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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22화 (322/468)
  • 322/468 회

    < --중간계에서 마족이 깽판치는거 어떻게 생각해?

    -- >

    레기온을 들었다.

    멸룡을 점검했다.

    마력을 장전했다.

    죽인다는 살의를 품었다.

    나는 터벅터벅, 처음 걷지만 내 감이 이끄는 곳을 향했다.

    내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에 의해, 주변의 풀들이 죽어나가고 몬스터중에선 수위를 다툰다는 오우거 조차 심장마비로 죽는다.

    죽인다.

    얼려 죽인다.

    찢어 죽인다.

    불태워 죽인다.

    목을 잘라 죽인다.

    그 밖에도 죽이는 방법 수십, 수백가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정작 죽이는 방법은 몇번 한정되어 있지 않다. 아, 젠장 치유 마법같은거 쓸 수 있었으면 무한정으로 죽일 수 있었을텐데.

    그 쓰레기 드래곤. 어떤 방법으로 죽이는게 좋을까?

    내가 가는 곳은 깊숙하고 아주 험한 산. 거기에 몬스터도 아주 많이 나온다.

    더불어서 드래곤의 가디언. 레어를 수호하기 위한 골렘 류도 많이 나오지만. 비록 비생물이더라도 내 살기에 노출되면 그대로 골렘의 핵에 금이 가버린다. 내 살기를 버틸 수 없는거겠지.

    일반적인 살기라면 모를까. 초월자 반열에 들어선 나는 살기가 말 그대로 죽이겠다는 의지. 상대가 무엇이든 간에 죽여버린다.

    "아아, 정말 정겨운 느낌이구나"

    능력을 깨닫기 전에......... 그러니까 능력 자체는 있었지만 능력이 뭔지 몰랐을 때. 그때 나는 녀석의 특유 느낌이 싫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반가울때가 있을 줄이야.

    정겹구나. 그래, 죽이기 좋을 정도로 정겨워.

    "레오도스론"

    그 망할 똥색 도마뱀.

    드디어 내가 왔다.

    어떻게 불러낼까. 크게 소리쳐서 녀석을 불러내도 되지만. 녀석 성격상 귀찮아서 안나올 가능성이 대다수.

    그렇다면.

    종족 특성상 나올 수 밖에 없게해주지.

    드래곤이란 중간계의 수호자. 그렇기 때문에 마족과 천족같은 이계의 종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우리야 다크 로드 캐슬은 강대한 에너지와 함께 마왕으로서의 마력이 가려지고 있고. 아직은 마족의 것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았기에 두고 보는 드래곤이 몇 된다.

    마족이 탄게 밝혀지면 공격하겠지만. 당할리가 있나.

    아무튼 녀석을 불러내는 방법은 하나.

    아주 강한 마기를 풍겨 녀석을 끌어낸다. 나올 수 밖에 없도록.

    "수면기가 아니였으면 좋겠는데"

    막상 왔는데 자고 있으면 싫잖아?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마력을, 아니 그것을 압축하고 정제한 고도의 파괴적인 에너지 마기를 뿜어낸다.

    콰가가가!!!

    내가 서 있는곳 주변 일대가 바스라지듯 검은 아지랑이에 닿아 소멸한다.

    이것이 대마왕인 나다.

    쿠구구구구!!!

    땅이 울리면서 익숙한 마나가 솟구치는게 보인다. 드디어! 드디어 왔구나 빌어먹을 자식!

    너무 반가워서 죽이고 싶은데에에!!!

    [감히 내 영역에서 마력을 풍기다니! 어떤 놈이 더러운 마족을 소환한 것이냐!]

    금색의 동체가 위용을 드러낸다. 아니, 녀석의 몸은 똥색이야 그냥.

    마룡왕과 흡사한 드래곤의 몸. 하지만 뿔의 개수나 몸의 슬림함은 다르다. 마룡왕은 마법보다 무공을 배웠기에. 그리고 이제는 마법을 쓰지 못하기에 드래곤의 본체도 보기 좋게 날씬하고 건강한 모습인데. 그에 비하면 녀석은 좀 뚱뚱하다고 할까.

    아, 젠장. 잠깐만. 너무 반가워서 이번엔 눈물이 날것 같다.

    [네놈이냐!]

