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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36화 (336/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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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계에서 마족이 깽판치는거 어떻게 생각해?

    -- >

    우물 안 개구리.

    좁은 인식 안에 갇혀 사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세상을 넓게 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한정된 공간, 그 안에서 왕으로 군림해봤자 그 속에서 왕일 뿐이다.

    인간도 그렇다.

    지금 이 대륙에서 인간중에서 아무리 강한 자를 찾아봐야 드래곤에겐 이기지 못한다.

    물론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이 드래곤을 잡았다는 기록도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량의 병력을 투입해 나이 어리거나 수면기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된 드래곤을 잡은것 뿐이다.

    하지만 그 드래곤도 팬텀 앞에서는 개미 앞의 인간.

    드래곤도 마찬가지로 우물안의 개구리.

    우물 안에 있는 또 다른 우물 안의 개구리의 인식은 얼마나 될까.

    팬텀은 아주 기쁘게 웃었다.

    바슈탈 공작가는 이 대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고위 가문이다. 그 권세와 금력은 무시할 수도 없고 이전의 전쟁에서 패배해서 왕국으로 줄어들은 마케니아 왕국이기에 국왕도 꿇릴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이 대륙에서 가장 권세 높은 귀족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중간계의 레기아 대륙에 한해서 그런 것일 뿐이다.

    팬텀은 그들이 우물안의 개구리란 것을 보여주고 깨닫게 해주기로 했을 뿐이다.

    바슈탈 공작가의 두 자제. 로진 폰 바슈탈과 로자리아 폰 바슈탈.

    바슈탈 공작 본인은 이 연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곧 로진 폰 바슈탈이 가문을 이을 것이기에 그것을 대비해 경험과 인맥을 쌓으라고 보냈을 뿐이다.

    로자리아 폰 바슈탈도 비슷한 이유, 신랑감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보낸 것이다.

    마왕이란 인맥을 둔다면 좋고, 만약에 된다면 마왕이란 신랑감을(솔직히 무리다) 얻는다면 더더욱 좋으니까.

    "안녕하십니까. 바슈탈 공작가의 로진 폰 바슈탈이라고 합니다"

    그는 연회장에 들어오자 마자 성큼성큼 걸어 다른 귀족들은 무시하고 마왕인 루이넬과 그녀의 일행에게 다가간다.

    로자리아 폰 바슈탈도 마찬가지.

    어떻게 마왕인 것을 알았냐고 하면, 이 연회장에서 가장 눈에 띄니까.

    이 연회의 주연이자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마왕과 대마왕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눈에 띄는 사람을. 아니, 외모를 본다면 여러 의미로 눈에 띌것이다.

    "지혜의 마왕, 루이넬이야"

    "제 이름은 라시드, 흑야의 마왕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엔느는 괴력의 마왕이야!"

    그는 시엔느를 보고 이런 어린애가 마왕? 하고 의문을 품었으나 마족이니 그럴법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옆에 있는 여동생, 로자리아 폰 바슈탈을 소개했다.

    "이쪽은 제 여동생 입니다"

    "호호호, 안녕하세요. 로자리아 폰 바슈탈이라고 해요"

    가벼운 미소와 함께 그녀는 라시드를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간단히 말해서 꼬시려는 거다.

    마왕이라면 권력도 마계에서 순위안에 들고, 대마왕보다는 못하겠지만 마왕만 해도 충분하다.

    게다가 라시드는 미남이다. 고양이 귀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그정도야 수인족으로 생각하면 된다.

    "혹시 흑야의 마왕님은 결혼하셨나요?"

    시작부터 직구다.

    "아뇨,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신지?"

    "아무것도 아니예요. 호호호"

    솔직히 말해서 조금 애매한 사람은 한명 있다. 흑야의 일족의 현 로드.

    여성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라시드와 친근하기도 하고, 축제 이후로 전쟁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곤 하나 어쨌든 가까운 사이인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어그로꾼이라는 말을 아는가?

    어그로란 영어 단어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보통은 게임에서 몬스터가 적대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 어그로에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라는 '꾼'이란 단어가 합성되어 만들어진게 어그로꾼이라고 말한 것이며. 주로 인터넷의 용어로 쓰인다.

