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64화 (364/468)
  • 364/468 회

    < --대마왕-- >

    일루전 로드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팬텀이 다크니스 로드가 된거지?

    어째서 자신은 로드에서 완전히 떨어진거지?

    어째서 그에게서 절대적인 격차가 느껴지는거지?

    "바보라고 욕해주고 싶은걸. 일루전 로드. 내 아들을 무시했던 대가가 이래. 원래 대마왕은 용사에게 방심하다 털리는 법이니까"

    "어째서!!!"

    "너의 정신 세계와 너 자신의 괴리감"

    일루전 로드는 로드에서 조금 떨어졌었다. 스스로의 정신 세계가 아닌, 현실을 받아들여 좀 더 현실에 가까워진 것이다.

    로드는 원래 현실을 살아가지 않는다.

    스스로가 만든 세계에서 살아가는자다.

    하지만 일루전 로드는 힘을 모으기 위해 마계에서 마신의 이름을 지우고 스스로가 대마왕의 이름을 써서 현실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그의 정신 세계는 그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그 증거로 예전의 일루전 로드였다면 설령 류현의 가짜라 하더라도 이렇게 멋대로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떨어졌으니까.

    로드에서 떨어져 스스로의 정신 세계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졌으니까.

    "거기에 추가로, 넌 내 아들을 따로 정신 세계의 절반을 떼어 가뒀지?"

    마치 독방에 가두는 것처럼.

    여기서 한가지 문제.

    팬텀은 어둠이 닿는 곳이 자신의 영역이다.

    그리고 로드가 되었다.

    일루전 로드의 정신 세계의 절반은 팬텀에게 따로 떼어졌었고, 그게 독이 되었다.

    그의 정신 세계 절반이 그의 간섭에서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

    로드와 로드에서 떨어진 자의 간섭력. 어떤게 강할지는 안봐도 뻔한 일이다.

    팬텀은 그걸 먹어치웠다.

    "자신의 능력으로. 너의 정신 세계를 어둠으로 침식하고 자기껄로 바꾼거야"

    "그런..... 바보같은!"

    "가능한데? 그녀석 두번째 능력이 '변환'이거든"

    일루전 로드의 정신 세계를, 주인을 '일루전 로드'에서 '팬텀'으로 바꾼것 뿐이다.

    요컨데.

    팬텀은 일루전 로드의 정신 세계를 먹어치워 단숨에 크기를 늘리고 성장했다는 소리다.

    "창조의 절대자아아아아아아아!!!!"

    증오어린 일루전 로드의 목소리가 울리며 류현을 노려본다.

    아직까지 가짜인 그의 존재의 생사는 일루전 로드의 손에 있다.

    "그럼, 뒤는 부탁한다.......... 내 아들"

    파삭, 하고 부서지면서. 그의 몸이 금빛의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힘이 느껴진다.

    무언가 보인다.

    앞으로 나아간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절대적인 힘.

    행성 하나도 가뿐히 부술 수 있을것 같다.

    여태껏 곁었던 그 어떤것과도 다르다.

    나는 지금 살아있다.

    "승부를 내자, 일루전 로드"

    나는 눈앞의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길 수 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그를 이길 수 있다.

    이전과 달리 가능성이 없는게 아니다. 이건 확신이다.

    절대적인 격차는 그대로지만, 상황은 반대다.

    이제는 내가 위다.

    이게 바로 로드란 것이구나.

    형이나 드림 로드, 데스 로드같은 사람은 이런 위치에서 보는건가?

    일렁이는 검은색의 어둠. 재각각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어떤 위치에서든 보이는 시야.

    어둠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어둠이다.

    "어째서 절망하지 않고 기어올라온거냐! 인간이니까 훨씬 더 절망하고 나락으로 떨어져야 정상인데, 과거의 트라우마를 보고도 오히려 로드에 들어선다는건 불가능해!"

    "난 ?

    잖아 이 멍청아"

    입가에서 주룩주룩, 피를 흘리는 일루전 로드가 보인다.

    엄청 아파보이는걸. 하기야 내가 한일이 있으니까.

    혹시나 해서 한번 해봤는데 ?

    다. 정신 세계 먹어치우기.