    "야, 레오도스론. 오랜만이다"

    [감히! 마족 주제에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콰아! 하고 브레스가 이쪽을 향해 쏘아진다. 흠.......... 드래곤은 브레스는 물론 강력하고 마족도 중간계에선 제약을 받는게 상식이니까. 아마 어느정도 강한 마족으로 판별하고 일격에 죽일 생각으로 뿜은게 분명하다.

    저정도면 중급 마족 정도는 일격에 죽겠는데.

    하지만, 나에게 그딴거 없지.

    브레스의 종류는 화염을 뿜어내는 고열의 브레스. 골드 드래곤은 저것 말고도 레이져 브레스도 쏘던가?

    "오랜만에, 그것도 네가 보고 싶어서 불렀던 사람인데. 이렇게 대해도 되는거냐?"

    그냥 그대로 맨몸으로 받아낸다.

    화염이 내 몸에 닿아 주변의 모든것을 증발시켜버리지만. 통하지 않는다. 정작 내 몸은 옷깃하나 내 마력으로 보호되고 있어 간섭이 불가능하다.

    [그럴수가!!! 네놈은 평범한 마족이 아니구나!]

    "그래, 나 마족 아니야. 나좀 기억해 보라고. 드래곤은 망각을 모른다며? 좀 기억을 되살려봐"

    [네녀석의 얼굴은 본 기억따위 없다!]

    그와 동시에 녀석의 몸 주변에서 강한 마나의 유동이 느껴졌다. 하지만 마법을 쓰는 그런 정교한 힘을 느껴지지 않는다.

    언령, 흔히 용언이라 불리는 드래곤의 비기인가!

    [파워 워드 킬(Power Word Kill)!!]

    말하자면 말만으로 누군가를 죽인다는 뜻.

    드래곤인 자신보다 정신력이 낮은 자를 일격에 죽이는 필살기.

    하지만.

    그건 중간계에서나 통하는 기술이다. 중간계에 드래곤보다 정신력이 높은 종족이 있을리가 있나.

    마계에서 그런 고생을 격고 대마왕이 된 내가. 드래곤보다 정신력이 낮다고?

    지랄하지마라.

    쿠웅! 하고 가볍게 내 머리를 울리는 진동. 하지만 그저 그뿐이다.

    [마, 말도 안돼! 어떻게 용언을 맞고도 멀쩡할 수가 있는거지!]

    "기억해라 레오도스론"

    아니, 이 얼굴로 알아보려는걸 바라는건 무리인가.

    나는 품속에서, 예의 그 물품을 찾았다.

    내가 변장할 때 쓰던, 모티브는 갓 청년이 된 나.

    이 모습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때의 모습이라면 망각을 모르는 드래곤의 기억을 대조해서라도 찾아낼 것이다.

    나는 팔찌를 찼다.

    그리고..........

    "나다, 이 빌어처먹을 도마뱀"

    레오도스론, 그는 올해 약 7800세다.

    그는 고룡중의 고룡. 거의 8000세에 다다른 그에게는 같은 드래곤 중에서도 그와 대등한 자는 거의 없다. 그저 그의 위에 지금 9000살대에 들어가는 드래곤 로드만이 있을 뿐이다.

    그나마 드래곤 로드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나의 품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드래곤 로드 후보로 되는게 바로 그, 레오도스론이다.

    그는 드래곤이다. 자웅동체. 혼자서 알을 만들어 해츨링도 키울 수 있는 드래곤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예전에 연심이란걸 가진 적이 있다.

    슬레이온.

    자신보다 연상이였던, 만약 살아있다면 8000세는 가뿐히 넘었을 고룡.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마음을 거절했고, 사고로 사라졌다.

    그런 그녀가 사라진 레어를. 레오도스론은 아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그녀의 지식도 전부 손에 넣었다.

    아니, 그리고 발전했다. 마치 그녀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발전이라도 해야겠다듯이.

    하지만 단 하나, 차원 이동에 관한 마법은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틀리다.

    성공은 했다. 하지만 그 성과가 나질 않았던것 뿐이다.

    그는 차원이동에 대해 마지막 실험으로 직접 이성이 있는 생명체. 즉 인간을 다른 차원으로 보냈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실험은 성공했고. 안정화를 해서 차원의 틈새의 압력에 짖이겨 죽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실험체.

    차원이동 실험의 마지막 실험체를 다른 차원으로 보낸 후, 다시 오게하는 왕복 실험만이 남아있었다.

