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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계에서 마족이 깽판치는거 어떻게 생각해?
-- >
루카크는 싸움광이다. 아니, 예전엔 소심한 성격 때문에 그리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극복한 지금은 평소에도 존댓말을 하지만 말에는 전투에 대한 것이 가득하다.
중간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종족은 누구일까.
인간?
아니, 인간은 원래 평화를 좋아한다. 극히 삐뚫어진 놈이 아니고서야 전쟁이나 싸움을 좋아하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엘프?
애초에 중간계에서도 조용하기로 소문난 종족이고 자신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은 극히 드문 종족이 싸움을 좋아할리가 없다.
드워프?
그들도 상당히 호쾌하고 시원스런 종족이며. 싸움도 어느정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제작에 더욱 힘을 쏟는다.
드래곤?
그 오만하고 우물안 개구리인 드래곤이 마법 연구에 약간 괴짜같은 드래곤이라면 모를까. 호전적이지는 않다.
루카크와 마찬가지로 투쟁적인 종족.
몬스터는 제외, 그들에게는 투쟁이라는 것 보다는 생존을 위해 필요 불가결의 싸움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하나, 호전적인 종족은 하나밖에 없다.
그들은........
"아, 저기 실례합니다"
루카크는 싱긋 웃으며 눈앞의 녹색의 피부를 가진 종족에게 상냥히 말했다.
오크.
흔히 몬스터로 알고 있지만. 지성도 어느정도 가지고 오랜시간 진화해옴에 따라 오크는 몬스터냐, 아니면 하나의 종족이냐로 인정을 받는다.
팬텀의 고향. 레기아 대륙의 오크는 후자다.
투쟁적이고 호전적이며 상대가 강하면 더욱 불타오르고 전사를 추구하는 종족.
레기아 대륙의 최남방. 황무지를 개척하며 살아가는 오크랜드의 주민들.
"싸우고 싶은사람 있나요? 싸우러 왔는데"
"인간...... 아니. 인간은 아니다. 그래도 넌 강하군"
조금은 서툰 딱딱한 느낌의 대륙공용어. 루카크도 레기아 대륙의 말은 모르지만 통역 마법이 걸린 아티펙트로 번역하고 있다.
오크어로 말하면 더욱 통할 터인데. 상대는 이쪽을 베려해서 그러는건지 일부러 대륙 공용어를 쓰는것이다.
호의를 무시하기는 그렇기 때문에 루카크는 조용히 있기로 했다.
"네, 전 강해요. 저에 비하면 당신은 약하지만. 그래도 당신은 강해요. 중간계에도 당신을 상대할만한 자는........... 인간중에는 한두명. 드래곤을 제외하더라도 고작해야 다합쳐서 서너명이 전부일까요?"
지금 루카크가 상대하고 있는 오크는 2미터가 넘어가는 거구에 온몸을 가득 매울 정도의 흉터가 나있는 자였다.
가죽으로 만든 옷이 너덜너덜해지고.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상반신이 드러나있지만. 그렇다고 흉측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그저 그동안의 투쟁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손에는 검이, 일반인은 들기 힘들 정도의 대검이. 흡사 팬텀의 레기온이나 마룡왕의 검이 생각나는 대검을 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역동적인 근육을 본다면 가볍게 휘두를 수 있으리라.
루카크와 대치하고 있는 오크의 이름은 하쿠라크 프나카.
오크족을 전부 일통한. 비교하자면 팬텀과 같은 사내이며. 오크라는 종족의 한계를 넘어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 그것도 끝자락에 올라있는 오크족 최강의 전사다.
일반적으로 인간 이외의 종족이 경지에 이르면 그 힘부터가 다르다.
아무리 좋아져도, 경지에 이르러서 육체가 최적화된다 하더라도. 인간은 인간이다.
하지만 오크는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더한 육체능력을 가지고 있고, 엘프는 정령과 궁술을, 드워프는 강인한 몸을 가진다.
기초능력치의 차이.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이종족 초월자가 싸우면 열에 일곱정도는 이종족이 이긴다.
물론 팬텀과 같이 그 열의 셋 정도의 괴물도 나오기 마련.
아무튼 루카크가 그와 대치하고 싸울 때 까지 걸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문앞에서 싸우자고 이야기 하고. 덤벼드는 오크만 싸워 이겼다.
현재 루카크는 기본형. 여자로 착각할만한 단신의 소년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가 그 모습으로 낼수 있는 힘은 변신할 때의 대략 60퍼센트 가량. 하지만 그 모습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일반적인 오크들은 가볍게 이겨낸다.
애초에 오크와 마족의 능력치는 다르다.
거기에 루카크는 마족 중에서도 강한 종족이라면 한손에 꼽힌다는 투신의 일족. 발록.
