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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94화 (294/468)

294/468 회

< --운명-- >

귀계의 마왕이 보내는 기습 병력도 3일째 되니까 팍 줄어버렸다.

분명 단순 고위 마족의 수는 대륙 하나에 맞먹는 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초월적인 강자는 이쪽이 더 많을것이다.

애들이 팍팍 성장했어.

야, 이게 자식의 성장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건가. 좋다.

이제 고작해야 며칠이면 귀계의 마왕의 수도에 닿는다. 가서 면상을 박살내주마.

튀어? 튀면 오히려 난 좋지. 수도는 사람들이 몰려있으니까 인명피해를 걱정해서 녀석을 바로 못치는거고. 다른 곳으로 튀면 오히려 난 마음껏 박살낼 수 있으니까.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며 뒹굴뒹굴. 3일간의 폭풍 학살을 한 후에 돌아와 내 숙소에서 쉬는 중이다.

"마왕이라서 짱 좋은게. 전쟁인데도 개인 숙소 내준다는 건가?"

나는 그냥 작은거, 아니면 애들이랑 같이 쓰는거 줘도 되는데. 마왕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라고,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 개인 천막을 쓰란다.

덕분에 천막만 없으면 노숙하는 폼에도 불구하고 여느 호텔 방 못지 않다.

............ 침대는 진짜 어떻게 가져온거야. 우리 바로 돌격한다 했잖아. 휴식은 최소한으로.

물론 이전의 그 습격 사건 때문에 내가 빠진 상태에서 진군하느라 사상자도 좀 생겼고 다들 상당히 지쳤다.

하루정돈 쉬어도 되려나.

하지만 쉰다고 해서 이런 전장에서 할거라곤 자는 것 밖에 없다.

자자, 자는게 남는거다.

나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드림 로드나 심연, 그리고 팬텀 녀석이나 만날까.

정신이 안정되는게 느껴지면서. 조용히 잠의 수마가 찾아온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흐라낫구로님다소이누무네에에에에에!!!"

"뭐래 이 미친년이?!"

나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드림 로드는 떼어놓았다.

왜 이래? 약이라도 먹었어?

"큰일인데. 제기랄, 왜 갑자기 만나러 오는거냐. 엉덩이 무거운 족속들이. 그중에서도 가장 짜증나는 년이"

"뭐, 볼일이 있어서 오는게 아니겠나. 그것이 호의가 ?

든 적의가 ?

든 간에........ 그녀는 적어도 사적인 감정으로 오는 타입은 아니니까 경고에 가깝겠지만 말일세"

"어이, 나도 뭔소린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얌마, 나 빼놓고 이야기 하지마. 그리고 데스 로드?!"

"오랜만일세"

요즘 죽는 일이 드물에서 근래에 본적이 없는 데스 로드다.

강해지고 나서 보니까. 그의 역량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 강자다. 비견될 사람으로는 기껏해야 형이나 심연정도. 드림 로드보다 훨씬 더 이상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다들 모여있어? 오늘 정모하는 날이야?"

"차라리 그랬던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게 말일세"

"간단히 말해서, 너 좆됨"

........ 드림 로드 너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

아니, 싸우면 내가 지지만.

"야, 네가 설명좀 해줘봐. 어떻게 된거길래 다들 호들갑이야? 데스 로드까지 안오던 이곳에 오고"

나는 내 이면인 팬텀에게 대신 물었다.

설명할 생각이 없는 다른 녀석들은 모를까. 넌 내 이면이니까 알려주겠지.

"글쎄,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누군가 너를 만나러 온다는건 확실해"

"누가?"

"짱 쌔고 크와아앙! 한 사람. 아니, 사람이란 단어도 표기할 수 없으려나"

드림 로드가 보충 설명.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건 마찬가지다.

강하다고? 그 드림 로드가 강하다고 말한다고?

"얼마나 강한데?"

"글쎄, 내 전성기때라도 힘드려나. 치명상 정도 입히고 죽을 자신은 있지만"

"네가 그럴 정도라고?"

