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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 중간계 점령 해야지?
-- >
마룡왕이 말한 섬은 대륙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하지만 해류나 바람의 움직임으로 보아 일반적인 인간이 닿기에는 힘든 섬이였다.
간다면 오로지 날아서. 듣자하니 마룡왕의 어머니의 레어가 근처라서 마법으로 워프진을 만드는 것 보다 차라리 운동 삼아 날아가는게 편하기 때문에 가는건 오로지 날아서 가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뭐, 마룡왕의 비행 속도라면 충분히 갈 수 있다.
본체로 변신한 마룡왕은 손에 다른 마왕들을 들었다.
왜 머리가 아니냐고? 지금은 폼잡을 때가 아니다. 음속을 가뿐히 초월해서 날아갈텐데 그런 마룡왕의 머리에서 서 있으려면 팬텀이 아니고서야 다들 귀찮거나 힘들다.
차라리 손 안에서 편하게 가는게 좋다. 바람도 차단되고 손 안이 꽤나 아늑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꽉 잡아라, 떨어져도 난 모른다. 낙오된 녀석은 알아서 마왕성까지 찾아오도록]
"누가누가 낙오될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아, 로르덴 오빠다!"
"왜 나야?!"
시엔느의 장난스런 목소리에 로르덴이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참고로 말해서 시엔느의 무력은 마왕중에서도 순위권.
그녀가 맘먹고 로르덴을 낙오 시키기 위해 비행중에 내던지면 로르덴은 저항 할 수 없다. 아니, 저항할 수는 있지만 후환이 두렵다.
팬텀이 아빠고 루이넬이 엄마다.
빌어먹을 조합이 최고의 상성을 낳는다. 드래곤 보다 무서운게 엄마 드래곤이고 엄마 드래곤보다 무서운게 아빠 드래곤이란걸 확실하게 알려주는 처사다.
"걱정마, 설마 내가 일부러 떨어트리기라도 할까봐?"
"정말이지?"
"................ 응, 물론이야"
"그 전에 침묵은 뭐야아아아아아아아!!"
어차피 한손에 다섯명이 전부 들어가면 꽤나 빡빡한 공간이 되기에 양손에 나눠 타야 한다.
로르덴은 시엔느와 반대쪽 손에 탔다. 목숨의 위협까지는 아니지만 공포를 느껴서 나온 반사적인 결단이다.
오른손에는 라시드와 로르덴.
왼손에는 루카크와 카르덴, 그리고 시엔느를 태웠다.
[그럼 출발하지]
마룡왕이 검은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했다.
일반적으로 드래곤이 나는 모습은 일반인들은 볼 수 없다.
아니, 봤다면 그건 그거대로 큰일난다. 드래곤이 본체로 날아온다는건 열의 아홉정도는 심기 거슬린 일을 했기 때문에 브레스 한방 먹여주러 오는 것이니까.
나는걸 본 사람들도 대부분이 브레스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덕분에 드래곤이 나는걸 본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오늘은 대륙 인구의 10분지 1이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될것 같다.
마룡왕이 날개를 퍼덕이며 음속을 넘은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기본적으로 드래곤은 마치 새처럼 가벼운 뼈를 가지고 있고 날기에 용의하게 발달했다. 다만 새의 뼈는 부러지기 쉬운데 반해 드래곤의 뼈는 비등한걸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단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음속을 초월한 ?
도로 날아도 어디 한군데 부러질 염려가 없다.
고작해야 몇십분, 빠르게 날아간 마룡왕이 드디에 말했던 섬에 도착한다.
꽤나 작은 섬. 남작령 하나 정도로 작은 섬이면서 대륙과는 거리가 있어 확실히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곳이다.
하지만, 그저 그뿐이였다.
"에, 그러니까. 마룡왕 언니. 자연 환경이 보존된 휴양지는 어디야?"
[.......... 이 섬이 분명 맞다만]
만약 팬텀이 끼어있었다면, 인간의 시간에 익숙한 팬텀이 끼어있었다면 수천년이 지나면 섬의 환경도 많이 바뀌였을거라고 생각하고 말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원 마족에 드래곤, 수천년 정도야 인간에겐 수십년 정도로 생각하지. 그 시간동안 환경이 크게 바뀌였을거라고 생각안한다.
