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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48화 (348/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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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로.

    -- >

    우리들이 다시 돌아가는 곳은 드리아데스다. 이제 더 이상 이 과거에서 개인적인 볼일도 없다.

    남은건 하나.

    대마왕, 일루전 로드를 죽이는 일 뿐이다.

    그런데 뭔가 하나를 잊은 느낌이다.

    개인적인 일은 아니다. 큰일이긴 한데 뭔가 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는것 같은 기분.

    내 감은 빗나간 적 없으니 생각을 해보자.

    ............ 기억이 안나. 스쳐지나간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야 알것만 같다.

    중요한 일인건 확실하다. 내 감이 적어도 스케일은 대마왕을 죽이는것 못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만약 지금 당장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1년 사이에 반드시 닥칠 것이고 그 전에 기억이 날것이다.

    그걸 위해서 내가 온것이니 미래가 달라지지 않으려면 반드시 그런다.

    "원래 목표한 대로 서대륙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야?"

    "예상 외로 내가 서대류에서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으니까. 이쪽으로 오길 잘했지?"

    만약 안그랬다면 저 멀리 서대륙 까지 넘어갈 뻔 했으니까.

    루이넬도 시엔느도 라시드도........ 그 이외의 애들은 만나기가 좀 뭐하다. 카르덴이면 만나도 되겠지만 지금이면 아마 지금 시대의 만월의 일족 로드랑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낙천적인 녀석이니까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만나고는 싶지만 그쪽은 빙염의 마왕 영지 인근이다.

    가면 시간이 살짝 빠듯할까? 아니, 시간을 낸다면 못갈것도 아니지만......... 이번엔 어린 카르덴을 본다면 귀여워서 참지 못할것 같다. 어린애 트리오. 뇌내 망상이 폭주해서 버틸수가 없겠지.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대마왕을 죽이기 위해 수련에 전념한다. 그것 밖에 없어"

    그러기 위해선 나는 명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지금 시간의 대부분을 전부 투자해도 세계 하나를 만드는건 힘들다. 게다가 그게 최소 조건이니까..........

    하지만 약점을 알고 있으니 어느정도 상대가 가능할거다.

    녀석은 더 이상 로드가 아니다. 로드에서 떨어졌다.

    그 사이에 반드시 녀석을 이길 틈이 끼어있다.

    물론 그 틈을 노리기 전엔 나는 무력을 더 높혀야겠지만.

    생각해봤는데 초월자의 무력이란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건 바로 정신의 견고함과 출력에서 나오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정신을 강하게 만드는게 깨달음과 노력.

    이내 그 깨달음과 노력은.......... 바로 마음에서 나온다는걸 알았다.

    마음. 한자로 마음 심(心).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다. 아니 마음이란 것은 어디까지가 마음이고 생각인지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 마음이 내 정신 세계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있다. 마음 안에 정신 세계가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성장할까?

    마음이란 것은 왜 있는 것일까?

    만약 인간에게 마음이 없다면......... 그건 어떤 존재가 되는거지?

    욕망도 없고 향상심도 없고, 살아갈 생각조차 없는 그건 왜 존재하는걸까?

    그리고 인간의 마음은 무얼 위해 존재하는걸까?

    그 내부를 들여다본다.......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면서.

    마음이란건............

    비교하자면 살아가는 존재들의 의미.

    역시 난 바보라서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생각해봐도 그 이상의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외형이 똑같아도, 쌍둥이여도, 지문이 같아도, 도플갱어라도, 인간과 괴물이라도, 남자와 여자라도, 동물이라도.

    마음은 다르다.

    오로지 나 자신, 나 개인, 스스로를 구별하는 기준인 마음.

    그 마음을 확실하게 한다.

    내 정체성, 성격, 생각 전부를 자각한다.

    "후우우우........."

    한숨을 내쉬고 숨을 들이켜 다시 정신을 집중한다.

    절대적인 강함은 정신에서 나오고, 그 정신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치 불교에서나 볼법한 정신 집중, 자기 수양.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다듬는다.

    내 마음, 내 마음.......... 그런데 그러고 보면 난 뭐지?

