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20화 (320/468)

320/468 회

< --300화 기념 외전.

-- >

위연이를 목마 태우고 제갈세가에 왔다.

먼저 시비를 걸어야 하는데.

"멈춰라! 여기는 제갈세가다! 누구냐!"

"적건괴협"

"헙, 그 적건괴협........ 무슨 볼일로 제갈세가에 오셨소?"

"제갈세가의 봉문"

"그, 그건 가주님의 명이 없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세가의 적?!"

그딴거 없이 발을 들어올려 참격을 날린다.

아, 맞다. 한가지 더.

나는 여태껏 이 무림을 돌아다니는 동안 마력은 기껏해야 강기를 뿜어내거나 할때만 사용했다.

그나마 마력의 기운. 요컨데 다른 사람들이 마력을 가지고 마인! 하고 소리칠만한 기척을 흘리지 않고 극도로 섬세하게 압축하여 누군가가 마기라고 느낄 기척조차 없게 만든거다.

그래서 내가 마력을 쓰면서 여태껏 마인이라는 소릴듣지 않은 이유다.

아무튼 다시말해서.

나는 싸울때는 육체능력만 사용했다는 이야기.

"아, 뭐야, 더럽게 약하네"

나는 참격을 날리고 중얼거렸다.

일격에 제갈세가의 건물 한채 작살. 안에 있는 사람은 죽지 않도록 조준하고 위력까지 절제해서 날린거니까 괜찮겠지.

일단 사람이 몰려있는 곳인 이상. 일반인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피해를 입힐수야 없지.

"적이다! 적건괴협이 제갈세가에 쳐들어왔다"

"이래야 나답지! 전부 몰려와라! 싸가지 없는 녀석을 키워낸것 보면 제갈세가도 청성파처럼 더럽게 썩은 모양이지!"

전부 뭉게서 봉문 시켜주마.

섬풍십이검(閃風十二劍) 임천.

홍랑객(紅狼客) 이전규.

난천검(亂天劍) 우전량.

흑대부(黑大斧) 이규.

검서생(劍書生) 제갈이선.

그외 기타등등의 몇명.

워낙 자기 소개를 하면서 어쩌구, 그 유명한 적건괴협과 싸우게되서 어쩌구, 이 악적 어쩌구.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나오는 녀석들을 족족 쥐어 패고 후려쳤다.

유명한 무림인인것 같은데. 다 허접하더라.

"너는 저렇게 하면 안된다. 다들 빈틈이 많잖아"

"에, 제가 보기엔 다 빨라서 안보이는데요"

"아, 잠깐만. 도와줄께"

위연이의 몸 자체를 바꾼다.

몸의 성능 자체를 인간 이상의 것으로. 인간을 초월한 것으로. 물론 어느정도 수준을 맞춰서.

너무 인간을 벗어나면 이상한 취급을 받을테니까. 내 제어권이랑...... 아, 마신한테 받은 권능의 느낌을 살려서 설정해볼까.

육체의 성능은 일반 인간. 성인 남성의 3배정도. 하지만 그정도는 인간으로 치자면 갓난 아기의 단계.

성인 남성과 갓난 아기의 근력차이는 비유하자면 하늘과 땅차이. 아무리 쪽수가 많아 공격한다 하더라도 갓난아기 수백명이 몰려와봤자 성인 남성은 무섭지도 않다.

그저 많은 아이의 수에 질릴 뿐이지.

즉, 지금의 성인 남성의 3배 정도의 힘을 갓난 아기.

성장해서 어른이 된다면 그 근력은 현재에 몇십, 단련한다면 몇백배.

어떻게 그렇게 몸을 바꾸냐고?

어둠으로 몸을 잠식. 그리고 변환. 위연이의 몸에. 내가 설정한 힘을 넣고 그녀의 영혼을 모티브로 다시 변환. 육체로 바꾸어낸다.

내가 평소에 어둠으로 몸을 바꾸고 다시 되돌리고 하는거에서 어레인지 판이다.

위연이의 몸이 어둠으로 물들었다가. 본인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식하기도 전에 바뀌어나간다.

모티브는 내 몸 정도로 했으니까. 머리카락이 찰랑이면서 긴 생머리가 흘러내린다.

"에?! 에에?! 에에에?!"

"진작에 이럴껄. 이게 제일 쉽잖아"

다른거 뭐 하나 가르쳐주는 것 보다 우선 그것을 할 몸을 만들어주는게 더 편하고 빠르다.

지금 몸만으로 위연이는 삼류 무사 정돈 가뿐하게 발라낼것이다.

"네 몸을 바꿨어, 강해지기 최적화된 몸으로. 그러니까.........."

"죽어라 적건괴협!!!"

"아, 사람 말좀 하자"

콰앙! 하고 주먹을 내뻗음과 동시에 소닉붐이 일어나고 그 여파가 사방을 부숨과 함께 나에게 덤벼들던 녀석도 날려버린다.

그건 예사고 소닉붐이 사방을 헤집으면서 건물들을 부숴내고 내 주위에 몰려있던 사람들을 날린다.

"전부 물러나라! 저 악적에게 제갈세가의 비전! 천혼멸인대법진(天魂滅刃大法陳)을 사용할 것이다!"

"무림 2대 진법중 하나라는?!"

"피해라! 휘말리면 죽는다!"

다들 물러나는 듯 싶더니. 이내 사방에서 무언가 느껴진다.

규칙적이고 연동적인 힘. 그것도 대자연의 힘을 비틀어 그것을 이용하는 진법.

그중에서도 상당히 괴랄한 건가.

이 힘의 위력은........ 아주 조금이지만 초월자에게는 닿을 수 있겠지. 괜히 머리 좋은 제갈공명이 나온 제갈세가가 아니라는 건가.

"물론 이정도야 기껏해서 갓 초월자 반열에 들어간 녀석에게나 통하는 거지"

나한텐 통하지 않아.

사방에서 느껴지는 살기는 진짜라는 걸 알려준다. 아니 자연을 비틀어 만들어낸 인공적인 힘일 뿐이지만.

