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68 회
< --축하해!
-- >
루이넬이 삐졌다.
아니,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진짜로 삐졌다.
지난번의 일리엘의 성장에 대한 일로인해서. 나를 볼때마다 흥! 거리고. 평소엔 같이 자던데도 이제는 따로 자더라.
.......... 권태기의 부부 사이가 어떤지 결혼전인데도 알것 같다.
"어떻게 하지?"
생각하자 팬텀.
루이넬이 삐진것을 다시 돌려놀 방법이 없을까?
"그러고 보니 전엔 어떻게 해결했더라?"
전에도 한번 루이넬이 삐졌던 적이 있다.
그때는 어떻게 해결했었지?
".......... 아"
문득 기억났다.
그리고 달력을 확인해 날짜를 기억한다.
........... 오늘이더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멘붕을 일으키며 당장 문을 박차고 창문을 향해 돌진! 그리고 창문을 깨부수고 밖으로 튀어나가 날아올랐다.
"오늘이라니! 이때까지 얼빠져서 뭐하고 있었던거냐 나느으으으은!!!!!!"
미안해 루이네에에에엘!!!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며언!!!!
나는 급히 방향을 틀었다.
용의 산맥. 마룡왕의 레어 인근의 장인의 일족 마을로.
"라인시고오! 라인시고오오오!!!!!"
내가 이전에 부탁한 반지이이! 루이넬 선물할 반지!!!!
완성 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어디있냐!!
근데 마을이 텅 비어있다. 사람은 있는데 활기가 없는 느낌.
"어? 어어?!? 어어어?!?!"
"아, 사람 발견. 여기 왜 이렇게 사람이 없......... 베르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팬텀..... 아니 마왕님"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베르데. 나무의 일족의 마족이다.
이전에, 몇년 전에 강해지겠다고 마왕성을 뛰쳐나와 용의 산맥에 들어왔을때 만난 마족으로. 처음엔 남자인지 알았던 녀석.
지금이야 머리카락을 좀 기르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나지만.
"오랜만이네. 근데, 큐리는?"
"큐리는 잠깐 산책나갔어요. 아, 저기 바로 오네요"
큐리는 베르데의 반쪽. 나무의 일족은 자신과 함께 살아갈 반쪽을 고르고 생명을 공유한다.
그게 베르데에겐 큐리. 큐리는 용종 마수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무언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는게 보인다.
조금 먼듯한지 작은 모습. 아니, 원래도 작았으니 딱이 이상한건..........
"......... 어라?"
"쿠우우우!!"
무언가 성인 남성 크기만한 놈이 오는데?
그리고 나에게 몸통박치기!
"쿠엑?!"
"쿠우우우!!!"
"너 임마 우는 소리가 '큐'에서 '쿠'로 바뀌었잖아?! 쿠리로 이름 바꿔!"
일반 마족이였다면 내장이 터져나갔을 몸통박치기. 하지만 난 멀쩡하다.
더럽게 컸다. 예전엔 기껏해야 사람 어께 위에 올라갈 정도로 작았었는데. 이런 크기라니?!
"큐리의 원래크기는 이것보다 더 커요. 다만 제 반쪽이 된걸로 일부러 크기를 줄인건데. 요즘 훈련을 해서 이제는 이정도 크기로 하고 다닐수 있게 한거예요"
"와, 쩐다. 이새끼 무지 커졌구나. 야, 근데 내 얼굴 핥지마?! 침 바르지마!!!!"
"쿠우!"
나를 반기는듯, 얼굴을 핥는다.
그런데 침이 덕지덕지, 엄청난 양의 침이 내 몸에 묻어서 기분이 찝찝하다.
"아, 그런데 라인시고랑 다른 장인의 일족들은? 다들 어디갔어?"
"다른 분들은 집에서 주무시세요. 얼마 전에 마왕님이 부탁하신게 완성?
거든요. 아마 라인시고씨가 마지막 작업을 끝마치셨을 꺼예요"
"......... 설마, 내 반지 하나 만들려고 전부 쓰러질 정도로 고생을 했다는 거야?"
"직접 보시는게 이해가 빠를꺼예요"
걸음을 옮겨 라인시고의 공방으로 들어간다.
