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468 회
< --다크 로드 캐슬-- >
"드디어............"
결전의 날.
내가 이런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단어를 떠올리니까 실감이 안나는데. 실제론 엄청 두근두근거린다.
거사를 치르기 전의 주인공이 이런 마음일까.
차라리 나만 대판 붙으면 뭐라 하겠는데. 다들 몰려오는 거니까.
전원 준비 완료다.
"다크 와이번 부대. 전원 대기중"
"마법사 진형 구축. 마력 공명 및 요격을 위해 동조에 들어갑니다"
"돌격부대 전원 비행 아티펙트 착용. 언제든지 출격 가능합니다"
전부 대기중이다.
이번에도 연설을 해야하나. 생각했지만. 무리. 이런 상황에서 연설했다간 못버틸것 같다.
내가.
그 어떤 순간에도. 나는 이만큼 긴장한 적이 없을 것이다.
여태껏. 여태껏.
마계에 떨어졌다.
이렌을 만났다.
불사의 마왕 라인하르트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가 죽었다.
루이넬을 만났다.
루이넬을 구출하고 살육의 마왕을 죽였다.
마왕이 ?
다.
마룡왕에게 시비를 걸었다.
반쯤 죽었다 겨우 살아났다.
라시드와 만났다.
유혹의 마왕과 싸웠다.
흑야의 마왕의 유산을 발견했다.
카르덴과 만났다.
빙염의 마왕과 마찰이 생겼다.
봄의 정원에서 로르덴과 드리아데스를 만났다.
마왕급 마수 베헤모스를 죽였다.
심연의 협곡에 떨어졌다.
심연과 만나 어둠을 얻었다.
여공작 네이드리우와 그 가족들을 만났다.
빙염의 마왕과 싸웠다.
거짓의 대공과 만났다.
일리엘과 만났다.
다크 로드 캐슬의 회의에 참석하다 피의 마왕과 싸웠다. 그리고 졌다.
용오름의 바다에서 레비아탄과 바다의 일족들을 만났다.
마왕급 마수 크라켄을 해치웠다.
시그너스와 만났다.
서대륙에서 루이넬의 과거사를 알았다.
루카크와 시엔느와 만났다.
그림자의 마왕과 싸웠다. 하지만 녀석이 도망쳤다.
루이넬이 성인식을 치뤘다.
강해져서 돌아온 그림자의 마왕을 죽였다.
시간의 마왕과 싸웠다.
귀계의 마왕을 죽였다.
간단히 설명해도 이정도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종지부가 찍힐 시간이다.
책으로 치자면 에필로그, 영화는 엔딩.
순간 긴장감이 없어지고 내 마음에 고요함이 가득 들어찬다.
무념.
과거를 회상하고 그때 가졌던 갖가지 마음들이 천천히 떠오르다 이내 전부 사라진다.
그리고 남는것이 무념. 아무런 생각도 없는 순수한 정신상태.
한차례의 심호흡 후. 나는 언제든 제로에서 전력을 끌어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연설도, 걷치례도, 그 어떤것도 필요 없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전원에게 전부 들릴 정도로 크게. 주변에 공기의 폭발이 일어날 정도로 엄청 그게 소리쳤다.
"전원 전투 준비이이이이이!!!!"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현재 우리측에서는 하늘을 나는 비공성도 공략할 대비를 지난 한달동안 겨우 끝마쳤다. 빡빡함이 지대로다.
피의 마왕측의 고위 마족은 소수. 그나마 다른 곳으로 분산되어 있는것 같고. 중요한 녀석은 피의 마왕 하나.
그놈만 족치면 다 된다.
"행운을 빌께, 팬텀"
"아, 물론. 박살 내고 돌아올께"
나의 안전을 바라는 루이넬에 말에 나는 호쾌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루이넬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건 내 착긱일까?
아니겠지.
"루이넬, 지금 고민중이지? 그녀석을 죽여야 하나. 아니면..........."
"......... 응"
아무리 그녀를 배신한 피의 마왕이라도. 죽이기로 맹새한 사람이라도 막상 죽이려니 멈칫거리는 루이넬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루이넬의 삼촌이니까.
"저기, 루이넬. 원한다면 어느정도 패고 끌고 올 수 있는데........"
"아니야 팬텀"
루이넬이 내 말을 끊는다.
"난, 네 덕분이 여기 이렇게 서 있고. 내 복수도 네가 대신 해주고 있어. 그러니 네 마음대로 박살을 내버려도 상관 없어"
"......... 그렇게 말하니 힘이 좀 나는것 같은데!"
루이넬의 망설임이 사라졌다.
