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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12화 (312/468)
  • 312/468 회

    < --최후의 결전(이런 제목 한번 써보고 싶었어)-- >

    강자끼리의 싸움은 두가지 방향으로 결판이 난다.

    짧게 끝나거나. 오랜 시간 싸우다 끝나거나.

    팬텀과 피의 마왕의 경우는 전자. 팬텀에게 이야기에서나 나올법한 일주일 밤낮으로 싸운다는건 할수는 있지만 시간낭비다.

    하지만 밀린다.

    "큭.........!!!"

    "아까 시간을 멈추는 것을 남발한게 문제같군. 그렇지 않나?"

    "이정도야 버티다 보면 회복 돼!!!"

    팬텀의 의지 총량을 전체가 500정도라고 봤을 때. 무한 출력의 특성으로 초당 50을 회복한다고 치자.

    요컨데 게임 방식의 예다.

    어떤 기술을 날려도. 설령 의지를 전부 소모하는 기술을 날려도 10초면 회복하는 팬텀이다. 하지만 이전에 시간을 정지하는 것이 의지의 소모에 큰 타격을 입혔다.

    생각없이 싸우는 것. 그게 팬텀이 가진 약점중 하나다.

    분명 상대와 싸우면서 그 상대의 급소와 빈틈을 찾아 무의식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괴물같으나. 정작 당사자는 싸울 때 싸운다는 생각에 전념하지 어떻게 싸우느냐에는 생각이 없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전력의 힘을 때려박아 부술 뿐이다.

    지금은 그게 독으로 작용한 상태.

    앞으로 회복될 의지를 생각하고 시간정지를 남발해 그의 의지는 절반 이하로 떨어져 버렸다.

    회복되는 무한출력으로 인한 의지?

    그것은 지금 몸의 절반을 어둠으로 바꾸고 멸룡을 쓰는데 소모되고 있다.

    즉, 실질적으로 의지는 늘어나지도 않고 있다. 요컨데 팬텀이 기다리면 회복된다는 말은 허세다.

    지금 이 순간을 타개하려면 팬텀은 이 이상으로 출력을 너 높혀야 한다.

    하지만 팬텀에게 지금 더 이상의 출력을 끌어올릴 계기가 없다. 이미 저 아래의 도시가 날아간다는 것 까지 생각해 분노하여 뿜어내는 출력이 이것이니까.

    "그게 전력인가?"

    "차라리 처음부터 전력으로 갈껄"

    지금 이 순간을 피해서 의지를 회복시키고 돌아온다?

    싸움에서 도망치는건 팬텀의 성정에 맞지 않을 뿐더러 도망치면 피의 마왕이 지상의 도시를 향해 포격을 날릴 것이다.

    위험하다.

    한정된 의지로 어려운 상대를 때려부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팬텀은 그것을 문득 생각했다.

    상대를 몰아붙인다.

    상대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다.

    상대를 때려눕여 마구 팬다.

    즉 몰아붙이면 된다.

    원래 싸움에서 생각이란걸 별로 하지 않는 팬텀인데다 전투로 인해 흥분해서 생각이 단순하게 도출되었다.

    팬텀은 양손을 쥐고 피의 마왕에게 돌진했다.

    그의 특기대로 방어따윈 무시한다.

    피의 마왕이 뻗어오는 손이 그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반쪽 몸의 어께 부분을 꿰뚫었다.

    그리고 피를 조절해 급격한 팽창은 물론 혈액의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원거리에서의 피의 지배력은 통하지 않으나. 이렇게 직접 몸에 손을 박아넣고 하는 것은 가능하다.

    허나 팬텀은 그것조차 무시한다. 고통따위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대로 어둠의 손으로 피의 마왕의 머리를 움켜쥐고 그대로 내려찍는다.

    콰앙!!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피의 마왕의 몸이 성쪽으로 추락한다.

    성의 상층부의 바닥을 수개나 깨부수며 이내 바닥에 얼굴이 처박한 피의 마왕. 그리고 팬텀은 그런 피의 마왕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반격할 사이도, 그럴 틈도, 시간도 주지 않고 그저 주먹을 날려 얼굴에 꽂아넣는다. 격렬한 펀치가 적중함과 동시에 그가 처박혔던 바닥이 더욱 파여지면서 무너지기 일보직전.

    팬텀은 그에 게의치 않고 양손을 들어 얼굴에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몰아붙이기. 방어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저쪽이 공격을 하든 신경쓰지 않는다.

    마치 상대가 뭐라 하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고집샌 남자와 같다.

    다만 다른게 있다면 그건 성격이고 이건 싸움.

    그것도 초월자들 끼리의 싸움이다.

    팬텀의 어둠으로 이루어진 손에 그대로 피의 마왕의 얼굴에 찍혀들어간다.

    그의 어둠으로 된 반쪽 몸의 근력은 팬텀의 마음에 비례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피로 변화된 피의 마왕의 방어력은 자신의 마음에 비례한다.

    신념과 신념의 충돌이. 직접 현실에 일어나 행해진다.

