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468 회
< --슬슬 중간계 점령 해야지?
-- >
슬슬 도착할 때가 ?
는지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아마 좀만 더 있으면 도착할것 같다.
아, 중간에 검문 있어서 잠깐 정지했는데. 그것 뿐. 우리 마족들의 상징이자 우리 군대의 문장인 리벨리온의 깃발이 달려있는 마차를 보고는 기겁을 하고 통과?
다.
잠깐 창을 열어 문밖을 봤는데. 남자가 내 얼굴 봤는데도(외형적으로 쩌는 미녀니까) 성욕하나 보이지 않더라. 오히려 내가 보니까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불쌍할 만큼 덜덜 떨었다.
아니, 도대체 마족 인식은 아직도 왜 이런거야. 내가 대마왕이라서 그런건가?
마부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는 병사들을 뒤로 하고 영지 내로 들어왔다. 아마 영주성까지 직행일듯. 빨리 오는데.
"이제 거의 도착이네요. 그런데 팬텀님, 뭘 하시려고 가시는 건가요?"
"조금, 외할아버지 친구분이시니까 이야기 좀 듣고 있으려고. 난 외가쪽 이야기는 전혀 모르니까"
어머니의 아버지. 즉 외할아버지이자 외가.
내가 이 대륙에서 유일하게 혈연으로 이어져 있던 부분이다.
물론 지금이야 전부 죽었다니까 어쩔 수 없지만.
살아남은 사람? 듣자하니 없다고 했다. 내가 나중에 또 따로 알아봤는데 빠져 나간 사람도 없고 가솔 한명한명 전부 처형당하는걸 확인했다고 한다.
씨발 바슈탈 공작가 새끼들. 니들 목닦고 대기타고 있어라. 형 간다.
어떻게 소설이나 영화처럼 빠져나간 한사람 없어? 미친 존나 짜증나네.
정작 공작가의 가주인 바슈탈 공작은 그렇다 쳐도 가문은 말아먹을 꺼다. 어디까지나 나를 노예로 부려먹었던 것에는 '바슈탈 공작가'라는 힘 자체가 있었으니까. 거기에 개인은 들어가지 않는다.
"외가라......... 천족은 가족이 없으니까 잘 모르겠네요"
"단어 자체는 있는 모양이지만, 가족이 없다니. 왜 그런데?"
"정이 없으니까요. 천족은 저같이 어린애를 키워주신 분이 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남남일 뿐. 그래서 어느정도 가족간의 호칭은 있어요. 엄마라던가, 아빠라던가. 하지만 인간이나 마족분들이 쓰는 것 보단 친근감이 떨어져도. 조금 딱딱한 분위기니까요"
"천족이란 녀석들은 진짜........."
어떻게 되먹었길래 아기도 가지지 못하고, 그냥 태어나기만 하고.
종족 자체는 짜증나기 그지 없는 종족이다.
"아, 도착한 모양이네요"
"그러게, 이제 내리자"
마차가 멈춰서서 마부가 조용히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음, 그래도 꽤 편하게 왔다. 대마왕이 탈 마차인걸 알면서 마부를 자처하다니 아니 강요받은건지는 몰라도 용기는 가상하니까 원래 줄 돈 말고도 따로 챙겨주자.
"어서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본 파자드 남작 할아버지.......... 아니 칭호를 조금 수정해서 그냥 남작님이라 부르자. 내가 존칭해주는 사람은 지금은 죽은 라인하르트 아저씨나 고아원 김원후 원장선생님, 그리고 닥터. 이 셋밖에 없다.
비록 평소엔 반말을 쓰더라도 적어도 호칭은 존칭을 해준다. 솔직히 왕한테도 안하는건데 이건 꽤나 특혜지.
맘같아선 나도 그냥 남작 할아버지, 하고 친근하게 부르고 싶은데 대마왕으로서 쉽게 굽혀서 안된다는 것과 여러 시선들 때문에 무리다.
"그냥 편하게 불러도 되는데. 어차피 외할아버지 친구분이니까. 이름 정도로 불러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마왕이시지 않습니까?"