섬에 인간이 산다?
그건 아니다.
인간이 산다면 여러군데 발전을 하고 항구까지 세워졌겠지.
다만 섬에는 나무나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칙칙하고 음울한 무언가 기묘한 환경으로 인해 황무지가 드러났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찌된 영문이지? 마나나 마력의 영향력은 느껴지지 않는군]
"우........ 기분 나빠. 여기 뭐야?"
"문명의 손길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마룡왕님의 말씀대로 일단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확실한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자연이 죽어버렸어. 상반된 뭔가의 힘으로, 하지만 마력은 아냐"
중간계에선 마나를 품고 살아가는 생명체들인 만큼 마력에는 취약하다. 괜히 흑마법사들이 마계와 통하는 통로를 열었다가 일대가 황무지로 변한게 아니다.
이정도로 특정한 환경이 이렇게 변하려면 무언가 변화가 있는게 확실하다.
하지만 어떤 변화?
[조금,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우, 놀러 왔다가 모험 하고 가는거야?"
예상 외의 일을 만났다.
마룡왕은 섬 중심에서 가까운 곳에 착지했다. 보통 인간이라면 죽어버릴 환경. 흡사 유독한 물질이 사방으로 퍼져 죽음의 섬이 되어버린것 같다.
단순히 있다가 가서 한 몇달 뒤에 죽는다거나 그런 레벨이 아니다, 숨을 들이 쉬는 것만으로도 즉사, 가만히 숨을 멈춰도 30초면 사망.
그들이 마왕이라 버티는거지 다른 사람이였다면 목숨이 위험했을 것이다.
"유독한 물질은......... 아니군. 이건 이질적인 이능의 것이야. 흑마법사? 아니....... 사자 소생. 네크로멘서 계열의 마법과 유사하지만 달라"
"빌어먹을, 풀들이 전부 죽어서 비틀어졌잖아. 그 흔한 잡초 하나 자라지 못하고 있어"
"느껴지는 방향으로 보아, 섬의 중심쪽에 뭔가 있는것 같군"
"그쪽으로 가보도록 하죠. 뭔가를 알아야 해결해볼것 아닙니까"
조금씩 걸어 그들은 섬의 중심으로 향한다.
갈수록 그 무언가의 농도는 짙어진다. 마왕도 버티는데 꽤나 힘이 들 정도로.
문득 걷던 마룡왕이 무언가를 눈치챘다.
이중에서 마법같은 고난위도의 학문에 심취했던 사람은 마룡왕 한명 뿐. 로르덴도 마법은 할 줄 알지만 어디까지나 약간 깊이 들어간. 수천년동안 마법울 사용해온 그녀에게 비할바는 아니다.
아마 이중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사람은 그녀 한사람뿐. 정확히 말해서 다들 심각함은 알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 섬에 한정된 것이지 설마 이 중간계 자체가 위험할거라곤 생각하지 못한다.
이건 보통의 재난이나 재앙이 아니다.
자연적인것? 만약 죽음이란 현상이 자연적으로 퍼지면 그건 질병에 가깝다. 어디까지나 죽음은 현상이다.
이 섬에는 죽음이란 것이 퍼져있다. 마력에 의한것도, 마법에 의한것도, 어떤 이상 작용에 의한것도 아닌 '죽음'이라는 사상 자체가 퍼지고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양은 적은건지 꽤나 오래전부터 조금씩 침식하여 이제야 겨우 이 섬 정도 크기로 번졌을 뿐이다. 아마 지금이 암세포를 조기에 발견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대로 두면 시간은 수만년, 수억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이 중간계는 확실하게 죽음의 세상이 되겠지. 확실히 뭔가 있군. 잠시 들어가지 않겠나?"
".......... 생태계를 마구잡이로 박살내다니. 짧게 말해서 얼렁 해결하고 다른데로 가자고"
정원의 일족, 마계의 엘프나 다름없는 로르덴이 소름이 떨린 다는 듯 몸을 떨며 말했다.
그에게 이런 자연 환경이 없는 곳은, 오히려 반대로 죽음이 가득한 곳은 꺼름직하게 여겨진다.