    그것을 시행하기 위해 그는 실험체에게 왕복을 위해 중심이 되는 팔찌를 채우고 이동을 시켰다.

    분명 이동은 성공했으나 왕복은 하지 못했다.

    거기까지, 레오도스론의 인내심이 다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실험을 했건만, 다른 차원의 이동하는 방법을 알아서 이득이 없다. 그걸 깨달은 그는 차원이동에 대한 마법을 전부 포기했다.

    그동안 당한 실험체의 수는, 그러니까 인간의 수는 수백명.

    그중에서 살아남은 자는 없다. 더욱 정확히 말해서 그 실험체가 죽는것을 확인하고 딱 한명, 죽은 모습을 보지못한 실험체가 있다.

    이름도 알지 못한. 한 인간.

    "나다, 빌어처먹을 도마뱀"

    있을수 있을리가 없다.

    이건 있을 수 있을리가 없다.

    있다 해도 다른 차원에 있을 인간이,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 앞에 서있다.

    "어디 만화에서 봤거든.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기분 좋게, 경쾌하게, 아주 기쁘게 웃으며 그가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 미소에 걸린건 행복이나 즐거움같은........ 아 정정하겠다. 즐거움과 행복은 맞다.

    다만 그 의도가 순수한 증오와 분노, 그리고 복수심으로 얼룩져 있을 뿐이다.

    "반가워, 레오도스론. 아, 난 니 이름을 알고 있는데 나만 이름 알고 있는건 불공평하잖아"

    그는 낄낄 거리면서 중얼거린다.

    무언가 비틀린 느낌이 난다.

    "내 이름은 팬텀, 그리고 류한. 합쳐서 팬텀 류한........ 뒤의 이름은 기니까 않붙일래. 그리고 난......."

    쿵! 하고 강대한 마력이 일대를 잠식한다.

    "대마왕이다"

    대마왕.

    마계의 절대적인 지배자. 마왕들이 전부 덤벼든다 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 최강자.

    그 이름은 너무나도 무겁다. 중간계, 정령계, 천계, 마계, 그 어디에서도 그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최강.

    "왜?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오는 거냐?"

    레오도스론은 그의 정신 세계에서 극하게 부정하고 있다.

    그럴리가 없다.

    고작해야 인간이, 그것도 자신의 실험체로 쓰여졌던 나약한 인간이 대마왕이 ?

    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럴 확률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단 1퍼센트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팬텀의 몸에서 뿜어지는 농도높은 마력은 그의 몸을 감싸는건 물론 이 일대 수백미터는 가뿐하게 안개처럼 퍼지고 있다.

    적어도 고위 마족, 그중에서도 정점을 달리는 마왕급 이상이 아니라면 이건 불가능하다.

    [대, 대마왕......... 이라고?]

    "솔직히 말해서, 너한테는 한가지는 고마워 해야 할게 있어. 바로 나를 차원이동 시켜준 것"

    팬텀은 평범하게 삶을 살다 죽을 수 있었지만 레오도스론에 의해 그의 운명이 틀어졌다.

    21세기 한국에 떨어지고, 또 마계에 떨어졌었다.

    그리고 만난 인연과 경험들. 그것이 지금의 팬텀을 있게 만들었다.

    "그거 하나만큼은 정말 고마워. 이건 진심이야........... 내가 너를 죽이고 싶은 마음만큼!!"

    [컥?!?!]

    드래곤인 그의 인식을 초월해 마법이나 용언을 쓰기도 전에 어쩔 사이도 없이 일대를 잠식한 마력이 레오도스론의 몸을 침식한다.

    마력이란 본래 이 중간계엔 없는 힘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족에겐 산소나 다름 없는 역할을 하지만, 그 이외의 중간계의 생물에게는 치명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보통 몸을 침식해서 마력이 뇌에 스며들면 미쳐버린다.

    팬텀이 마계에서 멀쩡하게 돌아다니고 마력을 몸에 받아들이고도 살아 있을 수 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그의 아버지가 가르쳐준 심법과 그의 능력인 '감각'으로 마력을 완전히 제어하는 것 덕분.

    그나마 팬텀도 일부러 마력을 뇌에 넣으면 반쯤 미치고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는 듯한 현상이 일어난다.

    아무튼 마력은 중간계 생물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마나에 민감한 드래곤이라면 더더욱.