심연의 전성기.

나는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피의 마왕이라던가 나같은 녀석은 그냥 걷어 차는걸로도 죽일 수 있는 강자라는 것.

그리고 그런 심연조차 이기지 못하는.......... 그런 강자.

"그럼 데스 로드도?"

"물론일세. 뭐, 행방불명된 내 스승 정도라면 상대할 수 있겠지만. 그것 뿐이고. 뭐, 걱정은 말게나. 앞으로의 일에 대한 경고나 하러 오는거겠지"

"경고라니........ 딱히 경고 받을 만한 일은 한적 없는데. 누굴 죽이는걸로 보면 사형감이지만"

내가 여태껏 죽인 생명만 몇인데. 만은 가볍게 넘어갈거다.

만약 마계가 아니라 지구였다면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자가 되어 수배 되서 날 잡으면 현상금 몇십억도 내걸었을거다.

호옹이. 마계라서 다행이다.

"뭐, 그런 경고가 아닐세. 앞으로의 일. 즉 미래에 대한 경고라고 할까?"

"미래라니, 뭔가 예지 능력이라도 있다고 그래?"

"흠, 예지 능력이라......... 그것 보단 예측이 맞겠지"

"예측?"

"고도로 정밀한 연산에 의한 짜여지고 계획된 미래. 그것을 운명이라 부른다네. 그리고 그 운명을 관측하는 한명의 초월자가 있지"

"드림 로드도, 심연도, 데스 로드 당신도. 전부 초월자잖아?"

"아니, 우리는 그녀보다 격이 좀 떨어지는 초월자. 그리고 우리의 태생은 인간이나 그 외의 무언가일세. 하지만 그녀는 태생부터가 다르지"

초월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한계를 초월한 자.

그것을 초월자라 부른다. 나도 이미 초월자 반열에 들어서긴 했지만. 로드란 녀석들에 비하면 약과.

......... 그런 로드보다 더 위라고?

하늘 위에 우주가 있는거랑 같은건가.

"온것 같군"

"으아아아! 죽지 말고! 심기 거스르게 지랄하지 말고! 여행가는 자식 챙겨주는 엄마 마음이 이런건가! 제기랄, 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그럼, 행운을 빌지"

"아니, 좀더 설명을............"

그리고 누군가 내 몸을 건드리는 느낌과 함께. 나는 잠에서 깨었다.

눈을 뜨니 흑발 흑안의 소녀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시엔느인가? 아니, 시엔느의 눈동자는 보라색이다.

흑발 흑안의 소녀는 드물다. 이 개성 넘치는 마계에서 순수한 흑발 흑안은 나밖에 본적이 없던가.

거울이냐?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그녀의 얼굴이 어리다.

"이제야 일어난거야?"

"........... 저기. 누구? 그, 나를 만나러 온다는 초월자 뭐시기씨라는건 알겠는데"

이렇게 어릴줄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심연이나 드림 로드도 같은 여성이긴 하지만. 적어도 외견은 성인이다.

이 애 처럼 어린애가 아니라는 거다.

나와 비슷한 흑안에. 치렁치렁 내려오는 머리카락.

거기에 고스 로리틱한 드레스를 입은 미소녀.

다른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이 느낌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 응?"

내가 할말을 스틸당했다!

아니, 그런데 사실이다. 그녀에게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녀의 기척도, 느낌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 감이 맛이 갔나?

아니, 그건 아닐거다.

"흠,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지상에 서서 땅을 보면. 그 땅의 일부는 볼 수 있어도. 거대한 행성 자체는 볼 수 없어. 그렇지?"

"아, 그렇긴 한데"

"그거랑 비슷한 원리야. 역량이 너무나도 큰 상대는. 그 역량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감지 해낼수도 없을테지. 앞으로 네가 더 강해진다면 모를까"

아직도 모자라다는 말이겠지.

갈길이 무지 멀구나 나는.