그들 6명은 조금씩 섬 한가운데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죽음을 향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디까지나 갑작스런 여행이였고 휴양지에 가는 마음가짐 비슷한 거였으나 그들은 마왕이다.
특히 무기를 다루는 라시드나 로르덴, 마룡왕과 같은 쪽은 진작에 자신의 무기를 들고 왔다.
어딜 가든 자기 무기를 챙겨야지, 그정도의 준비성도 없으면 나중에 무기가 없다고 후회하니까.
무언가 섬뜩한 기색을 느낀 그들은 각자 무기를 들고 자세를 잡으며 경계한다.
그리고 그 경계는 맞아 떨어졌다. 그들 앞으로 각을 맞춰서 무언가가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으니까.
흑색의 갑옷을 입은 기사단. 전부 똑같이 생겼고 지금 다크 로드 캐슬의 정문을 지키고 있을 누군가가 생각난다.
기세도, 느낌도, 외형도 전부 말이다.
"........... 데스나이트?"
"내가 중간계에 없는 동안 9서클 흑마법사라도 나온건가? 전원 마스터급 데스나이트군"
죽음의 기사 데스나이트.
사자소생, 네크로멘시의 학파중에서 흑마법사가 최고의 실력이 되면 그제서야 쓸 수 있다는 언데드 기사.
그 힘은 머리 없는 전사, 듀라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소 소드 익스퍼트에서 최대 그랜드 마스터까지 실력을 가질수 있는 흑마법사 최고 레벨의 비기.
하지만 아무리 마왕이랑 계약했다 한들 마력의 양에는 한계가 있을테고. 그 어떤 흑마법사라도 인간인 이상 저정도의 데스나이트를 소환할 순 없다.
애초에 저렇게 소환 할 수 있었다면 흑마법사가 득세했을거다.
"그래봤자 소드마스터지"
"우? 소드마스터가 강한거였어?"
"인간축에서는 충분히 강합니다. 비교하자면........ 백작? 후작? 대충 그정도 작위는 주겠군요"
그랜드 마스터쯤 되면 왕족과 결혼시켜서 공작이 되는거기에 일반적으로 소드마스터 정도론 공작위에 오를 수 없다. 그렇기에 최소가 백작에서 후작.
하지만 인간과 마족의 신체 능력은 처음부터 차이가 난다.
각각의 인간이 전성기. 약 20대에서 30대 정도일 때의 힘을 10정도라 치면 마족은 약한 마족도 50에서 80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거기서 마력을 다루고 강해진다면 그 힘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괜히 중간계에서 오랬동안 소환되어 10분이 1만의 힘으로도 여러번 대륙을 파멸로 몰고갈뻔 했던 종족이 아닌 것이다.
근데 이쪽엔 마왕이 있다.
그것도 6명.
누가 나설 것도 없이 마룡왕이 대검을 들어 휘두르자 그대로 데스나이트의 절반이 쓸려나갔다. 남은 절반은 간신히 피해 붉은 안광을 빛내며 마룡왕에게 달려들었지만.......
"자아가 없군"
파삭! 하고 갑옷째로 박살나 나가 떨어진다, 잘난 오러 한번 뽑을 시간 없이 좌로 한번,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한번 베어 전부 쓸어버렸다.
압도적인 힘. 당연한 말이게도 소드 마스터보다 강한 그랜드 마스터조차 마룡왕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소드마스터가 천명 단위로 있어야 그나마 상대가 될까 말까하다.
그쯤 되면 체력 싸움이 되겠지만.
"자아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명을 하려면 꽤나 오래 걸리겠군. 일단 이 자리를 피하면서 하지 않겠나. 저녀석들 조금씩 수복하고 있어서"
데스나이트는 죽음의 기사. 보통은 흑마법사의 마력만 받쳐준다면 죽지 않는다. 부서져도 수복한다. 하지만........ 링크 받는 마력 회로나 흑마법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대기에서 음울한 죽음의 힘으로 힘을 보충해 수복한다.
아마 이 속도라면 1시간쯤 되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럼 움직이고 보도록 하죠"
라시드가 꿈틀거리며 자신의 발목을 잡으려고 드는 데스나이트의 건틀릿을 걷어차며 말했다.
"데스나이트 제조라는건 사자 소생. 네크로멘시 학파중에서도 고위 마법이지. 그런데 그 마법의 원리가 뭔줄 아는가?"