하지만 감각을 혼란시키는건 당연한거고. 압박해오는 힘은 일반인은 단숨에 짖눌러 죽이고 무림인이라도 경지에 이른, 강기를 뿜어내는 정도가 아니면 버틸 수도 없을 것이다.

"전부"

오랜만에 레기온을 집어든다.

쓰는건 진짜 오랜만이군. 무림에선 안썼으니까.

"부숴주마"

파천마룡아(破天魔龍牙).

파천마룡섬(破天魔龍閃).

하나는 찌르기. 하나는 베기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크기. 즉 스케일 정도.

수백미터의 강기가 휘둘러지면서 제갈세가를 통째로. 그리고 진법을 이루는 기초마저 뭉게버린다.

"으으으! 이 악마! 괴물! 어떻게 천혼멸인대법진(天魂滅刃大法陳)마저 파훼할 수 있다니!"

"아, 정답. 나 악마인데"

주변을 보니까 대 뭉게지고 일반인은 약간 다친정도. 역시 나야, 나정도 되니까 이렇게 할 수 있지.

뭐, 반은 감각에 의지한거지만.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벌인것이냐! 우리 세가와 적건괴협과는 원수진 일이 없을터인데!!"

"아, 그러면 그쪽이 제갈세가주?"

"그렇다!"

좀 나이먹은, 한 40대 중반 정도일까. 어쩐지 그때 본 제갈문수인지 그놈하고 닮았다.

아, 아들이겠구나. 나이도 얼추 들어맞고.

"아니, 그게 말이지. 댁의 아들로 보이는......... 아, 제갈문수라는 녀석. 아들 맞나?"

"마, 맞소"

"그녀석이랑 잠깐 만났는데 말이야. 나보고 내 힘에 대해서 뭐라고 하더라고. 내가 청성파를 봉문시킨건 허황된 소문이라나 뭐라나. 빡쳐서 그냥 너희 제갈세가 봉문시키기로 했어. 자기 가문이 봉문하면 녀석도 믿겠지"

다 네가 자식 잘못 키운 탓이란다.

누가 그따구로 자본주의 재벌 2세마냥 키우래? 원래 있는 놈일 수록 좀 더 예의 있게. 노블리스 오블리제 같은 사상을 가지고 키워야 하는거야.

"무, 문수가?! 하지만 그렇다고 세가를 봉문시키는건 너무하지 않소!"

"야, 반대로 생각해봐 멍청아. 내가 제갈세가보고 어휴 쯧쯧, 제갈세가는 그냥 머리만 쓰는 존나 허약한 문파네. 아니, 애초에 머리 좋다는 것도 소문이니까 믿을게 못되는걸? 그냥 호구일지도 몰라, 하고 말하고 다니면. 너희들 안빡치냐?"

할말이 없습니다 아주 그냥 엿되는거지.

"자식놈, 그 대갈문수인지 오면 내가 봉문시켰다고 해라. 아, 말로 하면 또 못믿겠지?"

애초에 소문은 안믿는 놈인것 같은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난다는 말이 괜히 있는 줄 아나. 제갈세가처럼 똑똑한 놈들이면 적어도 소문에서 진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정도는 해야지 아예 안믿으면 귀 딱딱 막고 뭘 하려고.

인식 범위가 존나 적네.

아무튼 나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주변을 뒤적거렸다. 사방을 헤집느라 이리저리 뭔가 어질러져 있는게 보인다.

오, 존나 단단해 보이는 바위 발견. 아마 정원 같은 데에 장식삼아 둔건지 웅장하고 뭐 쓰기 딱 좋다.

키이이잉!!!

나는 강기를 뿜어내 글을 남긴다. 아, 물론 중국어로.

[나 왔다 간다 이 제갈문수인지 대갈문수인지 자식아. 어디 너네 가문 봉문했으니까. 앞으로 소문은 잘 믿고 다니고]

이제 가는 길이 좀 편하겠다.

하나도 안편하더라. 씨발것들.

제갈세가를 봉문시키니까 애새끼들이 위협을 느낀건지 정당한 청성파때랑 달리 이번에는 무림 공적이네 뭐네. 적건괴협이 아니라 적건괴마(赤巾怪魔)니 뭐니 하면서 ?

아온다.

나 진짜 천라지망이란거 처음봤어. 아, 게임에서 말고.

사방에서 한 수천명쯤 몰려오는데. 이러는거 보면 역시 중국. 인구수 많은 나라라는게 새삼 느껴진다.

그래도 내 상대는 아냐.

"죽어라 적건괴마! 너를 죽이고..... 커억?!!?"

"지랄 이단 옆차기 하고 있네"

이제 나를 죽이려고 확실한 마음을 가지고 오는 거니까 나도 참지 않기로 했다. 애새끼들 다 죽일래.

위연이는 내 옆에 있는 한 안전하다. 설령 핵폭탄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녀는 죽지 않는다.

완전한 보호, 내 감각 안에 있는 한 그녀에게 가는 공격조차 알아내고 나는 원거리에서도 공격을 막고 반격할 수 있다.

대충 지도 보면서 가는데. 악양에서 위로 올라와 제갈세가좀 깽판 쳐주고 살짝 더 올라와서 방향을 틀어 천산의 마교까지 가려고 하는데.......... 아, 뭐가 이렇게 애들이 많아.

그냥 정파니 뭐니, 다 쓸어버릴까.

그리고 더 짜증나는게 있는데.

"무당파의 태극신검(太極神劍) 무린이다! 그리고 태극전의 고수들도 함께 왔다!"

"화산파의 매화자(梅花者) 진강혁이 오십의 매화검수들과 함께 왔다!"

"종남파의 천하삽십육검객(天下三十六劍客)이다!"

"소림의 백팔나한(百八羅漢)까지 왔다!"

우리가 마교로 가는 길은 섬서. 그러니까 무당파가 있는 무당산이랑, 화산이랑, 종남산은 물론, 옆동네 하남에는 근처에 소림사까지 있다.

"아"

진짜 말이지.

난 조용히 가려고 하는데 애새끼들이 너무 시비를 걸어.

형이 자기는 조용히 하려는데 주변에서 그렇게 안만들어 준다는게이해가 팍팍 가기 시작했어.

