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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72화 (272/468)

272/468 회

< --슬슬 진지하게 전쟁준비 해야지. 안그래?

-- >

그림자의 마왕의 영지, 다루돈은 현재 팬텀의 영지중에서 유일한 서대륙의 땅이다.

다만 이곳은 거의 포기에 가깝게 두고 있다.

원래가 그렇지만. 시간의 마왕, 피의 마왕, 귀계의 마왕. 이 3개의 영지를 전부 맞대고 있으며. 그림자의 마왕의 폭주로 대부분의 고위 마족을 잃었다.

거기에 팬텀의 깽판으로 상당수의 병사들을 잃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림자의 마왕의 영지는 유일하게 팬텀이 가진 서대륙의 거점이다.

쉽게 포기하기엔 힘들다.

말하자면 계륵.

쓰기엔 힘들지만, 버리자니 아까운.

그런데 몇달이 지난 지금껏. 다루돈에는 공격이 들어오지 않았다.

시간의 마왕?

그는 이미 단독 행위, 영지는 그저 명목상에 불과하다.

귀계의 마왕?

무슨 생각인지 그는 다루돈을 방치하고 있다.

피의 마왕?

그도 마찬가지, 오만인가 아니면 여유인가.

그렇기 때문이 다루돈에는, 아니 지금 서대륙 전체에는 무서울 정도의 침묵만이 감돌고 있다.

피의 마왕은 이러 저러한 준비로 팬텀만큼 바쁘다.

일단은 그도 마왕. 그렇다고 폭군은 아니기에 자신의 일을 하지 않는다던가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이는 여유.

강자만의 여유가 그의 몸에서 뭍어나온다.

그는 지금 현 마계의 최강이다.

아니.

비견될 사람이 하나......... 아니 둘정도 있을까.

한명은 팬텀.

다른 한명은........... 지금 그의 앞에 있는 한 마족.

시간의 마왕.

"오랜만이네. 비틀린 시간을 걷는 자식"

"그 이상한 호칭은 여전하군"

"내 맘이야"

허리춤의 홰중 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허리춤에 고정한다.

"한 15분 정도려나. 이야기 할 시간이 있겠는데"

"고작 15분인가?"

"뭘 더 바라는데. 나한텐 그 15분도 아까워서 죽을 지경인데. 죽진 못하지만"

삐걱삐걱. 공기가 떨린다.

두 초월자들의 맞대면.

이미 공간마저 우그러지는 듯 기이한 소리를 내며 마왕성을 삐걱인다.

분명 피의 마왕은 강자다, 하지만 육탄전으로 한정된다.

분명 시간의 마왕은 강자다. 하지만 능력이 없다면 팬텀도 이길 수 있다.

극과 극의 상성.

싸우면 둘다 손해다.

"죽음을 원하는 거라면, 순순히 내 손에 죽는것도 나쁘진 않을텐데?"

"아, 그건 계획하지 않은거라서. 게다가 난 네가 나타날지는 몰랐고. 아, 정확히 말해서 몰랐다기 보다는 너보단 그쪽이 더 신뢰가 갔다는 거야"

"그렇다면 반역의 마왕이 나올지는 알고 있었다는 건가?"

시간의 마왕이 침묵한다.

무언의 긍정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시간을 끄는거지? 시간 낭비는 네가 가장 싫어하는게 아니였나?"

"음, 뭐라고 해야하나. 이해가 쉽게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

오래 살아온 시간의 마왕인 만큼. 경험한 이야기는 셀수 없이 많다.

그는 기억속에서 몇가지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오래전, 대마왕이 나타나기도 전의 마계일까.

"옛날에는, 마왕도 간간히 중간계로 소환되곤 했었지. 지금이야 인간들이 쇠락해서 기껏해야 백작급이지만"

"그렇다고 들었다"

"옛날에, 아주 오래전에. 그렇다고 내 이야긴 아니고. 어쨌든 마왕 하나가 있었어"

전형적인 이야기다.

마왕이 중간계로 소환되고, 용사는 그런 마왕을 죽이려고 했다.

마왕은 부하들을 보내 용사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런 부하들을 죽이면서 용사는 착실히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왕을 죽일 정도로 강해져 마왕을 죽였다.

그런, 옛날 이야기에나 나올법한 전형적인 이야기다.

마족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고.

"옛추억이 생각날것 같군"

"뭔 추억?"

"조카에게, 그런 옛날 이야기를 읽어주던 추억이다"

"하이고, 아주 지랄을 하십니다. 조카를 속여먹은게 누구신데"

루이넬의 이야기다.

