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10화 (310/468)

310/468 회

< --최후의 결전(이런 제목 한번 써보고 싶었어)-- >

격렬한 충돌이 연속해서 이어지며 컨트롤 룸을 울린다.

그 특성상 보호를 위해 다른 곳 보다 튼튼한 곳이다. 여파 정도론 부서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위험한건 확실하다.

피의 마왕은 자신의 피를 뽑아낸 긴 두자루의 검을 들고 휘두르며, 팬텀은 양손에서 날카로운 강기를 뿜어내 긁어내는 듯한 형태로 손을 들고 충돌한다.

초당 수백번의 연격. 그 이상의 속도도 가능하나 위력이 부족하기에 속도를 죽이고 위력을 더해 날리는 일격들.

한대라도 허용하면 대등한 싸움의 초점이 상대에게 넘어가 버린다.

한번 상대의 페이스에 넘어간다면 그걸 역전하긴 힘든 일.

더군다나 팬텀은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한다. 멸룡도, 어둠 변환도. 전부 인외적인 힘이기에 잘못해서 공격이 동력로에 닿았다간 이기는건 이기겠지만 피의 마왕과 함께 마계 전체가 날아간다.

그를 상대해야 하는건. 오로지 마왕으로서의 힘. 하트를 먹고 얻은 힘정도만 사용해야만 한다.

팬텀은 새삼 떠올렸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은 마왕의 힘을 경시하고 대부분 멸룡이나 어둠에 의존하여 싸워왔는지.

콰아아앙!!!

두텁고 단단한 금속질의 바닥이 충격을 미처 흡수하지 못하고 바닥을 부숴낸다.

조종실의 바닥이 크게 뚫리고, 두사람은 그 아래로 추락. 팬텀은 다급해졌다.

이렇게 싸우다 계속 아래로 내려간다면. 불리해지는건 팬텀이다. 아래에는 동력로가 있으니까.

마치 거대한 파이프같은 아래로 떨어지는 공간이 나와 중력으로 인해 두사람을 저 아래의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그 떨어지는 틈에도 벽을 차고 공중에서 격돌한다.

피의 마왕의 교차된 검이 팬텀의 목을 베어낼듯 휘둘러져 오고, 팬텀은 강기를 뿜어내는 양손으로 막아 버틴다.

두사람 다 양손을 쓰지 못할 때. 피의 마왕의 어께에서 피가 새어나오듯 뿜어져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팬텀의 미간을 노리며 찔러진다.

고개를 꺽은 팬텀은 피의 송곳을 피하고 다리를 걷어차 올려 피의 마왕의 검을 쳐내고 그 반동으로 그에게서 떨어진다.

"........... 위험한데"

팬텀은 중얼거렸다.

상대의 피의 마왕. 피에 대한 것이라면 그의 지배 아래에 놓여있다.

물론 지금의 팬텀은 이전보다 역량이 한참 높아진 상태. 정지된 시간 속에서도 움질일 수 있는데. 피의 마왕의 간섭력이 통할리 없다.

예전처럼 자신의 몸안의 피가 멋대로 조종당할리는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피의 마왕은 그런것은 그저 일대 다수의. 자기보다 역량이 떨어지는 자들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진짜 능력은 자신의 피를 이용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예측불능의 공격.

"장소도 낮고"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싸우는덴 더 제약이 걸릴 뿐이다.

그러니..........

팬텀은 벽을 박차고 아래로 강하한다.

마치 벽에 마구잡이로 튀기를 고무공처럼 바닥에 착지한 팬텀은 바람의 천을 끌어모아 추진력을 얻고. 저 위에 있는 피의 마왕을 향해 폭풍을 쏘아낸다.

쿠우우우우우우!!!

거대한 파이프관 같은 통로가 바람에 의해 기묘하게 떨리면서 피의 마왕은 저 위로 올려보낸다.

"이건 덤이다!!!"

팬텀은 이전에 빙염의 마왕과 싸울 때 그의 창을 떠올렸다.

화염과 얼음이 공존하는. 그 마력의 상충을 이용한 창.

그것을 떠올리자 무의식적으로 그때의 절묘한 마력 공명을 파악해내고 현실에 대입해낸다.

보통 사람이라면 만년이 가도, 마족이라도 빙염의 마왕 본인이 아닌 이상 힘든 기술을 그저 감만으로 때려박아 해낸다.

두마리의 뱀이 똬리를 틀듯 엮어가면서 만들어진 한자루의 빙염의 창.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저 손에 만들어내는 것이 전부지만. 팬텀은 그것으로 충분해 창을 피의 마왕에게 쏘아 올렸다.

폭풍과 함께 올라간 창은 단숨에 피의 마왕의 앞에 도달했고.

콰아아아아앙!!!!

이내 폭발이 일어났다.

팬텀이 만들어낸 빙염의 창의 폭발력은, 강하지만 원래 주인인 빙염의 마왕처럼 산의 3분지 1을 날려버릴 정도는 아니였다. 그정도였다면 그 이전에 폭발 만으로 상당히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피의 마왕을 쏘아 올리는 것을 성공했다.