그런 고로 맘껏 날뛸 수 있게?
다.
나는 레기온을 잡았다.
커다란 돌격창과 그 끝에 달려있는 장식천이 바람에 휘날려 펄럭인다.
"맞다, 팬텀. 그러고 보니까 그 장식천. 그냥 장식은 아니지?"
"아, 기본적으로 엄청 질긴데다가. 마력을 주입하면 중갑옷은 가뿐하게 넘을 정도의 방어력을 가지거든. 다만 내 몸이 이래서 그리 쓰진 않지만"
"줘봐, 재질도 그렇겠다. 마력을 넣으면 어느정도 유지가 될테니까. 쓰진 않아도 부적으로 들고다녀"
루이넬이 레기온의 장식천에 마력을 불어넣는다.
아니, 마력보다 더 비중이 높은건.......... 루이넬의 마음. 나를 걱정해주는 루이넬의 강한 마음이 장식천에 깃든다.
내가 초월자가 되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게. 상대의 마음이나 의지를 잘 파악할 수 있게 ?
다는 것이다.
순수한 걱정.
"아, 그런 부적 같은거라면 저도......."
"우! 나도!"
"짧게 말해서, 나도 하고 싶은데"
"아빠! 아빠! 나도!"
"나도 해주지"
"아, 그럼 저도 할래요"
"그렇다면 나도"
라시드, 카르덴, 로르덴, 시엔느, 마룡왕, 루카크, 듀랜달까지.
그런데 듀랜달 너 임마. 넌 왜 그 멤버 사이에 껴있어?
........ 물론 본다면 시그너스를 빼고 그와 대등한 마족은 이중에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무력적으로 보면 우리 중에서 순위권인가.
다들 내 레기온의 장식천에 손을 대고 마력과 함께 그 마음을 담았다.
무게는 없지만 어쩐지 든든해진것 같다.
"고마워. 이게 있으니까 죽으래야 죽을수도 없을것 같다. 원래 그러지만"
"그거 농담이라고 한거야? 썰렁해"
"팬텀씨는 농담하는 소질이 영 없네요. 태클거는 능력이면 몰라도"
"......... 좋아, 루카크. 넌 다녀오면 때린다"
아주 강하게 때려줄테다.
우리가 진형을 짠 곳은 피의 마왕의 영지 경계 인근.
다크 로드 캐슬이 떠오른 동대륙과 서대륙 중앙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런거 상관없다.
쿠구구구!!!
본인이 알아서 와줄테니까.
공간이 갈라진다. 내가 데스티니 브레이커로 가른것 같은 거친 틈이 아니라 깔끔하게 갈라진 틈새. 그것을 비집고 거대한 흑색의 성이 나타난다.
다크 로드 캐슬의 공간 도약 시스템이다.
세상에, 저런 핵폭탄 이상의 성이 저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니 사기 아니야?
그러고 보면 차원 도약 시스템도 있다지. 탈환해서 좋은데 쓰자.
"마룡왕, 컴온"
"뭐 때문에 그러지?"
"일단 저거부터 박살내야 하잖아"
가장 급선무는 다크 로드 캐슬의 베리어다. 저게 있는 이상 이쪽의 요격도 맞질 않는다.
저걸 박살내려면 내가 올라가도 되지만.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사용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나는데 바람의 천을 끌어모으는 정도의 집중은 힘들다.
그런 고로 대신 날아줄 무언가가 필요한데. 아티펙트쪽은 사용자도 신경써야 하는거니까 무리. 용종 마수는 말을 못들어서 무리.
그런 고로 본체 상태의 마룡왕이 필요하다.
"그런가......... 협조하지"
"부탁할께"
마룡왕의 몸에 강대한 마력이 집중됨과 동시에 강렬한 빛과 함께 그녀의 몸체가 부풀어오른다.
이내 사그라든 빛에서 보이는건 마치 금속과도 같은 윤택을 내는 검은색의 비늘.
그리고 붉은색의 눈동자에 수개의 뿔이 달린 드래곤의 머리.
거대한 피막으로 이루어진 날개.
인외의 거대한 몸체지만. 그렇다고 뚱뚱하거나 하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최적의 비율로 맞춰 만든 하나의 거대한 조형물로 느껴진다.
[타라. 중간계에서도 단 한번도 나오지 못했던 드래곤 라이더의 전설을. 네가 이루게 되겠군]
"오케이"
나는 가볍게 점프해 마룡왕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전망이 굉장하다.
마왕성의 탑에서 본것같은 것보다 사뭇 느낌이 다른데.
조용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숨을 쉬는 마룡왕의 호흡이 발을 타고 전해진다.
