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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90화 (290/468)
  • 290/468 회

    < --뺑뺑이-- >

    사독의 공작은 거의 구멍이 뚫린거나 다름 없는 배를 감싸고 후퇴했다. ?

    아가서 죽일 수도 있으나, 그랬다간 궁지에 몬 쥐에게 물리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는 사독의 공작, 대량 학살로는 팬텀도 이길 수 있는 공작이다.

    그딴거 없이 휘발성 독 적당히만 뿌리면 냄새를 맡고 죽어나갈 마족이 한가득.

    시엔느는 죽일 수 있음에도 그를 놔줬다.

    증오에 찌든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빛에는 여유가 가득. 성장한 모습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면 항상 그렇듯이, 일이 끝나야 경찰같은게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팬텀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미 사독의 공작과 그 병사들은 미리 만들어둔 대형 마법진을 타고 사라졌다. 역시나 좌표는 지워져 있어 사용 불가.

    "아오 씨발, 사독의 공작 그새끼가 왔었구나! 개자식, 나 올까봐 튄건가............ 아무튼 우리딸 괜찮아?"

    시엔느는 팬텀의 말에 살짝 머뭇거렸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다.

    다만, 그는 그것을 받아주고 있다.

    게다가 처음부터 멋대로 아버지라 부른것도 자신.

    어째서 그랬던 걸까?

    분명 그때 팬텀을 만났던게 초면.......... 아니, 초면은 아닌가?

    옛날 기억을 더듬어보면, 비슷한 사람을 만난적이 있던 기억이 난다.

    그때문에 그랬던걸까?

    뭐, 아무래도 좋다.

    "어? 왜 그래? 그자식이 어디 아프게라고 했어? 중독된건 아니지? 닥터 아저씨를 데려와야 하나?"

    그녀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시엔느는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평소랑 똑같은 모습으로.

    "아무것도 아니야 아빠!"

    시엔느가 멀쩡해서 다행이다.

    사독의 공작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

    어디 건드릴게 있다고, 저 어린애의 어딜 때릴곳이 있다고 덤벼들어? 인간 말종........ 아니 마족 말종같은 놈.

    아무튼 시엔느는 멀쩡하고, 그녀를 보호하는 레인 백작도 다행. 그리고 사상자들이 적다.

    사독의 공작이 병력 끌고 온것 치곤 피해가 적다.

    그녀석, 시엔느가 여기 있다는걸 알면서 온건 분명한데........ 도대체 왜 온거지?

    한창 진군중인 우리 군대를 포위하려면 이곳을 공략해서 점령해야 한다. 하지만 녀석은 그냥 튀었다.

    이렇게 포기할 녀석이 아닌데. 설마 내가 계속 여기에 있게 만드는걸 바라는 건가?

    "일리가 있지"

    중요 전력이자 마왕인 나를 한곳에 묶어 둘 수만 있다면 그거야 말로 엄청난 이득일터.

    하지만 그걸 바라는 거라도 돌격대의 진군은 막을 수 없을텐데?

    게다가 여기에 라미네스같은 공작위 한명만 둬도 여길 공격해서 점령할 가능성은 팍 줄어들텐데?

    빈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간만 봤다던가?

    점령한다면 점령하는거고, 실패하면 그냥 튀는거고.

    그런 식으로 덤벼든건가? 설마 귀계의 마왕이 미친건가?

    그건 아니겠지, 아 혹시 모르나? 그딴 실험을 할 정도면 실제로 미친걸지도.

    "아빠, 아빠 얼굴이 진지해. 무슨 생각 해?"

    "아냐, 아무것도"

    시엔느는 현재 내 허벅지 위에 앉아 있는 모습, 그리고 머리를 내 턱에 비비고 있다.

    아이고, 누구 딸이길래 이렇게 귀엽냐. 내딸이지만.

    "아빠 턱은 수염이 없어서 거칠거칠하지가 않네?"

    "응? 누구 턱에 수염이 있었어?"

    요놈의 마족들은 종족 특성인지 어지간해선 수염이 나질 않는다. 아무리 오래 사는 역사의 일족이라지만 수만년은 살아온 닥터조차 수염이 없다.

    아마 수염이 나려면 수명이 적당한 마족이 상당히 오래살아야 할껄?

    "으응, 몰라. 아마도 지나가다 봤나봐"

    "그래, 나도 수염 기를까........ 그런데 수염 안나잖아"

    남성 호르몬이 분비 되는거냐 내 몸. 아니, 아침에 텐트 치는거 보면 확실히 난 남자인데.

    어째서 수염이 하나도 않나는 거냐. 머리카락 빼고 몸에 털이라곤.......... 아니 잠깐만. 나, 밑에도 민둥민둥이였던가?

    ............ 생각하지 말자.

    귀계의 마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딱 하루가 지나서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기동력이 있다. 그리고 멜로크 성을 방어하는 마룡왕을 제외한 우리측 최고의 전력이 바로 나.

    그렇기 때문에 귀계의 마왕에게는 내가 꺼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한 군데에 짱박혀 있게 만들기엔 내가 너무 불확정한 존재. 그도 그럴것이 나도 내가 어디 한군데에 처박혀 있을리라곤 생각 안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내가 이동할 루트를 예상하는거다. 정확히 말해서 이동할 루트를 정하는거지.

    아, 귀계의 마왕이 어떻게 그걸 정하냐고?

    별거 아냐.

    "라시드님께서 원군 요청! 상대 추정 병력만 백작위 50명!"