    피의 마왕도 얻어 맞지만 않고 발을 차올려 팬텀의 복부를 차낸다.

    그로 인해 허공에 띄워진 팬텀은 잠시 무방비 상태가 되고. 그것을 놓칠 피의 마왕이 아니였다. 그의 몸이 울퉁불퉁, 부풀어 오르는 듯 하더니. 이내 그의 몸에서 사방으로 빼곡히 가시, 아니 마치 뿔 같은 것들이 돋아난다.

    그의 몸은 이미 초월자. 공격력도 자신의 의지에 비례한다.

    "커억?!"

    가시가 팬텀의 몸을 거칠게 찔러나갔다. 그와 함께 가시가 분리, 마치 로켓처럼 날아가 팬텀을 벽에 처박는다.

    어둠으로 이루어진 반쪽 몸이라면 모를까. 반대쪽 몸은 육체다. 물리적 데미지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역의 마왕이여. 한가지 묻도록 하지"

    "뭔데"

    팬텀은 몸에 틀어박힌 뿔같은 가시들을 거칠게 뽑아낸다. 그와 함께 피가 뿜어져 나오며 출혈이 나지만. 금방 회복되기에 상관없다.

    "네가 이긴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것이냐"

    "내가 이긴다면?"

    각자가 바라는 목표.

    스스로가 원하고 이 자리까지 온 꿈과 목적.

    "내가 원하는 세계는........ 이미 들어서 알겠지. 그렇다면 반역의 마왕. 너는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이냐"

    "나는........"

    팬텀이 받아온 의지는 많다.

    루이넬과 같이 애꿎은 희생자가 나오는 세상은 싫다.

    빙염의 마왕이 원했던 것처럼. 혼혈 마족이 박해받는 세상이 싫다.

    약했었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약자가 배척받는것이 싫다.

    네이드리우와 그녀의 남편이 죽었던것 같이, 과거의 일로 누군가 죽는게 싫다.

    거짓된 평화로 이루어진 마계가 싫다.

    수많은 삶을 격어오면서 얻고 느끼고 깨닫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떠올리고 후회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마침내 그것을 이룰 때가. 기회가, 순간이, 현실이, 미래가, 눈앞에 와있다.

    "나는......... 나는....... 나는......... 나는..........."

    팬텀이 끝없이 중얼거린다.

    그가 중얼거리는 것은 그저 말을 더듬는 다거나 그러는게 아니다.

    자동차의 시동이 한번에 걸리지 않는것 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마음이라는 엔진에 불을 피운다.

    "나는 대마왕이 된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팬텀이 폭발했다.

    여태까지의 기세와는 전혀 다르다. 그저 여파만으로 다크 로드 캐슬 전체가. 직경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성이 떨릴 정도였다.

    마력의 여파도. 목소리도 아니다.

    순수한 의지.

    그가 원하는 미래를 거머쥐기 위해 마음먹은 순수한 의지의 위력이다.

    "네가 원하는 세계를 위해, 전력을 다해봐라!!!!"

    피의 마왕의 손의 피가 형태를 변화시키더니 이내 야수의 손과 같은 크고 날카로운 발톱이 돋아났다.

    그가 단숨에 팬텀을 향해 거리를 좁혀가며 양손을 엑스자로 내려찍어 참격을 날려낸다. 금속 재질의 벽이 두부처럼 각이지며 썰려져 나간다.

    팬텀은 고개를 숙여 그의 공격을 피하고. 이내 거리를 좁혀와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손을 날려내는 피의 마왕을 똑바로 노려본다.

    공격을 당하지만, 눈을 감지도, 피하지도, 막지도 않는다.

    오로지 공격뿐.

    "멸룡굉천이이이익!!!!"

    콰아아앙!!!!

    팬텀이 한발을 땅에 고정하듯 찍은 굉음.

    그리고 쏘아올린 다른 발의 충격에서 발생한 굉음.

    두가지의 굉음이 아주 짧은 시간에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소리를 낸다.

    발차기에 적중한 피의 마왕의 턱은 으스러지며 그대로 천장을 뚫고 저 위를 날아간다.

    멸룡굉천익은 내려찍기 기술이다. 즉, 차올릴때는 그리 위력이 없고 멸룡조차 담지 않았다.

    저 위로 날아간 피의 마왕이지만. 팬텀의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감을 전부 때려박아 피의 마왕의 위치를 파악하고. 일직선이 되게 위치를 맞춘 후에. 그대로 발을 내려 찍으며 수직의 멸룡이 담긴 참격을 찍어내린다.

    쿵! 하는 가볍고 둔탁하고 단순한 소리.

    마치 검의 참격처럼 쏘아진 멸룡이 피의 마왕이 있는 방향에 정확히 적중했지만 그도 바보는 아닌지라 허공에서 피해냈다.

    "그아아아아아아아앗!!!!"

    팬텀은 빗맞았다는 사실따윈 무시해내고 천장을 부수고 올라가 피의 마왕의 얼굴에 다시 주먹을 꽂아넣는다.