삐걱거리는 문소리와 함께, 느껴지는건 보통의 공기.
이상하다, 원래 장인의 일족 공방은. 화로로 인해 언제나 후끈후끈해서 꺼질 날이 없을텐데?
그리고.
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작은 미소를 지은채. 하얗게 불태운 라인시고를 보았다.
"위험해애애애애애애애!!!!!"
나는 라인시고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빠악! 하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녀석이 정신을 차린다.
"크헉?! 누구.......... 아, 너였냐"
"너 방금 승천할뻔 했어! 마신 곁으로 갈뻔했다고! 하얗게 불태워서 죽을뻔 했어!!!!"
"아..... 그래? 피곤해서 그런건가봐"
"넉넉하게 반지 하나 만드는데 몇달이면 된다며?! 그렇게 빠듯했어?!"
"아니, 그건 아니지"
나른한 목소리로. 눈 아래에는 다크서클이 진하게 내려와 있다.
온몸에서 피곤이 찌들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모양새.
"반지 하나 만드는건 네가 준 시간이면 살짝 넉넉한 감이 있을 시간이였어"
"그런데 왜?"
".......... 생각해보니까. 반지는 원래 한쌍이여야 하는 물건이더라"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보통 커플링이라던가. 결혼 반지라던가. 그런건 다 한쌍이다.
그런데 내가 부탁한건 반지 하나.
"주제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반지를 한쌍으로 만들었어. 그래서 우리 일족이 힘을 합쳐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한쌍을 만들었지"
"어이........ 얼마나 바쁘게 한거야?"
"......... 별거 아냐. 요 몇달간 일주일동안 164시간 정도 일했을 뿐이야. 진짜 별거 아니지?"
"하루가 24시간, 일주일은 7일. 24곱하기 7은........168시간"
168 빼기 160은 8.
초등학생도 할수 있는 계산이다.
그렇다는 소린........
"일주일동안 8시간도 안잤다고?!"
"하얗게 불태웠어........."
"죽으면 안돼에에에에에!!!!!"
내 반지 만들었다가 죽으면 죄책감 쩔것 같다고!!!
나는 주변과 몸이 하얗게 변하려는 라인시고의 의식을 잡아넣었다.
주변에 있던 침대를 발견. 거기에 눕히고 편하게 만들어준다.
이러면 영혼이 안날아가고 잠을 자겠지?
"그래서, 반지는 어디있어?"
"저...... 기에........ 그럼...... 행운을 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라인시고는 골아떨어졌다.
그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베르데. 역시 상냥해. 일리엘이랑 비슷한 성격이다.
"어디보자....... 이건가?"
작은 함. 그것이 두개.
그리고 그것들을 연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함 안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반지가 들어있었다.
하나는 메인 컬러가 흰색. 다른 하나는 검은색.
검은색쪽을 우선 보자면. 마력이 압축된 마정석을 깍아 보석처럼 빛이나게 다듬어놓은 것을 메인 스톤으로 박아놓고. 링 부분은 가느다란 것을 몇개를 이어붙여 만든 링이였다.
가느다란 링을 보니. 하나하나에 세세한 조각이 새겨져 있다.
그것도 문양이 각각 다르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다시 시선을 돌려 이번엔 하얀쪽.
마정석을 쓰지 않았다. 마정석은 본래 검은색이라 이 반지에 맞지 않는 것일터.
흰색의 투명한 보석은 은은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뭘까 이 보석의 재료는. 도대체.........
"....... 드래곤 본? 마룡왕의?"
대충 내 감으로 재질을 검사해 보았는데. 드래곤 본이란걸로 나온다.
......... 어떻게 만든거지 이거?
드래곤 본을 녹이려면 엄청난 고온이 필요하다. 이게 만약 그 드래곤 본의 결정 비슷한 거라면. 그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엄청난 수고와 기술이 들어가 압축된 단 하나의 보석. 아니 뼈라고 해야하나?
이거 하나에 들어간 수고면 성 하나를 살수 있을것 같다.
"와, 쩐다"
이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루이넬은 심기가 좋지 않았다.
팬텀 때문이다.
이게 다 팬텀 때문이다.
중요하니 두번 말한다.
자기를 좋아한다고 해놓고선. 다른 여자를 보고 헬렐레 그러지 않나.