    의미는 주의나 관심을 끄는 사람. 다만 나쁜쪽의 의미로.

    팬텀은 철저하게 어그로꾼이 되기로 했다.

    "여어, 이게 누군가 했더니. 10년전에 날 부려먹었던 공작 영애 아가씨잖아?"

    바슈탈 공작 영애, 로자리아 폰 바슈탈은 마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사이에 난입한 남자를 보았다.

    나이는 20대의 외모, 거기에 흔히 볼 수 있는 금발에 조금 곱상하게 생겨 여성티가 좀 나는 남자.

    그녀는 어쩐지 익숙함을 느꼈다. 거기에 로진 폰 바슈탈도 마찬가지였다.

    "누구세요?"

    "나야, 나. 나라고. 기억 안나나. 아까 말했잖아. 10년 전에 날 부려먹었다고"

    "..........10년전?"

    그녀는 물론 로진 폰 바슈탈도 10년 전을 회상했다.

    그때라면........ 그리고 지금 이 연회장이 마케니아 왕국인 것도 조금 작용하여 연관되어서 금방 떠올릴 수 있었다.

    그들은 저 얼굴을 알고 있다. 작은 소년 노예였던 자의........

    "설마, 그때의?!"

    "역시 살아있었나...... 아니, 그런데 어떻게 네가 여기 있는거지? 시종으로 들어온건가?"

    일단 평민으로 풀려났으니 왕궁에 들어와 시종같은 것으로 취직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째서 반말이지? 너는 평민이다. 감히 바슈탈 공작가의 자제와 마왕님간의 대화에 끼어들다니. 죽고 싶은건가?"

    "나도 사람이고 살아있는데. 죽고 싶을리가 있나"

    "여전히 말은 반말이군"

    그는 단숨에 팬텀의 목을 쳐버리고 싶었으나. 지금 앞에는 마왕이 3명씩이나 있다.

    마왕이라 누가 죽는것을 보는건 그리 감흥이 없겠지만 적어도 연회 분위기가 망쳐지고 기분이 상할것은 뻔한 일.

    그렇기에 참는다.

    "게다가 나도 이제 평민은 아니라고. 좀 출세했지"

    "흥, 준기사 작위라도 받은건가요? 하지만 고작 그런 작위 가지고 감히 바슈탈 공작가의 자제인 저희들에게 그런 무례라니. 역시 천한 노예 출신은 어쩔수 없네요"

    "말을 바로해. 누가 노예 출신이야. 원래 난 평민이였던거. 너희들이 멋대로 납치해 경매장에다 팔아서 노예로 만든것 뿐이잖아?"

    "저희는 그런적 없답니다"

    "평민은 노예로 만드는건 불법이지. 바슈탈 공작가의 자제로서 그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하지 않았다"

    뻔뻔스럽게도 발뺌한다.

    하기야 이런 상황이면 누가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공언하겠을까. 미치지 않는 한.

    주변에는 온갖 귀족에 마왕까지 있는 마당이다. 들키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다.

    물론 들켜도 감옥에 간다거하 하지 않는다. 멋대로 노예를 만드는건 상당히 큰 죄이지만, 그들은 바슈탈 공작가의 자제니까 역시나 더러운 권력 덕분에 무죄방면 될 것이다.

    루이넬을 비롯한 라시드와 시엔느는 심기 불편함을 보였다.

    라시드는 원래 포커페이스라 자세히 봐야 눈치챌 정도지만, 루이넬은 고운 이마가 찌푸려져 있고. 시엔느는 대놓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

    팬텀이 아는척 하지 말라고 해서 겨우 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팬텀으로 인해 노한 것으로 잘못 착각한 로진 폰 바슈탈은 그를 죽일 명분이 섰다.

    "흥, 마왕님들 께서도 네놈의 무례에 분노하시는게 보이지 않는건가?"

    "아니, 말은 바로 해야지. 먼저 잘못한건 너네고. 어린 나를 노예로 만든것도 너네고. 노예에서 간신히 풀려나서 고향으로 가는 나를 기사를 보내 죽이려고 한것도 너네고. 내 외가 친척들 몰살시킨건 너네....... 는 아니지만. 너네 가문이고"

    "........ 끝까지 나와 내 여동생을 모욕하고. 바슈탈 공작가 까지 무시하는군"

    그는 장갑을 벗어 팬텀의 얼굴에 던진다. 팬텀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그저 그 장갑에 맞고 받아 잡는다.