"내 이름은 페이트 더 데스티니"

그녀는 드레스의 양 끝을 잡아 살짝 들어올리며 마치 귀족 영애같은 인사를 건낸다.

"참고로 너의 아버지랑 같은 뻘이니까. 무시하지 말아줘"

"아버지랑?!"

도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했던 아버지와 같은 뻘이라고?

.......... 몇살이야 도대체?

"시간이라는 단위로는 나이를 셀수 없지. 하지만 적어도 행성 하나가 만들어지도 붕괴되는걸 수천, 수만번도 더 봐왔다는걸 알아줘"

"그런데, 실제로 그러면 미쳐버리지 않을까? 그렇게 오래살면 권태로움도 엄청 느껴질텐데?"

마치 시간의 마왕처럼.

시간의 마왕은 마계 태초부터 살아왔다.

덕분에 그의 정신 세계는 일반 마족과 다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을 차지한 감정은 권태로움. 강한 무력과 죽지 않는 몸을 가진 그에게는 모든게 지루할 뿐이다.

"딱히, 심심할때 할 소일거리도 많고. 재미있는게 많으니까"

그럼 다행이고.

그나저나.

"어째서 날 보러 온거야?"

"한가지 충고........ 아니 경고일까? 아무튼 말을 전하러 왔어"

데스 로드가 말했던 초월자의 경고인가.

무엇일지 절로 침이 삼켜지면서 긴장된다.

저정도의 초월자가 직접 나서서 경고한다.

도대체.........

"만약에 말이야. 너를 따르는 마족과, 그렇지 않은 마족. 이 둘이 몰살 당할 위기에 쳐했어. 만약 피한다면 아군만 피할수 있고. 한쪽을 구하던가. 아니면 전부 포기하던가 하는 상황이야.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어?"

"......... 뭐?"

도리어 날아온건 질문.

선택인가. 양자택일. 둘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

"전부를 구하는건?"

"무리야. 이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고 절망이 가득하다는건. 네가 제일 잘 알텐데? 예비 다크니스 로드씨"

"다크니스 로드? 아니, 잠깐만. 로드라니. 그거.........."

드림 로드, 데스 로드와 같이 로드를 말하는거. 그중에서도 다크니스 로드라고 하면?

내가 다루는것은 어둠. 여태껏 왜 눈치 못챈거지?

내가 예비이고. 심연이 후계자라 했으니까. 심연은 아마 전대 다크니스 로드.

"다시 논제로 돌아와줄래?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아......... 미안"

어떤것을 선택할까.

한쪽이라도 구할 것이냐, 둘다 잃을 것이냐.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쪽을 구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 나머지 사람이 죽잖아. 그걸 어떻게 내버려 둬?"

"바보같이. 위선자 행세는 그만둬"

"위선자라니?"

"누군가를 구한다느니. 그런건 여태껏 아무 감정 없이 누군가를 죽여온 사람이 한 일은 아니지 않아?"

푸욱, 하고 그녀의 말이 창이 되어 내 심장을 찌른다.

그러고 보니.

나는 요즘 누군가를 죽이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그저, 귀찮음을 느낄 뿐.

왜?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데? 옛날엔 적어도 살육의 마왕이나 유혹의 마왕같은. 적어도 내 마음에선 죽어도 싼놈이라고 판단된 녀석들을 죽였다.

하지만 요즘은...........

"한 인디언 부족에겐. 이런 말이 있지. 양심이란 뾰족한 삼각형같아서. 나쁜짓을 하면 그것이 마음을 쿡쿡 찔러 아프지만. 계속 그러다 보면 삼각형의 끝이 무뎌져서 끝내는 나쁜짓을 저질러도 아프지 않게 된다"

".......... 내가 누굴 죽이는거에 익숙해졌다는 소리겠지"

"정답이야"

조금씩, 심연의 어둠이 몸을 잠식하는게 느껴진다.

진짜 나.......... 바보 같구나.

아무런 감정없이, 사람을 죽이고도 나중에는 웃는다.

그나마 든 감정은 귀찮음. 짜증남.