그의 무력은 이미 초월자 반열에 들어선지 오래?
다.
그 이전에 재능이 있는 마족은 시간도 많겠다 어느정도 나이를 먹으면 초월자에 들어서게 된다. 루카크야 어리지만 그것을 경험과 재능으로 커버해 올라왔을 뿐이다.
"내 이름은 하쿠라크 프나카! 위대한 내 아버지 가사크 프나카에게서 받은 이름! 그쪽도 이름을 말해라!"
"마족, 투신의 일족의 발록이자, 마계의 일축을 담당하는 투쟁의 마왕 루카크!"
"마족! 그것도 마왕! 그래서 강했군! 하지만 굴하지 않는다! 덤벼라!"
콰아아아앙!!!
하쿠라크와 루카크의 공격이 충돌한다.
검과 주먹의 충돌, 일반인이라면 검쪽이 우세하지만 격차가 나는 상태에선 상관없다.
처음부터 경지에 이른자들의 싸움에서는 무기의 유무따위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음속을 초월해, 팬텀처럼 공기의 틈새를 가르거나 주변의 대기를 움직여서 공기의 저항을 없엔 펀치를 날린다는건 루카크는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는게 정답이다.
그저 강하고, 무식하고, 굳건하고, 단단한 주먹을 상대에게 날릴 뿐이다.
그것은 하쿠라크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아무리 강한다 한들, 그는 전사. 애초에 여태껏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워왔고 승리해 이 경지에, 이 자리에 올라왔다.
마족이건 마왕이건 발록이건 간에. 일단 싸운다.
거대한 대검을 그 크기에 맞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 크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론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휘둘러 루카크를 압박해간다.
실로 무서운 검격.
루카크의 외견상 어린몸에 충돌할 때마다 터엉! 소리를 내면서 불꽃을 튀긴다.
"전력을 다해라 투쟁의 마왕 루카크! 나는 계속해서 싸운다!"
"하지만..........."
루카크는 변신을 하지 않고 싸우고 있다.
이유는 두가지.
변신을 하고 싸우면 그 힘 때문에 상대가 죽을수도 있다.
이건 그리 중요치 않다.
이 즐거운 싸움에, 하쿠라크는 죽을 각오를 하고 아주 들뜬 마음으로, 마치 하교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의 마음으로 전념하고 있다.
죽어도 별말이 없을 것이고 오히려 강자와 싸웠다는 쾌감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제가 전력을 다해 싸우면. 이 싸움은 금방 끝나버리잖아요"
그는 이 싸움이 끝나는게 싫다.
이 즐겁고 투기가 넘치는, 격렬하지만 살기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투기만 넘치는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여린 모습이라도 루카크는 천성 발록이라는 것이다.
"아니, 나는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너와 다시 싸워 쓰러트리기 전까진 죽지 않는다!"
아.
루카크는 인지했다.
이 싸움이 끝나면 끝인게 아니라.
저쪽이 나중에 또 싸움을 걸면 그때 또 싸울 수 있다.
물론 살아남는다는 전제 하에 그러는 거지만.
적당히 힘조절을 하고 직접적인 공격이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렇다면.......... 힘을 억제할 필요는 없지이이이!!!"
말투부터 바뀌며 그의 모습이 바뀐다. 어린 소년의 몸에서 단숨에 건장한. 아니 건장함을 넘어서 육중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키도, 체구도 커진 모습으로.
하쿠라크의 키를 가뿐히 넘는 모습. 그리고 그에게서 느껴지는 마력과 투지는 이전의 배 이상이다.
"싸운다! 투쟁의 마왕 루카크!"
"언제든지 와라!!!"
루카크는 웃으며 양손을 쥐고 땅에 내려찍었다.
일대의 암반이 주저앉아 내린다.
팬텀이 본다면 적당히 하라고 쥐어 팰듯한 광경이다.
하지만 루카크가 변신까지 사용한 이상 결과는, 아니 하지 않았더라도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결과다.
루카크가 이겼다.
"내가 졌다"
호쾌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부러진 오른팔을 감싼채 하쿠라크가 검을 떨군다.
그가 졌다.
오크들의 왕이자 초월자의 반열에 들어선 그가 졌다.
이것은 곧 오크 종족 자체의 패배를 인정하는 일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오크들의 최강자이자 종족의 대표.
루카크야 그저 싸우고 싶어서 온거지만. 그를 쓰러트림으로서 오크족을 휘하에 넣은것이나 다름없다.
"아, 이겼네요. 조금 개운하다"
어디까지나 조금이다. 루카크의 투쟁심을 해소시켜주려면 적어도 대공급은 와야 할수 있다.
가까운 곳에 마왕은 물론 대마왕까지 있지만.