    몸안에 일부 침입해도 소량의 마력이 마나의 유동을 방해한다. 흡사 사람을 죽이는 맹독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이야, 고작 이정도로 해선 안되지. 앞으로 좀 더. 만화로 치자면 적어도 한권. 글로 쓰자면 적어도 A4용지 한장 분량은 놀려줘야지 않겠어?"

    [네, 네놈!!!]

    말은 시비를 거는 어투지만. 레오도스론은 진득한 살기에 몸을 떨었다. 드래곤이라 그나마 멀쩡한 것이지. 설령 이 근방에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있었다 하더라도 심장마비로 죽는다.

    순수한 증오와 분노, 그리고 복수심에 가득찬 그의 모습은 인간을 자처하지만 보이는 모습은 어디까지나 악마.

    "자, 드래곤은 얼마나 갈궈야 죽는지. 실험 시작이다"

    -문제 하나-

    [드래곤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건가요? 그 거체에 불가능 할텐데]

    드래곤은 보통 움직일 때 자동으로 마나를 사용한다. 날갯짓도, 꼬리의 움직임도 몸의 움직이는것도 하나하나 전부다.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해내기에 드래곤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몸이 원래 크기보다 가벼운 감도 있다. 드래곤의 뼈와 비늘은 가벼우면서도 친마나성 소재이며 항마력이 강하다.

    "한번 보고 싶었어. 드래곤의 날개는 새처럼 뼈가 뽕뽕 뚫려서 가벼운건지 한번 보고 싶었거든"

    기분 나쁘게 웃은 팬텀이 레오도스론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레오도스론은 위기감을 느끼고 마법을 사용. 단숨에 그의 거체를 감싸는 고위 마법이 발동한다.

    인간은, 중간계의 인간은 천년이든 만년이 지나든 뚫을 수 없을 마법의 방패.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중간계의 인간에 한정된 일.

    팬텀에게는 상관없다.

    "그림자로는 무리려나. 그렇다면 강기다"

    팬텀은 괴물이다.

    여러가지 의미로 괴물이다.

    그 반증으로 그가 다루는 강기는 이미 초월지경에 이르렀다, 그가 마음 먹는 대로 움직일 수 있고, 그가 원하는 대로 형태를 이룰 수도 있다.

    그것이 다 듀랜달의 강기를 ?

    어봐서 해내는 기교이다.

    고작해야 몇번 본것으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강기가 인간은 평생이 가도 뚫을 수 없는 마법의 장벽을 깨부수고 찢어 레오도스론의 몸을 찌른다.

    목표는 양손과 양 다리의 끝부분.

    푸욱! 하고 박혀들어간 강기는 그대로 작살의 모양으로 변해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컥?!?!]

    "개구리 해체 모양! 뭐, 요즘은 교육 방침이 바뀌어서 안하는 학교도 있는 모양이지만"

    개구리 해부를 할때 판에 고정을 하고 개구리의 팔다리에 침을 꽂아 고정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지금 모습이 그것과 흡사하다. 다만 그 상대가 드래곤이고 개구리에 비해 몇배는 거대하다는게 다를 뿐이다.

    "날개를!"

    팬텀이 레오도스론의 등 위에 올라탔다.

    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레오도스론은 분명 마법을 쓸 수 있다. 드래곤의 정신은 그럴 여유가 남아 있다.

    다만 환경이 안될 뿐이다.

    지금 이 일대는 마력으로 가득 차서 마나라곤 보기 힘들 환경이 되어있다. 팬텀이 무지막지한 마력으로 일대를 거의 마계와 흡사한 환경으로 바꾸었다.

    땅은 아직 무리지만 적어도 마나가 가득한 대기만큼은 그렇게 바꾼 것이다.

    덕분에 마법을 쓰지 못한다.

    어떻게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주변에 배열하여 마법을 쓰든 하든 할텐데. 마력에 짖눌려 마나가 마법을 형성하기도 전에 무너진다.

    드래곤의 힘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뜯어낸다!!"

    팬텀이 레오도스론의 날개 한쪽을 뜯어냈다.

    우드득!!!

    [크, 카아아아아악!!!!]

    "아, 미안. 차라리 자를걸 그랬나? 그래도 이게 더 아플걸?"

