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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계에서 마족이 깽판치는거 어떻게 생각해?
-- >
루이넬을 똑바로 볼 자신이 나지 않는다.
형이 말하길 이미 내가 대마왕을 죽인게 확정?
다고 한다. 지금 내가 대마왕을 죽이지 않아도 그가 살아나지는 않으며. 그저 그가 죽일 예정이였던 자들만 죽는다고 한다.
아니, 그런것보다.
내가 대마왕을 죽이지 않았다면. 루이넬은 전쟁에 휘말려 마녀소리 듣지 않고 평범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마계에 전쟁을 일으킬 수 없었을지 모른다.
모두가 행복했던 세상은 이미 만들어졌고 나아갔을지도 모른다.
고작.
내가 대마왕을 죽인것 때문에.
마계의 지난 1000년의 일이. 그리고 400년전의 반역의 시기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나때문이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지독한 절망에 휩쌓였다.
모든 것의 근원은 나다.
루이넬의 가족이 죽고, 라시드의 아버지가 죽었으며, 마계는 전쟁에 휩쌓여 수많은 자들이 죽어나갔다.
대마왕이 있었다면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를 죽여서.
이런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무게가 다른 죄책감과 미안함이 마음을 짓누른다.
도대체가........ 난 뭘 한거야.
분명 나에게는 인간을 지킨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인간을 위했던 일.
마족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팬텀님?"
"아....... 일리엘"
비척비척, 혼란에 빠진 나는 걷다가 일리엘과 만났다.
지금은....... 누구에게 기대고 상담받고 싶은 심정이다.
"네........ 그런 일이 있었던 건가요"
나는 내 방으로 일리엘을 초대해 그녀에게 대마왕과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내가 대마왕을 죽여야 한다는 점. 그리고 미래인 지금 현재에선 이미 죽였다는 점.
그리고 그를 죽임으로서 지금의 마계가 있다는 것.
그 덕분에.......... 마계의 혼란은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
어째서 일리엘에게 말한걸까. 그녀가 어머니를 닮아서? 아니면 내 이상형에 가까워서?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서?
잘은 모르지만 나는 그녀에게 상담을 요청했고. 그녀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생각하는 듯 했다.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요?"
"무슨 소린지 물어봐도 될까?"
"아니, 그게 팬텀님이 대마왕을 해치우고. 마계가 그렇게 ?
다는게 아니라. 원래 팬텀님이 대마왕을 해치우고 마계가 그렇게 되는게 원래의 마계였다면요?"
"에?"
무슨소릴 하는거야. 잠시 생각을 해보자.
내가 대마왕을 죽이고 마계가 반역의 시기가 일어났다.
대마왕을 죽이고 반역의 시기가 일어나는걸 A라고 칭하고, 내가 대마왕을 죽이지 않고 평화로운 마계가 계속되는걸 B라고 하면.
일리엘 그녀는 아예 B루트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하는거다.
"이미 팬텀님은 대마왕을 해치우시고 지금 이 자리에 계세요. 그렇다는건 대마왕을 이기지 못한다는 결과나 그로 인한 미래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이예요"
"어.........."
"아예 없었던 일. 만약이라 말할 일은 어디까지나 만약일 뿐이예요. 아, 분명 만약이라는 일도 몇가지 실제로 일어나긴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확실하잖아요?"
"그건 그렇지"
내가 대마왕을 죽인 전제의 상황이 지금이니까.
"팬텀님이 설령 대마왕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면. 아예 대마왕을 쓰러트리지 못했다는 전제는 없어지지 않나요?"
"아아.........."
이해가 ?
다.
왜 난 나답게 간단하게 생각하지 말고 복잡하게 생각했을까.
원래 복잡한걸 제일 간단하게 생각하는게 내 특기인데. 몇가지 사실이 붙잡혀 생각해내지 못했다.
역시 일리엘은 천사. 천사지만.
"으아아아, 예전의 얼빠지고 바보같던 일리엘이 이렇게 크다니. 이 아빠는 너무 행복한것 같구나"
"흐에에엥?! 언제부터 제가 팬텀님 딸이였나요?! 시엔느씨랑 같은 뻘인가요?!"
"아, 역시 일리엘은 진짜 천사"
"원래 천사인데요?!"
농담 좀 한건데 뭐.
아무튼 간에.
일리엘이랑 만나길 잘한것 같다.
내가 대마왕, 일루전 로드라는 로드와 싸우기 앞서서.
지금의 무력으론 그를 이기지 못한다는걸 인식했다.
