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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65화 (365/468)
  • 365/468 회

    < --대마왕-- >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일루전 로드는 보기 않좋게도 땅을 굴러 피했다. 팬텀의 발차기가 땅에 찍히고 그 여파고 사방 수킬로미터가 가라앉고 지진이 난듯 갈라지며 지층마저 어긋난다.

    "어떻게! 다크니스 로드의 어둠을 이용한 존재 이동은 갓 로드가 된 녀석이 할만한게 아닌데!"

    "그냥 대충 감으로 했어. 어렵긴 해도 되더라"

    이제 퇴로는 막혔다.

    더 이상 도망가지도 못한다.

    일루전 로드에게 남은건 싸우는것 뿐이다.

    "그래........ 그래 좋아. 좋은 생각이 났다. 내가 죽어도 내 의지가 뒤로 이어질 생각이 났다고!"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듯 일루전 로드가 킥킥거리며 웃었다.

    비틀려진 자가 더욱 비틀려져 버렸다.

    "싸우자 다크니스 로드. 내가 죽을 때 까지. 전력을 다해 실컷 놀아보자고!!"

    일루전 로드가 몸상태에 신경쓰지 않고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력 구현. 온갖 이상들을 단체로 구현해 일으킨다.

    마치 드림 로드의 군세와 같이 이형의 괴물들이 마구잡이로 만들어진다.

    반쯤 액체와 같은 물질에 건더기처럼 사람의 팔다리가 나있는 역겨운 괴물이나.

    곤충의 이런 저런 부분을 마구잡이로 붙인것 같은 괴수.

    어떻게 움직이는건지 의문스러운 뼈들의 집합체. 스켈레톤같지만 적어도 그건 인간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건 그냥 뼈가 모인것에 다르지 않다.

    온갖 기괴하고 하나라도 나중에 악몽이라도 꿀 정도로 섬뜩한 외형으로 어기적 어기적 기어온다.

    어디선가 썩어나가는 지독한 냄새가 풍긴다.

    하지만 단 한가지 공통점은.

    그런 괴수들 전부 회색이라는 점이다.

    "덤벼라 다크니스 로드"

    "싫은데"

    가볍게 대답한 팬텀. 아무리 그라도 비위 상하게 저런 괴수들을 맨손으로 싸우고 싶진 않다.

    그는 조용히 손을 들어 밤을 지배한다. 그는 어둠의 주인.

    밤의 어둠은 그의 영역이자 힘이다. 그리고 그는 그 어둠에 물리력을 부여할 수 있다.

    "소용없다! 내가 만든 괴수들은 하나같이 재생력을 기본 설정으로 붙여뒀으니까!"

    "어, 그거 좋네"

    지금 밤이 되어있는 행성 반개 분의 어둠에 전부 물리력을 행사. 일루전 로드의 괴수와 함께 어둠속에 넣어 침식시키고 살점을 뜯어낸다.

    그리고 변환.

    쿠우우우웅!!!

    만약 우주에서 이 행성을 본다면 단숨에 행성 절반이 사라져가는 기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팬텀은 행성 절반을 통째로 변환해서 의지로 바꿔낸다.

    하지만 효율은 그리 좋지 않다. 일루전 로드의 괴수까지 통째로 변환시켜도 이 행성은 크기도 지구보다 작고 자원도 그리 풍부하지 못하다. 사막에, 지하에도 자원도 별로 없다.

    그런 행성을 먹어치운다 한들 이득은 제로, 기껏해야 본전치기다. 변환하는데 드는 의지를 회복시킬 뿐이다.

    "자, 끝"

    팬텀은 가볍게 박수를 치며 말했다.

    이제 장소는 다시 우주가 되었다. 뒤에 있는 남은 행성 절반에선 외핵이 새어나오고 비틀어진 중력과 환경에 의해 부서져 나간다.

    일루전 로드도 성치 못하다. 어둠에 의한 씹어뜯기는 힘 속에서 버티느라 가뜩이나 부러져서 쓰지 못하던 양팔이 뜯겨나갔다. 특히 왼쪽 어께는 심하게 뜯겨나가서 조금만 더 다쳤더라면 심장에 치명상을 입었을 정도.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현실을 움직이게 만드는 부질없는 허상을 만드는 자'"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빛을 구하는 어둠'"

    두사람 모두 자신의 의지를 말한다.