"아, 아저씨. 어떻게 하실건가요?! 지금 무림인들이 엄청 몰려오고 있는데............"

"나도 어떻게 할까 생각중이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인건가요?!"

"아니,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 날지 생각중이라고"

귀찮다.

방해하는 놈들이 많다.

그렇다면.

아무리 무림 공적이더라도 덤벼들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다.

설령 불에 뛰어드는 나방같은 무림인들이라도 자신의 실력을 초월한 자에게는 덤벼들지 않는다. 요컨데 아무리 강한 놈이라도 여기 무림의 오제(五帝)같은 놈들에게 안덤비는 거랑 같은 이유일까.

아무튼 간에.

"초월적인 힘을 보여주면 된다는 거지"

마력을, 아니 마기를 뿜어낸다.

전부 쓸어주마.

당시 무림공적 적건괴마를 척살하기 위한 천라지망(天羅地網)을 펼칠때 참가했던 무림인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화산파의 매화검수중 한명인 진운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간이 아니였어요, 괴물이라고요! 어떻게 사람이. 인간이 강기를 백장이 넘는 길이로 뿜어낼 수 있는 거죠? 그 강기에 의해 재빨리 허리를 숙인 저는 무사할 수 있었지만. 그정도의 강기를 휘두를줄 몰랐던 선배님들은 단숨에 허리가 잘려 피분수가 일어났어요. 그건 다른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였어요. 무당파도, 종남파도, 심지어 그 소림의 백팔나한까지도. 단 일격에 당했다고요!!"

분명 청성파나 제갈세가를 봉문시킬 정도로 강한 자다. 하지만 다수에는 이기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설령 그 천마라 할지라도 차륜전을 펼치면서 천라지망 안에 끌어들인다면 죽일 자신도 있다.

아무리 강자라도 한계는 있다.

"그자는, 적건괴마는 한계가 없는 것 처럼 보였어요. 너무 까마득해서 보이지 않았다고요!"

이후 매화검수 중 한명인 진운은 그렇게 말하고는 미쳐버렸다고한다.

무엇을 보았기에, 그리고 어떤것을 격었기에 그런건지 몰라도 정신이 완전히 황폐화되어 돌이킬 수 없을 정도고 되었다.

흡사 주화입마에 걸려 부작용으로 미친것 같은.

이후 조사를 나간 무림맹의 조사단들은 천라지망이 펼쳐지고 적건괴마와 격돌한 장소에서 발견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무언가 있긴 있었지만. 너무나 거대해서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숭산의 소림에서 일부러 찾아온 소림방장의 사제인 혜공 대사가 일부러 찾아와 인근의 산에 올라 내려다 보고서야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인간이 내기에는, 그리고 인간의 한계로는 할 수 없는 상흔.

초월적인 검격. 정확히 말해서 검으로 낸 흔적은 아니지만 벤 흔적은 비슷했다. 적건괴마의 창도 창이지만 돌격창의 변종이라서 베는 용도로도 사용할수 있다.

아무튼 간에.

인근 수천미터에 달하는 길이의 베어진 흔적이 나 있다.

사방에는 수백개의 벽력탄을 터트린 것 마냥 땅이 헤집어져 있고 산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산이 없다.

우공이산.

우공이라는 자가 산을 옮겼다는 말 처럼 누군가 산을 옮긴것 마냥, 있어야 할 산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무서울 정도의 이야기.

무림인들에게 산을 날리고 하늘을 난다는 둥 그런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론 그런 자는 고금을 뒤져도 얼마 되지 않는다.

하늘을 나는것은 허공 답보로 어떻게 된다 하더라도 현 무림에 기껏해야 두세명 정도가 가능한 경지.

산을 날리는건........... 그 육중하고 거대한 질량의 물체를 날린다는건 인간의 한계를 넘는다.

그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인간을 포기하고 초월자에 들어서야 한다.

그리고 이 무림에는 그런 초월자는 나오지 않았다.

아예 없던 것 처럼. 그 장소의 산만 날려없에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게 하려면 그의 경지는..........

주변에선 벽력탄은 쓴 흔적도 화약의 사용 유무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혜공 대사의 증언.

"그 흔적은.......... 강기로 만들어낸 흔적이오. 수십, 수백장의 강기를 뿜어내 땅을 그어낸. 그리고 산을 날려낸것은 잘 모르겠소이다. 다만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건 그 방대한 양의 흙을 전부 날리거나 잘게 부술 수 있을 정도의 공격이란것만 확신하오"

이로인해서.

적건괴마, 아니 적건마황(赤巾魔皇) 류한은 명실상부 무림의 현 최강자가 되었다.

"오, 내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니까 그런건가. 비교적 편하게 잘 왔다"

"주변에서 아저씨 보고 이제는 적건마황이라 그러던데요?"

"적마황이 뭐냐 어감 구리게 시리. 그냥 대마왕이라고 해도 될텐데"

여기 무림인들에게 그정도 센스를 바라는건 무리겠지.

아무튼 간에 우리는 요 몇달 동안 걷고 주변 풍향 잘 보면서 드디어 천산에 도착했다.

마교가 요 근방에 있구나. 중간에 다른 마인들의 가문도 좀 있는것 같던데. 애들이 시비를 안털더라. 덤벼든놈도 그나마 좀 하던 자기 실력에 자신있어 보이던 녀석들 뿐이였지.

"지난번에 쳐죽인 짜증나는 아저씨 별호가 검마(劍魔)라고 했던가요"

"몰라, 지난주엔 흉마검(凶魔劍)이라니. 마자가 붙은 애들이 잔뜩 시비를 걸었어야 내가 어떻게든 알아보지. 이젠 헷갈려"

그래도 그나마 적은거다 하지만 외우기엔 좀 많지.

마가 붙어서 헷갈리는 놈들도 많고. 한글자가 다른 놈들도 있고......... 씨발 별호는 왜 다 이따구로 지은거야?

아무튼 간에 드디어 마교 도착.

야, 조금 저급하긴 해도 마력같은게 느껴지니까 기분이 상쾌해진다. 보통의 공기는 영 뭔가 허전해서.

