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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57화 (357/468)

357/468 회

< --대마왕-- >

"어떤 방법으로 마음을 꺽어줄까? 힘으로 짓눌러서? 아, 좋아. 일단 그것부터 해볼까?"

인식은 하지만 반응은 하지 못할 속도의 공격이 내 머리를 후려친다.

터엉! 하는 충격과 함께 격렬하게 몸이 흔들리고 뇌에 충격이 갔지만 실제 공격의 데미지는 그리 크지 않아 바로 중심을 잡고 섰다.

............ 어떤 공격이지?

감지만 했을 뿐, 보이지도 않았다. 피하려고 생각 했을 때 어떻게 피하면 좋을지 몰라서 살짝 움찔거렸던게 화근이다.

"일루전(illusion). 즉 환상이란건 말이야. 어디까지나 허구야, 가짜야, 이상(理想)이지. 원래 없는거야"

"......... 그래서?"

"다른 자질은 모르겠지만 넌 바보구나? 내 능력은 '구현'이라고. 그리고 내 이름은 일루전 로드지"

없는것, 허상과 '구현'이란 능력.

서로 다른 두가지. 하지만 허상이라던가 허구라던가, 가짜라던가, 이상은 어디까지나 현실이고. 그것을 끄집어내는건 일루전 로드의 정신 세계.

그리고 그 정신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것이 바로 능력.

"없는걸 만든다고?!"

"정확히 말해서 '구현'하는거지. 게다가 덧씌우는 것 같은거라서 은근히 쉬워"

녀석은 그저 만든거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내가 반응 못할 정도로 빠르며 크기도 정해져있지 않다.

그런 공격이 세상에 있을까?

물론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볍게 말해서 없다.

그런 형편좋은 대충대충, 하지만 상대에게 반드지 맞는 공격이라니.

"그게 바로 일루전. 환상이야. 이 세상에 없는것. 그것을 다루는게 바로 나. 일루전 로드지. 아.......... 내 딸은 전공을 좀 다르게 해석한 모양이지만. 어쨌든"

".............. 위험한데"

정면 승부는 위험.

그렇다면 일단 튄다.

내 감각을 퍼트려 주변을 인식한다. 일루전 로드의 구현으로 인해 다크 로드 캐슬은 그의 세계나 마찬가지인 곳이 되었지만 적어도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알아낼 수 있다.

........ 좋아, 다크 로드 캐슬을 중심으로 해서 지름이 약 1킬로미터정도인 반구 형태.

그정도가 현재 일루전 로드가 유지하고 있는 영역이다.

일단 이 영역에서 벗어난다!

"어어? 도망치는거야? 하긴, 불리하단걸 알았으면 도망칠줄도 알아야 하는거지. 물론 난 ?

을꺼지만"

?

아오라고 대놓고 도망치는거야.

적어도 콜로커스의 도움이 있다면 한순간의 빈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사이,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꽂아넣어 단숨에 끝장을 낸다.

일반적으로 나나 일루전 로드같은 녀석에게 육체는 별 의미 없다. 정신 세계에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육체와 정신 세계의 자신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

데스티니 브레이커같이, 특수한 무언가로 데미지를 준다면 정신 세계의 일루전 로드를 해치울 수 있다.

데미지의 감소없이 다이렉트로 그에게 전해지니까. 충분히 가능할것이다.

날아올라서 콜로커스가 있는 곳까지 올라간다.

단기전만이 살길이다.

일루전 로드.

환상, 허구, 허상, 비존재, 이상, 비현실, 그 전부를 다루는 초월자의 최종형.

비록 그 최정상은 절대자란 존재가 있지만. 그들을 제외하고는 로드중에서도 수준급.

설령 그 그레이라고 하더라도 전성기의 일루전 로드라면 상당히 고전할 강자다.

물론 지금의 일루전 로드는 전성기에 비해 손색이 많이 있는 상태. 아무리 마신의 이름을 지우고 대마왕으로서 마계에 군림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하나 아직까진 힘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런 상태라도.

팬텀은 절대 이기지 못한다.

로드를 이길 수 있는건 오로지 로드뿐.

"콜로커스으으으! 준비해!"

"라져! 마력 구동 및 집속! 마법진 기동!"