    나라는건 분명 류한과 팬텀이란 이름 두가지를 가진 하나의 개인이다.

    성격은 예전과는 달리 꽤나 개판에. 싸우는건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싸우는건 어디까지나 상대가 먼저 시비를 털거나 지랄을 했을경우. 아니면 어쩔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아하는건 요리, 루이넬, 시엔느, 그외 다른 애들이랑 어머니, 아버지. 형은.......... 조금 미묘하지만 좋아하는 쪽.

    싫어하는건 그런 일을 하는 녀석, 혐오스런 일을 저지른 놈. 물론 그런 짓을 하고 충분한 벌이나 짐심어린 반성을 한다면 모를까. 탱자탱자 놀고 신경도 안쓰는 쓰레기 같은 놈들.

    그 외에는........... 딱히 없는것 같다. 워낙 격어온 녀석들이 그런 녀석들 뿐인데다 의외로 난 싫어하는건 그리 없는 편이다.

    그리고 마음은............ 어라?

    그러고 보면 지금의 나는 성별이랑 이름을 생각하기 이전에.

    인간이긴 한건가?

    내가 류한이자 팬텀의 이름을 가진 개인이란건 진작에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종족, 내 종족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아버지쪽 핏줄이 조금 그렇다고 하나. 일반적인 인간과 다른것도 없었다. 아니, 신의 나에 대한 간섭은 몰라도 일반 인간과 다른건 어떤것도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인간이다. 그 어느것도 인간과 다르지 않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애초에 나를 어떤 종족에 집어넣을 수 있는거지?

    인간은 확실히 아니다.

    지금 내 체세포는 물론 유전자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검사를 해보면 인간 이상의 것이 나올건 틀림 없다.

    총알도 들어먹지 않고 방사능에도 끄떡도 없는 세포가 인간의 것이긴 한건가?

    내가 핵폭탄을 직격으로 맞는다 한들 죽을지나 모르겠다.

    아니, 어둠으로 몸을 만들어 육체를 만들어나는건 죽지 않는게 아니라 부활에 가깝다. 그러니 그거 말고 그냥 지금의 내 육체 스펙만 말하는거다.

    핵폭탄의 고열이든, 방사능이든, 그로인해 발생하는 풍압이나 산소부족이든. 전부 나한테 통하지 않는다.

    야, 한국 가면 깽판물 하나 찍겠네. 그럴 생각은 없지만.

    가면 고아원에 들를 생각은 있지만......... 그정도만 해둘 생각이다. 그리 깊게 간섭할 생각은 없으니까.

    아무튼 이야기가 따로 샜지만 결론은 하나다.

    그런 내가 과연 인간인가? 현대 최고의 무기라는 핵폭탄도 안통하는데?

    그렇다고 마족......... 이라고 해도 이상하다. 나는 태생이 어디까지나 인간인데, 가지고 있는건 마력과 마왕의 하트를 먹어서 생긴 능력.

    그렇지만 순수 마족은 아니다.

    그럼 반마족?

    그것도 아니지. 내 반쪽 핏줄이 마족인것도 아니고. 후천적인 반마족......... 이라고 하기엔 더 이상하다.

    그럼 나는 도대체 무슨 종족아지?

    갑자기 종족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오는데.

    너무 오랬동안 명상만 하고 있는것도 그리 좋지 않다 조금 쉬면서 해야 효율이 느는 법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드리아데스에서 떨어진 급조해 만든 나무 집. 급하게 만든건데다 난 손재주가 그리 좋은편은 아니지만 재료를 잘 다듬고 콜로커스가 건축 계획을 세워 만들었다.

    그러니 그리 오래 쓸건 아니지만 쓸만하다.

    이곳은 콜로커스가 은신 마법을 써서 주변에선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는건 콜로커스랑 드리아데스 뿐.

    "명상 더럽게 오래하네"

    "........ 이번엔 얼마나 지났어?"

    "이틀정도? 정확히는 하루 하고도 22시간 47분"

    "더럽게 정확하네"

    쓸데 없이 굉장해. 가끔하는 나처럼.

    마법사라서 그런건가?

    "그런데 넌 지금 뭐하냐?"

