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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속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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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살아서 생각하고 스스로 의지를 가진 모든것들의 부정적인 감정. 혹은 욕망들이 뭉쳐서 생긴 곳.
그곳에선 일반인의 정신으론 버틸수 없으면. 들어갔다간 제정신을 잃는다.
그런 그곳에서, 3명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역시 그놈보단. 마왕이라면 네녀석이 어울려"
"그러냐, 하긴.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곤 하지"
심연과 팬텀. 아니 여기서 말하는건 루이넬을 좋아하고 소박한 성격에, 지금은 결제 서류나 처리하고 있는 팬텀이 아니다.
류한의 욕망. 붙여준 이름은 그의 다른 이름인 팬텀.
헷갈린다면 심연 팬텀과 그냥 팬텀으로 구분 지을까.
그 전에 여기는 심연. 류한은 지금 없으니 팬텀이라고 칭한다.
"무한 이기주의. 거기에 그 싸가지. 욕심. 광기........ 그녀석의 온갖 부정적인 것을 뭉쳐놓은게 너니까. 제일 마왕답지"
"흔히 말해서 요즘 트렌드인 나쁜 남자라는 걸까나? 우헤헤, 꼬셔봐도 돼?"
"다물어 노쳐녀"
".......... 정곡 찌르지 마. 그거 아퍼, 무지무지"
드림 로드가 울상을 짓는다.
노처녀인게 어지간히도 한이 맺힌 모양.
"그렇게 노처녀인게 싫으면. 그 얼굴로 유혹해서 섹스 파트너라도 구해보지?"
"너말이야. 그녀석이랑 달리 엄청 직설적이고 야한 이야기 대놓고 하는거 알아?"
"당연히 알고 있지. 녀석이랑 정반대이면서, 녀석이랑 제일 닮은 사람이 나니까"
그는 류한의 욕망.
폭주하느라 그의 의지에 들어간 어둠 한조각에서 파생된. 그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
그리고 그의 광기.
류한이 누군가를 도와주면, 팬텀은 그사람의 얼굴을 짖이겨주고 싶어한다.
류한이 여자 알몸을 보면 도망치지만, 팬텀은 덮치려고 한다.
류한은 의미없는 대량학살을 싫어하지만, 팬텀은 아주 좋아한다.
정반대.
하지만 적어도, 그는 류한이 간절히 바라는건 똑같이 바란다.
팬텀은 류한의 욕망이니까.
"왜? 나라도 그거 해주랴?"
"......... 거절하겠어. 아무리 남친이 고파도. 너는 싫어, 남친 실격이거든?"
"하, 노처녀주제에 까다롭잖아?"
"고작해야 어둠 주제에 건방진데"
드림 로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팬텀의 시비는 무모한 짓이다.
애초에 그녀는 드림 로드. 꿈의 주인. 악몽의 왕이다.
"내가 내 '의지'를 말하고 진심으로 가길 바라?"
"이 심연 안에서, 풀파워를 내긴 힘들텐데?"
"둘다 그만"
순간 뚝, 하고 거짓말 같이. 팬텀과 드림 로드가 기세를 죽였다.
심연의 한마디에 시간이 정지한듯한것 같다.
흡사 패기에 지린다고 말할 정도랄까.
"여기서 개판치면 내가 가만히 못있지. 둘다 죽고싶냐?"
그에 드림 로드와 팬텀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어이, 드림 로드"
"왜?"
"너, 보아하니 심연이랑 아는사이같던데. 아냐?"
"아는데. 예전에도 인연이 좀 있고. 이름은 지겹도록 들어봤으니까"
"오호?"
팬텀이 눈을 빛낸다.
심연의 이름과 과거. 두가지는 알고싶어도 모르는 것이다.
심연이 바로 옆에서 살짝 노려보지만. 지금은 류한이 없으니. 이미 알고 있는 드림 로드와 팬텀 뿐이다.
알려줘도 된다는 묵언의 뜻으로 눈을 감고 자리에 누웠다.
"어이, 수다 좀 떨어봐. 네 노처녀 한탄은 몰라도 그건 들어보고 싶거든"
"음......... 괜찮을까? 그래도 좀........"
"어차피 저녀석은 류한이 아는걸 싫어서 그런것 뿐이지. 우리 둘만 있으면 괜찮을것 같은데"
"그럼 이야기 소재 겸 해서 한번 말해볼까?"
