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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82화 (382/468)
  • 382/468 회

    < --슬슬 중간계 점령 해야지?

    -- >

    로드 회의를 끝내고 겨우 돌아왔다. 신입 로드들은 그리 할게 없더라. 그냥 자리에만 있으면 충분하단다.

    왜냐고? 우리야 아직 차원 레벨 진출을 하지 않았으니까.

    다크 로드 캐슬을 들고 델타 캐슬 인근으로 이사가서 활동하면 모를까. 우린 아직 중간계도 잘 점령 못했는데 그쪽 가서 하는건 힘들다.

    요즘 시세라는 둥.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어떻게 해결했다는 둥. 어떤 로드가 이번에 무슨 뭘 발견했다는 둥. 어디어디 차원이 지금 멸망 직전인데 누가 해결할래라는 둥.

    어려 일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무난했다.

    이제 귀환! 동생들이랑 놀았으니 돌아와야지.

    "근데 넌 왜 못본 사이에 팔이 한짝 부러져 있어?"

    "형 딸한테 물어봐"

    "우으........ 시엔느가 미안해........"

    돌아와서 보니까 레이드가 왼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시엔느가 우물쭈물하면서 미안해하는 기색을 풍긴다.

    "우리 딸, 이놈 팔 부러트렸어?"

    "그, 그게.......... 인간은 너무 허약해서........"

    "마족은 너무 강하다는걸 새삼 깨달았어. 장난삼아 팔씨름 했는데 뼈가 부러지는 진기명기를 봤다니까?"

    "팔이 부러지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 이거 깁스해야겠네'하면서 걸어가는 네가 더 신기해"

    "뭐, 팔 부러지는 것 정도야 가벼운 거잖아?"

    아니, 팔 부러지는건 중상 레벨에 든단다.

    시엔느랑 놀다가 그렇게 ?

    다고? 물론 마족과 차이는 있겠지.

    거기에 시엔느는 마왕이다. 일반적인 인간과의 근력과 차이가 날수밖에 없지.

    흠, 좀 그런걸 뭣 좀 가르쳐줘야 하나.

    ".......... 형, 눈이 지금 딸내미 장난감을 어떻게 하면 더 튼튼하게 만들까 하고 고민하는 것 같은 눈인데"

    "그정도는 아냐. 어차피 너도 좀 강해지는건 좋잖아?"

    "물론 그렇지만.........."

    몇가지 가르쳐줄까? 어차피 내가 아는것 중에서 순수 인간이 배울만한 것은........ 거의 없다.

    마력은 물론 마왕의 힘도 일반적인 인간은 견뎌내지 못한다. 내가 특이 케이스에 여러가지 우연이 겹쳐져서 그런것 뿐이다.

    가르쳐줄 기술은....... 기껏해야 내가 알고 있는 폭룡, 비룡, 살룡, 마룡. 이 4가지 뿐.

    멸룡은 안된다. 애초에 이건 인간에게 허락된 힘이 아니다.

    좀 더 단련되서 초월자 반열에 들어서지 않는 한 무리. 상대가 드래곤이라면 일격에 죽일 수 있는 힘인데, 평범한 사람은 약간만 품어도 가루가 되어 바스라진다.

    멸룡을 다룰만한 정신력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만룡무 중에서도....... 폭룡과 살룡은 제외. 이것들은 사용하기가 까다롭다. 폭룡은 폭발적인 힘을 내니까, 거기에 살룡은 죽이기 위한 힘이다.

    남은건 비룡과 마룡. 마룡은......... 흠, 비교하자면 무림의 마공같은거라서 배워도 된다. 마력이야 내가 넣어주면 되고.

    두개 정도일까. 나중에 시간 날 때마다 슬금슬금 가르쳐줘야겠다.

    생각해보면 이제 내가 할 일은 한가지 밖에 없다.

    바슈탈 공작가 박살내기.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고, 나에게는 그것 만큼 좋은것도 없는지라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아끼고 있었는데. 드디어 먹어치울 시간이다.

    마치 디저트처럼. 아니, 이 세상에 이만큼 달달한 디저트가 또 어디있을까.

    문제는 먹는 방법이다.