마력이 가득한 마계의 대기는 마치 담배피는 느낌같달까.

이건 좀 약한 담배. 아니, 담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저 연기만 들이마시는 기분이지만. 뭐, 그래도 어디냐.

"적건마황님 되십니까?"

"그새 또 별호가 바뀌었나. 아무튼 적건이란 단어가 들어가는거 보면 맞을껄?"

여태껏 만난 녀석과는 다르게 문지기부터 언질을 받은건지 깍듯이, 그리고 정중하게 대한다.

야, 좋다. 문지기부터 이런 대우 받은건 처음이야.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안으로 언질을 넣었으니 곧 마중을 나올겁니다"

"그정도야 뭐"

워낙 크고 넓은 곳이라 마중 나오는것만도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역시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어......... 근데 솔직히 소수민족 다 합쳐서 그런거잖아?

따로따로 떼어놓으면 그리 크지도 않을텐데.

아무튼 간에 잠깐 기다리라면서 내준 방에는 따끈따끈한, 그리고 비싸보이는 향의 차 한잔이 김을 모락모락 올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아, 좋다. 역시 사람은 대우를 받을 정도로 강해야 편하지.

"개수작 부리면 다 쥐어 팰 생각이였는데......... 의외로 적의는 적네"

"........ 아저씨가 여태껏 해온 일의 절반만 소문이 났어도 조용한게 당연한것 같은데요?"

"다물고, 너는 몸 단련이나 더 해둬. 힘조절 안되니까 넌 지금 컵 하나 잡지도 못하잖아?"

"그건 그렇지만요..........."

너무 몸을 강화시켜준건가. 위연이의 악력은 이미 자기로 된 컵따윈 으스러트릴 정도라서 소녀라는 생각이 안든다.

"도대체 어떤 몸을 만들어주신건가요?!"

"음, 자기 의지 감응력이 70퍼센트쯤 되는 몸?"

"........ 에? 뭔가요 그건?"

"요컨데 감정이 육체에 반응하는. 네가 분노하거나 감정의 출력에 따라 그 몸은 더욱 강해질 수 있어. 그런 몸이야"

감정과 정신이 육체에 반응해 그것을 자주 격다 보면 자동적으로 육체는 그에 맞춰 진화해 간다.

감정의 출력에 따라 더욱 강해지고 발전하는 몸으로.

그리고 그 완성형인 내 몸. 의지체. 나는 육체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구성하는 내 몸도 일단 세포같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실제의 내 몸은 심연 안쪽의 깊숙한 곳에 구축되어 있어서 그곳에 간섭하지 않는 한 나는 죽지 않는다.

사실상 그 안의 나를 죽일 정도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되니까 사실상 불사지만.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 누군가 했더니 너였냐. 오랜만이네"

마룡흑기대주 마군현.

아, 칭호 길어. 나는 대마왕 아니면 악마왕, 그리고 멸룡제랑 파멸황 정도인데.

딱딱 3글자. 근데 저놈은 6글자. 길어!

아무튼 저번에 혈천시마인지 시바인지 모를 그녀석이랑 만나서 족치는데. 죽이지 말고 자신이 데려가면 안되냐고 간청하던 녀석이다.

일단 처음 만난 마인이기도 하고, 딱히 기분 나쁘지도 않게 정중하게 물어서 넘겨주긴 했지.

"그녀석 어떻게 ?

냐?"

"죽었다고 대답해드리고 싶지만. 아직은 숨이 붙어있습니다"

"그렇게 말할정도로 고문한거냐......... 잘했어"

강시 하나 만드는데 백명의 동남동녀들. 즉 어린애들을 데려다 죽여 만든 미친놈이다.

그런 놈은 곱게 죽여선 안돼.

"아무튼 초대해줘서 고맙다. 애들 교육 잘 시켰나본데? 만약 누구냐! 부터 나왔으면 대판 부수려고 했지"

".......... 농담이 아닌게 섬뜩하군요"

뭐 임마. 네가 직접 그 꼴 당하면 화 안나겠냐.

사람은 대우 받고 살아야 하는거야. 아무리 못해도 사람 기본 인권같은건 보장받고 살아야지. 그런것도 못받으면 반드시 반발해야해.

그래서 내가 노예를 싫어해, 해본적도 있으니까.

"아무튼, 나를 부른건. 천마인지 뭔지 하는 양반이랑 싸움 붙이려는거 맞냐?"

".......... 딱히 그런 이유로 부른건 아닙니다. 물론 교주님께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한번 싸워보고 싶어하시면서 폐관에 들어가시긴 하였습니다"

"언제쯤 나오는데?"

"앞으로 2주일 후 입니다"

2주일인가. 그때동안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네.

설마 그동안 밥 안주려는건 아니겠지? 그럼 주방만 빌려서 내가 해먹지 뭐. 어지간한 숙수보다 내가 더 뛰어날텐데.

"교주님의 손님으로서, 함부로 대하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 만약 있으면?"

"상대에 따라 달라지겠긴 하겠지만. 마음대로 하셔도무방합니다. 아, 다만 한가지. 소교주님이 조금 자유분방한 성격이셔서..........."

귤까라 그래. 그럼 내가 팔 하나로 봐줄께.

"..............."

썩은 표정 짓지마 얌마.

위연이의 단련이 최우선인것 같다. 힘조절 부터 시켜야지. 안그러면 나중에 누구 하나 작살낼것 같다.

그녀의 몸은 내가 감정에 반응하여 강해지도록. 흡사초월자들과 비슷한 몸으로 만들어주었기에. 예상외로 평소에 내가 설정한 힘보다 더 강한 힘을 발위하게 되었다.

좀 심하면 성인남성 10배 정도의 힘정도.

내가 뭔 괴수를 만든거냐. 일류고수도 싸울때라면 힘정돈 대등하게 될 수 있겠네.

물론 힘만이지만.

고수가 되려면 그것 외에도 다른것들이 많이 필요하다.

"간략한 힘조절은, 평상시의 행동으로 제어하는 수밖에 없어"

조금 민폐가 되는게 여기 젓가락들을 전부 동강낼것 같다.