    아니, 오히려 그때는 안아픈쪽을 해주는게 정상이다. 다만 팬텀의 감정은 복수심이자 증오기에 상대의 고통을 줄여주기 보단 늘려주는게 좋은 쪽이다.

    "그런데 이러면 해부하는 보람이 없잖아. 개구리고 배를 갈래 해부할땐 살아 있는데'

    뜯어낸 날개를 해부해봤자 본체인 레오도스론에겐 고통이 가지 않는다.

    팬텀은 가볍게 걸어가 다른쪽에 있는 날개를 향한다.

    피막으로 된 부분을 자신쪽으로 기울게 하고.

    그대로 찢는다.

    찌이이이익!!!

    거친 천이나 혹은 두껍고 질긴 가죽같은 것을 뜯는 소리가 난다.

    한가지 더, 피막같은 날개도 파충류에 가까운 드래곤에게는 몸의 일부다. 잘 보면 핏줄도 있고 통각도 있다.

    [카악! 제발! 그만.........]

    "내가 그만하라고 할때는 그만 했어?"

    그에 레오도스론은 침묵했다.

    그리고 팬텀은 그의 날개 한쪽을 전부 해체하여 뜯어냈다.

    물론 그 고통은 전부 그가 격었고 말이다.

    -해답-

    [드래곤의 뼈는 새의 뼈처럼 가볍고 튼튼해서 날 수 있답니다. 직접 부러트려봐서 확인한 결과입니다]

    -문제 둘-

    [드래곤의 이빨은 총 몇개인가요?]

    드래곤의 이빨은 드래곤 본. 그러니까 드래곤의 뼈의 한종류라고 말할 수 있다.

    무기를 만드는 데도 쓰고. 아티펙트를 만드는데 범용적으로 쓰이는 부분. 왜냐하면 이빨은 빠져도 다시 나기 때문이다.

    물론 드래곤에게 이빨을 뽑는다는것은 종족 특유의 내구도 때문에 힘들다. 오우거가 드래곤의 이빨에 붙어 낑낑거리면서 뽑는다 한들 빠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그건 팬텀앞에선 소용없다.

    "입 벌려봐. 아, 말 하면 안듣겠지? 그냥 내가 벌려줄께"

    레오도스론의 입 안에 손을 집어넣고 가볍게 벌린다. 하지만 그 행동만으로 거칠게 벌려진 레오도스론은 그대로 턱이 빠진다.

    강한 힘에 의해 일시적으로 빠진것이고, 조금만 힘을 줘서 올린다면 다시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팬텀이 해줄리 없다.

    그전에. 혹시 이빨을 뽑아본 적 있는가?

    그 때 뽑는 것은 그나마 썩거나 빠지기 직전의 흔들리는 이빨. 뽑는데 그리 아프진 않다.

    하지만 생이빨은, 그것도 아직 한창의 이빨은 다르다.

    잇몸이 이빨을 붙잡듯 잡고 있고 이빨의 뿌리가 깊게 박혀 있어 생이빨을 뽑는다면 그 고통은 일반 이빨 뽑기의 몇백배에 달한다.

    [제, 제발........ 내 레어의 재보의 반을 주겠다........]

    "반을 줘? 웃기시네. 전부를 준다고 해야할 망정. 욕심이 나는 모양이지?"

    애초에 전부를 줬어도 그만두지 않았다.

    팬텀은 레오도스론이 벌린 입 안에 손을 뻗었다.

    송곳니로 보이는 이빨 하나를 잡고.

    뽑아낸다.

    푸확!!!

    피가 뿜어지면서 사방으로 튄다.

    "하나"

    다시 또 하나를 뽑는다.

    "둘"

    레오도스론은 눈물을 흘리며 입을 닫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팬텀의 그림자에서 나온 것이 형태를 이루어 뭉쳐져서 입을 닫지 못하게 막고 있기 때문이다.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덞"

    그가 숫자를 셀때마다 피가 뿜어지고 땅을 구르는 이빨의 수도 늘어간다.

    이내 그는 레오도스론의 입안을 깨끗히 비워냈다.

    "총 36개. 인간은 이빨이 32개 정도라는데. 넌 이빨이 커서 그런지 딱히 다르진 않구나"

    바닥에서 레오도스론의 이빨이 뽑혀진 자리에서 뿜어져 나온 피로 흥건하다, 그건 팬텀의 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듯. 팬텀은 웃으며 레오도스론의 콧등 위로 올라가 그의 눈과 마주치며 말한다.