    팬텀은 아니지만 일루전 로드는 마치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촛불처럼 한계 이상으로 힘을 쓰려고 한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로드는 어디까지나 의지로 움직이는 존재. 그 의지가 분노같은 감정으로 폭발한다면 출력도 상승한다. 평소의 싸울때의 팬텀과 같은 원리다.

    로드에서 떨어져 버렸다고 한들,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먹고 살고,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그가 가지고 있는 최강의 패를 끄집어낸다.

    무한적인 이상.

    한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가기 위해 만들어낸 생명체.

    그 기원은 마법을 포기하고 단련으로 최강에 자리에 오른, 팬텀의 형제의 어머니인 최강의 드래곤.

    "그거 알아, 다크니스 로드? 환계라는 꽤나 특이한 차원이 있어"

    "그런데 그게 뭐 어때서?"

    "환계란 곳은 어디까지나 없던 것이 의지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인외들의 세계야. 즉, 허상. 나와 아주 잘맞는 곳이지. 덕분에 몇번 가서 볼 수 있었거든. 예를 들어 인간들이 요괴나 괴물이라 부르는 것들이던가"

    거대한 거체.

    산 따위는 발목에도 오지 않을 정도로, 서 있는 키만 하더라도 킬로미터 단위.

    도시 하나정돈 가볍게 움켜쥘듯한 비율의 괴수가 강림한다.

    그 앞에 선 팬텀은 그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진드기 수준이다.

    세상을 멸망시키는 흉악함의 상징인 괴수가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그를 노려본다.

    "멸세흉왕(滅世凶王). 환계의 신이 스스로 세계를 한번 삭제시키기 위해 만든 최강의 괴수. 참고로 한마디 하자면......... 이녀석을 물리친건 '나이트 로드(Night Lord)'라는 인외들의 왕이지. 꽤나 고전할꺼야"

    "널 바로 잡아 족친다면?"

    "물론 피할꺼지"

    조용히 멸세흉왕의 머리에 안착한 일루전 로드는 마치 기계처럼 발을 딛고 있는 부분이 하강하여 안쪽으로 들어가졌다.

    생명체인데도 기계와 같은 면이 있는것일까?

    [자, 세계 하나를 멸망시키는 괴수와 함께 놀아보자고]

    환계라 불리는 차원에 멸세흉왕이란 괴수가 있었다.

    생명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무생물체라고 해야할까.

    살아있다고 하기엔 스스로 생각할수도, 움직일수도 없는 그저 살아만 있는 식물인간과 같은 몸이지만 피와 기억에 새겨져 있는 흉폭함은 세계 하나를 멸망시킬 정도로 흉악하다.

    동물보다 더 이하로 본능만 남아있는 것이다. 그것도 투쟁본능만.

    그 괴수는 환계라는 차원에서 그 환계의 신이 무슨 이유에선지 자신의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만든 최종병기.

    신의 최종병기인만큼, 그 힘은 확실하다. 한번 환계를 멸망으로 몰고갈뻔 했으니까.

    그런 멸세흉왕을 막아낸것이 '나이트 로드'라는 인외들의 왕.

    이름의 유래는 밤(Night). 물론 밤은 현 다크니스 로드인 팬텀의 영역이지만 어디까지나 밤의 어둠 자체를 말하는 말이다.

    그 밤을 살아가는 인외는 포함되지 않는다.

    밤이란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하는 빛이 없는 시간. 그 시간에서 인외가 태어나고 활동한다.

    "와, 미친, 존나 크네"

    일반적인 인간 크기만한 팬텀은 그저 멸세흉왕 앞에서 먼지 쪼가리에 불가한 크기가 되었다.

    고개를 들어올려도 머리가 보이지 않을 크기.

    산 하나도 그저 멸세흉왕의 발목에도 닿지 않는다.

    만약 지구에 서 있다면 단신으로 대기권중에서 중간권, 그것도 거의 끝인 중간권 계면에 닿을지도 모른다.

    "아니, 잠깐만. 내가 잘은 모르지만 울트라맨인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보다 더 큰 이건 도대체 어떤 원리로 살아있는거야?"