    이전보다 더욱 강한 진심이 담긴 펀치.

    그것에 적중한 피의 마왕은 스스로 날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다크 로드 캐슬의 제일 높은 첨탑까지 튕겨 날아갔다.

    피의 마왕은 이 상황에 대해 기쁨의 미소인지, 아니면 마지막이 다가옴에 따라 몸이 반대로 내는 감정인지 모를 미소를 지었다.

    이제. 정말 끝이다.

    수백년에 걸친 일이 이 자리에서 결판이 난다.

    미래의 일이나 그런게 아니다.

    지금 현재다.

    "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오!!!!!"

    피의 마왕을 가득 채우는 것은 희열.

    어느쪽이든간에 피의 마왕이 원하는 결판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그가 바라는 쪽은...........

    그는 다크 로드 캐슬의 중앙의 제일 높은 첩탑 위에 서서 반역의 마왕. 팬텀을 내려본다.

    꽤나 힘겨운건지. 그의 몸이 비틀거리는게 눈에 띈다.

    피의 마왕도 내색은 안하고 있지만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일격으로 승부를 낸다.

    눈을 마주치지도,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는 기색 없이 두사람은 동시에 생각했다.

    일격에 상대를 박살낸다.

    피의 마왕의 몸을 이루는 모든 피가 바치 바람이 유형화된것 마냥 그의 몸에서 새어나오듯 흩뿌려지며 응축되고 모여진다.

    팬텀의 어둠을 압축해 쏘아내는 다크니스 이레이져와 비슷한 형식의 공격. 다만 저쪽은 광선이 아닌, 탄 형식이다.

    극도로 압축된 피. 그리고 피의 마왕은 피로 변환된 몸이 아닌 원래 대로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번 일격에 전력을 다 쏟아 붓는다는 반증이다.

    팬텀은 이를 악물고 몸의 반쪽의 어둠을 해제한다. 다시 본래의 육체로 돌아간 그는 목에 두르고 있는 레기온의 장식천을 만진다.

    그는.

    여기에.

    혼자오지.

    않았다.

    여태까지 오는데 그와 인연을 맺은 모두가 희생과 노력과 신념을 가지고 이곳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 장식천에는 그들이 부적삼아 넣어준 마력이 있다.

    "모두가 불어넣어준 마력......... 이렇게 써줄준 몰랐는데!!!"

    정확히 팬텀이 쓰려는 것은 마력이 아니다.

    그 마력에 깃든 팬텀을 응원하는 마음.

    그의 능력인 '변환'.

    그것을 사용해 장식천에 깃든 의지를 자신의 것으로 바꾼다.

    마력은 설령 장식천의 한도에 걸릴지 몰라도. 의지를 담는데는 상관없다. 누군가를 걱정하고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더더욱!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그의 몸에서 격렬한 파장이 일어나고. 두사람 전부 준비가 된것을 보여준다.

    "받아보아라 반역의 마왕!!!"

    "오오오오오오!!!"

    팬텀이 날아올라 검은색의 섬광처럼 쏘아진다.

    피의 마왕의 압축되었지만. 거대한 피의 탄환이 그를 향해 쏘아진다.

    그리고 충돌한다.

    쿠우웅!!!

    그 충격의 여파는 다크 로드 캐슬을 울리고 그것도 모자라 날고 있는 주변의 용종 마수들을 비틀거리게 만들었으며 미세한 진동이 저 너머의 용오름의 바다의 주인. 레비아탄에게 까지 느껴질 정도로 격렬한 충격을 만들어냈다.

    "돌파아아아아앗!!!!!"

    팬텀은 피의 마왕의 일격을, 주먹으로 깨부숴 단숨에 관통해 쏘아졌다.

    기교도 기술도 눈속임도 변화도 그 무엇 하나 없이. 올곧고 바보같이 일진선뿐인 공격.

    팬텀의 주먹이 피의 마왕의 명치를 후려침과 동시에 멸룡이 그의 몸을 침식했고.

    최후의 일격을 날리느라 그 멸룡을 맞은 부분을 피로 만들어 떼어낼 새도 없던 피의 마왕은 그저 졌을 뿐이다.

    "훌륭하다 반역의 마왕"

    그는 졌지만.

    적어도 입가엔 이전엔 한번도 본적 없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축하한다........ 이제 네가 대마왕이다. 반역의 마왕"

    팬텀이 이겼다.

    ============================ 작품 후기 ============================

    이김.

    와 씨발 지금 와서 회상해보니까 내가 여기까지 쓸줄은 몰랐음. 나도 참 대단하다. 자화자찬.

    솔직히 나처럼 300화 넘는 소설을 진짜 어쩔 수 없는 일 없이, 그나마 컴 고장났을 때는 도서관 가서 연재하고 중간에 빌어먹을 독자들에게 당해서 50연참을 하고...........

    그렇게 해서 연재를 이어온 작가는 나밖에 없을거야. 대단해 나. 자화자찬이긴 하지만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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