아무리 대마왕이라도 어느정도 상대가 될 줄 알았는데 상대가 로드면 이기기는 커녕 10분정도나 싸울 수 있으면 다행이지.
강해져야 한다.
오랜만에 심연에 들어가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 아니, 심연이라고 하는게 더 익숙한가. 아무튼 그녀랑 만났다.
"여어, 오랜만"
"이야기는 전부 들었다. 일루전 로드, 짜증나는 그 환술사 놈이랑 싸우게 되는건가"
"어쩌다 보니까. 그러고 보면 넌 심연의 협곡에서 오래전부터 마계에 있었을텐데. 대마왕이 눈치 못챘어?"
"눈치는 진작에 챘겠지. 아무리 그래도 내 힘의 파편중 하나니까. 하지만 녀석으로선 건들수도 없었을거다. 아무리 내가 약해졌어도 녀석도 마찬가지로 약해졌기에 섯불리 건드리는건 자기만 손해니까. 나는 거기 말고도 다른 차원에 힘의 파편이 있어서 그걸 전부 파괴 하지 전까진 소멸하지 않거든"
"어?"
그렇다는 소리는.
다른 차원에서도 나같은, 어둠에 익숙해져서 강해지는 그런 녀석이 있다는건가?
"전혀, 내 힘을 받아들이고 강해지려던 녀석은 내가 죽은 이후 네녀석이 6번째다"
"어....... 그럼 앞에 5명은?"
"두명은 자살했고 한명은 폭주하다 죽었으며, 한명은 어둠에 먹혀 소멸했고, 한명은........ 뭐라고 할까. 좀 애매하지"
"으아아아아아"
그럼 뭐야, 한명빼고 전부 죽었단 소리네!
그럼 난 뭐야! 나도 언젠가 그렇게.........
"아니, 그건 어둠에서 너의 자체의 어둠이 많으니까 딱히 가능성은 없을거다"
"무슨 소리야?"
"전에 네가 구원해줬던 수많은 마족들의 어둠........ 그걸 네가 받아들였지. 순하고 독이 없는 순수한 어둠을, 그리고 그정도의 양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이상. 너도 그녀석들 처럼 죽을 일은 없겠지"
"아아, 그런거구나"
"뭐, 그렇다고 해서 딱히 내 힘을 가지지 않아도 지금의 너보다 더 깊은 어둠속에 있는 녀석도 몇명은 있지만"
"정말?!"
상당히 많이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정신은 복싱 선수에게 후드려 맞다 못해 북어마냥 패서 이제는 더 팰데도 없을 정도인데. 그런 어둠 더 깊숙한 곳에..........
"딱히 내 힘을 받지 않아도 강한 녀석들은 스스로 어둠속에 뛰어들어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로드에 근접한놈도 한놈 있지. 그녀석과 네녀석중에서 누가 먼저 다크니스 로드에 오를지 내기해볼건가?"
"아니, 내기는 취미에 않맞아서"
"싱겁기는"
뭐 임마. 그래, 나 싱거운 남자다.
"그래서, 강해져야 하는데. 뭐 특훈 시킬거 없어?"
"한 10년만 지나면 네 성장속도로 봐선 지금보다 더 경지에 오를것 같다만"
"아니, 그런것 말고. 지금 당장 강해져야 한다고. 10년 뒤는 너무 길잖아"
강산이 한번 바뀔 시간이란다.
"그렇다면 딱 좋은 상대가 있지. 잊은거 아니냐?"
"누구?"
"애초에 네 욕망에서 파생된 존재가 있잖아?"
"......... 아"
내 본명 류한. 그리고 마계에서 대마왕의 이름인 팬텀의 이름을 붙여준 내 어둠에서 태어난 욕망의 일부.
그런데 그녀석 어디갔어?
"뭐야, 나 불렀냐"
"얌마 넌 어차피 갈데도 없는데 어디 갔다 이제 온거냐?"
"잠깐 휴식. 그나저나, 강해진다 하더라도 왜 멀쩡히 잘 있는 사람을 시비를 걸어서 싸우게 만드려는 건데?"
"내가 본체잖아. 부캐가 협조해야지"
"닥쳐, 우리한테 본캐 부케가 어디있어? 하극상 벌인다? 너 때려잡고 내가 몸 차지해버린다?"
"어쭈? 할수나 있냐? 자기 정신속의 또다른 자신을 족치는거. 만화책이나 소설에서 자주 보던 클리셰인데. 한판 떠볼래?"