    "왜 그래? 아직 많이 남았거든?"

    -해답-

    [직접 뽑아서 세어보니 드래곤의 이빨은 36개 입니다]

    -문제 셋-

    [드래곤도 목젖이 있나요?]

    -해답-

    [있긴 있습니다만 앞으로 쓸일이 없을것 같아서 잘랐습니다]

    -문제 넷-

    [드래곤의 내장은 어떻게 생겼나요?]

    -해답-

    [갈라서 확인하면 금방 죽을것 같으니. 한대 후려쳐서 짖뭉게니까 어제 먹은 밥을 토해내는걸 보면 적어도 보통 생물이랑 똑같은 기능을 합니다]

    -문제 다섯-

    [드래곤도 고통을 느낄수 있나요?]

    -해답-

    [물론 느낍니다. 아주 많이요. 오히려 평소에 고통을 모르고 지내서 그런지 고통에 민감하고 반응이 너무 좋습니다]

    -문제 여섯-

    [드래곤의 꼬리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해답-

    [맞습니다. 자르니까 아파하면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못합니다]

    -문제 일곱-

    [드래곤의 등에 타면 편하나요?]

    -해답-

    [전혀요. 등에 따로 후벼파서 고깃덩이가 된 자리를 만들어봤는데. 다른건 그렇다 치더라도 승차감은 별로입니다]

    -문제 여덞-

    [드래곤의 코에는 콧털이 있나요?]

    -해답-

    [없습니다. 안쪽까지 코를 찢어 전부 확인해 보았는데, 없었습니다]

    -문제 아홉-

    [드래곤은 소화기관의 끝, 그러니까 항문이 있나요?]

    -해답-

    [딴에 초월자 반열에 든다고. 먹은건 전부 소화시키니까 항문은 없습니다. 그래서 레기온으로 뚫어 하나 만들어주었습니다]

    -문제 열-

    [드래곤의 혀는 어떤 구조인가요?]

    -해답-

    [인간의 혀와 딱히 다른 단면은 아닌걸로 보입니다. 다만 넓적하기 보다는 긴. 파충류쪽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자르니 말을 못하는걸로 보아, 기능은 똑같네요]

    -문제 열하나-

    [드래곤에게는 생식기가 있나요?]

    -해답-

    [드래곤은 어떻게 알을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성형으로 보이는 레오도스론에게 요만큼의 거시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타구니 부분을 전부 찢고 헤집어 알아낸 결과입니다]

    -문제 열둘-

    [드래곤의 피는 양이 얼마나 되나요?]

    -해답-

    [생각보다 많습니다. 몸은 가벼워도 크기가 있는지라 그에 비례하여 적어도 수백리터는 가뿐이 된다는점입니다. 덕분에 어디 상처가 나도 몸이 워낙 크기에 피가 몸을 도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적어도 과다출혈로 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참 다행입니다]

    -문제 열셋-

    [드래곤에게는 심장이 두개 있다던데 정말인가요?]

    -해답-

    [네, 사실입니다. 드래곤은 드래곤 하트와 일반적인 심장의 기능을 하는 평범한 심장이 있습니다. 현재 열심히 뛰면서 붉고 핏줄이 가득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심장이. 제 주인이 죽는걸 모르고 바보같이 뛰네요. 너무 불쌍하죠. 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평생 멈춘적 없는 그 심장은 휴식을 취하게 될겁니다]

    -문제 열넷-

    [드래곤의 비늘은 뜯으면 안에 살이 나오나요?]

    -해답-

    [온몸의 비늘을 뜯으니 꽤나 맨들맨들한 살이 나옵니다. 그래도 마치 손톱을 통째로 뽑는것 처럼 피도 꽤나 철철 납니다]

    -문제 열다섯-

    [드래곤은 이족 보행인가요 사족보행인가요?]

    -해답-

    [사족보행인가 싶어 양팔을 자르고 걸어보라고 걷어차주니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데. 두발로도 잘 걷습니다]

    -문제 열여섯-

    [드래곤의 눈의 크기는 얼만한가요?]

    -해답-

    [크기는 농구공보다 큽니다. 뽑아놓고 보니까 금색의 눈동자가 꽤나 멋있는게. 포르말린에 담아 보관하면 훌륭한 장식품이 될것 같습니다]

    -문제 열일곱-

    [드래곤의 발톱은 총 몇개인가요?]