힘조절을 배우는데 젓가락을 쓰고 있으니까.

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훈련인데. 그 전에 그 젓가락 자체를 집지 못하고 힘때문에 부러트린다.

"아예 팔에 힘 자체를 빼서 그냥 들어올리듯이 들어"

"우으.......... 잘 안되요"

"경험이 중요하니까. 애초에 한번에 할거라고 생각 안했어"

뭐든 경험이 중요하니까. 나를 여기 있게 만든것도 대부분이 경험이다.

한 수십번정도 시도했을까. 이제는 젓가락좀 가져달라는게 눈치보여서 내가 어둠을 물질로 변환하여 젓가락으로 만들어서 시도했다.

내 어둠을 이용한다면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마냥 금도 만들 수 있지만. 그건 이 세상엔 없던 물질이다.

지구를 예로 들어볼까. 지구에서 음식을 먹으면 먹은 만큼 몸무게나 배출하는게 있다.

건물을 짓는다 하더라도 그만큼의 자제가 들어간다.

지구를 통째로 보자면 그 무게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기껏해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때 쯤에야 좀 줄어들것이다.

내가 만드는 물건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만들어 퍼트릴 수는 없다.

나야 괜찮은데 주변에서 뭐라 그러지. 조금 귀찮은 부분도 있고......

"아, 성공했어요"

"겨우 하나?"

"노, 노력하면 더 될꺼예요"

"시작이 반이라니까. 좀 더 열심히 해봐"

"네!"

겨우 하나, 그것도 집는 것만 성공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아니 근데 잠깐만.

그런데 위연이가 이거 시작한지 얼마나 ?

더라. 1시간?

은근히 재능있는거 아니야? 아니, 그건 아닐텐데. 분명 재능은 없어. 기껏해야 일반인의 재능.

하지만 이건............

"위연아, 잠깐만 이리로 와봐"

"네? 뭣 때문에........."

"대답 말고, 그냥 이리로 와봐"

나는 위연이의 이마에 손바닥을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녀의 정신 세계를 조금 들여다본다.

간섭도 아닌, 들여다 보는 것이기에 이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 문이. 실제로는 다른거지만. 어쨌건 간에 문이 하나 열려있다.

능력을 깨우친건가? 아니, 그러고 보면 내가 육체를 바꿔줌에 따라 정신도 그에 맞게 진화하여 능력을 하나 깨우친건가.

흠, 이건 좀 무서운데. 내가 잘못 본건가. 육체적인, 무력의 재능은 평범해도 정신적인 재능은 상당한듯 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몸을 바꿨을 때 이렇게 능력을 깨우치지도 못했을 테니까.

"능력은 아마.........'조절'인건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 아주 상성이 잘맞는 힘이다.

.......... 근데 이거 똑똑해야 쓸만한 류의 능력이잖아.

난 안될꺼야 아마.

마교의 시스템을 말하자면. 중앙 집권 체제라고 할까.

교주인 천마를 중심으로 꽉 잡힌 권력이 있어서 흡사 마계의 나를 보는것만 같다.

그런 소리라는 즉슨.

그런 그의 손님인 나는 존나 쩌는 대접을 받고 누가 시비를 털면 그놈은 천마에게 시비를 거는것과 같다. 이말이다.

시비 거는 새끼 하나도 없어서 좋더라. 소교주란 놈 마저 내 앞에서 벌벌 기고.

아, 무림에 내가 한짓 소문났나?

빡쳐서 나 죽이려는 애들 강기로 한꺼번에 썰어버리고 산 하나 날려먹었는데.

아무튼 그거 소문났나 보다. 거기에 천마 손님이란거 알려졌으니 시비 터는 놈들도 없고.

내가 존나 쌔서 안덤비는게 아니라 조금 그런데.

하여간에 한 2주 지나니까. 날 부르더라.

천마.

흔히 무림에서 마교 교주로 나오는 놈. 그놈이 내 앞에 있다.

"천마 혁련패다"

"류한. 아, 별호는 적건마황"

천마가 쿨해.

존나 오만하게 앉아서 날 보는데. 뭐, 나야 대마왕 짓 할때도 그러는 거니까.

용사가 쳐들어오면 나도 저렇게 앉아서 내려다 보니까 저거 은근히 재미있어서 뭐라 깔수가 없다.

"............"

대화가 중지?

다. 아니, 이어지지 않는다는게 정답이겠네.

같이 대화할 소재가 없으니까.

"일단 밥이라도 먹을래?"

"뭐, 폐관하고 나온지 얼마 안되서 배가 고프긴 하군"

일단 밥부터 먹자.

마교쯤 되니까, 거기에 천마의 밥상이니까 쩔더라.

무슨 만한전석이냐. 아깝게 시리.

나중에 이거 전부 버리는건 아니겠지. 그만큼 음식의 양은 더럽게 많다. 종류가 많아서 뭘 먹을지 고민된다.

유란이는 방안에 두고 왔다. 괜히 시비가 붙으면 지키고 싸울순 있지만, 걸리적거리는건 같으니까.

"술, 한잔 할텐가?"

"그러지 뭐"

내가 잔을 내밀자, 그가 술병을 기울여 술을 따른다.

술도 가득, 내공도 가득.

술병이 아닌, 술 자체에 내공을 담아 따라지는 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술잔을 부숴낸다.

애초에 난 막을 생각도 없고.

퍼석!!

잔은 물론이고 그 파편이 튀기면서 사방으로 튕겨나간가. 흡사 총알. 아니 더 가까운건 수류탄 정도일까.

하지만 거기까지다.

"......... 강기로 잔을 만든건가? 쓸데없이 굉장하군"

"뭐가. 그냥 대충 하는건데"

내 마력으로 뭉쳐진 강기로 잔의 형태를 만들어 잔이 깨져서 터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술은 강기의 잔에 따라져 있다.

이거 상당히 어렵다.

보면 강기라서 물체를 부수는데는 적합하지만 이렇게 세세하게 다루려면 꽤나 귀찮기도 하고. 그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 상관은 없지만.

나는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

"그래서, 빨리 본론좀 들어가지?"

"무슨 소리지?"

