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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49화 (249/468)

249/468 회

< --형은 쌔다, 존나 쌔다. -- >

아스타로트는 눈을 떴다.

시간의 마왕에게 패해 쓰러지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 일어나셨소이까?"

시그너스가 그녀를 보고 말한다.

그는 지금 그녀의 병상 옆에서 사과를 깍고 있다.

.......... 그 시그너스 특유의 긴 검으로.

어째 좀 언벨런스한 모습이지만. 사과는 제대로. 그리고 껍질에 남는 과육 하나 없이 절묘하게 깍아내고 있다.

"의사의 말로는 타박상과 가벼운 뇌진탕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상처는 없다고 했소이다. 넉넉하게 사나흘이면 회복될것이오이다"

다행이라는 투로 시그너스가 말한다.

마왕과 싸워 쓰러졌으니. 죽어도 이상이 없을 몸.

하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 하지만.........

"........."

"그것 때문에....... 그러오이까?"

"응"

그녀는 아기를 가지지 못한다.

아기를 바라는 마족으로선 그만큼 고문같은 일은 없다.

"게다가 그는......... 괴물이야"

시간의 마왕을 죽이면 될 일이지만. 그는 괴물이다.

마계 태초부터 살아온 노괴물. 어째서 그 힘을 감추고 있는지 의문만 든다.

그정도 힘이라면 대마왕을 해도 될 터인데.

어째서........

"안색이 창백하오이다"

"....... 별거 아냐"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의 거짓말은 좋지 않소이다"

움찔.

아스타로트가 몸을 떨었다.

하긴, 이번 거짓말은 상황을 보면 누가 봐도 거짓말인걸 파악할수 있는 말이다.

"진실을 말해주시오. 소인이 힘 닿는 곳까지는 도와드리겠소이다"

"진실이라고? 내가 누군줄 알고 진실이라는 거야?"

그녀는 거짓의 대공. 거짓의 일족의 최강자.

그런 그녀에게 거짓이라고?

"소인은 믿소이다"

"..........."

지금 뭐?

아스타로트는 하도 어이 없는 말을 들어서 얼이 빠졌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줄알고 저럴까.

속일줄도 모르는데. 왜 저렇게 확신을 가지고 말할까.

"내가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을 할 생각이오이까?"

"........ 아니"

"그럼 믿겠소이다"

무작정 믿어주려는 남자.

뭐랄까.

아스타로트는 생각했다.

엄마,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것 같아요.

"형, 잠깐 좀 붙어보자"

"오냐, 이 망할 동생이 이제 페륜을 저지르려고 하는구나"

내가 뜬금없이 말하니까 형이 대뜸 주먹으로 나를 갈군다.

퍽퍽소리를 내며 엄청 단단하고 고통에 익숙해진 몸인데도 불구하고 아프다.

나는 시간의 마왕과 싸우고 내 격을 올려야 됨을 느꼈다.

힘이 아니다. 격이다.

서있는 위치.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과 인간을 비교해보자.

둘의 차이는 엄청나다. 아예 살고 생각하는 방식부터가 틀리고. 그 차이가 있다.

말하자면 지상과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 정도의 차이. 그만큼 서 있다는것 자체가 틀리다.

나는 이미 충분히 강해졌다. 이 이상 강해질수는 있지만. 내 스스로의 격은 올리지 못한다.

차원이 다른 경지에 든 자. 데니스 세이블랜과 같이 나랑 비슷한 경지의 인물이 아닌. 진짜 높은 곳에 서 있는 자.

그게 바로 형이다.

"아니, 내 경지를 어떻게든 높이려고 하다보니까. 그냥 강한 사람이랑 붙어보면 될것 같아서"

"........ 뭔일 있었냐?"

그에 나는 형에게 시간의 마왕과의 일을 이야기 했다.

그것을 듣고 형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네가 초월자의 반열에 한발자국 들어선다면. 시간 정지 따윈 무시해버릴수 있어. 오히려 자기는 힘을 안쓰는데 상대가 시간을 멈춰주니 좋은거지"

"진짜 내가 말한 것처럼 가능해?"

"가능해. 그런데 비유가 딱 좋다 야. 시간은 강물이지만, 집채만한 바윗돌은 그 강물에도 버틸수 있다........ 라니"

시간의 마왕이 말했다.

시간이란 유속이 엄청 샌 강물과도 같아서. 어떤것이든 떠내려 간다고.

그에 나는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집채만한 바윗돌은 강물이 범람해도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좋아, 형으로서 동생좀 도와줘야지. 와라"

형의 손에서 무언가각 기묘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작고 반투명한 루빅 큐브같이 생긴 것.

디멘션 큐브. 바깥과 공간을 단절하고 이계를 만들어내는 형의 발명품중 하나.