"오냐, 덤벼라. 반역을 일으켜서 혁명으로 만들어주마"
"지랄을 한다. 내가 역모로 기억해줄께"
"미안하지만 그건 이기는 놈이 정하는 거거든?"
"아무튼 간에"
"잔말 말고"
나와 녀석, 팬텀은 역시 같은 정신을 가진 존재라 그런지. 똑같은 타이밍이 자세를 잡고 중얼거렸다.
"닥치고 덤벼"
"닥치고 덤벼"
심연 속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요컨데 사방을 향해 어떤 공격을 날리던 간에. 그 공격의 여파는 이 공간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어둠을 쓰는건 몰라도 부수는건 할수없지. 설령 내 데스티니 브레이커라도 어느정도 건드리는것만 가능할것 같다.
앞으로 성장한다면........ 잘 모르겠네.
아무튼 간에 이 공간 안에서 싸우면 그 어떤 방해나 여파 생각 없이 싸울 수 있다.
"............ 아?"
그리고 졌다.
일단 정신 세계 비슷한거긴 하지만 그래도 육체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느낌이 있기에 마왕으로서 몸이 꾸물꾸물 재생중.
하반신이 소멸하고 한쪽 팔이 뜯겨나갔다.
잠깐만, 뭐야 이거.
"뭐긴 뭐야, 하극상이지"
"아니, 내가 말하는건 그게 아냐. 보통 이런건 본체인 내가 이기는거 아냐?!"
"병신 같기는. 애초부터 상대가 달라. 난 너와 같으면서 반대야. 네가 평소엔 싸우는걸 싫어하고 어쩔수 없이 싸우는 타입이지만. 난 싸우는걸 즐기는 타입이란 말이다"
"그런거냐"
졌다.
꽤나 박빙으로 싸우긴 했지만. 나는 녀석한테 졌다.
.......... 어떻게 된거지? 분명 기본 스펙은 같을텐데.
역시 싸움을 즐기고 안즐기고의 차이가 큰건가?
"게다가 넌 진심이 안되어 있잖아 멍청아"
"뭐가?"
"나를 죽일 생각으로 오지 않았어. 화는 났지만 어린아이 투정을 혼내는 듯한 마음일 뿐이지. 네 마음엔 절박함이 없었어. 목숨의 위협을 받는 위기 의식도. 상대를 죽인다는 살의도 없는데. 그런 젤리마냥 부드러운 생각으로 싸우면 이길 수 있는 상대도 못이기지"
"......... 뭐랄까, 나 문제점이 많구나"
"그래도 실전에 들어가면 강해지는 타입이니까. 대련같은 거라면 본실력의 반도 못내미는 것 뿐이랄까. 아무튼 간에 몸을 빼앗아서 이번에야 말로 루이넬이랑 시엔느 동생을 만들어주마. 너넨 내가 봐도 빡쳐. 어떻게 일은 그렇게 못치룰수가 있어?"
.................... 그건 안돼.
"어?"
어느새 복구된 내 몸은 단숨에 일으켜 녀석의 멱살을 잡고 올린다.
뭐 이새끼야? 깽판치는건 용서해도 아무리 니가 나라도 함부로 루이넬한테 찝쩝거리는건 못봐준다.
"......... 뭐야, 이제서야 진심이 ?
잖아?"
"넌 오늘 죽었다고 복창해라. 전처럼 죽을 때 까지 맞자"
"난 안죽어"
그러니까. 그때까지 맞자고.
난 네가 죽을 때 까지 때리는걸 멈추지 않겠어.
"어째 우리 첫대면이 생각나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 작품 후기 ============================
연참이다.
역시 현모양처 일리엘. 내조의 여왕임.
팬텀이랑 류한이랑 싸우면 솔직히 류한이 발려요. 물론 진심이 아닐 경우엔. 맘먹으면 후려팰수 있음.
근데 용공 벨런스라니. 그건 좀 아닌것 같음 적어도 저는 한놈 족치면 그 이상으로 강한 놈이 나오지는 않음. 절대자가 끝이예요 여러분.
그리고 처음부터 떡밥 몇개 던져놓긴 했는데 말이죠. 다만 300화가 넘어서 사람들이 전부 까먹었을듯.
남자라면 크고 아름다운것이 로망이니까 제 세계관도 크고 아름다운 세계관이죠. 다들 이런 세계관 하나씩은 가지고 있잖아요?
상상력을 폭발시켜봅시다. 그나저나 새벽 3시인데 살아있는 분이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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