    -해답-

    [인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총 20개. 다리 하나에 5개씩 입니다. 뽑아도 격통을 느끼는것도 인간의 손톱, 발톱과 같네요]

    -문제 열여덞-

    [드래곤의 고기는 맛있나요?]

    -해답-

    [맛 좋을것 같은 뱃살 부위를 잘라 구워먹어봤는데. 질기고 맛이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고기를 절이고 비린내를 없에면 꽤나 맛있게 될것 같습니다]

    -문제 열아홉-

    [드래곤의 뿔은 몇개인가요?]

    -해답-

    [드래곤마다 다릅니다. 다만 이녀석은 8개네요. 하지만 어차피 전부 장식이라 필요 없으니 부러트려줬습니다. 사슴의 녹용을 자르면 고통스러워 한다는데. 드래곤의 뿔도 비슷한가 봅니다]

    -문제 스물-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만 따로 절개해 뽑아내도 드래곤은 살아 있나요?]

    -해답-

    [................ 얼마간은요(웃음)]

    레오도스론의 상태........ 아니 이건 그저 고개를 젓게 만드는 해체작업과도 같다.

    아니, 해체 작업이라고 말하기엔 도축업자들에게 모욕이다.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일을 할때 죽는 소나 돼지들은 짧은 시간에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건 그저 고문이다.

    온몸을 헤집고 찢고 분해하고 갈라내고 베고 뜯고 짖이기고 다지고 부수고 짜내고 떼어내고 태우고 얼리고 피가 뿜엊져 나오고.

    멀쩡한 곳을 찾는게 오히려 더 어려울 것 같다.

    한 생명체를 이렇게 잔혹하게 해부할 수 있다니, 적어도 개구리 해부라도 이렇게는 안한다.

    "아, 역시 드래곤 하트를 뽑으면 얼마 못사는구나"

    팬텀이 손에 자신의 주먹보다 큰 구체를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면서 중얼거렸다.

    드래곤 하트.

    드래곤의 최고로 중요한 부분이지 마나의 집합체중에 집합체라 불리는 것.

    그것의 가격은 셀수 없을 정도다. 부르는게 가격. 그것도 조각이 아닌 원형 그자체, 거기에 고룡의 하트라면 더욱이.

    하지만 팬텀의 관심사는 그것이 아니다.

    레오도스론. 녀석의 죽음.

    [차....... 라리..... 죽여........]

    그가 신음하면서 말한다. 참고로 지금 말하는 것은 정신적인 감응에 의한것. 성대에서 나와 입으로 말하는게 아니다.

    애초에 그의 목과 입은 말하기 그른 상태다.

    차라리 죽여달라는 말에, 팬텀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아니지. 넌 내가 차라리 죽여달라는 말에 죽여줬어? 오히려 죽을것 같으면 '이런 질긴 실험체는 처음이다, 죽으면 아깝지'하고 강제로 살게 만들어줬을텐데? 인과 응보라는 거야"

    팬텀은 조용히 레오도스론의 눈과 마주치며 관전한다.

    그저, 녀석이 충분한 고통을 격고 가지며 죽기를 기다린다.

    느긋하게, 몸이 걸레짝에 가깝게 변했지만. 적어도 드래곤이니 어느정도 살 수 있다. 그래도 드래곤 하트가 있다면 구사일생으로 살아날 수는 있지만 드래곤 하트는 이미 적출해낸지 오래다.

    남은건 고작해야 1시간 정도. 그 드래곤이 겨우 1시간 밖에 살지 못한다.

    하지만 그 1시간이 팬텀에게는 여태껏 격은 행복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리고.

    팬텀은 그저 죽는 꼴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몸을 어둠으로 변환한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의 입이 찢어지는 듯 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문제-

    [드래곤의 영혼도 심연에 처넣을 수 있나요?]

    -해답-

    [물론입니다. 오히려 정신 오염같은 것은 내성이 없는지 더 괴로워 합니다. 영원히 고통받을듯 하네요]

    ============================ 작품 후기 ============================

    영원히 고통받는 레오도스론.

    문제 형식으로 알려주긴 했으나 대답이 좀 섬뜩하죠.

    상상하면 존나 고어일듯, 드래곤 고기 인형임.

    아무튼 레오도스론을 족쳤다. 기분 존나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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