"너는 마왕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요즘 나타난 하늘을 하는 성이 관련있나?"
"네, 그 성의 이름은 다크 로드 캐슬. 이번에 저를 포함한 여덞명의 마왕과 대마왕과 함께 타고 온 성이예요"
"그렇군"
그는 수긍했다.
마계의 산물이라면 이해가 간다는 투다. 조금 다르지만.
"너는 동맹이냐 협력을 맺기 위해 온것인가?"
"에? 아뇨, 그런건 아닌데요"
"그럼 무엇 때문이지? "
"그냥 싸우러 왔어요"
예상외의 대답에 하쿠라크는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부러진 팔과 몸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격하게 웃었기에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진정하세요!? 그렇게 웃으면 상처가 터져요?!"
"아니, 오랜만에 싸움을 좋아하는 강자를 만나서 그렇다. 인간들의 강자는 그저 무력으로 자기 안위나 이익만을 바라고. 엘프는 고요함을, 드워프는 애초에 무력에 관심조차 없지. 그와중에 너와 같은 자를 만난건 실로 오래간만이다"
"에.........."
칭찬으로 들어도 되는걸까. 아니 되는거구나.
루카크는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동맹을 해준다면, 제가 혼날지도 모르는게 조금 줄어들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지?"
"아, 전 지금 멋대로 외출해서 나온거라서요. 거기다가 원래는 비선공. 누군가를 먼저 공격하지 않는것을 약속했어요"
팬텀이 걸은 조건은 하나. 비선공과 드래곤 멸종.
드래곤의 멸종은 혼자서 알아서 잘 할테지만. 비선공이라는 것은 모든 마족들에게, 마왕에게조차 해당하는 것이다.
비선공이라 함은 방어를 하는게 아니다. 공격만 먼저 하지 않으면 된다.
상대가 한대 친다면, 정당방위로 인정되고 상대를 죽여도 무방하다.
범위가 너무 많다. 비선공의 규칙에서 마족을 죽이려면 일격에 죽여야 할텐데. 이곳으로 넘어온 마족중에서 그런 마족은 기껏해야 성에 머무르고 있는 약소 마족들 뿐.
아무튼 그런 비선공 규칙을 루카크는 어겼고. 그 전에 팬텀에게 왜 멋대로 나갔냐고 쥐어터질게 분명하다.
다른 애들이야 볼일이 있거나 멋대로 해도 되는 동급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움직이곤 하지만. 그는 아니다.
루이넬처럼 팬텀의 내자인것도 아니고, 카르덴처럼 팬텀의 혀를 내돌릴 말썽쟁이도 아니고, 시엔느처럼 그의 딸도 아니다. 요컨데 자격조건의 부족.
"혼난다니, 누구에게?"
"대마왕인 팬텀님이요"
"대마왕이라.........."
"참고로 인간이세요. 인간의 몸으로 강해지고 또 강해져서 지금의 대마왕자리에 오르신 분이세요. 굉장하죠?"
"대마왕이 인간이란 말인가?!"
"애초에 인간중에도 강자는 있잖아요. 그 확장판이라 보시면 편해요"
인간의 성장력은 차원 제이이이이이이이일!!!
인간만큼 가능성을 가지고 성장력을 가진 생명체는 아주 드물다.
"드래곤 외의 종족에게는 비교적 우호하시니. 마족이라서 중간계 침공이네 뭐네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거예요"
"그건 다행이군"
"네, 다행이죠. 난 인간이 싫어, 하면서 동족혐오감에 찌들어 중간계를 멸망시킨다고 하면 저의 마왕들이 덤벼도 못이겨요 그사람"
"그정도로 강자라......... 한번 싸워보고 싶군"
"일단 저한테 이겨보고 싸우시는건 어떨까요?"
"하하, 그것부터가 난제인것 같은데"
화기애애......... 라고 할까. 아까 전까지만 해도 피가 튈 정도로 싸우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권한으로, 동맹을 맺어주도록 하지. 그렇게 한다면 딱히 혼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아, 그거 감사해요"
하지만.
과연 팬텀이 동맹 맺어왔다고 깽판친걸 감안해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든 루카크였지만.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그린 드래곤 봐주는 것도 어디까지나 비선공일때. 조용히 짜져 지내면 냅두는데 건들면 박살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팬텀이 '레기온'으로 잡은 드래곤 수가 9999마리지. 팬텀이 고작 그정도 잡은건 아니거든요?
게다가 비공식적으로 주먹으로 처잡은건 더 많으니까 실제로 잡은건 더 많을 듯요.
그러니까 팬텀이 잡은 드래곤 수는 기본 9999마리 더하기 주먹으로 잡은놈 더하니 비공식적으로 잡은놈. 그런 고로 일만은 훨씬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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