    "마법 연구하지. 눈 삐었냐? 안보여?"

    "아니 그건 아는데. 무슨 마법?"

    "마력 형질 변환에 대한 각각 속성 법칙의 역학적 연구 및 특성 발연의 조건 알고리즘"

    "뭐라 그러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다. 역시 난 머리가 똥멍청인가"

    "이제야 알았어?"

    루이넬이라면 알법도 한데.

    역시 마법은 어려워.

    "아. 맞다, 혹시 나중에 마도서 하나 주지 않을래? 미래의 루이넬한테 전해줄려고"

    "마법사야? 내 마도서는 어지간한 마법사가 아닌 마족은 이해하지 못할텐데?"

    "음........ 불사의 마왕이 말년에 만든 비기를 혼자서 습득한데다 지금은 『작열의 여름』도 펑펑 쓰고 다니는데?"

    ".......... 흠, 어느정도 실력은 되는 모양인데"

    솔직히 말해라 어느정도는 아니잖아.

    『작열의 여름』은 마계의 4대 계절 마법. 수만년전에 펼쳐졌던 『성장의 봄』과 같은 수준의 마법이다.

    그런 마법을 쓴다는 것 자체부터가 실력은 보증?

    잖아. 지금 이 마계에서도 그정도 마법을 쓸수 있는 마족은 아마 불사의 마왕 아저씨와 콜로커스, 단 둘 정도뿐이다.

    귀계의 마왕도 있긴 하지만. 단신으로 쓰긴 힘들껄? 물론 그건 전투중일 때의 이야기를 말하는 거니까 더더욱.

    "그렇다면 뭐 좋아. 일단 지금 정리하는 마도서가 있으니까 갈때쯤 그거 줄께"

    "아, 땡큐"

    "그나저나 역시 뱀파이어 로드의 직계라는건가. 고작해야 갓 성인이 되었을텐데 대단한 실력이네"

    그치? 그게 우리 루이넬이야.

    루이넬 귀엽지. 나도 좋아해.

    "어? 야, 드리아데스가 온 모양인데?"

    "이미 알고 있어"

    문 밖에서 익숙한 기척이 하나 느껴진다. 역시 드리아데스지. 이 정령의 기척같은건 이 주변에선 드리아데스밖에 없다.

    "얏호! 야생의 드리아데스가 출연했다! 팬텀은 무엇을 할까? 1번 포획한다. 2번 잡는다. 3번 덮친다"

    "4번! 도망친다!"

    어째서 선택지가 이상한것 밖에 없는거야.

    이건 미친짓이야 나는 이곳에서 빠져나가야겠어.

    나는 창문을 부수고 그대로 뛰쳐나간다.

    "그렇게는 못하지! 저놈 잡아라!"

    밖으로 나가자 마자 나무 뿌리같은 덩굴들이 솟아나 내 발을 휘감아 잡는다.

    신수 드리아데스의 정령. 그리고 그 신수 드리아데스의 뿌리는 킬로미터 단위로 주변에 뻗어져 있다.

    드리아데스에서 어느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도 그녀의 본체이자 몸이라는건 달라지지 않기에 자유자제로 움직일 수 있다.

    "콜로커스! 잡아! 내 나무 덩굴에 걸렸으니 얼마 못갔을 거야!"

    "뭐하자는거야 두녀석 다"

    "에잇! 그러면 차라리 내가 잡겠어!"

    드리아데스가 나와서 나를 잡으려고 하지만.

    그딴거 나에게 있을 수 없어.

    수만년 묵은 나무의 뿌리라 한들 그 강도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대마왕 수준에 이른 내 육체능력에는 나무 뿌리 따위 얄짤 없다.

    "앗! 소용없다니!"

    "이것이 대마왕의 힘이다!"

    ".......... 고만들좀 해 이 미친것들아"

    뭐가 어때서, 재미있잖아.

    미래의 드리아데스처럼 과거의 드리아데스도 친해지니까 편하다. 오히려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분위기 메이커같다.

    평화로워서 좋구만, 미래엔 그렇지 않겠지만.