"우, 알리가 없잖아"
"중간계 마법 체계, 그것도 흑마법사쪽은 어떻게 알아? 뭐, 듀랜달씨가 어떻게 생긴건지 탄생 비화 같은건 알지만서도"
"마계의 데스나이트와는 다르지. 잘 듣게나"
중간계의 데스나이트는 기사의 영혼을 마력으로 물들인 후 흑마법사와 계약을 하여 소환한다.
보통은 쉽다. 마력을 받아들이는 기사의 영혼은 대부분 그만큼 생에 절박하고 복수같은걸 원한다. 육체를 준다면 기사의 명예를 버리고도 데스나이트가 될테니까.
하지만 정작 데스나이트를 만드는 마력 체계와 구조. 그리고 그것의 형상화는 어렵다. 발전하고 발전해서 최대한 간략화해도 그정도다.
"어쨌건 데스나이트에게는 그렇게 만들어지면 기본적으로 자아가 있다. 하지만 아까도 봤지만, 내가 검을 휘둘렀을 때 아무말도 없었고 피한 녀석들도 물러나서 거리를 두는게 아니라 덤벼들었어. 마치 궁지에 몰리면 덤벼드는 개와 같은 형상이였지"
"........... 보통은 거리를 두고 시간을 벌거나 약점을 찾으니까요. 기사라면 더더욱 그러겠죠"
"마구잡이로 덤벼드는 불나방같은 기사는 없어"
보통 강한 상대를 만나면 적어도 틈을 찾기 위해 거리를 벌리고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아까 그 데스나이트에게서는 그런 낌세를 전혀 받지 못했다.
이성과 자아가 없다는 소리다.
"강제적으로 일어난 데스나이트겠지. 어차피 영혼이란건 물질적인 것을 초월했으니 이런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섬에서도 충분히 기사의 영혼을 찾을 수 있었을테고. 계약이 아닌 강제적으로 일어나 자아를 깨우치지 못한거지. 요컨데 중간에 과정이 하나 빠져서 자아도 빠져버린거다"
"이해가 안되는데 그런데 보통은 자아가 생기지 않아? 짧게 말해서 듀랜달씨 처럼"
"아, 마계의 데스나이트....... 그러니까 죽음의 일족들은 이것과 유사하지만 다르다"
마계의 일족중에서 특이한 종족 몇을 꼽으라면 그중에서 죽음의 일족은 반드시 들어간다.
그들은 유성 생식도 무성 생식도, 분열도 하지 않는다. 그저 생기는것 뿐이다.
이와 같은 죽음이란 현상이 가득한 환경......... 아니 마계에서는 그런 속성의 마력이 모이다가 어느 순간엔가 형상을 이룬다.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적인 현상.
마계에서 언데드의 탄생은 어디까지나 풀이 자라 나무가 되는 듯한 자연 현상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태어난 죽음의 일족은 인격이 있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녀석들이야. 그 왜 마계에 있을 드레이크란 녀석같이 말이지"
"으아아아, 짧게 말해서 난 그사람 싫어!"
드레이크에게 한번 크게 데인적이 있던 로르덴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그는 예전에 축제의 투기장에서 그와 맞붙었다. 물론 둘다 사이좋게 ?
겨났다. 투기장을 막부숴먹는다고 팬텀이 빡쳤었으니까.
"아무튼 마계의 죽음의 일족들처럼 태어나는것과는 같지만 인격이 없다.......... 대충 돌연변이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군"
"아니, 아니, 그건 아니지. 이봐"
"왜 그러지?"
"돌연변이치고 저렇게 많은거 나 처음봤어. 비교하자면 베헤모스 떼거리라는 소리잖아"
로르덴이 한숨을 쉬며 저 앞에 수백 단위로 몰려오는 데스나이트를 보며 말했다.
============================ 작품 후기 ============================
마왕도 빡치는 던전이 중간계에 있어.
듀랜달은 안온게 답인듯. 왔으면 동족 상잔의 비극을 맛봤겠지.
으아아아, 다크니스 로드 비축분 얼마 없는데!
아무튼 빨리 써야지. 지도가 나갈수록 빡치는건 독자들일테니까.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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