사방에서 강대한 마력이 모여들면서 콜로커스가 준비한 마법이 발동한다.

대마왕의 발목을 잡아 한순간 틈을 만들기 위한 계획.

일루전 로드는 슬금슬금, 비교적 그리 빠르지 않을 속도로 팬텀을 ?

아 날아오고 있다.

명백하게 두사람을 무시하는 처사. 하지만 그게 독이 되어 그에게 돌아갈 것이다.

"무시하다가 그대로 끝장날껄!"

"멍청아! 그런걸 대놓고 이야기 하면 어떻해!"

"아, 괜찮아. 난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준비해둔거 먼저 해봐"

일루전 로드는 콜로커스를 보며 여유로운 말투로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도발했다.

그걸 본 콜로커스의 이마에 혈관 자국이 핏, 하고 생겨났다.

가뜩이나 거친 성격에 그런 도발까지 받았으니. 다른건 몰라도 항상 침착함을 유지해야 하는 마법사로선 실격이지만 오히려 그녀에게는 분노가 추가작용으로 인해 마법을 발동시키는 속도가 증가했다.

단숨에 잡는다.

"공간 단절"

일루전 로드의 몸을 중심으로 그의 좌우에서 각각 안쪽이 텅빈 반구형의 뚜껑같은 무언가가 생성되어 맞물려 합쳐지면서 그를 봉인한다.

한순간에 원구형 동체속에 갇혀버린 일루전 로드.

외형적으로 보인는건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콜로커스의 말대로 공간을 단절시킨 것이다.

마치 소형적인 이계 구축. 엄밀하게 말해서 다른 것이지만 외부의 공간과 간섭을 차단시킨것에서 어느정도 연관성은 있다.

"시간축 랜덤 변동! 중력 급속 가중! 최종 안정화 및, 상태 고정........."

우득, 하고 주변의 공간이 틀어지면서 강한 여파가 몰아친다.

공간도 시간도 중력도 틀어서 만들어낸 최고의 감옥.

마계 최고의 마법사 콜로커스가 시간을 들여 만들어낸 이 감옥은 그야말로 벗어날 수도 없는 최고의 유폐지.

마왕이라도 중력으로 인해 찌그러져서 한줌의 고깃덩이. 아니, 그 고깃덩이마저 압축되어 스러질 정도의 힘이 가해진다.

"완성! 『마신의 구속』!"

"이름이 별로 와닿지가 않아! 좀 더 폼나는 이름은 안돼?"

"네이밍 센스가 엉터리라 미안하네!"

꽤나 전형적이고 와닿지 않는 이름과는 달리 효과는 확실하다.

절대적인 구속.

설령 상대가 초월자라도 막상 이 마법에 당한다면 벗어나기 힘들다.

"와, 정말 굉장한걸. 역시 널 그냥 마왕 자리에 앉히는게 좋았을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콜로커스?"

"난 전혀 아니거든? 그때 마왕 자리를 거절한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음........ 지금이라도 생각을 돌려볼 기회는 있는데. 어떻게 할래?"

"귀계의 마왕 그자식을 넘겨준다면 생각해볼수도 있는데. 아주 조금이지만 말이야"

"........ 야, 콜로커스. 설마 넘어갈 생각은 아니겠지?"

"농담이야"

귀계의 마왕을 죽이기 위해 우선 일루전 로드를 죽여야 하는 콜로커스기에 약간의 가능성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아아아, 이거 꽤 아픈걸. 중력이...... 아마 마계 중력으로 대략 773배 정도일까. 마왕이라도 이정도 중력에선 찌그러지겠는걸"

"그 상태에서 멀쩡한 당싱이 더 이상해"

"하하, 너무 그렇게 괴물 취급하지 말아줘. 저쪽의 다크니스 워커도 이정도 중력에선 버틸 수 있으니까"

"아니, 그정도 중력이면 아무리 나라도 버티기 힘든데. 본격적으로 힘을 써야 되는거지"

팬텀은 일루전 로드를 공격하지 않았다.

지금 일루전 로드가 갖혀 있는 상태에서 힘을 뺀 후에 공격한다거나, 한가롭게 대화나 나눈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다.

위화감.

지독한 위화감이 든다.

그 위화감 때문에 팬텀은 공격 할 수 없다.