그리고.

새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여기 배경은 못바꾸는 거야? 언제나 올때마다 파란 하늘이라 식상한데"

"그럼 핏빛 하늘같은걸로 바꿔주랴?"

".........?

어"

나는 레기온을 든다.

형은 아공간을 열고. 그 안에서 검 하나를 뽑아들었다.

대검......... 마룡왕의 대검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대검이라고 불릴만한 것이다.

길이는 130센치미터 정도. 그 폭은 대략 15센치미터.

넓은 검면에 날은 제대로 서 있지만 그 두께가 조금 있어서 투박한 느낌이 든다.

검과 둔기를 반반씩 섞은 듯한 느낌.

"내 검. 그레이 소드다"

".......... 내 작명센스는 형을 닮았구나"

"아니, 회색이라서 그레이(Gray)라고? 딱히 내 이름을 붙인게 아니야!!!"

"그래도 작명센스 꽝이야"

"........ 아무튼, 간다"

그리고 형이 쏘아졌다.

마치 번개처럼. 그리고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벤다. 양손으로 검을 잡은 전력 베기.

나는 레기온을 들었다. 손잡이만 잡아선 저 일격을 못막는다.

한손을 손잡이를. 한손은 레기온의 넓적한 옆면을 받치듯 잡아 반대쪽 면으로 검을 막아낸다.

카가가각!!!!

거칠게 나는 소리. 그와 함께 날과 날이 긁혀 불꽃이 튀긴다.

"........ 레기온도 존나 쩌는 무기인데. 이가 안나갔어?"

"이거 특징이 그렇거든. 딴건 별거 없는데. 존나 단단해"

하긴 그래보인다.

나는 강하게 레기온을 쳐 올리며 검을 튕겨낸다.

저쪽은 대검, 이쪽은 돌격창.

둘다 큰 무기라 속도가 느릴것 같지만.

카아아앙!!!!

한번의 충돌. 그로 인해 발생한 떨림이 사방으로 퍼지며 땅을 파해친다.

그리고 연격.

나나 형이나 상당한 무게의 무기인데도 불구하고 가벼운 물건을 휘두르듯 일반인은 보지도 못할 속도로 연격을 날린다.

찌르거나 베거나. 무기가 크기에 동작도 크지만. 그것은 다른 한손과 단단한 육체로 커버한다.

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공격하지만. 형은 아직도 무표정.

"봐주지 마"

"그래도 되냐?"

그리고 무서운 속도의 찌르기가 들어왔다.

공기가 찢어지지도 않는, 그런 속도의 찌르기. 공기의 결을 찔러서 들어오는 것은 소리가 없다.

그것이 손목에 회전을 넣어서 빙글 돌며 순간적으로 드릴을 연상하게 했다.

나는 마력을 방출. 찌르기를 막아낸다.

하지만 막지 못했다.

"큭?!"

피슛!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볼에 찌르기가 스쳐지나간다.

고작해야 궤도를 틀어내는것 뿐이 전부였다.

마력이 통하지 않았다. 어떻게 한거지?

"내가 배운건 태극권에도 약간의 깨달음을 감미한 태극나선경(太極螺旋經)이야. 태극이 뭔지 아냐?"

"그 흑백으로 되고 점 찍혀있는 그런거? 한국 태극기 중앙에 그려져있는 파란색과 붉은색의 원 비슷한거?"

"맞아. 하지만 태극의 의미는 다르지. 태극은 세상의 이치중 중요한걸 담고 있거든"

후웅, 하고 가벼운 바람이 일어난다.

형은 그대로 검끝으로 원을 그리듯 팔을 움직인다.

"일원(一原)은 태극(太極)으로 인해 음양(陰陽)으로 나뉘지. 이게 무슨 소린줄 알아?"

"......... 분해"

"맞아"

하나 있던것을 둘로 만든다, 그렇다는건 곧 분해하는 기능을 한다는것.

"처음부터 하나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아닌 이상. 아무리 마력이라도 분해되서 파해쳐질꺼야"

"좆까"

어디 멸룡 처맞고도 되나 보자.

============================ 작품 후기 ============================

그레이는 저 태극으로 인해 '분해'의 능력에 준하는 힘을 가진거나 다름 없습니다.

저러니 그레이가 내 소설 최강캐(절대자 제외)지.

졸라 짱쌤, 투명 드래곤 오면 대등하게 싸우려나?

그레이만 있으면 시간의 마왕따위 무다무다임. 피의 마왕이랑 같이 덤벼들어도 그레이가 발차기 한번이면 날아감.

존나 개 먼치킨.

지금 다크니스 로드랑 다른 소설 쓰다가 안쓰이면 간간히 나이트 로드를 쓰고 있는데.

힘드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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