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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89화 (289/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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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방 기습.

    -- >

    독은 어떻게든 처리했다고 하나. 저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녀도 자신의 한계를 모르기에 어떨때는 자신의 한계 이상의 힘도 쓸 수 있지만. 반대로 무리라고 생각하면 할수 없기도 하다.

    요컨데 마음먹기 차이.

    시엔느는 여태껏 너무나 순수하게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부정적인 감정같은건 격어보지 못했다.

    사독의 공작의 감정은 광기에 가까운 증오.

    아니, 그의 증오는 루이넬에게 향해있으니 더 정확히 말해서 분노에 가까울까.

    어린아이에게 그런 감정은 익숙치 않은 것이다.

    시엔느는 두려웠다.

    누군가 자신을 이렇게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것이.

    그래도.

    적어도 이 자리에 있는 아군은 지켜야 한다.

    시엔는느 전쟁 전에 누군가 자신의 결정으로 죽어나간 다는 것에 침울해 있던 팬텀의 얼굴을 기억한다.

    만약 여기서 주둔지의 병사들이 전부 죽는다면.

    팬텀은 얼마나 분노하고 슬퍼할까?

    시엔느는 그의 딸로서, 팬텀이 슬퍼하는 얼굴은 보기 싫다.

    막아야 한다.

    그녀는 두눈 꼭 감고, 사독의 공작이 던져오는 보랏빛 액체를 뒤집어 쓴다.

    그리고.

    육중한 무게가 그녀를 짓눌렀다.

    계산을 해보자.

    이전의 사독이 공작이 쓴 초중량 액체는 약 1리터에 5000킬로그램선.

    1리터는 1000밀리리터이니, 1밀리리터에 5킬로그램.

    그것은 실험을 받기 전 사독의 공작의 스펙이다.

    그 이후에는 배 이상 강해졌으니, 아무리 못해도 두배. 1리터에 1톤.

    그것이 수십, 혹은 수백리터의 양이니 적어도 수십톤의 질량을 가졌다는 소리다.

    그 덕분에 시엔느는 온몸이 짓눌려 쓰러져 있는 상태.

    아무리 시엔느가 물리력은 거의 통하지 않는다곤 하나. 애매한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시엔느를 가격했을때. 완전히 물리력이 통하지 않는다면 시엔느는 그저 가만히만 있어도 된다.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자신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공격을 받으면 데미지는 거의 입지 않을지언정, 충격에 의해 튕겨나간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 본인에게 데미지는 가지 않지만, 그 추가 효과는 받는 다는 소리. 수십톤 무게의 액체를 뒤집어 쓰고도 몸은 멀쩡하지만, 무게에 짖눌려 움직이지 못한다.

    그녀 자신이 불완전하다.

    정신도, 육체도, 경험도.

    가진건 능력 뿐.

    그래, 그저 능력만 굉장할뿐 그걸 다루는 시엔느는 한참 모자란다.

    "아가씨이이이이이이이이이!!!!!"

    레인이 소리를 지르며 시엔느에게 날아온다. 그녀가 걱정되서 그런거지만.

    사독의 공작은 아직 건재하다.

    "하아? 뭐야 저놈은. 아, 맞다 레인 백작이라고 했었나. 사람 이름은 잘 안외우는 성격이라서 말이지. 대신 사과의 의미로.........."

    치익, 하고 그의 손에서 녹색의 액체가 흘러내린다.

    "이 빌어먹을 꼬맹이랑 똑같이 선물을 주지"

    "『바람의 폭우』!!!"

    레인이 사용한 마법으로 인해, 사독의 공작의 머리 위로 칼날같은 바람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 사이 레인은 시엔느를 구출하려고 했지만. 무리, 애초에 마법사이면서 그에게 수십톤의 마법을 들어올릴 방법은 거의 없다. 폭발로 날려버리는건 또 모를까.

    어차피 폭발로 인해 터져도 시엔느는 상처 하나 없을테지만, 다급한 레인에게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레인은 자신의 손을 흠뻑 적신 보랏빛 액체의 무게만으로도 손을 들기 힘들지경이다.