"전 대마왕이기 이전에 평범한 평민 소년이였습니다"
그래 그런 시절도 있었지.
지금은 대마왕이지만 말이야.
"솔직히 외할아버지 친구분한테 오히려 제가 존댓말을 들으면 불편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아시면 혼내실것 같고요"
"그럼......... 어느쪽에 존대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대화하는게 어떻겠나?"
"오히려 내가 바라던 바지"
아, 역시 나한테 존댓말은 안어울려. 편하게 말하는게 제일이라니까.
남작가에 와서 내가 처음으로 한 일은 일단 밥부터 먹는거였다.
배고파, 아니 로드라도 일단 기본적으로 육체는 삼시 세끼 먹게 해뒀으니까 시간이 되면 알아서 배가 고프다.
일리엘도 뭣좀 먹어야 하고.
물론 식사가 준비되어 있어서 우리는 바로 식사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까.
이거, 내가 중간계 와서 제일 처음으로 여기 음식 먹는거더라. 워낙 다크 로드 캐슬에서만 생활하고 거기에 비축해둔 식량으로 먹고 있다 보니까 정작 중간계에 와서 뭘 먹지는 않았다.
전에 파티장에서? 야, 거기 먹을게 뭐가 있냐. 술밖에 없더라.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중간계 음식. 마계 쪽 음식보단 꽤나 간이 심심했지만 그건 워낙 마계 음식의 향식료가 간이 심해서 그런거다.
지역마다 요리의 맛도 다른데. 하물며 세계와 생태계가 다른것에서 나오는 맛의 차이야.
같은 소금에도 짠맛과 좀 더 깊은 짠맛이 있는것처럼 다르다.
그래도.......... 약간의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 맛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요리가 입맛에 맞는가?"
"원래 중간계에서 먹고 자랐으니까 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한거지. 나보단 일리엘이 괜찮은지 궁금한데"
"아, 전 괜찮아요. 중간계 요리도 맛있네요. 뒷맛이 깔끔한 맛이예요. 천계나 마계의 요리보단 향도 그리 강하지 않고"
"솔직히 말해서 마족이나 천족은 육체 자체가 강해서 좀 더 자극을 느끼려면 간을 더 할수밖에 없잖아?"
아마 마족들이 중간계 음식을 먹으면 담백한 맛을 즐기는 쪽이 아닌 마족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거다.
나중에 김치나 먹여볼까. 아, 근데 배추나 고추, 무같은 것들이 없구나. 빌어먹을 차원 차이.
형한테 부탁해서 수입들여올까. 어차피 돈은 많으니까.
"그나저나 그쪽에 있는 천족 여성분은.......... 어, 그러니까 마왕비인가?"
"흐, 흐에에엥?!"
"아닌데, 전혀 아니야. 아......... 아직은?"
"아, 아직이란 말이 왜 들어가는 건가요?! 그리고 왜 의문형인가요?!"
일리엘이 울먹이면 혼란에 빠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귀여움이 증가했다!
팬텀이 전투 불능에 빠졌다!
"......... 신혼 부부인가?"
"그것도 아닌데....... 아직은"
"또 아직은! 저, 신경쓰인다고요!"
그래도 말이지, 미래는 모르잖아.
내가 양다리는 걸칠 생각은 없지만 일리엘만 보면 뭐라고 해야하나.......... 애매한 마음?
사랑과 우정 사이에 미묘하게 걸쳐 있는 마음이 어디로 움직일지 왔다리 갔다리 거리고 있다.
요컨데 애인이 될수도, 친구가 될수도 있다는 소리.
.......... 그런데 시엔느랑 노는거 보면 어머니로서의, 그러니까 현모양처로서의 소질은 아주 다분하다.
괜히 내가 호감을 느끼는게 아니다.
남자는 어릴때 어머니 같은 여성을 좋아한다고 한다. 괜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는 소리가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리엘은 어머니랑 닮았다. 아니, 취미나 그런게 아니라 성격이.
솔직히 루이넬하고 능력을 비교해본다면 일리엘은 형편없지. 다만 루이넬이 장미라면 일리엘은 백합.