시간의 마왕도 마왕. 그렇기 때문에 루이넬에 대해 얽힌 이야기는 잘 알고 있다.

피의 마왕은 위선자........ 아니 그보다도 더한 쓰레기다.

조카를 속이고도, 차라리 무심한것이 진짜 악당일텐데.

그는 후회하고 있다.

조카를 속인것을, 지금 이 자리에 있는것을.

하지만 항상 끝에는 후회를 씹어 삼킨다.

그가 결정한 일이다, 형을 죽이고 배를 갈라 하트를 끄집어내고, 조카를 속이고 얻은 힘과 자리다.

"아무튼, 옛날 이야기인 만큼. 교훈이 있는 이야기지"

"용사에게는 부하를 보내지 말고 직접 움직여서 처리해라. 그 이야기의 교훈이지"

"하지만 반대로, 용사에게 경험이 될만한 것을 쥐어준다면 그는 더 강한 자를 죽일 가능성을 만들수 있지"

흠칫.

피의 마왕은 안색을 굳히고 경직했다.

경험.

더 강한자.

"네 녀석은, 스스로 그 경험이 되기를 자처하겠다는 것인가?"

"물론, 그것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욕심도 한가지 있지만"

시간의 마왕은 태초부터 살아왔다.

마신의 실수인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불로불사다.

물론 반쪽, 누군가 죽인다면 죽여지는 불로불사.

"난 너무 오래 살아왔어, 그렇기 때문에. 죽고 싶기도 하지"

"자살 희망자인가?"

"부정하진 않겠어"

시간의 마왕이 피식 웃는다.

사실이다. 그는 죽음을 원한다.

"하지만, 마왕을 경험으로 삼아 죽이고 강해진다면......... 네가 말하는 더 강한 자라는건.........."

"한명밖에 없지 않아?"

마왕을 부하로 둘 정도의 강자.

오래전 마계를 일통시켜 정리하고 또 행방불명이 된 자.

"그거 알아?"

시간의 마왕은 아련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말했다.

"이 세상에, 마신은 없어"

그리고 말을 잇는다.

"집 주인이 나갔다면 다시 불러와야지"

듀랜달은 하늘을 보았다.

검은........ 아니, 정확히 말해서 검다곤 할수 없는 약간 푸른색의 밤하늘.

"준비는 ?

습니까, 듀랜달?"

"..........."

검마 대공. 듀랜달.

현 마계에 손꼽히는 강자.

그는........ 지금 귀계의 마왕의 공정을 받으려고 한다.

무엇 때문에, 힘을 가지고 있는 그가 하는 것일까.

아니, 그의 의견이 아니다.

그는 기사, 주군의 명을 받드는 인형일 뿐.

"이번 공정은, 제가 심열을 기울인 공정입니다. 이론상으론.......... 피의 마왕과 같은 힘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

듀랜달은 조용히 침묵할 뿐이다.

"보통 마족이라면 죽음을 감내하고 해야 하겠지만. 당신은 죽음의 일족. 일반 마족보다 죽을 가능성이 줄어들겠지요"

"굳이 꼭 이렇게 까지 강자가 필요한가? 이미 강자의 수는 충분할 터인데"

이미 귀계의 마왕측의 강자는 넘쳐난다.

그의 실험으로 몇배는 많은 고위 마족들.

절대적인 강자, 마왕급 같은 강자는 드물다고 하나. 그보다 떨어지는 강자는 많다.

다수에는 장사가 없는 법. 지금 있는 병력만으로도 전쟁은 충분하다.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 귀계의 마왕은 그를 실험에 쓰려는 것일까.

"그거 아십니까, 듀랜달?"

키득키득 거리는, 기분 나쁜 웃음 소리와 함께, 귀계의 마왕은 하늘을 본다.

별과 달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하늘.

"지금, 이 세계에. 마신은 없답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이 없는 집이라면, 누군가 차지해도 좋을것 같지 않습니까?"

============================ 작품 후기 ============================

시간의 마왕은 스스로 팬텀의 경험치가 되어주려고 하고 있고. 귀계의 마왕은 마계를 꿀꺽하려고 있습니다.

으어어어, 둘이 정반대.

이맘때 쯤이면 마신님은 환계의 환신이랑 느긋하게 티타임이나 즐기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겠지요.

둘이 동기거든요. 어찌보면 피는 안이어졌지만 태어나게 해준 사람은 같아서. 그레이보다 형.

............ 팬텀은 마신을 죽여서 훌륭한 패륜을 저지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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