그리고 팬텀은 이내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 낼 수 있었다.

어째서 눈치채지 못한거지?

"야, 콜로커스"

"왜?"

"저거 분명히 공간도 단절되고 시간도 뒤틀리고, 중력도 일그러져 있잖아?"

"........... 그런데?"

그리고 콜로커스는 팬텀의 말에 섬뜩함을 느꼈다.

"어째서 저녀석의 말....... 그러니까 '목소리'가 여기까지 전해지는거지?"

소리란건 어디까지나 공기를 매질을 타고 전해진다. 그렇기에 공기가 없는 우주에선 소리가 전해지지 않는다.

지금의 일루전 로드도 마찬가지다.

아예 공간이 단절되어 있어 전해지지도 않고, 시간축을 뒤틀려 있어 설령 말하더라도 이상한 소리로 들린다.

무엇보다 목소리는 강한 중력에 의해 전해지지 못한다.

거대한 중력의 결정체인 블랙홀은 그 빛조차 일그러트릴 정도로 중력이 강하다. 물론 그정도의 중력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리가 타고 전해질 매질인 공기는 강하게 압축되고 소리의 파장도 일그러진다.

............. 다시 말해, 일루전 로드의 말이 들릴 가능성은 제로.

반투명한 원구 안에서 그가 입을 뻐끔거리는 것 정도는 보여도. 절대로 말이 들릴리는 없다.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음,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 왜 갑자기 물어보는건지 의미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닭이 먼저일것 같은데"

"원래 정답은 그거 맞아. 그렇다면 그 비슷한 문제 하나"

일루전 로드는 양손을 좌우로 뻗어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펼칠 때 극적인 효과를 위한 포즈를 취한다.

"과연 내 세계가 먼저일까, 아니면 현실이 먼저일까?"

"........... 아니, 잠깐만"

팬텀은 감각으로 일루전 로드가 다크 로드 캐슬에 펼쳐놓은 영역의 범위를 알아냈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높은 곳으로 이동해 그 범위에서도 벗어났었다.

하지만 그게 다 거짓이였다고?

"아직 로드에도 다다르지 못한 초월자의 감각 하나 속이는 것 쯤이야 쉽지. 참고로 말해서, 다크 로드 캐슬은 전부 내 세계 안에 포함시켜 구현해서 덧씌우고. 그 위도 마찬가지야"

"그렇다는건........... 다크 로드 캐슬 상공은 전부 영역 안에 집어넣었다고?!"

다크 로드 캐슬에서 몇천, 몇만미터 위던 상관 없다.

그 영역 안에 있다면 어차피 전부 일루전 로드의 세계.

"그동안 내 세계의 법칙을 살짝 틀어서 날 압박한건 헛수고야. 비교하자면........ 음, 어린애가 어른의 팔을 강제로 움직여서 꿀밤을 먹이게 한것 정도일까?"

"내 마법이, 고작 그정도라고?!"

몇달동안 심열을 기울여 준비해서 만들어낸 마법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마법의 술식 하나하나 오차를 검사하고 매일 머릿속으로 사용해보는 시험도 거쳤다.

오직 단 한번, 이것을 성공 시키기 위해서.

하지만 그게 고작해야 꿀밤 한대 효과라고?

"못믿기는것 같은데? 증거를 보여줄께"

그는 키득거리며 웃으면서 중얼거린다.

"'현실을 움직이게 만드는 부질없는 허상을 만드는 자'"

현실이 뜯겨져 나간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

눈 앞에 한 종이가 있다. 하지만 그림이 그려져 있는 빼곡한 종이. 그렇기 때문에 더 채워넣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종이 위에다, 다른 종이를 풀로 ?

인다면, 그 종이 위에다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그 종이를 다시 떼어낸다면?

조금씩 조금씩 긁어내듯 뜯는다면 괜찮겠지만. 종이를 잡고 거칠게 뜯는다면?

원래의 종이마저도 뜯겨나간다.

일루전 로드가 한 일도 바로 그것이다.

차원을 가른것도, 찢은것도 아닌. 그저 뜯어냈다.

일반적으로 차원의 틈새는 물리적인 것은 물론 영적인 쪽으로도 압박이 심한 곳이다. 특수한 마법이나 장치가 없다면 그 압력을 견디기엔 무리.