    아이스크림이 나와도 그걸 숟가락으로 떠 먹을지, 아니면 콘처럼 들고 먹을지. 그것도 아니면 통째로 입안에 넣어서 녹여먹을지. 그런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 것 처럼 박살내는데도 방법이 있다.

    물론 그중에 물리적인 것은 없다. 어디까지나 제일 아래쪽에 위치한 복수가 물리적인 것이다.

    레오도스론? 그녀석이야 애초에 나한테 한짓이 물리적인 것이니까 그런거고. 공작가가 나한테 한건 권력이나 돈을 이용해서 노예로 부려먹은 권력 남용이니까.

    어떻게 박살을 내준다........ 내 이름이 있어도 내가 아직 잠잠하니까 비교적 멀쩡한 모양이다.

    어느정도 상단도 운영이 되고....... 위축 ?

    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득이 줄었을 뿐. 원래 필요한 기본적인 자금은 들어오는 모양이다.

    어떻게 복수해야지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팬텀?"

    "아........ 루이넬. 미안 지금 생각 좀 하고 있어서. 왜 그래?"

    "아냐, 조금 보고 싶어서"

    내가 잠깐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루이넬이 어느새 내 곁으로 와 있었다.

    조용히 침대 위에 앉는다. 루이넬은 그런 내 무릎 위에 앉아 묘한 자세를 취한다.

    아니, 그렇다고 야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연인들이 하는 포옹 비스무리한 자세가 ?

    다.

    나도 다리를 벌려서 앉기 편하게 해주고......... 음, 역시 루이넬은 좋구나!

    안아주니까 따뜻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나서 안는 배게 같아서 이대로 자고 싶은 기분이다.

    "킁카킁카, 루이넬 목덜미 냄새........ 아, 샴푸 바꿨구나?"

    "에?! 어떻게 알았어? 제품은 같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바뀌었는데........"

    "익숙한 냄새인걸 보니 중간계의 꽃이나 그런걸 넣은 모양이네. 어디서 맡아봤는지는 몰라도 꽃향기야. 진한 향기는 그리 안좋아하는 성격이지만"

    "........ 향수같은거 싫어해?"

    "응, 코를 찌를 정도로 향이 진한건 싫어해. 아....... 그래도 샴푸 냄새정도니까 이건 가벼워서 좋아"

    아이고오, 루이넬이 진한 향기 나는걸 싫어한다니까 우물쭈물하는 표정봐라.

    귀여워서 참을수가 없어. 아, 덮치고 싶다....... 그런데 참자.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결혼식 준비중이다.

    그때 만큼은 적어도 첫날밤에 일을 치르고 싶다.

    "옛날에는 조금 걱정?

    는데"

    "뭐가?"

    "아니, 난 평범한 인간이고. 너는 수명이 엄청 긴 피의 일족이잖아. 그 사이의 수명 차이는 얼마나 될거라고 생각해?"

    예전에는 내가 고작해야 100년도 못살고 죽는다면 루이넬은 내 수명의 수십배에서 수백배는 더 살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거 때문에 조금 루이넬을 멀리해야한다고 생각한적도 있다. 내가 죽거든 혼자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내가 로드가 되어서 오히려 루이넬을 걱정해줘야할 판이다.

    로드의 수명은 기본적으로 자기 스스로 죽고싶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그리고 누군가의 살해 의도로 인한 공격같은걸로 죽지 않는 이상 무한이나 다름없다.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가니까. 그렇기 때문에 수명조차도 의미가 없다.

    아무리 루이넬의 수명이 길어도 마계나 중간계 같은 세계 하나의 수명보다 길리가 없다. 애초에 이쪽은 억 단위로 세니까.

    그와 마찬가지다. 내가 얼마를 살고, 루이넬이 얼마를 살든. 이제는 둘 다 천년 단위로 가뿐하게 살거다.

    "하지만, 난 팬텀이 설령 100년을 못살아도 걱정 없었어"

    "어째서?"

    "적어도, 내가 수명 때문에 팬텀보다는 일찍 죽을 일이 없었을테니까"

    "하지만 이제 반대로 ?

    잖아?"

    "그럼 내기 할래? 서로 보다 먼저 죽기 없기?"

    "그러지 뭐"

    내가 루이넬 보다 먼저 죽을 일은 없다.

    그 반대의 경우는 있을지도 몰라도 적어도 내가 먼저 죽을 일은 없다.