    만약 팬텀이 여전히 평민이였다면 모를까. 아까 본인 입으로 평민이 아니고 출세 했다고 했다.

    못해도 준남작 정도라면 결투 신청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이건 팬텀이 기다린 것이다.

    결투는.

    아주 정당하게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것이니까.

    결투란건 귀족들이 시비를 붙었을 때........ 툭 까놓고 말해서 정당히 상대를 처리하기 위한것에 불과하다.

    공평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서로 힘이 같을 때 이루어지는 것 뿐이다.

    일반적인 결투는 그저 강자가 약자를 합법적으로 그리고 편하게 처리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팬텀은 이걸 바라고 있었다.

    연회장은 넓기에, 즉석해서 결투장이 만들어진다.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이곳에서 결판을 내자고 판단한 로진 폰 바슈탈의 의견 탓이다.

    "핏자국이 좀 남을지도 모르겠군"

    "그러게"

    서로 생각은 같지만 전혀 다르다.

    로진 폰 바슈탈이 걱정하는 핏자국은 팬텀의 핏자국. 하지만 팬텀이 생각하는 핏자국은 로진 폰 바슈탈의 핏자국이다.

    그는 검을 뽑아들었다.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내 구두를 핥아라. 그렇다면 팔 하나를 자르는 걸로 봐주겠다"

    "음, 내가 마지막 자비를 배풀어줄께.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때굴멍 해봐. 너만 죽이고 끝내줄께"

    진심이다.

    평민을 노예로 만들었다는 불법을 저지른 로진 폰 바슈탈은 팬텀의 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를 죽일 생각이다. 팔 하나를 자르고 끝낸다는건 보여주는 자비밖에 안된다.

    하지만 팬텀은 만약 그가 무릎꿇고 사과한다면 그 하나만 죽이고 끝낼 생각이다. 진심이다.

    다만, 그가 사과하지 않을거라는 전제가 아주 당연하게 깔려있기에 그런것일뿐.

    상대가 사과하지 않는다고 확신했기에 그냥 내뱉는 말이다.

    로진 폰 바슈탈은 자신 있었다. 바슈탈 공작가의 권력과 상력으로 대단한 실력의 기사에게 검술을 배우고 실력을 쌓았다.

    그 나이대의 인간중에선 상대할 자를 찾기 힘들 정도.

    물론 그 나이대의 '인간'이다.

    그의 검이 빠르게 휘둘러져 일반인의 동체시력으론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속도로 팬텀의 목을 향했다.

    한번에 끝낼 생각인지 검에는 푸른색의 검기가 맺혀 있어서 금속도 가뿐하게 베어버릴 위력.

    팬텀은 방어도, 회피도, 받아칠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저 맨몸으로 받아냈다.

    카가강!!!

    거친 금속끼리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 어?"

    힘을 주는데도 검은 물론이고 검기가 그의 피부 하나 가르지 못한다.

    "오라버니, 뭐하는 건가요? 빨리 끝내주세요. 장난치지 마시고요"

    "어? 어어?"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저 목에 검을 대고 멈춰서 힘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로진 폰 바슈탈은 힘을 주고 있다. 그리고 거의 전력으로.

    그러나 검의 날도 박히지 않는다.

    "아, 저기. 이제 끝이야? 더 해도 돼. 난 괜찮으니까 계속해"

    그는 팬텀의 말에 발끈하여 검을 거두고 이번에는 그의 눈을 향해 찌른다.

    검끝은 날카롭다, 검도 어느정도 찌르기에 적합한 무기.

    검기까지 서려있어 매서운 그 힘은 두꺼운 강철판도 뚫을 기세다.

    하지만 팬텀의 눈은 그 강철판의 몇천배는 튼튼하다.

    "아야, 눈에 찌르는건 좀 아프네"

    "............. 에?"

    이번에야 말로 이 연회장 안의 귀족들은 전부 이상함을 눈치챘다.

    눈이란 급소중에 하나. 그리고 신체 부위중에서 가장 약한 부분중 하나이다.

    검으로 찌른다면 눈은 짖이겨진다.