폭발에 휘말린 그는 뻥 뚫린 저 위로 튕겨나갔을 것이다.

저 멀리 천장까지. 멀지만 팬텀의 눈에는 등에서 붉은색의 날개가 퍼덕이면서 하늘을 날고 있는 피의 마왕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멀었다, 반역의 마왕!"

"그래, 나도 아직 멀은거 알거든!"

전력.

마왕으로서의 전력을 다한다.

멸룡도, 어둠도 전부 쓰지 않고. 그저 자신이 인간으로서 얻은 힘을!

팬텀은바람의 천을 끌어모으고 땅을 박차 단숨에 날아오른다. 저 위의 피의 마왕에게 까지는 거리가 있지만. 그런 거리따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시간의 마왕의 힘.

시간을 멈춘다.

순간 팬텀의 귀에 째깍, 하는 착각음이 들리는것과 동시에 주변이 고요해지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다.

피의 마왕도 시간의 마왕과 동급의 실력자. 그렇기에 그도 마찬가지로 정지된 시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도 완벽하지 않다. 팬텀이야 그 능력 덕분에 정지된 시간속에서도 멈춤없이 완전히 움직일 수 있지만. 피의 마왕은 시간이 정지하면 약 1초가량 멈춘다. 아니, 실제로는 그보다도 적다.

팬텀이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시간은 약 5초. 아직 시간의 마왕의 능력을 얻은 기간이 길지 않아 숙련되지 않아서 그렇다. 그리고 섬세한 조절도 불가능하여 그 5초동안 다시 시간을 돌리거나 하지는 못한다.

그저 5초간 시간을 멈출 수 밖에 없다. 만약 시간의 마왕이였다면 1초 간격으로 시간 정지를 계속해 피의 마왕을 옭아맬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팬텀에게 그런 능력은 없다.

하지만 딜레이 없이 계속해서 시간을 멈추고 계속하는것을 잇는다. 5초가 지나면 다시 정지. 또 5초가 지나면 다시 정지.

피의 마왕의 움직임이 기묘하게 정지하고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팬텀은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올라가는 추진력과 주먹에 마력을 모아 움켜쥐고 전력을 담은 펀치를 날린다.

목표는 피의 마왕의 명치. 맞으면 치명상인 급소다.

아무리 흡혈귀라도 기본적인 신체구조는 인간과 비슷하기에 맞으면 피의 마왕이라도 상당한 데미지를 입을 터. 아니 팬텀의 주먹의 기세로 보아 맞으면 그냥 뚫고 나갈것 같다.

피의 마왕은 퍼덕이던 날개로 몸을 감싸듯 모으고 양팔을 교차하여 충격에 대비한다.

하지만 아주 약간 늦었다.

시간 정지 덕분에 피의 마왕의 방어는 약간 늦어졌고. 팬텀의 공격이 피의 마왕에게 적중했다.

콰아아앙!!!

강렬한 폭음과 함께 피의 마왕의 몸이 저 위로 날아올랐다.

천장을 부수고 위로 쏘아지듯 올라간 피의 마왕은 어느새 정신을 차렸다.

........... 주변을 둘러보니 바람이 느껴진다. 지금 그는 다크 로드 캐슬의 성 내부가 아니라. 외부. 그것도 성의 지붕 위에 있다.

팬텀의 펀치가 이곳까지 날려보낸 것이다.

주변엔, 아직도 수백발의 광탄이 날아다니고. 용종 마수들이 마족들이 탄 컨테이너 박스를 끌어올린다.

흔하지 않은 전쟁의 광경이다.

"뭘 그따위로 경치 감상중이야?"

팬텀이 크게 뚫린 구멍에서 날아올라 피의 마왕의 정면에 날라오른다.

그도 주변을 둘러본다.

"전쟁이란 언제나 마이너스인 법이지. 전쟁이란것 자체가 마이너스인 것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전쟁을 싫어한다"

"전쟁 싫어한다는 놈이 400년전에 그 꺼리를 크게 벌였냐?"

"그렇지 않았다면 기존의 마왕을 끌어내지 못해 내가 마왕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테니까"

조금 삐걱거리긴 해도 400년 전엔 평화로운 시기였기에, 마왕을 누가 죽이네. 누가 마왕이 ?

네 하는 일들은 낌세조차 없었다.

그 시기에 피의 마왕이 마왕이 ?

다면 시선이 쏠렸을 것이다.

하지만 반역의 시기를 일으켜 전쟁을 내고. 그 사이에 피의 마왕은 시엔느의 아버지인 괴력의 마왕을 해치워 마왕이 되었다.

별로 특이할것도 없었다. 그때 마왕이 된 자만 4명이나 ?

으니까.

"세계를 바꾸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선택했어도 ?

잖아?"

"희생없이 얻을 수 있는건 없다. 마왕이라는 강자가 있는 이 세계에서. 그런 강자들을 누르고 정점에 서려면.......... 나도 마왕이 되야 하니까"

"후회는 없냐?"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팬텀은 문득 생각해냈다.

예전에 봄의 정원의 드리아데스가 말했던 말.