    현실은 특촬물이나 픽션이 아니다. 실제로 저런 거체가 있다면 중력과 자신의 무게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다.

    지금 이곳은 우주 공간이니까 중력은 괜찮다고 쳐도. 저런 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건지 의문스럽다.

    [멸세흉왕의 모티브가 된 최강의 드래곤의 능력 덕분이지. '무시'라고해서 본인이 받는 데미지나 부담을 전부 무시해버리는 능력이야]

    "와, 존나 사기네......... 그런데 드래곤?"

    [설마 인간만 능력을 깨닫고 로드가 된다는고 알고 있는건 아니겠지?]

    팬텀이 놀란 부분은 그게 아니다.

    모티브가 ?

    든 뭐든, 어쨌든 드래곤이랑 닮았다는거 아닌가.

    참고로 팬텀의 멸룡은 드래곤은 물론 드래곤의 아종도 함께 효과를 받는다.

    [방심할틈이 있어?]

    쿠우우우우!!

    멀리서 본다면 그저 가볍게 손을 휘?

    는것 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론 음속을 가볍게 넘을 속도로 휘둘러지며 팬텀을 공격하기 위해 멸세흉왕의 손이 뻗어진다.

    우주 공간인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만일 여기가 대기가 있는 곳이였다면 그 여파와 거대한 질량이 움직이는것에 의해 지도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무지막지한 거체에서 나오는 물리적인 공격은 일순간에 협곡을 만들어버릴 수 있다.

    팬텀은 혀를 차며 회피. 일루전 로드를 추적해올때와 같은 방법으로 어디든지 존재 할 수 있는 어둠으로서 멸세흉왕의 팔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피한다.

    "드래곤 어쩌구면 로드로서의 힘보단 멸룡이 나을듯한걸"

    그의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피와 살로 이루어져 있는 육체로.

    상대가 드래곤이나 그에 기준하는 비슷한 무언가라면 멸룡이 더 효과적이다.

    절대적인 상성으로 인해 확실히 데미지를 줄 수 있다.

    팬텀은 멸룡을 끌어내 두가닥으로 만들어 엮어내어 그대로 내지른다.

    "나선멸룡!"

    팬텀이 이동한 장소는 멸세흉왕의 명치부근, 인간으로 따지자면 급소중 한가운데다.

    저런 거체에게 보통 인간의 급소같은 상식이 맞을지 의문이지만 시도하지 않는것보단 나으니까 해보는 일이다.

    멸세흉왕의 명치에 직격한 나선멸룡은 그대로 살을 뜯어먹고 침식해가며 서서히 잠식해나간다. 순수 드래곤은 아니라서 단숨에 가루가 되는 효과는 없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상대보다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멸룡의 침식이 멈춘다.

    "....... 어째서?"

    [말했잖아. '무시'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정확히 말해서.......'무시'라는 능력의 복사본을 사용하는것 뿐이지만 말이야. 그래도 완전히 무시하진 못해도 침식을 막을순 있거든]

    멸룡이 소용없단는게 아니다. 지금도 침식해 들어가고 있다. 다만 멸세흉왕의 크기가 엄청나기에 멈춘것처럼 보일 뿐.

    팬텀이 아무리 멸룡으로 산을 넘어 산맥 자체를 지워버린다 한들, 멸세흉왕의 팔 하나를 자른것도 못할것이다.

    스케일의 차이다.

    대인전에서라면 로드에 오른 팬텀은 형인 그레이에게 조차 지지는 않고 조금 밀리는게 다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위력의 기술이 필요한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강한 기술을 쓸줄 몰라도 대인전이 특화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반대로 강한 기술을 쓸 줄 있지만 대인전에 특화되지 못한........ 비유하자면 기사와 마법사.

    기사는 검술로, 어느정도 기술을 배워 경지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마법사보단 위력이 적은 것이 대부분이다. 마법사는 반대로 준비된 한방이 강하다.

    물론 팬텀은 한방도 강하고 기술도 받쳐주지만.......... 스케일의 차이가 커도 너무 크다.

    "아........ 잠깐만"

    다시 한번 전신변환.

    온몸이 어둠으로 물들어가면서 팬텀이 인외로 변화해간다. 그런 그의 표정엔 간단한 깨달음이 나타내고 있다.