"한판 싸우잔 소리 아니였어? 난 그런걸로 알고 있는데"

천마라는 사람이 이유도 없이 날 부르진 않았을꺼 아냐.

요컨데 싸우자는 소리지. 아, 내가 하자는게 아니고. 어쩐지 상황이 딱 그런거잖아.

마교도 마계랑 마찬가지로 강자존이라며.

"뭐, 그럴 생각이긴 한데. 여기서 싸우면 꽤나 수리하는데 귀찮을것 같지 않나?"

"그건 그래. 원래 이런데서 싸우는건 좀 그렇지. 민폐기도 하고. 인명피해는 또 무지 날테니까"

"해본적 있는 말투로군"

"꽤나 많이. 그리고 그정돈 상식이야"

나는 조용히 젓가락으로 음식이나 집어먹던 중.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대로 쏘아지는 탄지공(彈指功).

살짝 고개를 꺽어 피한다. 색이 붉은게 3배 빠를것 처럼 보이지만 내 앞에선 광속도 꽤나 느리게 보이지.

"천마혈탄강지(天魔血彈綱指)를 피하다니. 상당한 실력이군. 소문은 어느정도 사실이라는 건가"

"밥먹는데 시비걸지 말고......... 그 전에 궁금한게 있는데"

"뭐지?"

"왜 쪽팔리게 꼭 무공 이름을 그렇게 지어? 무공 이름에 자기 별호 들어가면 부끄럽지 않아?"

나중에 중2병으로 부끄럽다며 구를지도 모른다.

".......... 조금은"

"너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확실히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조금 이상한거지"

"어쩔수가 없는거다. 초대 천마부터 내려온 무공명인데 내 대에서 함부로 바꿀수 있을리 없지"

"그래서 뒤의 천마한테도 그렇게 쪽팔린 무공명 넘겨주려고?"

"......... 진지하게 개명을 고려해봐야겠군"

"그래야지"

지금 생각안하면 나중에 고생한다.

나도 예전에 중2병 폭발한거 생각하면 꽤나 부끄러운 과거다.

"야, 근데 보니까 역시 정파나 사파보단 마교쪽이 더 편하다 야. 수장인 너도 그렇고. 애들 보면 싸가지가 바가지더라. 정파는 호박씨 존나 잘까고, 사파는 지 꼴리는데로 해먹어서 기분 거슬리고. 그나마 마교쪽이 친근감도 들고 사상도 비슷해서 좋네"

"이곳에 머무를 생각 있나?"

"아, 거기까진 아니고. 날 기다리는 사람이랑 가봐야 할곳도 몇곳 있어서. 여기에 계속 있진 못해"

맞다, 위연이를 여기다 맡기고 갈까.

꽤나 믿음직하고 뭣좀 쥐어줘서 그러면 꽤나 잘대해주고 고생없이 잘 클것 같은데.

나는 꽤나 배부르게 먹었지만. 저쪽은 술 몇잔에 젓가락질 몇번 한게 다지만. 아무튼 식사는 대충 끝난 분위기다.

그러니 남은건 하나지.

"한판 붙어야지?"

"좋지"

참고로 말하지만.

처발랐다. 천마 할애비를 데리고 와봐라, 내가 지나.

"............ 강하군"

"그럼 내가 뻘로 강해진줄 아냐"

"뭘 어떻게 하면 이렇게 강해지는 거지? 그 전에 그런 무공을 가지고 있다면 소문이 나지 않을리가 없을텐데..........."

"노 코멘트......... 아니, 이건 못알아듣나. 아무튼 간에 그건 대답하지 않겠어"

다른 세상에서 왔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 받겠지.

그런데 천마도 의외로 약하네. 무림에서 보면 강자측에 들 사람이지만 전력을 다해야 산봉우리나 날려버릴까?

기껏해야 최대치의 힘이 빙염의 마왕의 진심 평타랑 같을 정도다.

야, 천마 쌔네. 여태까지 만나본 무림인 중에서 제일 쌘것 같다.

덕분에 제압하려니까 또 산 하나를 날려먹었다. 마교 있는 천산의 산 봉우리 하나가 날아갔으니 꽤나 시끄럽겠네.

"애들한텐 무승부 했다고 해둬"

".......... 무슨 소리지?"

"한곳의 수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졌다 그러면 괜한 돌맞아. 그냥 무승부로 쳐"

그러면 조금이나마 위상이 올라가겠지.

중원에선 깽판쳤으니까 그런 내가 천마랑 무승부를 냈다면 함부로 굴생각도 안할테고 말이야.

"아, 맞다. 한가지 부탁할게 있는데"

"패자로서 그정돈 들어주지. 뭘 원하나? 무공? 영약? 아니면 신병이기?"

"그런거 필요 없거든. 무공은 충분하고 영약은 소용없는 몸이고. 신병이기 따위 레기온 만으로도 충분해"

내가 바라는건 위연이의 안전.

언제까지고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키울 순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인간이니까. 인간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다. 다른 애들은 마족이라서 오래 사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말이지.

"애 하나좀 봐줘. 재능도 있어보이고. 내가 특별히 몇개 가르치고 했으니까 꽤나 강해질꺼야"

"대가는?"

"아, 역시 하나도 안지려고 드냐. 내가 무승부로 말해도 된다는거 가지고 안돼?"

"딱히 졌다고 말해도 난 상관없지"

"씨부럴"

천마가 아니라 그냥 천사(天蛇)구만. 완전 하는짓이 뱀이야.

가볍게 마력을 뭉쳐서 하트 유사하게 만든다. 아주 강하게 압력을 가해 마력 자체가 결정화 하도록.

지독히도 파괴적이고 농도 높은, 일반 무림인은 몰라도 마인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게임으로 치자면 마나 회복속도 플러스 1000퍼센트는 추가로 얻을 마력의 정석.

"옛다, 한 천년은 가뿐히 갈껄. 이름은 마정지석으로 대충 짓고. 어디 폐관 수련장에 짱박은 뒤에 운기할 때 근처에서 써. 함부로 흡수하려 들었다가는 몸 터져 죽는다"

"그건.............."