정열적인 면이 있는 루이넬인 반면에, 일리엘은 차분하고 마치 보름달이 뜬 밤에 즐기는 호수 구경같은 조용한 느낌이 든다.
"그런것도 있지만 술마시고 집에 들어가면 루이넬은 바가지 긁고 일리엘은 마중 나와서 해장국 해줄것 같은데"
"네? 해장국이 뭔가요?"
"아냐, 아무것도"
슬쩍 본심이 나왔다. 무의식 컨트롤하기 귀찮네 이거.
"그래서, 어떤 일로 찾아온겐가? 이런 작은 영지에 딱히 중요한 볼일은 없을테고. 솔직히 말해서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혼났네"
"아, 어차피 그리 준비 안해도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대마왕인 이상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오히려 폐가 된건가.
...... 나중에 보상 해줘야겠다. 자꾸 보상 보상, 하면서 정작 계속 상황을 만들어가는데. 이거 익숙해지면 큰일나겠는걸. 물질 만능 주의가 되버려.
앞으론 주의하자.
"내 외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성격은 꽤나 조용한 분위기였지. 사교성도 좋고 무엇보다 여자 꼬시는 능력이 대단했다네"
".......... 나랑 정반대네"
솔직히 옛날에 나랑 닮은 느낌이다. 그때는 꽤나 순했으니까.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그런 성격이 섞였으니 어지간해선 아는 사람하고 친한 사이를 유지했다.
옛날 일이 생각난다. 다시 한번 고향에 다녀와볼까.
"그렇지만....... 사람이라고 다 완벽하진 않다는 말이 있는것 처럼. 그에게도 한가지 좀 그런 점은 있었지"
"어떤 점이?"
"........ 욱하는 성격이 있었네"
아니, 잠깐만. 욱하는 성격은 난 아버지 닮은거 아니였나?
생각해보면 나는 사실 아버지보다 어머니쪽은 많이 닮았다. 그렇다는 소린........... 외할아버지 혈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소리다.
그냥 혈통이구나. 예전과 달리 성격이 변한게 아니라 그냥 안에 있던 성격이 나온거에 불과해.
나는 원래 기본적으로 현실 순응하고 건들지 않으면 순하다.
".............."
"일리엘, 나라도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 마음에 상처를 입는데"
"아뇨, 팬텀님이 순하다니. 조금 제가 잘못들은건가 싶어서요"
"아니, 맞아. 난 기본적으로 순해. 건들지만 않으면 아무짓도 안해. 게임으로 치자면 비선공 몬스터야. 아, 대마왕이 비선공이라니"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공격하지 않는다. 이건 내 기본이다.
아무리 나라도 일반적인 사람 성격이다. 괴짜 같은 면 없이, 길가던 사람 중에서 뒤져보면 한두명은 나올 욱하는 성격을 가진 평범한 사람 성격.
한대 맞고 그냥 있는 사람은 호구지. 난 아니니까 덤비면 패줄 뿐이다.
아, 위험이 생겨도 바로바로 해결해버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 에, 그러니까 전설의 마왕을 물리칠 용사가 나오면 손수 해치우러 움직이시는 그런 대마왕인가요?"
"응, 그런데?"
"꿈도 희망도 없네요!"
나는 존나 용사 새싹도 손수 쳐부수는 그런 꼼꼼한 대마왕이거든.
아, 그래도 로드가 된 이상 조금 봐주기는 해야지. 어차피 정문 지키는게 마왕인데 레벨 업 할 시간도 주지 않고 말이야.
진짜 꿈도 희망도 없는걸.
"아, 그러고 보면.......... 그쪽 가문의 가족묘가 있는 곳이 있었지. 반역죄는 큰 죄기에 보통은 제대로 묻히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미 끝난 일. 내 힘으로 어떻게 묘에 안치되는 것 정도를 할 수 있었네"
"어........ 정말?"
우리 외가 묘라고?
보통 보면 가족끼리 묘는 따로 모아두는 편이 많다. 한번 가면 성묘하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귀족가 같은 곳이라면 따로 해두는 그런 장소가 있기 마련.
........... 나중에 어머니 묘를 이장해오자.