    드리아데스야 나중에 반역의 시기에도 딱히 일 없이 멀쩡할테니까 걱정은 없지만 말이야.

    "오늘을 햇빛이 따뜻해서 좋은걸! 광합성 하기 딱 좋은 날씨야!"

    "난 햇볕 쨍쨍한 날씨 별로 안좋아해. 그러니까 창문이나 닫아"

    "어? 창문은 깨져서 닫을수 없는걸?"

    "........ 아, 젠장. 그냥 다 꺼져줬으면 좋겠다. 한놈은 대마왕을 죽인다고 미래에서 와놓고 팅자팅자 놀고 있고. 한녀석은 그런 대마왕이랑 쎄쎄쎄나 하고 있고. 도대체 이 마계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가자고 이러는거야?"

    "안알랴줌"

    "뭐래 이 미친년이. 내가 너때문에 욕만 늘어가는거 알아?"

    으어어어, 사실 드레이크는 태생 자체부터 욕을 했다기 보다는 콜로커스에게 마법을 배우면서 함께 욕을 배워서 그런게 아닐까.

    찰지게 욕하는 방법이라도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내가 가르쳐줄까?

    아니지, 무슨 이게 선진문물씩이나 된다고 가르쳐주냐. 그냥 묻어버리자.

    "그러고 보니 나도 햇빛이 쨍쨍한 날은 그리 않좋아하는데. 비오는 날이라면 몰라도"

    "나도 비오는 날은 좋아해. 팍팍 비가 내려서 다니기 힘들 정도로. 그런 날엔 집에서 따뜻한 차나 한잔 하면 그것만큼 좋은것도 없지"

    "아니, 난 비오는건 좋아하지만 그렇게 많은 비는 싫고. 약간의 살짝 내리는 비에 우산을 쓰고 밖에 나가 걸으면서 비냄새 맡는걸 좋아해"

    예전부터 그랬지. 난 비가 좋다.

    약간 비가 오는 날 밖에 나가서 시원한 빗소리와 그런 비의 물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지. 시원하거든.

    여름에 습도가 높아도 비오는 날 만큼은 시원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

    "에에, 난 비도 좋아. 비가 오면 주변에서 수분을 보충하기 쉬우니까"

    "그럼 드리아데스는 햇빛이나 비나 다 좋아하고. 콜로커스는 소나기 같은 크게 내리는 비. 나는 약하게 내리는 비인가"

    "어쩔 수 없잖아, 난 마법사라 밖에 있는 것 보다 안에서 마법 연구 하는데 더 좋으니까. 그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럴 뿐이야"

    "각자 성격 차이인가"

    "나는 나무라서 다를 뿐이야. 나무는 원래 물과 햇빛을 좋아하니까. 아, 구름만 끼고 이도저도 아닌 날씨는 싫어하지만. 광합성도 힘들거든"

    그래, 다 애들 성격 차이.......... 어라?

    드리아데스는 종족적인 차이잖아? 원래 나무니까.

    하지만 지금은 정령의 모습. 만약 마음이 별개의 것이라면 그녀는 나무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그녀를 나누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마음이다.

    마음이 하나니, 마음이 나무의 것이니, 그러니 그녀는 애초에 나무면서 정령이더라도 나무와 같은 생각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인간처럼 생각을 하고 인간과 같은 인륜을 인지하고 인간과 같은 행동과 인간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종족을 나누는 것은 오로지 마음이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든, 환생을 해서 드래곤을 되든, 오크가 되든, 엘프가 되든, 드워프가 되든, 설령 강해져서 인간을 벗어나 대마왕이 ?

    던 간에.

    내 마음은 언제고, 인간이였다.

    아무리 인간을 벗어난들.

    마음만큼은 인간인데. 상관 없잖아?

    ============================ 작품 후기 ============================

    로드로서의 부족한 현재 팬텀의 조건 하나 클리어.

    확고한 자아를 가지고 있어야만 로드에 다다를 수 있죠. 우유부단하고 정체성도 찾지 못한 자아로는 로드 못함. 불완전한데 정신체를 유지할수 없으니까요.

    이제 팬텀에게 로드로서 남은 조건은 하나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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