    "아가씨........"

    "나, 난....... 괜찮으니까. 빨리 레인은........"

    "거참 눈물겨운 상황극인데. 눈물은 안나오지만"

    레인이 사용한 마법에 의해 사독의 공작에게 쏟아진 바람의 칼날은 그의 살갗을 찢듯이 지나갔지만,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의 액체가 고체화 되면서 충격의 거의 없다시피 만들었다.

    이전에 로르덴에게 『거산의 어금니』에 당했을때 사용했던 그 충격 완화 물질이다.

    "슬슬 끝내야 겠는데? 시간을 끌었다간 그 마왕녀석이 한껏 빡쳐서 날아올테고. 그렇다고 그냥 물러나기엔 빚진게 많아서 말이지"

    시엔느는 죽일 수 없다.

    주둔지의 병력도, 이쪽의 병력을 전부 돌격시켜 죽이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애초에 이쪽을 공격한 이유도. 표면상 반역의 마왕의 돌격부대를 포위하기 위해 친다느니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면상의 이유고 다른 작전이 있다.

    아무튼 다시 상황으로 돌아와서.

    사독의 공작은 시엔느를 죽일 수 없다.

    주둔지의 병사들도 죽일 수 없다, 정확히 말해서 죽일 여유가 없다.

    하지만 한사람 정돈 죽일 수 있다.

    그래, 예를 들어서.

    시엔느의 옆에 있는 레인 백작같은.

    레인 백작은 시엔느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다. 만약 팬텀과 레인. 둘중에서 한명을 선택하라 그러면 그 팬텀을 잘 따르는 시엔느 조차 고민을 할 정도다.

    400년 가량, 그리 심하진 않다고 하나 피의 마왕의 추격을 피해 그녀를 보호한 남자다.

    비록 그가 시엔느를 보호한 원래 이유는 모시던 괴력의 마왕의 충성심이였을 지라도. 지금은 한 마족으로서 그녀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엔느는 그를 잃는것이 두렵다. 무섭다. 괴롭다.

    ".............. 아?"

    사독의 공작이 레인에게 손을 뻗어가는 것을 보고.

    시엔느는 무언가 익숙하면서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다.

    상당히 오래된 기억.

    시엔느는 반사적으로 그 기억을 끄집어내지 않도록 생각을 억눌렀다.

    하지만 반대로 그 기억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있다.

    어떻게 할까.

    무의식에 가깝게 기억을 억누르는 몸, 그리고 그것을 알고싶어하는 자신.

    만약에.

    팬텀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딴거 상관없이 닥치고 부딪혀보고 해야지. 그냥 다 때려 부수면 해결될껄?]

    문득 팬텀이 이럴때 할만한 말이 생각났다.

    무식하게 밀고나가는것, 그게 바로 팬텀.

    시엔느는 웃으며 기억을 받아들였다.

    그것은.........400년전. 그녀의 아버지인 괴력의 마왕이 죽을때의 기억.

    당시에 피의 마왕은 단신으로 마왕성에 쳐들어와 괴력의 마왕에게 정면승부를 걸었다.

    반쯤 기습이나 다름 없었던 데다가. 수도의 다른 인명피해를 걱정했던 괴력의 마왕이였기에 소극적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고. 그는 졌다.

    다만 마지막에 간신히 몸을 피해 마지막으로나마 시엔느를 만날 수 있었던 그.

    그때의 기억이다.

    그 작은 손에 자신의 하트를 쥐여주면서, 그녀만큼은 반드시 살아달라고 해줬던 괴력의 마왕은. 끝까지 시엔느를 걱정했었다.

    "아..........."

    아버지를 잃었다.

    태어날 때 어머니도 잃고, 소중하던 아버지 조차 잃었다.

    지금도 또 소중한 사람을 잃어려고 하고 있다.

    다른게 있다면.

    무력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힘이 있다는 것.

    시엔느는 깨달았다, 팬텀은 자신의 친아빠가 아니란것을.