"선물, 아니. 뇌물이라 하는편이 좋으려나. 아무튼 어여 들고 가"

마력에서 어느정도 독을 빼놨으니까 좀 순하지.

일반적인 마력이라면 마인들이 쓰는 마기랑은 틀려서 쓰기 힘들지만 이정도면 무난하게 사용 가능.

"......... 그것 말고도 한가지 더"

"뭐야 왜 그렇게 욕심이 많아? 아니, 내가 호구로 보이디?"

"그쪽이 요구한 조건은 한 아이의 안전과 장래를 책임져 달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내가 제자나 그에 준하는 위치에 앉혀야 하지. 그걸 반대하는 거슬리는 가문이 몇개 있을테니까. 그걸 처리좀 부탁하지"

"그런거라면야, 조금 처리해주지"

위연이의 안전을 위해서라면야. 해주지 뭐.

마교의 주축을 이루는 5대 마가(魔家). 그중에서 마천독가(魔天毒家)와 마황도가(魔惶刀家).

두 가문이 주로 천마에게 거슬리는 가문이란다.

아마 위연이를 들이는걸 반대할테고. 녀석들의 승인을 받지 않을 정도로 위연이에게 신경쓴다면 그냥 좀 대우받는 아가씨 정도 뿐.

내가 바라는건 이 마교에서 죽지 않을 안전과 대우를 말하는거다.

콩깍지가 낀건 아닌데 위연이는 크면 예뻐질것 같아서 나중에 누가 찝적거릴거다. 그러니 대우 받게 안하면 나중에 고생한다.

마천독가와 마황도가의 가주와 장로들을 천마가 따로 불러서 모았다고 한다.

죽이진 말아달라고 하는데.

최선을 다해줄께. 아마.

나는 녀석들이 모여있는 회장안에 들어가 인사한다.

"여어, 안녕?"

"교주님은 어디가시고, 네놈은 누구냐?"

"야, 초반부터 놈소리 나온다. 역시 마교라는 거구나. 나도 그러니 뭐라 할말은 없는데. 여기 모인거 마천독가랑 마황도가의 가주와 그 장로들 맞지?"

틀리면 다른 방을 찾아가야 한다고.

지금 나는 내가 적건마황이라 불리는 상징물인 붉은 천을 두르지 않고 있어서 못알아본다.

사람의 인식이란 이렇게 얄팍한거구나.

"그래, 일단 다들 한대씩 맞고 시작하다. 니들 교주님이 그래달래"

"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냐 네놈! 내 독에 중독되어 죽기 전까지 고통을 격어야만 정신을 차리겠느냐!"

"일단 한놈"

퍼억, 하고 머리통을 갈군다. 물론 정면에서 정정당당하게 주먹으로.

이래도 못피하면 병신이지.

그런 고로 너네들 전부 병신.

"뭐......?!"

"난 너네 앞에서 주먹으로만 싸울꺼야.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

못막으면 너네 팔자란다.

"우리 위연이를 위해서 전부 처맞아주렴"

총 30명 정도니까. 한사람당 1초씩 투자해서 30초만 싸워줄께.

야, 정말 파격적인 서비스다. 난 나보다 더럽게 약하면서 격차 나는 애들은 이렇게 1초씩 투자 안하고 그냥 일격에 몰살시키는데.

니들 운 좋은줄 알아라. 나한테 죽은 놈들중에 너희보다 더 강하지만 한방에 박살난 녀석들도 수두룩다고.

"참고로 내 별호가 적건마황이야"

"적건마황?!"

"이제와서 놀라도 소용없다고"

벌써 5초 지났으니까 단축해야지.

다들 얌전히 처맞아라.

위연이가 천마의 제자로 들어가는데 반대할만한 녀석도 처리하고. 일도 다 끝냈다.

중원에서의 일은 다 끝났다. 깽판도 쳤고. 여행도 했고.

이제 갈 시간이다......... 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너무 깽판을 친건가, 아니면 지나가다 흥미를 느낀건가.

여기서 싸웠다간, 나도, 위연이도, 이 대륙 자체도, 지구도, 잘못하면 차원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인데.

어차피 가려고 했지만. 인사는 조금밖에 못할것 같다.

"위연아"

"아, 아저씨. 저 지금 이거 젓가락질 100번 연속으로 하는거 성공하고 있어요. 열심히 해서 아저씨처럼 강해질 꺼예요"

"아니, 그것보다 할 이야기가 있는데"

말하기가 꺼려진다.

어떻게 말하냐, 앞으로 만나기 어려워 지겠다는건데. 그리고 들어보면 그냥 이별이다.

"그러니까 말이지, 나 어디 가야돼"

"에, 볼일 보러 가시는 건가요?"

"아니, 아니. 완전히 가야해. 내가 있던데로. 여기가 위험한것도 있지만. 난 이만 가봐야 해. 그러니까........ 이별이라는 거지"

위연이의 눈이 커진다.

놀랐다는 전형적인 표현, 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묻는다.

"저, 저기........... 언젠가 헤어지게 된다는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울 줄은 몰랐어요"

"........ 미안"

"또 보러 오실수 있으세요? 또 만날수 있나요?"

"음, 그건 그렇게 할 수 있어. 다만 시간을 장담 못할 뿐이지"

앞으로 몇년이 될지. 지금 이 일 끝내고 만나러 바로 오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니까.

여기 차원간의 시간차 계산하려면 복잡한데.

".......... 그럼 ?

어요"

"어?"

"언젠간 만난다는 말이잖아요. 제가 살아있으면 앞으로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살아서 아저씨랑 다시 만날래요"

"너 낙천적으로 변했구나?"

"그런것도 있지만, 무림인들은 오래산다고 하잖아요"

아, 잠깐만.

방금 생각났는데 내가 위연이 몸의 수명을 정해줬던가?

.............. 안해줬다아아아아?!!??!

"저, 저기 위연아"

"네, 아저씨"

"내가 네 몸을 바꿔준거 있잖아"

"네"

"그거, 몸의 수명을 안정해놔서. 어떻게 보면 자연사나 병사할 걱정은 없어. 한마디로 진시황이 이루려던 불로불사지"

"........... 에? 그게 무슨 소린가요?"