    왜 그걸 몰랐지?

    "형도 했었잖아. 전기엔 크기에 한계가 없고....... 그건 어둠도 마찬가지지"

    울컥울컥! 풍선에 물을 부어 크기를 늘리는 것마냥 팬텀의 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매개는 우주 공간을 이루고 있는 암흑물질 반, 거기에 팬텀의 어둠 반. 전부 컨트롤해 마구잡이로 크기를 불려나간다.

    팬텀은 드디어 커지는 것을 멈추고 멸세흉왕의 정면에 섰다.

    키를 킬로미터 단위로 세야하는 멸세흉왕과 대등해져서 이제는 대인전이 아니라 그냥 괴수 대전처럼 보일 지경.

    이 이상 크기를 불릴수도 있지만 컨트롤이 어려워진다. 아직 팬텀에게는 로드의 힘을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덤벼, 괴수 대전을 펼쳐보자.

    [하하, 그거 좋지]

    세계 하나를 멸망시킨 괴수와, 인간인지 괴물인지 모를 초월자가 충돌했다.

    선공은 멸세흉왕이 날렸다. 팬텀은 아직 이런 거체를 움직이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한발 반응이 늦었다.

    얼굴에 직격한 주먹. 만약 그 주먹이 일반적인 주먹이였다면 팬텀에게는 아무런 충격도 없었을테지만, 멸세흉왕이 가지고 있는 능력 유사물질에 의해 충격이 전해진다.

    보통은 어둠을 만질 수 없다. 하지만 능력으로 만질 수 있게 되어 타격이 전해져 뒤로 떠밀려진다.

    저런 거체일수록 움직이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간단히 손을 움직이고 뻗는데만 몇분이고 걸리기 때문에 반응이 늦은 팬텀은 뒤에 있던 남은 행성 반쪽에 충돌한다.

    그의 몸에 6000도에 가까운 액체 금속으로 이루어진 외핵이 쏟아진다. 만약 일반적인 물리법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어둠으로 이루어진 몸이 아니였다면 녹아내렸을지도 모른다. 그 전에 액체 금속의 무게 때문에 짓눌렸을 것이다.

    하지만 팬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열의 액체 금속따윈 쿨하게 신경쓰지 않고서 그대로 움직여 멸세흉왕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펀치.

    쿠웅! 하고 살이 짓물려지는 충격과 함께 멸세흉왕의 머리가 울린다.

    머리통이 통째로 부서지지 않은건 역시 그 능력 유사물질 덕분이다.

    -아, 젠장! 그거 빡치네!

    [전문 용어로 DP입자라고 불러달라고!]

    -다이아몬드 앤 펄이냐! 공간이랑 시간을 두조각내주지!

    일반적인 타격이라면 분명 전해질터. 하지만 장벽은 능력 유사물질이다.

    평범한 크기였다면 능력 유사물질으든 뭐든간에 팬텀은 싸그리 씹어먹고 부술수 있다.

    그대로 서로 주먹을 치고 받고 하는 순수한 육탄전. 하지만 그 위력은 가뿐하게 대륙을 쪼갤 수 있다.

    핵폭탄도, 어떤 과학 병기도, 마법도, 검도 닿지 못할 지고한 경지의 싸움.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닿지 못한다.

    쿠웅!!

    팬텀의 주먹이 멸세흉왕의 얼굴에, 멸세흉왕의 주먹이 팬텀의 얼굴에 꽂힌다. 그것도 동시에.

    그 보기 드물다는 크로스 카운터. 하지만 승자는 팬텀이다.

    어둠이라서 크기 제한이 없으니 중간에 미묘하게 팔 길이를 늘리는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늘어난 길이가 킬로미터단위지만.

    -선빵필승 체어샷....... 아니 내핵샷!

    기본적으로 흙으로 이루어져 있는 행성은 안으로 들어가면 고열과 고압의 성질을 띄고 있기에 들어갈수록 생명체라면 버티기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지각과 맨틀을 제외한 안쪽의 외핵은 액체. 하지만 반대로 더 뜨거운 내핵은 고체다.

    온도는 물론 높지만 오히려 굉장한 압력 때문에 녹지 못하고 고체 상태가 되어있다.