    로드가 된 나는 그의 세계를 통째로 어둠으로 물들인 다음에 남은 그와 세계의 링크를 뜯어내고 '변환'으로 내것으로 만들었다.

    보통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대마왕이 되면서 스스로의 정신 세계와의 연결이 약해졌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이다.

    조금 이상한 비유가 되겠지만 한 아이가 있는 가정에 동생이 생겼는데 부모가 그 동생에게 온갖 관심을 줘서 첫째가 삐졌다. 나는 그런 첫째에게 과자랑 사탕으로 꼬셔서 내편으로 만든거다..... 라는 대충 그런 비유.

    아무튼 관심이 소홀해졌다고 해도 자식은 자식. 그런 자식을 강제로 떼어놓으면 부모는 절규한다.

    내가 한것도 마찬가지 정신 세계는 자신의 일부와 다름없다.

    그런 정신 세계를 강제로 뜯겨낸 일루전 로드의 몸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닿고 있을거다.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덤벼, 일루전 로드. 너를 죽이고 미래를 지켜낼꺼야"

    "절망을 아는 자가 또다시 절망을 했다면 그걸로 끝일터. 어떻게 일어난거냐"

    "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어차피 한걸음 남았었는데 못할게 뭐야?"

    못올라가는게 병신이지.

    아니, 나도 아버지가 없었으면 죽을 뻔 했나. 할말 없네.

    "자, 시작해보자. 다크니스 로드가 된 나의 첫 싸움을"

    다크니스 로드(Darkness Lord).

    어둠의 왕, 주인, 군림자. 파멸을 부르는 자들의 왕(破滅王). 최강의 로드. 하늘 죽이기 왕.

    온갖 수식어가 붙어있는 최고의 이름이다.

    물론 그것은 초대 다크니스 로드.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가 이룬 일.

    하지만 적어도 팬텀도 그에 지지 않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일루전 로드의 정신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먹어치우고, 인간의 마음을 간직해 출력에서 나는 힘은 그야말로 현 로드들 중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

    그리고 무엇보다 싸움의 승기는 팬텀에게 넘어갔다.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인간을 멸망시키려는 로드가 부상에 또 부상을 입어 로드에서 떨어져 버린것과.

    절망을 딛고 일어난 인간이 그 정점에 올라 각오를 다지고 앞에 선것.

    힘의 차이는 명백하다.

    "다시한번 의지를 대라, 일루전 로드. 죽기 전에 전력을 다해"

    "마지막 불꽃같이 태우라는거야? 젠장할, 퇴로도 보이지 않는걸"

    그는 전성기의 일루전 로드가 아니다.

    이미 로드라는 이름 마저도 허락되지 않을 정도며 전대 다크니스 로드에게서 도망쳤던 정도의 힘은 이제 없다.

    죽는다.

    확실하게 죽는다.

    수백, 수천, 수만년을 살아온 로드의 생이 여기서 끝나게 되는 것이다.

    "끝날것 같으냐........ 차원 전쟁에서도 죽지 않은 내가 죽을것 같으냐!"

    "어차피 혼돈의 절대자인지 뭔지도 뒈졌다며? 그런데 너라고 안죽을것 같냐?"

    "내가 죽다면 어디까지나 전장에 어울리지! 너같은 신참 로드에게 죽는게 아냐!!"

    선배가 까마득한 후배에게 죽는다.

    그것만큼 지욕스런 일이 어디있을까.

    "나는 일루전 로드다! 모든 환상의 주인! 허상과 이상의 길을 걷는자다! 그런 내가아아!!!"

    "예전부터 느낀게 있고 로드에 올라서 안게 있는데"

    팬텀은 주먹을 날린다. 일루전 로드의 얼굴에 직격한 주먹에 의해 그는 뒤로 나가 떨어진다.

    그냥 주먹이 아니다. 겨우 펀치 한방으로 일루전 로드는 차원의 벽을 부수고 그 아래로 떨어진다.

    도망? 아니다, 이대로 싸우면 콜로커스에게도 여파가 돌아갈것 같아서 장소를 바꾸게 한것 뿐이다.

