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84화 (384/468)

384/468 회

< --슬슬 중간계 점령 해야지?

-- >

"내가 바라는건 이거야. 바슈탈 공작가의 해체, 그리고 그 공작가에 의해 피해 본 사람들에게 재산을 털어 전부 보상. 이 두가지만 해준다면 나는 복수를 끝내주지"

"어째서 공작가를?"

"나는 노예로 만든건 그 년놈들이지만 그 년놈들이 나를 노예로 만들기 위해 쓴건 바슈탈 공작가의 힘이지. 그리고......... 나 이외에 그런 피해자가 없다고 생각해?"

"그건.........."

"변명하지마, 닥쳐. 내가 데려온 애 있지? 그녀석 내 조카야. 네가 예전에 뭉게버린 내 외가 집안의 마지막 핏줄이지. 그런고로 그녀석도 피해자야. 어디서 변명질을 하려고?"

팬텀은 협상에 재능이 없다.

머리를 쓰는것도 못하고 생각도 단순. 업무도 단순히 결제 서류에 싸인하는 것 뿐이다.

대등한 상황에서의 대화 및 협상이라면 그만큼 불리한것도 없지만............. 만약 한쪽이 절대적인 우위에 선 대화라면 그걸로 끝이다.

우위에 선 상태에서 그저 조건만 내놓고 협박에 가깝게 말하는건 팬텀의 주특기니까.

"......... 무립니다"

"협상 결렬이네? 아, 걱정마. 지금 당장 공작가를 박살낸다거나 하진 않아"

어디까지나 무력적인 복수는 배제한다.

그저 절망하고 무력함에 한탄할 정도로 금력과 권력으로 뭉게줄 것이다.

"........ 하지만"

"어? 무슨 또 볼일이라도?"

"또 다른 협상이라면 할 수 있을테지. 그렇지 않나, 대마왕?"

바슈탈 공작의 말투가 바뀌었다.

아랫 사람에서 동등해진 위치의 입장의 사람의 것으로 바뀌었다.

이내 그는 품속에서 작은 수정구를 꺼내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리고는 수정 안에 영상이 비쳐 떠오른다.

그리고 보여지는 영상은 레이드가 수십명의 기사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이였다.

"............ 인질?"

팬텀 앞에서?

팬텀 앞에서 인질은 소용없다.

어차피 발차기 한방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이렇게 거리가 있고 상대가 기사라면......... 꽤나 귀찮아진다.

"이 아이가 대마왕, 당신의 조카란것도 방금 들었소. 그리고 아이는 내 기사단의 손에 인질로 잡혀있지"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서 인질이야?"

"바슈탈 공작가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니까. 무력적으로 대마왕을 이길 수 없다면, 그런 당신을 제어할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비열하게 웃으면서 수정구를 톡톡 두드린다.

-형, 나 인질로 잡혔는데....... 어떻게 해?

"그냥 가만히 있어. 내가 다 처리할께"

다시 말하지만 팬텀이 눈앞에 인질이 잡힌다면 인질 잡은 놈에게 발차기를 날려 구할 수 있다.

인간의 반응 속도를 한참 넘은 발차기를 날리니까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 거리에서 충분한 가속과 일직선으로 간다고 쳐도 레이드의 심장에 검이 꽂히는게 더 빠르다.

만약 인질을 잡고 있는 사람이 실력있는 기사가 아니라면 그건 또 이야기가 달라졌겠지.

살짝 애매하다.

직행으로 가도 조금 부족하고. 전력으로 돌파해서 가속해도 시간이 모자라다.

"이거 애매한데"

"이제 이쪽의 요구 조건을 말할 때가 되었군"

"뭘, 멋대로 지껄여봐"

"그렇게 자신 만만하다니, 역시 대마왕은 대마왕이란 것인가?"

팬텀이 자기 사람을 소중히 한다는걸 아는 이상 인질은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는 남을 버릴 수 없다.

로드인데도 마음이 약해서, 버리고 복수한다느니 그런 것을 마음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우선 대마왕의 재산이나 권력. 그에 해당하는 것들을 받아보도록 할까? 아, 훌륭한 장기말이 되어주는건 당연하고"

"인질 하나 잡았다고 아예 위로 기어 올라가려고 드는구만?"

"인간이란 그런 생물이지. 어차피 그 대마왕이란 자리도 이전에 있던 대마왕을 죽이고 얻은 자리가 아닌가?"

엇비슷하지만 그래도 같은 말이다. 팬텀은 대마왕이 아니라 마왕을 1명 빼고 쳐죽여서 대마왕 자리에 오르고 그 이후에 대마왕을 죽인거니까.

아무튼 결과적으로 같다.