    거기에 검기까지 맺혀있다면 더더욱.

    "무, 무슨 짓을.......... 설마 마법이냐?!"

    "결투에서 마법 쓰는건 딱히 어긋나는건 아니잖아......... 아니, 그 전에 마법 아냐"

    귀족중에 기사만 있는게 아니라 마법사도 있을테니 결투에서 마법을 쓰는것도 틀린건 아니다.

    하지만 팬텀은 마법의 쥐뿔도 모른다.

    로진 폰 바슈탈은 검을 거둬 이번에는 연격을 날린다, 각각 팬텀을 죽이기 위해 날리는 급소를 노린 공격들.

    하지만 전부 통하지 않는다, 튕겨 나온다. 피부껍질 하나 베어내지 못한다.

    가만히 서 있어 무욕하게도, 피할 생각도 방어할 생각도 공격을 튕겨낼 생각도 하지 않는 팬텀.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무슨 마법을 쓴거냐! 어떤 마법을 썼길래 내 검이 통하지 않는거냐!"

    "마법? 난 그딴거 몰라. 애초에 마법같은거 쓴건 한번밖에 없었다고"

    그것도 그나마 정식으로 배운게 아니라 대충 감으로 한것 뿐.

    "전부 했냐?"

    그리고 팬텀이 주먹을 내질렀다.

    로진 폰 바슈탈의 턱이 으스러지며 뜯겨나간다. 덕분에 피가 뿜어져 나오면서 입을 벌리지 않았는데도 그의 입 안에 적나라 하게 드러난다.

    그 덕분에 사방에선 비명소리가 들려오며

    여기서 한가지.

    결투에서 상대를 죽일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나 상대가 항복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깔린 조건이다.

    그리고 문제 하나.

    과연 턱이 부서져 뜯겨나간 인간이 항복한다는 말은 커녕 간단한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을까?

    거기에 팬텀은 그의 발을 걸어 바닥에 쓰러트리고 상체 위에 앉아 주먹을 말아 쥐고 힘조절을 했다.

    마운트, 상대를 ?

    히고 깔고 앉듯 제압해 공격하는 기술.

    가끔 보면 학교에서 쌈판 날때 볼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적당히 때려줄께"

    죽을때 까지.

    ============================ 작품 후기 ============================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팬텀이랑 김정률 작가님의 데이몬이랑 만나면 존나 훈훈할듯. 요리 잘하고 대마왕이고, 드래곤 존나 싫어하고. 어쩌다 보니 설정이 몇개 겹쳤네.

    막 드래곤 고기 요리법 공유하거나 드래곤 해체법 알려주고 막 그럼. 팬텀은 드래곤을 손맛있게 패는 방법을 알려주겠지. 아니면 산채로 드래곤 하트를 적출하는 법이라던가.

    그런데 혹시나 오해할까봐 그러시는 분들에게 말하는데. 팬텀의 모티브는 절대로 데이몬 성님이 아닙니다. 초기에 팬텀은 그냥 성격 더러운 갱생의 여지 없는 그냥 순수한 대마왕 성격이였는데. 거기에 가면라이더 덴오의 모모타로스 성격이 섞였죠.

    그래서 개그캐가 됨.

    가면라이더 덴오, 존나 재미있게 봤지. 다른 가면라이더랑 다르게 개그가 상당해서 재미있었음.

    그러니 데이몬 성님보단 모모타로스를 닮았다고 해주시길. 솔직히 말해서 팬텀은 약간 딱딱하고 자존심은 좀 쌘 데이몬 보다는 모모타로스를 닮았지.

    어찌나 감명깊게 봤던지. 레이지 스트라이크 초반 부분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달리는 노선만 시간에서 차원으로 바뀐듯한 열차가 있지요.

    아무튼 다시 본편 이야기 하자면.

    공작가 좆까.

    일단 원한 있는 한놈부터 해치우고, 한쪽은 일단 여자니까 굴욕을 주고 나중에 천천히 죽이자.

    협상? 니들은 굶주린 호랑이한테 눈앞에 맛좋은 사냥감이 있는데 닭다리 하나주고 끝낼래?

    누구든 팬텀을 화나게 하면 좆되는거야.

    아주 좆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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