"오오, 팝콘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 여기 팝콘"
드림 로드가 어느새 손에 팝콘이 가득 담긴 종이 통을 만들어 팬텀에게 건냈다.
그걸 본 그는 얼빠진 얼굴을 하며 팝콘을 우적거린다.
"......... 아무리 봐도 네 능력은 사기야"
"페널티는 있거든요? 과대평가하지 말아줘"
그리고 드림 로드가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언제나 그렇듯. 남의 과거사는 재미있는 법이다.
"난 말이지. 자랑은 아니지만 어느 귀족가의 영애로 태어났어"
"오호? 곱게 자라셨구만?"
"곱게는 아니지. 태어날때부터 다리가 없었거든"
"뭐?"
"그런거 있잖아. 귀족들의 근친혼으로 인해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많다는거. 그중 내가 당첨. 다행히 다리만 없는것 빼면 그럭저럭 괜찮은 몸이였지만"
"그래도 명색의 귀족가 일텐데? 자기 자식이니 버리진 않겠지. 자존심이 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장애인으로 태어난 딸아이는 자존심을 깍아내지. 그래서 난 있느니 없느니만 못한 취급을 받았어"
귀족가에서 태어난 장애아는 어떤 취급을 받을까.
애물단지, 그것 이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래도 낳은 자식이고, 소문을 생각하면 죽이진 못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치욕이다.
"그래서 강제방콕 당했어. 니트가 ?
지"
"잉여로워졌다는 건가"
"응, 하루하루 책밖에 읽을게 없었거든. 그나마 꽤나 부자같은 귀족가라. 책은 군말않고 구해다줬어. 참고로 제일 좋아하는건 소설이야"
"그래도 부유했군. 류한 녀석은 어린나이에 고아가 된데다 일부터 했는데"
"그러다 사건이 터졌지"
흔한 일이다.
전쟁이 터졌고, 드림 로드의 귀족가는 그에 휘말렸다.
물론 저항은 했지만. 압도적인 군세에 피할 시간도 없이 병사며 기사며 용병들이 몰려들었다.
패배한 귀족가는 어떻게 될까.
약탈과 강간, 그리고 방화 뿐이다.
"그때도 지금이랑 별 다를바 없이 미녀는 미녀였거든. 12살이였지만"
"....... 용병 새끼들이 전부 로리콘인가. 12살 짜리 여자아이를 강간하려 들어? 아무리 나라도 그건 아닌데 말이지"
"원래 구멍만 있다면 찔러보는게 남자잖아?"
"전 차원의 남자들에게 사과해 이년아!"
솔직히 드림 로드가 살았던 시대와 문화를 보면 중세인데. 그때는 윤리는 개 풀뜯어먹는 소리라 맞는 말이겠지.
그녀의 인식도 그녀의 입장에선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바로 당하기 직전에 배에 단검을 찔러서 자살했거든. 더럽게 아프더라"
"죽어서 시간(屍奸)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몰라, 그 이후의 일이야 어찌?
건 간에. 죽어서 영혼만 남아갔거든. 하지만 난 그때 생각했지. 자살은 했지만, 죽기는 싫다고"
모순이다. 아니, 모순이지만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모순일까.
어쩔수 없이 죽는게 나을때, 그래서 자살은 했지만. 살아갈 의지가 있을때.
"그리고, 그런 경계에서. 심연........ 그러니까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를 만났어"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 그게 심연의 이름인가? 어둠과 절망이라니. 뭔 이름이 그래?"
"스스로 이름을 지은거지. 나도 그랬으니까"
이름이란 본래 누군가 지어주는 것이다.
스스로 이름을 짓는다는건. 주변에 이름을 지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선배님, 기억 나요? 저랑 선배님이랑 처음 만났을때"
"....... 기억 안나"
"한숨을 푹푹 쉬면서. '아무리 나라도 너같은 애송이는 필요 없으니 꺼져'하고 엉덩이 걷어차서 ?
아냈잖아요"
"기억 안난다고"
"잘 봐도, 저게 바로 츤데레라는 거야"
"오호?"
빠직, 하고 심연.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의 심기가 불편한 소리가 났다.
그에 두사람은 움찔거리며 물러났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걸 계기로 능력 하나를 각성하고. 겨우 내 몸 하나를 구현해 만들었어"
"'구현'이라. '감각'이나 '변환'보단 더 좋은 능력인데. 나도 그걸 얻었으면 좋았을텐데"
"대신 그때는 내 몸하나 만드는게 한계였다고. 조금씩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 잠깐만 눈물좀 닦고"
드림 로드는 나이를 먹는다는 대목에서 잠깐 눈물을 훔쳤다.