    "로르덴님께서 원군을 요청하셨습니다! 상대 병력 대략 후작위 15명!"

    "카르덴님께서 원군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그쪽은 루이넬님께서 지원! 덧붙여 라미네스님도!"

    "가르잔님이 지원 요청! 온 메세지로는

    '마족 다 죽겠다 요놈들아!'

    라고 합니다!"

    뭔가 함정이 있는것 같지만.

    기껏해야 하루 정도의 시간차로 귀계의 마왕이 우리 점령지와 주둔지에 기습을 가했다.

    이 씨발 새끼가?!

    현재 우리 병력은 고위 마족의 부족이다. 기껏해야 백작위 이상 싸그리 다 합쳐도 이백에 조금 가까울까.

    아, 물론 대비한 10만 병력 제외했을때 숫자지만.

    그런데 반대로 귀계의 마왕측은 백작위 마족만 500명이 넘어간다. 한 영지에 그정도.

    "이 개자식, 그정도나 되는 강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되는 생명을 죽인거냐"

    여태껏 먹은 빵의 갯수를 아냐는 질문이 돌아올것 같아 그 말은 녀석한테 말하지 말아야지.

    아무튼 간에.

    "날 뺑뺑이 돌리시겠다. 너 오늘 좆된걸 보여주마"

    아무리 실험으로 강자가 많아도.

    수백, 수천에 달하는 강자가 있어도.

    죽으면 죽는것. 죽은 사람은 병력에 세지 않는다.

    그런 고로 숫자가 몇이 ?

    든 전부 죽이면 끝. 오히려 한군데 몰려있으니 상대하기가 편하다.

    "잘못 선택했어. 내가 있는 이상 그건 오히려 잘못된 작전이라고, 귀계의 마왕"

    귀계는 개뿔이, 이름 바꿔라.

    내가 맘만 먹으면 펀치조차 음속을 넘는건 이제 일상이다.

    그런 내가 작정하고 속도를 낸다.

    얼마나 될까?

    만약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쓴다면 단숨에 공간을 찢어서 원하는 장소로 갈 수 있으니까 거의 순간이동. 지구 반대편까지 1초도 안되는 시간에 바로 이동 가능하니까 빛보단 조금 느린.......... 아마 번개정돈 되려나.

    비유가 아니라 진짜 번개와 비슷한 속도........ 아니, 이건 데스티니 브레이커를 썼을 때 이야기고.

    하늘로 날아올라 바람의 천을 끌어모으고 몸을 감싼다.

    그리고 마치 그물처럼. 하지만 방향은 앞으로 향하게 펼친 바람의 천을 밟고, 눈 깜짝할 사이에 가속!

    나는 바람의 천을 끌어당겨 내 진행 방향에 있는 공기를 진공상태에 가깝게 만들어 공기 저항없이 돌격 할 수 있다.

    음속을 돌파했다는 상징인 소닉 붐은 생기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은 공기의 저항을 받는다는 증거.

    내 몸은 단숨에 적게는 음속의 수백, 크게는 수십배로 가속한다.

    이 속도라면 마계의 동대륙 끝에서 서대륙 끝까지. 즉 마룡왕의 영지에서 시간의 마왕의 영지까지 가는데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넉넉하게 하루면 마계 완주도 가능하겠지. 아침은 내 영지에서. 점심은 다크 로드 캐슬에서, 저녁은 시간의 마왕 영지에서.

    "귀계의 마왕 개자식. 넌 나중에 상반신과 하반신을 이혼시켜서 두토막을 내주마. 그 전에 사지 찢는건 기본이고"

    날 뺑뺑이 돌린다.

    약간의 시간 차를 둔 기습, 혹은 공격으로 지원을 하게 만든다.

    우리 측 병력에서 그런 곳을 지원할 기동력을 가진 사람은 나 하나뿐.

    그녀석은 나를 일부러 다른 곳을 지원하게 만들어서 정신없게 만드려는 수작이 분명하다.

    게다가 내가 없는 돌격대는 사기도 힘도 줄어든다. 그만큼 내 비중이 크다는 이야긴데. 이렇게 뺑뺑이 돌려지면.........

    하지만 그래도 방법은 있다.

    아무리 많다곤 하나 귀계의 마왕의 고위 마족도 정해져 있는건 마찬가지. 지금 당장 양산하려고 한다 해도 물적 자원이 부족할 터다.

    전부 죽이다보면 언젠가 녀석의 고위 마족도 바닥난다.

    그리고 나는 현재 우리의 각 거점과 주둔지를 공격하는 녀석들을 전부 쓸어버린다.

    오늘 내에.

    그렇게 된다면 겨우 하루밖에 나를 뺑뺑이 시킨 귀계의 마왕은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고. 나는 그 녀석들을 또 족친다.

    무한히 순환되는것처럼 보이겠지만. 이쪽의 무력은 무한. 저쪽은 유한.

    누가 이길지는 정해져 있다.

    아, 그리고 저기 보인다.

    라시드의 거점이.

    ============================ 작품 후기 ============================

    뺑뺑이 돌리는 귀계의 마왕과 빡친 팬텀.

    하지만 팬텀에겐 얄짤 없습니다.

    그리고 시엔느 쨔응은 착한 딸이라서 팬텀이 친아빠가 아니란걸 알면서도 내색하나 안함니다.

    아, 진짜 저런 딸 있었으면 잘 키워먹을 자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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