    그것에 슬퍼하면서도........ 다시한번 생각했다. 팬텀 역시도 그녀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지킬꺼야"

    쿠웅! 하고 격렬한 소리와 함께, 시엔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몸을 적신 수십톤 무게의 초중량 액체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엔느가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것을 다룰 정신을 얻었다.

    시엔느의 기억은 유아퇴행, 거기에 친인척간의 하트 복용에 의한 부작용으로 육체가 어린아이로 고정되었다.

    그중에서 유아퇴행은 아버지를 잃은 그녀 스스로 자아를 지키기 위해 기억을 봉인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기억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는 소리는.

    지금 서 있는 시엔느는, 정신도 몸도 어린아이가 아닌, 정신은 어른이지만, 몸은 어린아이라는 것.

    그리고 그 어른의 정신으로 여태껏 하지 못했던 생각과 싸움을 할 수 있다.

    요컨데 성숙해졌다는 말이다.

    "뭐야 빌어먹을 꼬맹이. 그거냐? 옛날 이야기에서 용사가 소중한 사람의 죽음으로 분노해서 그 힘으로 마왕을 죽인다는 그런거? 그렇다면 나도 그에 맞춰서..........."

    사독의 공작이 레인의 심장을 향해 빠르게 손을 찌르듯 뻗는다.

    그의 심장을 꿰뚫을 생각이다.

    "소중한 사람을 죽여주지"

    "어차피 당신도 마왕은 아니잖아?"

    파앙!

    시엔느가 단숨에 거리를 좁혀 사독의 공작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보통 그녀는 사독의 공작을 '아저씨'라고 칭한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는 아까처럼 않당해. 그리고..........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기 싫어"

    시엔느는 정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하나 신체가 어리다. 체격 차이가 많이 난다는 소리다.

    루카크나 팬텀처럼 마구잡이 격투술도 불가능, 라시드처럼 탄력적인 몸을 이용한 움직임도 불가능.

    그렇다면 힘쌘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충분히 충격을 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시엔느는 잡은 사독의 공작의 손목을 비틀어 그의 팔꿈치를 자신의 주먹으로 내려쳤다.

    우드드드득!!!!!

    "크, 아아아아아아악!!! 이 빌어먹을 꼬맹이년이이이!!!!"

    끔찍한 뼈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사독의 공작의 팔이 기이한 방향으로 꺽여진다. 흔히 속담에서 그러듯 '팔은 안으로 굽는다'같은 것을 부정하듯. 팔이 바깥쪽으로 굽었다.

    팔꿈치의 뼈를 격파하듯 부순 덕에 된 것이다.

    "죽여버린다, 아예 극독으로 이 일대를 싸그리 날려주마!!!"

    초중량 액체와 극산성의 독을 합친 독이 그의 양손에서 주륵주륵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을 휘?

    어 주변에 뿌린다.

    다행히도 독이 산성독 종류라 냄새로 죽는다곤 하지 않겠지만. 그 독이 소량만으로 시엔느가 만든 흙벽이 침식해 들어간다.

    하지만 그걸 보고만 있을 시엔느가 아니다.

    그녀는 쿨하게.

    그래, 마치 팬텀답게.

    이상한 것을 본 사람의 표정을 지으며, 전력의 발차기를 가볍게 점프해 그의 복부에 먹였다.

    "뭐래 이 미친놈이"

    사독의 공작의 복부가 뚫어질 기세로 움푹 파이며 저 멀리 날아간다.

    그 근처에 있던 레인은 순간 생각했다.

    ............. 방금 그녀가 뭐라고? 잘못 들었나?

    ============================ 작품 후기 ============================

    요컨데 시엔느는 어딘가의 초딩 탐정마냥 몸은 어리지만 머리는 그대로! 라는 겁니다.

    문제는 시엔느찡이 능력이 사기.

    게다가 아빠(팬텀)한테 안좋은것만 배워서. 팬텀 앞에서 하진 않는데 욕질도 꽤나 배움.

    시엔느가 여태껏 욕하는거 봤어요?

    안봤겠지! 이번이 처음이다!

    시엔느는 귀여운데 아빠(팬텀)가 병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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