"어, 나랑 만나는데 어디가서 칼맞고 죽지 않으면 설령 천년 뒤라도 볼수 있다는 소리?"

"오히려 좋네요, 어디가서 죽지 않도록 열심히 강해지기만 하면 되잖아요"

애가 엄청 낙천적으로 변했어!

그래도 말이지, 죽자고 말하는 것 보다는 이게 더 좋다.

"천마한텐 내가 따로 말해뒀으니까. 고생할 필요는 없을꺼야. 내가 가르쳐준 심법 운용하고. 몸 잘 다루고.......... 아, 잠깐만"

몸안에 마기좀 쑤셔넣어주자. 몸이 우월하니까 오리지널 마기를 넣어도 괜찮을테니까.

나는 그녀의 몸 안의 단전 부위에 손바닥을 대고 마력을 집중해 불어넣는다.

양은.......... 마왕 클래스의 마력. 갑자로 치자면 아무리 못해도 30에서 40갑자? 천년내공이 아마 16갑자에서 40년 내공 더한거니까 어마어마한 양이지.

"마지막 선물이야, 그럼.........."

"아, 잠깐만요 아저씨. 할 이야기가 있는데 고개좀 숙여주세요"

"그냥 말해도 되잖아?"

"그럼.........."

그녀는 내 앞으로 다가와 까치발에 폴짝 뛴것까지 합하여 겨우 내 머리부근까지 닿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벼운 입맞춤! 허나 나는 거절한다!

"회피!"

"에!?"

"어림없는 행동 하지 마렴. 난 아저씨, 그러니까 이제 40대고. 마누라도 있는데다 너만한 딸도 있어"

"......... 어, 아저씨 정도면 삼처사첩도 가능할것 같은데"

"난 일편단심이야"

다른 애들은 그런 날 가만히 안두는것 같지만.

"다음에 볼때는 꼭 아저씨 입술을 가져갈 꺼예요"

"중고품인데?"

"제쪽이 신품이라 상관없어요"

으아아아아, 애가 이상해졌어. 이상한거 가르쳤었나봐.

아무튼 간에.

잘 있어라, 위연아. 다음에 보자.

"이별 인사는 다 한건가?"

"그럭저럭이지 이 빨강칠 자식아. 괜히 가만히 있는 사람 시비털면 좋냐?"

"아니, 그런게 아니라 난 그렇게 이별하는 신파극 같은걸 좋아하거든. 꽤나 재미있고 흔한 클리셰잖아?"

"난 별로 안좋아해"

이별이란건, 원래 그런거거든.

이별이 있다면 다시 만남도 있다지만 언제 만남을 기약하는데?

개소리 집어치우고.

"왜 왔어?"

"지나가다 들렸지 뭐"

내 앞에 있는 남성......... 아니, 애초에 성별이 있기나 한걸까.

목소리도, 말투도 들어보면 남성이지만 얼굴은 여성에 가깝고.

종족 자체로 보면 성별도 의미가 없는것 같고.

"너넨 일반인 안건든다며?"

"그렇지, 난 일반인은 건들지 않아. 하지만 그 일반인이 아주 평범한, 이능의 한줄기 없이 평균적인 인간일때의 이야기지만"

"일반인의 범위가 너무 좁은데"

"이게 진짜 일반인일 뿐이야"

온통 붉은색.

입은 옷도, 머리카락도, 눈동자의 색도 온통 붉은, 피로 염색하듯한 존재.

지금의 나조차 최대의, 한계를 넘서서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이길수 있을지나 의문되는 녀석.

나보다 더 강한 형도 이제는 싸우기 싫어서 도망친다고 하는 괴물.

"싸우려고?"

"아아, 심심풀이로"

"내가 도망치면?"

"위연이라고 했나. 그 아이, 네가 몸을 개조시켜줘서 이제 일반인이 아니지 않아? 아니,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있지"

그는 키득키득 웃으며 기분나쁘게 중얼거린다.

"그 아이 자체를 죽이는 것 보다. 그 환경을, 보호해줄 환경 자체를 박살낸다. 마교의 인물들은 전부 무공을 배운, 이능을 터득한 자들. 일반인이 아니니 맘껏 죽여도 되겠지. 그렇게 마교를 박살내고 정위연, 그아이의 팔다리를 잘라 정파 한가운데다 던져줄꺼야"

.................. 냉정함이 뱃속에 감돈다.

오래전 격었던 상실감이 되살아난다.

소중한 것을 구하려다 눈앞에서 잃으면, 어떤 기분인줄 알아?

동료가 죽어서 분노하는 용사? 지랄하지마.

그때 느껴지는건.

그저 절망 뿐이다.

그 이후에 분노가 나올 뿐이지.

"그리고 외쳐주지. 그 아이는 적건마황의 제자다, 라고"

"......... 정신 공격도 이제 네가 수가 다했나 보다. 어그로 끄는거라면 실패했어"

"효과는 충분한것 같은데? 넌 이미 임전태세라고"

녀석은 형과 같은 얼굴로, 형과 같지만 다른 미소로, 발목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빙 꼬면서 웃는다.

정말이지. 녀석은 상대하기가 싫다.

"너나 쫄아서 도망치지 말라고"

"내가 쫄아? 도망친다고? 나는 절대 그런짓은 하지 않아. 설령 내 앞에 있는 녀석이 절대자라도 말이야. 왜냐하면.........."

녀석은 최강의 종족의 최강의 왕.

"바로 이 내가, 킹 블러디어니까"

녀석의 이름은 킹 블러디어다.

============================ 작품 후기 ============================

훗날에 나올 킹 블러디어. 이놈 짱쌔요. 존나 크와아앙거림.

아무튼 이것으로 외전 종료. 다음 화부터는 중간계 깽판 및 대마왕 족치기 파트를 시작합니다.

아 대마왕 족치기 전에 우선 똥색 도마뱀 부터 해체해주고.

팬텀은 의외로 고기 해체같은거 잘합니다. 동네 정육점 아저씨가 너 진지하게 도축업자 하지 않을래? 할 정도로 말이죠.

아주 좆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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