[그런데 어째서 머리지? 보통 이럴때는 목에 타는거 아닌가?]
"여기가 전망이 좋잖아"
[.............. 뭐, 딱히 상관 없으려나]
어차피 둘다 타는건데 어쩌려고.
"가자, 얼마나 단단한지 선빵으로 브레스라도 먹여줘"
[오랜만에 브레스인가. 호흡좀 다듬어야겠군]
후우우우우웅!!!!
강렬한 바람이 그녀의 날갯짓에서 휘말려온다. 마력으로 강화한 날개이기에. 마룡왕의 몸이 조금씩 날기 위한 힘을 얻는다.
[꽉잡아라. 떨어져도 난 모른다]
"그정도로 빨리 날아주는게 내가 원하는 바야"
그리고 마룡왕이 날아올랐다.
발로 땅을 차서 도약을 하고 그 반동과 함께 날개를 퍼덕여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다. 그 거체로 할 수 없을 기교다.
"저 상태에선 포격도 힘들겠지. 단숨에 날아가서 박살낸다!"
[시원해서 좋군!]
마룡왕은 공중에서 급 가속. 단숨에 찔러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다크 로드 캐슬로 직행한다.
거대한 육각형의 판같은 것들이 이어진 베리어. 저걸 부숴낸다!
형이 말하길, 저 육각형 물체는 파편이라는 차원을 이루는 물질. 부숴지지 않는 마치 원자같은 것이라 내 데스티니 브레이커로도 부수지 못할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틈새를 찢어낸다!
"달라붙어!"
[붙잡기가 해라!]
나는 손에서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뿜어낸다.
예전부터 익숙한 검은 안개가 뿜어지면서 손의 형상을 이루며 압축. 마치 악마의 손같은 형상을 이루어낸다.
쿠우우웅!!!
마룡왕이 베리어에 바짝 붙어 충돌한다.
이거면 충분해!!
"박살나라아아아아아!!!"
베리어의 육각형 파편 틈새 사이에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쑤셔 넣고 그대로 내려 긋는다.
마룡왕이 타이밍 맞춰서 아래로 하강!
덕분에 일자로 그어지면서 베리어가 갈라진다.
타아아앙!!!
울리는 소리화 함께 쏘아지는 광탄 한발.
다크 로드 캐슬의 주포로 보이는 곳에서 쏘아진 거대한 탄환이 이쪽을 향해 날아온다.
[피해야 한다!]
"젠장!"
저걸 직격으로 맞으면 나는 몰라도 이 거체의 마룡왕은 치명타다. 거기에 이런 거체라 인간형일때의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상쇄시키는 수밖에.
내가 레기온을 들어 날아오는 광탄을 날려버리기 전에 먼저 마룡왕이 입에서 브레스를 쏘아낸다.
고온의 열기와 마력이 응축된 레이져와 같은 일직선의 브레스.
광탄이 날아온 방향과 마룡왕의 브레스가 쏘아지는 방향이 일치하기에. 광탄을 꿰뚫은 마룡왕의 브레스가 주포에 닿았다.
콰아앙!!
하지만 그쪽에도 방어 설비가 되어있는 것인지. 멀리서 맞았다곤 하나 마룡왕의 브레스를 막아냈다.
그리고 수많은 포대가 마룡왕을 겨눈다.
............ 벌집이 되겠는데.
[후퇴해야 한다!]
"젠장! 데스티니 브레이커는 하루에 한번인데!"
이미 오늘의 기회는 잃었다. 이전에 나는 적어도 베리어를 찢어낸 후 마룡왕을 두고 가더라도 베리어 안쪽으로 들어가 성의 베리어 시스템을 부숴야 했다.
타이밍이 조금 늦은건가!
"........ 빌어먹을! 일단 지상으로 내려가!"
[알겠다!]
우리들은 할 수 없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피의 마왕은 팬텀이 물러나는 영상을 보며 자신감에 가득 찬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베리어 이상의 시스템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계 구축 시스템. 발동"
[발동하겠습니다]
쿠구구구구!!!!
다크 로드 캐슬이 불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걱정 마세요 다크 로드 캐슬에는 그레이도 모르는 기술도 있어요.
방어 계열이라면 파편 베리어도 엿먹일 정도로. 수비만 하면 존나 철벽수비.
그래도 우리에겐 짱쌘 먼치킨 그레이가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빨리 마계편 완결 내야지. 그리고 쉬어야지.
아, 맞다 지금 무림편 외전 쓰는데. 한 3편 정도를 압축했더니 용량이 상당함.
좋아, 된다면 이렇게 외전은 3편 정도로 잡고 올리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