    어쩐지 안심이 된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루이넬이 죽는걸 보는건......... 괴로울것 같다. 참지 못할것 같이.

    죽음이란 거에 좀 더 고찰해볼 마음이 들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시간의 마왕이 말한 것 처럼 또다른 시작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적어도 죽으면 만나지 못한다는건 꽤나 슬프다. 아니, 엄청나게 슬프다.

    지금 내가 아는 녀석들 한명이라도 죽는다면 한동안 침울해질것 같다.

    그만한 것이다. 죽음이란 녀석은.

    "윤회"

    돌아가는 운명. 혹은 숙명. 그리고 세상 법칙.

    데스 로드에게 듣자하니 이 세상은 기본적으로 윤회 법칙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세상 사람들의 영혼이 아기가 태어나는 대로 만들어진다면 그건 그거대로 힘들어진다. 세상에 영혼으로 가득차버릴껄?

    줄지는 않고 늘기만 한다니. 그런 플러스적인 일도 적당히 해야 효과가 좋은 법이다. 계속 늘어나는걸론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영혼은 윤회한다. 다만......... 그 수는 많다. 샐수 없다. 무량대수. 무한. 한없이 많다.

    세는게 의미 없을 정도지. 몇조? 아니, 단위 자체가 선택하는게 무리다. 지금도 늘어날테니까.

    내가 아는 사람이 죽어 이 세상의 윤회에 들어간다면 그 사람 한명을 찾는건 그야말로 엄청난 고생이자 여행이 될거다.

    ........... 그래도 영원히 못만나는 것 보다는 나은것 같다.

    적어도 그 희망은 있을테니까.

    "우울한 생각은 그만 두고. 어떻게 복수할지나 생각하자"

    방법, 방법을........ 어떻게 해야 잘 복수했다고 할까.

    ............... 가진걸 전부 없에는거다.

    생각해보니, 나를 구속하고 노예로 만들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바슈탈 공작가'의 힘이다. 물론 그걸 쓴 당사자는 바슈탈 공작가 영애와 후계자지만. 그래도 그걸 가능케한게 공작가의 힘이다.

    조직의 힘. 단순히 나와 같은 개인의 힘이 아니라 조직의 힘이다.

    중간계는 대부분이 조직의 힘이다. 단순히 개인의 힘만으론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중간계에서 짱먹는 소드마스터나 그랜드 마스터라도 개인으로선 살기가 불가능하다. 조직을 이뤄야지 살아가는게 사회다. 인간은 본래 그런 생물이니까.

    그렇다면 그런 조직을 박살내준다.

    그 조직에서 힘도, 권력도, 돈도, 그런 상상과 개념도 얻었다면. 그게 전부라면.

    철저하게 그걸 처부숴서 절망을 안겨주면 될 뿐이다.

    공작가의 평판도 최악이다. 내 외가를 반역죄로 몰살시켰다.

    충분한 원한, 명목.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 불타오르다 못해 재로 만들어버릴법한 증오심.

    나를 절망으로 빠트린 원흉은 레오도스론이지만. 정작 그 절망에 가까히 장난삼아 밀어넣은 녀석은 그 공작가다.

    그렇다면 공작가를 박살낸다.

    더 이상 조직이나 그 힘에 기대지 못하게 압도적인 강함으로 부딪혀 가루하나 남기지 못하도록 뭉게버린다.

    더 이상 그 힘에 의해 생기는 나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목적은 정해져 있다. 방법을 정했다.

    이제 남은건 실천하는 일 뿐이겠지.

    "우선, 공작가에 소식을 넣어볼까"

    한번 찾아간다고.

    흥분으로 들떠서 죽을 지경이다. 어떤 마약을 해야 이정도로 흥분할까.

    흥미진진, 마치 재미있는 영화를 눈 앞에서 큰 화면으로 풀사운드에 풀 HD로 봐도 이정돈 아니지 않을까.

    "무슨 기분 좋으신 일이 있으신가봐요. 팬텀님?"

    "응, 무지무지. 좋은 일이 술술 풀리고 있거든"

    "팬텀님이 기쁘시다니 저도 기쁘네요"

    일리엘이 싱긋 웃으면서 축하해준다.