적어도 미안한 감정은 들어야 정상인데. 아무리 쓰레기라도 찝찝한 감정은 들어야 정상인데.

.......... 정말 내 양심은 털나고도 가루가 되버린것 같다.

"바보에 무식한 학살자. 그런 너에게는 선택권은 겨우 2가지 뿐이야"

"아........."

"결정해. 둘 다 죽일꺼야. 아니면 하나라도 살릴꺼야?"

그녀의 소근거리는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다른 하나라도 살린다는 쪽을 선택하려고 했다.

[머어엉청이]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울리는 말에. 그것을 그만뒀다.

익숙한 목소리.

그래, 내 목소리다.

그는 팬텀. 어둠으로 인해 내 욕망과 이면이 섞인 내 반쪽.

[뭐가 한쪽을 구하느니. 둘다 잃느니. 개지랄을 떨고 있잖아. 좀 본능에 솔직하지 그래?]

본능이라니?

[요컨데 네가 루이넬을 보면 덮쳐야겠다는 그런 본능. 네가 하고 싶은 것. 네 꼴리는 대로 선택하는것. 그걸 말하는 거다]

그러니까.........

[난 욕심쟁이니까 둘다 구할꺼야]

"난 욕심쟁이니까 둘다 구할꺼야"

그녀는 분명 둘다 구하는건 무리라고 했다.

무리라는건. 적어도 아주 조금은. 아주 조금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

게다가. 이 세상엔 완벽이란 없다. 단단한 다이아몬드도 흠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실수 한가지는 하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도 아주 조금은 성공할 확률이 있다.

"재미난 생각을 하네. 우리들 중에도 비슷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 있던가.......... 하지만 무모한 결정이야"

"난 여태껏 무모한 짓을 존나 많이 해왔고. 그런데도 여기 서 있어"

"그 무모함이 성공하도록 편의를 봐준게 누구라고 생각해?"

"............. 뭐?"

무슨 소리야?

"뭐, ?

어. 어차피 알아주라고 한것도 아니고. 그저 변수에 살짝 더 변수를 더한것 뿐이니까......... 그래도 역시 무모한 선택이야. 둘 다 구할 확률은 기껏해야 1퍼센트 미만인데?"

"내가 고등학교에서 확률 배우다 생각한건데. 확률은 사실 그딴거 없고 당첨이냐 아니냐. 그냥 그렇게 나뉘는것 같던데? 즉 50퍼센트다 이말이야"

"바보같아. 그렇지만 어떤면에선 네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것 같기도 하네"

자꾸 아버지 이야기 들먹이는데.

아버지는 진짜 누구지? 어떤 사람이지?

다음에 만난다면 확실하게 물어봐야지.

"바보같지만. 아직 네가 인간이라는 증거이기도 한 선택이야. 그럴때도 무모하게 나가는건. 인간이라는 반증이거든. 다른 종족에게는 드문 성격이지"

그녀는 키득거리며, 천막을 나선다.

............... 생각해보니까 저 소녀. 맘에 안든다.

전혀, 아무리 미소녀라도 성격이 좋아야지. 얼굴 예쁘면 결혼생활은 겨우 3년간단 소리가 있잖아.

"난 당신 맘에 안들어"

"........... 그런 직설적인 면은 어쩐지 형을 닮았는걸? 역시 형제라는 걸까?"

뭐 어때서?

"아무튼, 나는 경고 했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랄께 미래의 다크니스 로드. 그리고 미래의............ 아, 이건 스포일러가 되려나? 그만 둬야겠네"

그녀는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냐는 듯 키득키득 웃으며 밖으로 사라졌다.

.......... 맘에 안들어. 그여자.

============================ 작품 후기 ============================

운명의 만년 로리 등장.

흑마크한 포스를 풍겨주시는 우리 운명의 절대자지만.

로리라서 작가가 봐준다.

아참, 그리고 나이트로드 지름.

지르니까 편하더라.

나이트로드 한화 더 올리고 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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