"기회가 있으면 위를 노린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온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답이지"

"뭐, 그게 인간 다워서 좋긴 하지"

인간은 언제나 발전한다. 진보한다, 진화한다.

더 나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면 올라가는게 인간.

좀 더 나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팬텀은 그런 바슈탈 공작의 사상을 비웃을 생각이 전혀 없다.

어디까지나 그는 인간다운 것이다.

"근데 수단이 잘못?

어"

팬텀이 손을 뻗어 자신의 그림자 속으로 집어넣었다.

분명 바닥은 뚫려있지 않은 그저 맨 바닥.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의 손은 불쑥불쑥 들어간다.

이내 안에서 레이드를 끄집어낸다.

"어어어?! 어어어어?! 어라, 형?!"

"쉐도우 드라이브! 로드의 힘을 쓰기엔 너무 낭비인것 같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생각났거든"

그림자의 마왕의 능력, 그림자와 그림자를 연결하고 통로를 만들어낸다.

이것으로 인질은 구출해냈다.

바슈탈 공작은 상식을 무시한 일에 얼이 빠져 턱이 빠질 지경이다.

"자, 다음 조건은? 멋대로 지껄여봐. 유언 삼아 들어줄께"

팬텀은 그렇게 명분을 얻었다.

바슈탈 공작이 팬텀의 일행을 인질로 잡은건 치명적인 일이다. 남아있는 바슈탈 공작가의 명성에 큰 흠이 간다.

아마 하늘에서 직경 30킬로미터 정도 되는 운석이 떨어진 정도만큼?

아, 그냥 그건 멸망이구나.

보통은 말만 하면 믿을 사람은 없지만 상대는 대마왕이다.

허언을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을테고. 설령 완전히 뻥이였어도 설득력이 있다.

이름값이다, 보통 이름 값이 밥을 먹여주지 않지만 적어도 그 이름값에서 나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황도 그렇다.

바슈탈 공작가는 지금 대마왕은 물론 다크 로드 캐슬을 적대하고 있는 시점이다. 본인이 숙이려고 들어도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받아줄 생각도 없다.

그 상태에서 바슈탈 공작가는 어떻게든 발버둥쳐야 할 방법을 찾아야 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인질을 잡았다.......... 라는 시나리오.

딱딱 떨어지고 실제로도 그렇기에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기름을 들이부어낸 볏집에 불을 붙이듯이.

이후 바슈탈 공작가에서 있을 필요가 없어졌던 팬텀은 다시 다크 로드 캐슬로 돌아가려고 했었지만 에메레스 제국의 간절한 요청으로 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메레스 제국은 현재 바슈탈 공작가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상황이다. 황족들의 위세가 다른 나라 왕족만도 못하다.

이전에 파티 때 에메레스 제국에서 황족이 아니라 공작 영애와 후계자가 갔던 것이 괜히 그런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그때는 적어도 황족이 갔어야 했는데 어째서 공작가의 핏줄이 갔을까?

황족의 힘이 약해서 꿇리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 바슈탈 공작가를 없에려고 하는 팬텀은 에메레스 제국 황족의 은인이나 다름없다.

보통 제국의 상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슈탈 공작가가 기울면 마찬가지로 나라도 기울지만.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건 에메레스 제국 황족의 영역 확장으로 인해 그런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에메레스 제국은 무너졌다. 전쟁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아무튼 적의 적은 친구라. 덕분에 팬텀은 에메레스 황궁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거의 황제 이상.

근데 문제는 팬텀이 석연치 않다는 거다.

"형, 왜 얼굴이 그래?"

"아니, 나도 이런 대접 해주고 깍듯이 해주는건 좋아. 어디까지나 대접받는게 기분 나쁠리 없잖아?"

아예 궁을 하나 통째로 내줬다.

대마왕인걸 알면서도 일하는 메이드가 수십명. 매끼에 진수성찬같은 만한전석이 올라온다.

물론 낭비하기는 싫으니까 전부 먹지만.

"내가 다른건 다 참아. 잘못한건 어디까지나 바슈탈 공작가고. 에메레스 제국은 하나도 관련 없다는 것도 알아"

어디까지나 팬텀의 원수는 바슈탈 공작가다.

바슈탈 공작가가 속해 있다고 해서 나라 하나를 뭉게버릴 정도로 팬텀은 그렇게 까지 막장은 아니다.

다만 한가지 팬텀이 참지 못하는게 있다.

그는 아직도 1년이 넘게 지난 일들을 잊지 않고 있다.

"여기 황태자가 예전에 우리 루이넬한테 작업 걸었다고. 이런 모기 눈깔만도 못한 놈이!"