잃는것을 두려워 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피의 마왕의 각오.

희생없이 얻을 수 있는건 없다.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르다.

"무언가를 잃는건 싫은 일이잖아. 나같았다면 희생없이 다른 방법을 찾았을꺼야"

"안이한 생각이군.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반역의 마왕, 너는 나와 싸우기 위해서 누군가의 목숨을 희생시켜 온것이지 않은가?"

".............."

맞는 말이다.

팬텀이 이 자리에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을까.

그로 인해 발생한 전쟁, 전투, 그의 손에 죽은 자들.

"......... 하지만 적어도. 난 너처럼 후회는 안해"

"좋은 마음가짐이군"

다시 전투가 시작된다.

이전과는 달리 허공에서 격돌하기에 그 공격의 여파는 대기를 떨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다크 로드 캐슬의 견고함으로 보아 부숴지지는 않겠지만. 그 위력은 성이 크게 떨릴 정도다.

"......... 아, 젠장. 살짝 무리를 했나?"

팬텀에게 아주 중요한것. 그가 싸우는데 아주 중요한 것은 마왕의 힘도, 멸룡도, 어둠도 아니다.

그저 무한 출력.

무식할 정도로 뿜어내는 그의 전투 의지가. 모든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의지 자체가 없다면 마왕의 힘이나 멸룡, 어둠을 다루는 것도 하지 못한다.

그런 무한한 출력의 의지도. 연속적인 시간 정지 앞에선 상당한 소모를 일으켰다. 회복되려면 전투중인 지금이라도 꽤나 걸릴것이다.

시간의 마왕은 평생 가지고,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능력에 그 살아온 시간동안 쌓인 자기 스스로의 굳건한 의지로 인해 거의 무한정에 가까울 정도로 사기적인 시간 조정을 보여줬지만. 팬텀은 시간의 마왕이 아니다.

시간을 다루는 것도 멈추는게 고작. 그나마 5초정도 일뿐.

그래도 시간을 멈추는건 많은 양의 의지를 필요로 한다. 몸의 절반을 어둠으로 바꾸더라도 이정도까지 의지가 소모되지 않는다.

"왜 그러지? 벌써 지친건가?"

"몸은 아닌데 머리가 조금"

보통은 이럴 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에 거짓으로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게 정석이지만. 팬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저 아래에서, 팬텀을 향해 밝은 빛의 광탄이 쏘아진다. 그 수는 대략 열댓개.

다크 로드 캐슬의 인공지능이 적을 판단하고 요격하기 위해 쏘아낸 것이다.

한발 한발이 건물 하나는 가뿐히 소멸시키는 위력을 가지고 있지만. 팬텀은 겨우 발차기로 허공을 걷어차 그 참격만으로 광탄들을 베어낸다.

".......... 포격 중지"

"어?"

피의 마왕이 포격을 중지한다는 선언을 내린다. 지금은 다크 로드 캐슬의 성의 지붕 위지만. 인공지능은 그의 명령을 착실히 들었다.

이내 아직 남아있는 수백발의 포대들이 정지하고 하늘을 수놓던 광탄들이 사그라든다.

"뭐하자는 수작이야?"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반역의 마왕. 어째서 전력을 다하지 않는거지?"

그의 말에 팬텀이 움찔거린다.

다크 로드 캐슬의 동력로에 공격이 닿아서 폭발할까봐 그는 어둠과 멸룡도 봉인하고 있다.

피의 마왕은 그것을 알아챈 것이다.

"에........ 마왕끼리의 싸움이니까 마왕으로서 얻은 힘만 쓴다......... 고 변명하는건 안통하겠지? 툭까놓고 말해서, 마계가 날아갈까봐 그래"

"동력로 말인가....... 그도 그렇군. 하지만 전력을 다해라 반역의 마왕"

"싫다면?"

"하게 만들어야지. 공간 도약 시스템 기동. 위치는........ 서대륙 중앙의 도시다"

"뭐?!"

피의 마왕이 중얼거리자. 다크 로드 캐슬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성의 정면의 공간이 갈라지면서 서서히 그 안으로 성이 이동한다. 그 시간은 고작해야 2,3분.

갈라진 공간을 넘어가자 저 아래에 보이는 것은 밤하늘의 별마냥 빛이 반짝이고 있는 도시.

귀계의 마왕의 수도 붕괴로 임시적으로 만든 도시로 단숨에 공간을 이동한 것이다.

"전력을 다해라, 반역의 마왕"

수백대의 포대들이 지상을 겨눈다.

이곳에는 저 포격을 막을 다른 병력도, 인원도 없다.

그저 무방비한 일반 마족을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도시를 날려주지"

============================ 작품 후기 ============================

농담 안하고 팬텀이 빡치면 눈에 뵈는거 하나 없이 피의 마왕따윈 존나 팰 수 있습니다.

지금은 봐주면서, 동력로에 데미지가 안가게 조심히 싸우고 있어서 그럴 뿐이지.

그런데 이제 그딴거 없어. 넌 괜히 시비를 턴거야.

빨리 마계편 완결내고 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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