    "야, 먼저 돌아가 있어. 난 저새끼 끝장내고 올테니까"

    "......... 뭐라고 격려나 응원같은걸 해주고 싶은데. 뭔가 개미 밟는 사람에게 응원해주는것 같아서 그냥 안할래"

    "적절한 비유야"

    팬텀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 웃었다라는 표현은 조금 어폐가 있다. 그의 몸 전신은 그저 어둠. 거기에 삐쭉삐쭉한 괴물의 이빨같은 모양의 입으로 형상만 이루어져 있을 뿐이기에 입꼬리가 올라간걸 보고 그렇다고 느낀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차원을 찢어 마계로 통하는 통로를 만들어냈다. 콜로커스는 날아서 그 안쪽까지 들어간다.

    이제 일루전 로드의 영향력이 줄어 서서히 말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된다. 원래대로 공기같은 매질이 없는 차원의 틈새에서 말이 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좋아, 찢어죽인다"

    팬텀이 일루전 로드가 떨어진 틈새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우주, 광활한 넓이를 가진 행성과 은하가 존재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둘러보면 온통 어두운 어둠과 함께 아주 먼 곳에서부터 온 과거의 별의 빛이 반겨준다.

    일루전 로드는 그 우주에서 다시 한번 피를 토하며 몸상태를 알려준다.

    무중력에 진공상태, 그리고 우주의 방사선같은 것들은 썩어도 준치라고 일루전 로드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적어도 그런 물리법칙에서 벗어날 정도의 정신세계는 아직 남아있으니까.

    "하지만 이래서야........."

    "똥개도 자기 집에선 한수 먹고 들어간다지?"

    쩌적, 하고 갈라진 틈새 사이로 알아보기 힘든 무언가가 비집고 나온다. 별빛을 제외하면 새카만 우주에서 어둠으로 이루어진 팬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치 보호색과 같다고 할까? 아니, 그것은 강자로부터 약자가 몸을 지키기 위해 하는 색이라 팬텀은 다르다.

    어둠으로 이루어져 있는 몸 때문에 그의 붉은색의 눈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약해져서 시각으로 상대를 파악해야 하는 일루전 로드에겐 최악을 전투 환경이다.

    "어쩐지 우주란곳은 기분 좋은걸. 처음 와서 그런거지만 무중력이란것도 둥둥 떠있는 기분이라서 괜찮은데?"

    "날 죽이려고 하면서 그런 여유로운 느낌은 그만둬주겠어?"

    "너도 마찬가지잖아 이런 개쌍놈이.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한다더니?"

    일루전 로드가 우세였을때는 팬텀을 가지고 놀았다. 강한 힘으로 어쩔줄 모르게 했다는게 아니라 진짜로 가지고 놀았다.

    농락하고 멋대로 마음을 꺽으려 들고. 팬텀은 그걸 잊을 정도로 마음이 너그럽지는 못하다.

    "여기라면 마음껏 싸울 수 있어. 여파 걱정 없이 행성 한두개 부숴먹는다고 해도 뭐라 그럴 사람이 없으니까"

    "고작해야......... 갓 로드가 된 주제에!"

    "그 애송이한테 발리는, 로드에서 떨어진 멍청이가 누구지?"

    팬텀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박차고 나아가 일루전 로드의 정수리를 쪼갤듯이 강하게 주먹을 내려찍는다. 반사적으로 양팔을 교차하여 막은 일루전 로드는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양팔이 뜯겨나가는 고통과 함께 손을 잃었다.

    로드가 전신 변환을 사용해서 움직일 때는 근력이나 속도는 어디까지나 그자의 의지에 달렸다.

    마음만 먹는고 출력만 받쳐준다면 행성 하나 무게를 드는것도 불가능한것만은 아니다.

    다시 연격. 이번에는 복부를 노린 주먹. 아무리 전신 변환을 했어도 아직까지 팬텀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팔 두개에 다리 두개, 그리고 머리. 인간과 기본적인 형태는 다르지 않다.

    일루전 로드는 그걸 파악해 다음 공격을 예상했다. 이번에는 막는게 아닌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해냈다.

    막는건 손해가 심하다. 지금만 하더라도 양팔을 잃었는데 이번마저도 몸으로 막았다간 싸움에 지장은 물론 잘못하면 즉사.

    도망쳐야 한다.

    이 싸움에 승산은 없고 불리함만 가득, 로드로서의 힘을 잃어버린 일루전 로드는 이제 그저 도망치며 살아야 할판이다.