    아, 정화되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어둠을 다루는 나는 일리엘이랑 상극인것 같다.

    왜냐고? 다크니스 로드로서 상성이 반대인건 빛같은 것도 있지만 일리엘처럼 순수하고 어둠과 거리가 먼 사람도 들어간다.

    일리엘은 어둠이랑 거리가 아마 십삼만 팔천광년정도 떨어져 있다. 더럽게 멀지. 아나 나랑 정반대에 가깝지 않을까?

    그만큼 격은 일이 험하지 않고 그녀가 순수하게, 그리고 그걸 유지하게 평화롭게 살아왔다는 거지만.

    일리엘은 귀엽구나! 루이넬도 귀엽구나!

    아무튼 한편으론 다행이다. 일리엘이 어둠이랑 조금이라도 가까웠다면 그건 그것으로 더 나쁜 일이니까.

    언제까지고 일리엘은 어둠과 멀어있기를, 물론 그렇게 된다면 자동적으로 나와 멀어지게 되겠지만.

    루이넬은 어둠에 있었기에 나를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줄 수 있지만........ 일리엘은 조금 묘하다.

    내가 이 여자를 가까히 해도 되는걸까?

    해와 그림자. 아침과 밤. 물과 불.

    어둡고 칙칙한 진실된 어둠은 빛이 간섭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순수한 정신과 빛은 어둠이 침식할 수 없다.

    한마디로 끼리끼리 논다고. 어린아이 식 비유를 하자면 남자애인 내가 여자애인 일리엘이랑 놀면 안된다는 그때 그 시절의 비유같은거다.

    "팬텀님. 그거 아시나요? 중간계의 달은요, 마계의 달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요"

    "알고 있어. 전에 아는 사람한테 들었는데 마계의 달은 생각보다 가깝다던데? 그러고 보면 중간계의 달은........ 아마 좀 멀었던가?"

    자세한 거리는 모른다. 다만 마계의 달보다는 멀겠지. 감각을 집중해서 봐도 거리가 머니까.

    본격적으로 해본다면 알아낼 수 있겠지. 하지만 귀찮아.

    "그런데도 신기하네요.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밤에 달을 보면 언제나 사람을 따라오면서 움직이는것 같잖아요"

    "예전부터 어릴 때 궁금하던 그거? 원래는 달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그냥 내가 움직이는대로 움직이는것 처럼 보이는것 뿐이지만........."

    "네,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그저 그 자리에 있어서 움직이기만 해요. 아무런 대가 없이요"

    손이 멈칫거린다.

    일리엘이 지금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을 돌려 말하는건가?

    표정을 보니 평소와 똑같다.......... 하지만 적어도 내 감이 지금 돌려말해서 나를 안심시키는거라고 알려준다.

    "저는 달이 좋아요. 언제까지나, 어디까지나, 계속해서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무르고.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으니까요"

    "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곁에만 있고싶다는거냐.

    일리엘이 너무 현모양처라서 큰일인데 이거 어쩌지.

    말하자면 좌 루이넬 우 일리엘이라.

    행복해서 뒈질것 같다.

    ============================ 작품 후기 ============================

    현모양처의 정점에 가까운 일리엘양. 참고로 제 소설 현모양처의 정점은 자연의 절대자임.

    남편이 3명이나 다른 여자하고 결혼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똑같은 반응은 물론 자기 배 아파서 낳지 않은 자식들 마저도 친자식이랑 똑같이 대해주는 현모양처의 궁극체지.

    내조의 크툴루, 순수함의 절대자, 친구 보증 섰다가 튀었는데 자책감 때문에 돌아오게 만들 정도로 다른 사람을 믿어주는 사람.

    다른건 몰라도 그 정점에 일리엘이 가깝다는것만 하더라도 팬텀은 축복받은겁니다.

    좋다고 붙지만 어린애같이 부비적댄다거나(그레이 여친 이얀) 매일 잠만자고 니트처럼 하는 일 없이 논다거나(셋째 여친 렌) 딱딱하게 대하지만 실제론 엄청 좋아하는(막내 여친 류영, 천살제 류)게 아니라 레알 현모양처.

    일리엘의 현모양처력(力)을 의지로 바꾸면 로드에 다다를지도 모르지.

    그런데 난 그 일리엘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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