    아무리 지금 킬로미터 단위의 거인으로 커져 있다고 한들 팬텀이 지름이 수천킬로미터나 되는 내핵을 들고 막장같은 행동을 하진 못한다. 다만 이전에 팬텀이 행성 절반을 뜯어냈기에 남은 절반의 내핵. 거기에서 행성이 붕괴되느라 떨어져나온 내핵 조각을 들어 그대로 멸세흉왕의 머리에 찍어내린다.

    고압으로 압축된던 내핵 덩어리의 무게는 그 조각만 하더라도 톤단위를 넘어서 1000대 1의 비율인 킬로톤 단위로 제야 할 정도. 그정도로 무거운 고체를 팬텀은 손쉽게 들어올려 직어내렸다.

    쿠우우웅!!

    이번만큼은 그 멸세흉왕도 타격이 있었는지 몸이 휘청거리며 물러난다.

    사방으로 퍼져나간 내핵의 파편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팬텀이 입을 벌린다. 단숨에 비유가 아닌, 실제로 나라 하나를 삼켜버릴듯한 크기로 기이하게 벌려진다.

    호러 영화의 한장면같은 느낌으로 벌어진 입안에 조금씩 거대한 에너지와 어둠이 모여들어 압축되기 시작한다.

    주변의 암흑물질도 있는데로 끌어모은다. 만약 팬텀이 적어도 평범한 마법사 수준의 연산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암흑물질로 여러 방향으로 다듬어 색다르게 사용했을수도 있지만....... 팬텀은 바보다.

    그저 끌어모으고 '변환'으로 성질을 바꿔내 물리력과 압도적인 질량을 부여하는 것처럼 몇가지 옵션을 넣는것 밖에 할줄 모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력이 나온다.

    비물질적인 것. 어둠은 실체도 질량도 존재하지 않는다. 관측이 불가능한게 아니라 정신적인 물질이기에 제한이 없다.

    다크니스 로드가 진심으로 쏘아내는 어둠의 속도는 빛보다 빠르다.

    일직선으로 검은 선을 그은것 같은 레이져와 흡사해 보이기만 하는 광선이 뿜어져 멸세흉왕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가뜩이나 방금 전의 내핵과의 충돌로 머리쪽의 능력 유사 물질, DP입자가 약해졌다. 거기에 팬텀의 공격중 최고에 달하는 기술을 직격으로 맞으니 멸세흉왕도 끝장이 날수밖에 없다.

    머리는 어떤 생물이든 행동과 생각을 결정하는 중추다. 그곳이 날아간다면 생물은 움직일 수 없다.

    아무리 일루전 로드라도 그가 구현시킨건 어디까지나 '멸세흉왕'이지. 거기에 머리가 날아가도 움직일수 없다는 추가 옵션을 넣은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멸세흉왕은 처음부터 생물 범주를 넘어섰다는 소리다.

    머리가 날아가도 움직이니까.

    ============================ 작품 후기 ============================

    저런 놈과 싸우게 될 최길현에게 애도를.

    참고로 말해서 전에 외전으로 나온 멸세흉왕은 그냥 흉왕이라고 불렀는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반쪽이거든요.

    원래 몸속에 핵이 있어서 쩌는 출력이 나오는데. 분리해서 떨궈나가지고 크기가 쬐끄매.

    대충 멸세흉왕의 키는 대략 80킬로미터. 미터 아닙니다. 킬로미터입니다.

    서있기만 해도 지구에서 중간권 계면에 닿을 미친 크기.

    원래라면 이런 거체를 유지 못하고 붕괴하죠. 다만 능력 유사 물질. 통칭 DP입자로 인해서 물리 및 사상법칙을 무시합니다.

    애초에 능력 유사 물질에 각인된 능력이 어딘가의 팬텀 동생이 가지고 있는 '무시'거든요.

    그래서 어지간한 공격은 안통함. 그야말로 미친 괴물.

    이런놈이 있으니 세상 하나 멸망시킬만도 하지. 이놈을 최종보스로...... 아니.

    지금 환계에는 이놈보다 더해서 대인전으론 팬텀도 쌈싸먹는 놈도 있으니. 그놈도 상대할 옆동네 나이트 로드의 최모군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다함께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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