나는 우리 외가 묘가 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잠깐 나와 바로 왔다. 살아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가보고 싶으니까.
반역죄로 망한 가문 묘를 관리할 사람은 없을테니 애들 몇 불러서 따로 관리좀...........
"의외로 잘 관리 되어 있네?"
누가 따로 하는 묘지기라도 있는건가?
아예 관리가 안되어있는게 아니라 약간은 관리가 되어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력해서 한건 아니라 약간 듬성듬성.
어린애 손으로라도 한걸까? 그래도 영 관리되어 있지 않은건 아니다.
아마 예상이 맞을것 같다. 어린애가 한거다.
불확실하지만 내 감은 이미 예측 레벨에 들어섰다. 아.......... 형이 말하길 내가 바보라서 완벽한 절대 예측은 불가능 하다고 했지만.
나도 초월자인데 왜 바보지?
고등학생 수준의 수학 문제로도 고생하는 빌어먹을 내 머리.
다른 녀석들은 존나 쩔던데. 다 초월자라고 일반적인 수준의 머리는 벗어났다.
드림 로드도 보면 바보같고 이상해보이지만 생각 외로 똑똑하다. 그녀의 '악몽의 군세'에 나오는 괴수 하나하나를 이미지 하고 구현시킨 다음에 컨트롤 하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이 자리에 올라와서 알게 되었으니까.
........... 나이 때문인가?
그러고 보면 다른 초월자들과 차이나는게 있다면 수십, 수백, 수천배는 차이나는 나이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줄지도.
"여기인가?"
주변에 보이는 비석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쓰는 봉분 형식의 묘와 이쪽에서 쓰는 묘는 다르다. 평평하거든.
둘러보면 비석에 이름이 적혀있다. 전부 낮선 이름이지만............ 적어도 뭘 했는지, 뭘 한사람인지는 적혀있다.
예를 들어 가문의 몇번째 가주였는지. 혹은 그 가주의 몇번째 자식이였는지.
"아, 찾았다. 외할아버지 묘"
그 주변에 외할아버지의 자식으로 보이는 사람의 묘도 있다. 요 근처에 어머니 묘를 이장해야겠는걸.
어머니도 가족 묘 근처에 쉬시는걸 좋아하실테니까.
"외할아버지, 손자가 왔는데 못보시겠네......... 뭐, 그래도 복수는 해드릴께요. 바슈탈 공작가의 이름을 대륙에서 지워버리고........ 아, 가문은 못이어요. 저 대마왕이라서, 따로 이을만한 핏줄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다 죽었다니까 잇지는 못하겠....... 어라?"
누군가 걸어온다. 종종 걸음....... 아니 보폭이 좁다. 그냥 어린아이 걸음이다.
가벼운 발걸음, 보아하니 키에 비해 꽤나 못먹은 듯한 인상. 나이는 기껏해야 열댓살, 초등학생 수준이다.
그리고 내 시야에 들어온건, 묘하게 어머니나 거울을 본 내가 떠오르는 닮은 얼굴의 소년.
"......... 누나는 누구?"
"형이란다, 이 버릇없는 꼬맹아"
============================ 작품 후기 ============================
조카등장. 정확히 말해서 엄마의 남동생의 아들. 이걸 뭐라 부르지. 그냥 조카라고 해야징.
성격은 말하자면........ 작은 팬텀. 시바 누구든 건드리면 좆되는거야.
제가 동생 있어서 아는데 가끔 싸우더라도 형제라서 잘 알고 동질감 느껴지는 면이 한두개가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어 서로 못보던 망가나 동영상을 봤을 때 서로 조용히 아무말 없이 넘어간다던가.
이것이 서로의 우애. 근데 동생은 리얼에 거유를 좋아해서 야구 동영상을 봐서 저랑 취향이 안맞아서 공유한다거나 하지 못하지만요.
형은 로리콘 동생은 누님파. 이야, 화려한 조합이네.
대신에 둘 다 양립할 수 없어. 동생아 넌 이제부터 내 적이다. 네놈이 리얼을 포기하던가 로리콘이 되던가. 둘중 하나가 될테니까.
한마디로 양립불가의 브라더즈. 오, 이거 폼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