그런 뜯겨진 차원의 안쪽으로 콜로커스와 팬텀. 저항을 해보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마법을 쓰려고 해도, 바람을 움직여 날아보려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아직 그들이 있는 곳은 현실. 하지만......... 일루전 로드가 지배하는 현실이다.

그 어떤것 또한 두사람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찮은 먼지 한톨조차 무리다.

"젠장! 어떻게 해서든.........."

"체내의 마력만으로 마법을 써야해! 그것도 여기 말고!"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끌려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차원의 안쪽.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고 세상의 모든 차원들이 연결되어 있는 공간. 그곳으로 떨어진다.

그곳이라면 어느정도 움직이는게 가능하다.

무중력에 산소도, 그 어떤것도 없고 압력만 가득해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적어도 이곳이라면 아직 일루전 로드의 간섭이 없다.

콜로커스는 체내의 마력을 이용해서 일대의 마력을 지배하는 방식이 아닌 오로지 순수한 자신만의 마력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압력을 막고 생존에 필요한 일련 과정들을 수행했다.

팬텀은 산소도, 그리고 압력도 그저 몸으로 받아내고 멸룡을 끌어내 주변에 간섭한다.

차원을 부순다거나 하는건 무리지만 적어도 멸룡이라면 잡거나 닿는 등, 간섭할 수 있다.

"여기라면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힘을 쓸 수 있겠네"

"벌써부터 영역이......."

"걱정마, 나라도 차원 레벨은 완전한 구현이 어려우니까. 힘을 아끼려면 기껏해야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정도로 할수밖에 없거든. 아예 통째로 구현하는게 오히려 더 편해"

공기조차 없는 차원의 틈새에서 말이 전해진다.

이미 일루전 로드의 세계의 영향력이 뻗어졌다는 뜻.

"자, 이정도로 힘을 보여줬는데. 아직도 꺽이지 않는것 같네. 어떻게 한다.......... 물리적인 의미로 박살을 낸다면 될까?"

"........ 쉽게 당해주진 않아"

"그럼 그 마음 가짐을 가진 채로 1만번 정도 죽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

팬텀은 이미 딱 한발짝, 로드에 딱 한발짝만 남겨놓은 상태다.

일루전 로드도 그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로드에 다다르지 못한 자와, 로드에 올랐다가 떨어진 자는 차이가 있다.

적어도 후자가 더 강하다.

"자, 놓아보자. 내 대표적인 기술은 두가지. 나의 세계인 허상 세계를 만드는 '룰 오브 더 판타지(Rule Of The Fantasy)'와, 내 몸에 직접 허상을 구현시키는 '리얼리티 픽션(Reality Fiction)'. 그중에서 리얼리티 픽션만 사용해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 말했잖아. 쉽게 당해주지는 않아"

"그래?"

일순간 팬텀의 상반신의 절반이 무언가 흉폭한 육식 동물에게 뜯겨나간듯이 흉하게 벌어진다.

인식할 수가 없다.

팬텀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여태껏 가장 많이 의지해온 그의 감각이, 일루전 로드의 세계에 먹혀 힘을 쓰지 못한다.

"일단 한번"

일루전 로드의 몸은 마치 드래곤처럼, 아니 드래고니안과 같이 균형적인 몸이 아니라 그저 사람의 몸에 드래곤의 형상을 덧붙인 것으로 보이는 몸을 하고 있다.

손등엔 드래곤의 머리가 붙어있고 그 반대쪽 팔의 어께엔 꼬리가. 그리고 각각의 팔꿈치 부분에는 날개가.

엉망진창, 균형도 좌우대칭도 무시한 형태.

"앞으로 9999번 남았지?"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연참한다 그래놓고 방금 일어났음요. 엉엉.

아무튼 일루전 로드 존나 쌔. 아무리 약해졌어도 팬텀이 로드가 안되면 못이김. 괜히 심연이 전성기때 이녀석 못죽인게 허언이 아님.

드래곤으로 변신했으니까 멸룡 상성요?

어...... 그 전에 멸룡 쓸 수나 있을까. 감각도 엿먹이는 환경인데. 감각에 의존해서 싸워온 팬텀이 잘 싸우기나 할까?

아무튼 존나게 발린다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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