    그를 지켜주던 유일한 무력과 이름일 사라져 버렸다.

    힘을 비축하려고 해도 이제는 가망이 없다.

    "젠, 자아아아아아아아앙!!!"

    일루전 로드는 남아있는 힘으로 현실을 비틀어 이상을 구현해낸다.

    도망치기 위한 수단. 지금 이 상황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가도록 안전지대로 대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냈다.

    공간을 연결해 만든 통로는 불안정하여 금방이라도 우그러질듯 직사각형에서 조금씩 찌그러지고 있었다. 일루전 로드는 재빨리 움직여 그 안으로 몸을 피했다.

    "내가....... 놓칠것 같냐!"

    팬텀이 그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조금 늦었다.

    통로는 우그러지며 부서졌다.

    일루전 로드는 어딘지 모를 한 행성에서 하늘을 보며 쓰러져 있었다.

    밤인지 어둠이 깔려있고 주변에서 느껴지는건 그저 약간의 식생뿐. 생명체는 느껴지지 않는다.

    지성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꽤나 기적적인 행성이지만 딱히 놀랄것도 아니다. 지금의 일루전 로드는 다른 지성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조용히 휴식을 원했으니 그에 맞는 행성으로 떨어진것 뿐이다.

    "어째서....... 내가. 일루전 로드인 내가....... 차원 전쟁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남은 내가......... 이렇게........"

    새카만 밤하늘을 본 일루전 로드는 이를 갈며 화를 삭힌다.

    이곳은 팬텀과 싸우던 곳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를 행성. 빛조차도 몇만광년이나 가야 나올지 모르는 곳이다.

    최대한 멀리 벗어나는걸 바랬으니까 남은 힘을 모아 해낸 것이다.

    아무리 공간을 찢고 차원을 찢는다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원하는 위치'에 공간을 찢는거지 일루전 로드가 있는 곳으로 가는건 아니다.

    이 드넓은 공간에서 한사람을 찾는다? 지성이 있는 생명체가 사는 행성이 몇십, 몇백개가 있고 지금의 일루전 로드보다 더한 강한 힘을 내뿜고 있는 태양의 수천, 수만배 크기의 열량을 지닌 행성도 있을텐데?

    절대 무리다.

    설령 차원 전쟁 시절에 있던 라이트 로드(Light Lord)라 하더라도 찾는건 무리다.

    빛이 있는 곳이 그의 영역이자 힘이 닿는 범위. 그렇기 때문에 로드중에서도 넓은 힘을 발휘할 수..........

    "잠....... 깐만"

    지금 이 행성에, 일루전 로드가 누워 있는 부분은 딱 밤인데?

    어둠이 가득하고 음지에 살아가는자가 득세하는 시간.

    그리고 다크니스 로드의 영역.

    섬뜩함이 일순간 일루전 로드의 등 뒤를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공간을 찢는다고 해도 이렇게 막연히 떨어져 있고 조금만 어긋나도 몇광년은 떨어지는 곳을 단숨에 올순 없다.

    설령 전대 다크니스 로드의 특기를 쓴다면 모를까. 갓 로드가 된 애송이가 쓸법한 기술은 아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새끼야. 심연이 하는거 보니까 대충은 감 잡겠던걸"

    팬텀이 허공에서 언제 그 자리에 있었냐는 듯 나타나 일루전 로드에게 발차기를 찍어내렸다.

    ============================ 작품 후기 ============================

    막 로드가 ?

    다고 팬텀을 무시하면 좆됩니다.

    로드 최초로. 예전에 1차 차원전쟁 이전을 생각해도 로드 최초로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무한 출력의 로드라서. 힘을 다루는건 아직 부족해도 마구잡이로 쏘아내는건 개쩜.

    자, 이제 행성 반쪽 먹어치우고 시작해볼까.

    아, 그리고 한가지 더요.

    일루전 로드가 다루는건 환상, 그리고 그 환상에서 태어난 세계가 하나 있죠.

    그 세계를 멸망시킬뻔 했던 존나 쩌는 괴물이 하나 있고. 옆동네에서 한창 굴러야 될 최모군이 최종보스로 죽여야 할 괴수도 알고 있습니다.

    일루전 로드는 거기 한번 다녀옴. 올ㅋ.

    괴수 대전을 보여드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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