그러니까 대략 1년전. 아직 마족이 중간계에 얼마 정착하지 못했을 때. 루이넬과 카르덴, 그리고 시엔느가 같이 외출했었다.

그때 우연히도 에메레스 제국의 황태자와 만났고. 그가 루이넬한테 작업을 걸었다.

물론 그때 시엔느가 엄마라 부르고 결혼반지까지 보여줘서 유부녀란것에 충격을 받고 정신이 나가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아니, 어디까지나 무사히라는건 에메레스 제국이다. 세명이 깽판부리면 제국 하나 날아가는데 하루도 안걸린다.

"......... 형, 팔불출인거 알아?"

"아는데?"

"즉답이 나오다니......... 그래도 그렇게 팔불출이면 꼴불견이야. 원래 남자도 가끔 애인 아닌 여자를 만날 때가 있는법이고. 여자도 애인 아닌 남자를 만날 때가 있는법이야. 형은 그...... 누구였더라. 흑야의 마왕님이였나? 형수님이 그사람이랑 이야기 하고 있어도 그렇게 질투할꺼야?"

"........ 라시드는 이미 알고 있는사람인데?"

"어차피 형이 아는 사람이냐 모르는 사람이냐의 차이잖아. 설마 형은 형수님을 믿지 못하고 바람 피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아냐, 전혀 아니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느니 혀깨물고 뒈져버리고 말지"

고작해야 10대 어린아이가 성인에게 상담해주고 있다.

상당히 기묘한 광경이지만 레이드가 격어온 일을 본다면 그리 놀라운것도 아니다.

창녀의 자식으로서 매춘굴에서 자라나 도둑 길드원 사이에서 심부름이나 하고 때론 시체도 치우며 온갖 볼꼴 못볼꼴 다 격어왔다.

어린아이 치고 경험은 물론 생각도 어지간한 성인 못지 않다.

"사랑이란 믿음이야. 어디까지나 믿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아. 형이 형수님을 믿어주지 않으면 그건 그거대로 안되는거지. 의부증 있어?"

"있을리가 있나. 그런 괴상한거 안키워"

"그럼 형수님을 믿어줘. 형보다 스펙 좋고 강하고, 잘생긴 남자가 형수님한테 작업 걸어도 형수님이 안넘어가면 그만이잖아? 둘이 이제 부부가 되고 결혼할거잖아? 그럼 믿어줘야지"

"그렇구나............ 아니, 근데 난 왜 애한테 결혼 상담 같은거 받고 있는거지?"

애초에 상황이 반대....... 아, 반대면 더 이상해진다.

10대인 레이드가 결혼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니까.

"결혼 전에 여러가지 일들로 고민하는 사람을 많이 봤거든. 그거 때문에 결혼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결혼 전에 아이라던가 여러 고민으로 부담이 되서 결혼 못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아"

"어차피 자식 계획은 되어있어. 시엔느 동생 낳아줘야징"

".......... 어떤 괴물이 튀어나올까? 그거 참 궁금한데"

"요놈, 조카가 될지 모르는 미래의 아이에게 괴물이 뭐냐"

"생각해보면 대마왕이랑 마왕의 자식이잖아? 그거 태어나면 어떤일을 할지 궁금해서 그래"

"어, 확실히 그렇네"

언젠가 팬텀이 자식을 낳고 그가 자라게 된다면 무슨 일을 할까.

그걸 알고 있는건 오로지 운명의 절대자 뿐이겠지.

============================ 작품 후기 ============================

사촌 동생한테 결혼 전 상담받는 팬텀. 하하, 이런 똥같은 새끼.

그런데 솔직히 전 팬텀 자식은 구상해본적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동정.

그래도 나중에 만들 생각은 있으니까 다행이지. 어휴 안그랬으면 평생 동정일뻔.

근데 팬텀 아들은 일대기를 써야겠는데. 난 솔직히 성장물보단 깽판물을 더 잘쓰는 편이라.

지금 술먹고 쓴 나중에 나이트로드 2부쯤의 팬텀의 깽판이 담긴 화 쓴것도 있는데. 아, 이건 나중에 외전으로 올라온다.

으아아아! 제기랄. 수능이 온다!

전 대학생이라 수능 안보지만 수능 끝나면 연참한다고 했거든요.

문제는 내가 50연참 한적이 있어서 어지간한 연참으론 맘에 안찬다는게 문제지.

몇화나 연참하려나. 그렇다고 예전처럼 추천이나 코멘트로 연참하진 않아. 미친 조아라 마굴 같으니라고. 추천 400개에 하나 연참하겠다니까 2만개가 넘는 추천을 하다니.

화수가 늘은 지금이라면 능히 3만개는 찍겠지. 그래서 안해.

뭐, 반영 안할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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