아니, 그건 뭐 일단 남자니까 이해 한다.
하지만 일리엘을 보던 그 눈빛은 뭔가? 묘한 느낌의 눈빛. 어쩐지 루이넬은 패배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몸으로 승부를 낸다면(전투나 몸매나. 둘다) 일리엘보다 한참 앞서는 그녀다.
그러나 뭔가 근본부터 지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격이랄까 성격이랄까 성격이랄까.
이건 더 중요하니 3번 말했다.
일단 루이넬의 성격을 한번 볼까.
요즘은 조금 사그라 들었다곤 하나 그녀는 원래 뱀파이어 로드. 자존심이 강하고 여왕님 스타일이다.
여차해서 팬텀이 다른 여자에게 눈길이라도 주면 째려보거나 한대 치는. 그런 불같은 성격이다.
반대로 일리엘은 어떤가.
모든것을 포용하는 마음의 소유자. 조금 소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장점이 된다.
게다가 현모양처. 팬텀도 이상형은 일리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 일리엘은 그렇게 생각 안하지만, 루이넬은 그녀를 라이벌로 보고있다.
몸으론 이기지만, 성격에서 밀린다.
.......... 그럼 가사능력은?
기본적으로 요리....... 그런데 문제는 팬텀이 요리를 잘한다.
실력이 마왕성 주방장에게 뺨치는걸 한참 넘어서서, 둠스톤 파일드라이브를 먹일 정도. 본인은 자각 못하지만 스스로의 경지를 개척할 정도다.
"으으으......... 이길 수 있는게 없어"
실용적인 능력이라곤 마법이랑 좋은 두뇌밖에 없다고 할까.
뭔가 우울하다.
"루우우우우우우이이이이이이이네에에에에에엘!!!!!!"
그 순간. 팬텀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저 하늘에서 돌진해왔다.
콰앙! 하고 거칠게 땅을 부수며 착륙한 그는. 딱 루이넬 앞에 멈춰섰다.
"뭐, 뭐하는 거야?! 왜 날아와서 그래?"
"아니, 급한 일이고. 되도록 빨리 말하고 싶었거든"
"뭘?"
그에 팬텀은 조용히 무언가를 보여준다.
작은 함. 무언가 들어있을 법한 함이다.
그가 함을 열자, 그 안에 있던 검은색 반지가 찬란하게 빛나며 마력을 미미하게 뿜어내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
반지다.
남자가 여자에게 반지를 선물한다. 게다가 연인이라기엔 그 수준이 꽤 넘었다.
그것이 의미하는건 무엇인가?
루이넬은 안색을 굳혔다. 아니, 당황하거나 곤란한 그런 느낌의 것은 아니다. 너무 갑작스러움과 기대감에 그런것이다.
그거다! 그게 왔어! 올것이 왔다고!!!
"저기, 있잖아. 그러니까. 갑자기 미안해서 말하기가 쑥쓰러운데"
"괘, 괜찮아! 말해도 돼! 편하게! 천천히!"
무드가 없다지만. 뭐 어떠랴. 팬텀이 직접 말하고 이러는것만도 감지덕진데.
루이넬은 일리엘을 떠올리며 웃었다.
내가 이겼어.
루이넬의 머릿속에서 그녀는 일리엘을 때려 눕히고 서서 양손으로 브이자를 만들고 있다.
이제 팬텀이 말한다.
"생일 축하해 루이넬"
나랑 결혼해줄래 루이...... 뭐라고?
순간 루이넬이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 진짜. 예전에 라시드한테 물어서 네 생일 알아봤거든. 그런데 문득 정신차리니 오늘이더라. 다행이 전에 부탁해놓은 반지가 있어서 다행이야. 그치?"
".......... 이"
"이?"
"이 바보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리고 화산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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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같이.
팬텀 개객기.
아, 그리고 일주일 시간 수정완료. 내가 고작 곱셈을 틀리다니?!
아, 또 수정. 씨발. 이번에 또 곱셈을 틀렸어?!
세번째 수정. ?
ㅋㅋㅋㅋㅋ내가 초딩학력만도 못하다니. 연참하느라 밤을 새서 눈이 빙빙 돌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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