 처맞고 싶냐?"

    "안건드렸어! 후자는 몰라도 난 여자는 건들지 않아!"

    팬텀이 조용히 시엔느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리얼하게 울고 옷가지가 더럽혀져 있는 시엔느가 울먹거리고 있는 모습에 도로 화가 치솟는다.

    시엔느 무서운 아이......!

    "맞구만!"

    "아니라고!"

    팬텀의 가벼운 펀치 한방. 하지만 살의는 가득 담아 날려서 음속의 몇배의 속도로 뻗어진 주먹에서 나오는 여파와 파괴력은 곳장 최강인을 향해 쇄도한다.

    최강인은 바닥에서 얼음의 벽을 세우고 방어 마법까지 사용해 막았지만 두꺼운 얼음의 벽은 가볍게 부서지고 방어 마법까지 아슬아슬하게 부서진다.

    "뭐야 이 벨런스 붕괴는........."

    "대마왕은 기본적으로 이정도는 해"

    "네 전의 대마왕은 뭔데 그럼?!"

    "아, 그새끼 이야기 하지마. 빡치니까"

    팬텀은 그저 육체만으로 발차기나 주먹을 날리지만 그것만으로도 최강인은 막기 바쁘다. 막는데만 힘이 계속해서 소모되고 있다.

    압도적인 폭력. 단순한 힘으로 몰아붙히는 사기성 짙은 파워.

    "그래서, 보니까 너....... 이 세계 사람도 아닌것 같은데. 왜 왔어?"

    "....... 어라?"

    "왜 의문형이야? 설마 내가 모를 줄 알았냐? 전 대륙을 감각안에 넣고 찾아봤었을때 너같은 초월자는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렇다면 남은건 이계에서 떨어진거지. 그래서, 왜 왔어?"

    "아니, 아니. 잠깐만 기다려봐......... 너, 다른 차원의 존재를 알아?"

    "고향은 여기지만 21세기 지구에도 떨어졌다가 마계에 떨어졌었거든? 인간에서 대마왕으로 자수성가했는데. 왜?"

    "........... 너, 이름이 팬텀이라고 했지?"

    "엉, 그런데?"

    최강인의 머릿속에서 몇가지 기억이 스쳐지나간다.

    21세기 지구, 팬텀. 두가지 키워드만으로도 한가지 가정이 만들어진다.

    최강인은 자신도 모르게 그 얼빠지고 거의 불가능할 가정을 내뱉는다.

    "혹시 '★Phantom★'이란 아이디 알아?"

    움찔.

    팬텀의 몸이 무언가 치명적인 사실을 들은듯 들썩였다.

    "어......... 내가 게임할때 쓰던 캐릭터 아이디?"

    "레기온 길드 소속의?"

    "그런데?"

    "거기 길마 아이디가 '미소녀팬티?

    짝할짝'이였지? 띄어쓰기 안쓰고, '할짝할짝'도, '?

    짝?

    짝'도 아니라 '?

    짝할짝'인거"

    "그걸 어떻게......... 어, 씨발?"

    이제서야 두사람은 눈치챘다.

    이전까진 단 한번도 만난적 없지만 가상에서 만나 이제서야 차원을 넘어선 두 남자가 만났다.

    "팬텀찡?"

    "길마님?"

    그런데 만나자 마자 하는게 현피.

    ============================ 작품 후기 ============================

    약속 대로 일단 연참 하나.

    만나자 마자 현피하는 두사람. 사실 온라인에서는 자주 만났어도 정모에도 안나가던 팬텀이라 만나는건 처음.

    팬텀은 그렇다 쳐도 최강인은 아이디가 왜저래.

    그런데 추천이 부족하다 독자드랑. 2만개를 추천하던 패기는 어디갔어.

    뭐, 나야 좋지만. 이번 연참은 한자리수로 끝내볼까.

    일단 나 내일 신검 받고 나서 보도록 하죠. 1시에 신검 받는데 서울 지방 병무청 제 2검사장에서 신검 받으시는 분은 내일 저를 스쳐 지나갈 수 있으실지도?

    저는 신비주의라 아는 척 할 생각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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