여자에게 나이를 먹는다는건. 아무리 초월자라도 좀 그런 이야기다.
"어쨌든, 여행을 하면서 성장하고. 지금 이 자리에 오른게 바로 나야. 그동안 들은 이야기도 좀 있고"
"어떤거?"
"흠, 차원계의 5대 명문가라던가. 선배님의 전성기 이야기라던가. 제 1차 차원 전쟁 같은 이야기. 아, 참고로 아직 말 안해줄꺼야. 너랑 그녀석은 마계 일만으로 벅차보이니까"
류한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다.
아직은 마계에서 활약할때.
그에 불필요한 지식은 괜히 배울필요는 없다.
"파멸황. 파멸을 부르는 자들의 주인. 혹은 왕. 그게 당시 선배의 별명이였지. 간지 나지?"
"내가 보기엔 중2병. 돋........"
파악!!!
순간 팬텀의 오른쪽 어께가 날아갔다.
"....... 지 않아"
"참고로 그거 선배님 본인 작명이야"
눈을 감고 자는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상이 찌푸려져 있다.
은근히 신경쓰는 모양이다.
"선배님 리즈시절이 어땠는지는. 나도 이야기로만 들었어. 하지만 그것만 해도 엄청나거든"
"어떤거?"
"음, 대륙을 일격에 뽀개버렸다거나. 신 하나를 가루로 만들어버렸다거나, 온갖 깽판이란 깽판은 다 했다고 해도 무방해"
"민폐군"
파악, 하고 이번에는 팬텀의 왼쪽 어께가 날아갔다.
어차피 그는 어둠에서, 그리고 류한의 욕망에서 나온 분신.
류한을 죽이지 않는 이상. 그는 죽지 않는다.
"아무튼 간단히 말해서. 선배님의 리즈시절은 존나 쌨지만. 지금은 그냥 힘을 잃었어"
"힘을 잃다니........ 어떻게? 강하다며?"
"하늘위에는 또 우주가 있지. 로드가 하늘이라면, 우주같은 존재들이 있어. 그중 한명에게 당했지(사실은 실연이지만)"
"내가 우습게 보인 모양이지 애송이?"
이내 완전히 빡돌았는지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가 자리에서 일어나 드림 로드를 노려본다.
"도주 커멘드 ↑→A↓BAB↑!!! 이것이 나의 도주 경로다!!!"
그리고 커멘드를 위치며 도피, 단숨에 어둠과 빛의 경계를 넘어간다.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는 어둠. 팬텀이 어둠을 나가지 못하듯. 그녀도 어둠을 넘어가지 못한다.
드림 로드야 둘중에 어디도 치우치지 않았으니 마음대로 넘어갈수 있지만.
"다음에 잡히면 죽는다 네녀석"
"아무리 선배님이라고 해도, 지금 전 로드거든요! 게다가 3대 구현계 능력자중 한명이라고요! 지금 상태론 절 죽이기엔 무리무리무리!!!"
"........... 어이, 저거. 내가 봐도 진상중에 진상인데"
팬텀이 약올리는 드림 로드의 얼굴을 보고 중얼거린다.
확실히 진상이긴 진상이다.
"저러니 노처녀지. 얼굴이 예쁘면 뭐해. 성격이 뭣같은데"
쿠웅! 하고 순간 충격을 먹은 드림 로드가 안색을 굳힌다.
........ 물리적으로 공격하진 못해도 정신적인 공격은 되는 모양이다.
============================ 작품 후기 ============================
뭐, 대부분 저녀석들은 저렇게 지냅니다.
그리고 말했잖아요. 제 세계관의 로드는 적어도 20편 장편 소설 분량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요.
로드 이야기 다쓰려면 제 평생 있어도 모자름. 폭참을 해도 모자름.
흐규흐규 드림 로드찡. 걱정마, 너에겐 제커리가 있단다. 다만 언제 그 파트를 쓸줄 모르겠지만.
아, 제커리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요. 언젠가 리리플 쓸적에 한 독자분이 드림 로드를 제게 주십쇼! 하고 패기 있게 말해서요.
딸같은 드림 로드를 줬습니다. 넵. 내 이름은 레이지 스트라이크의(몇화인진 모르겠지만, 채팅하는거) 파트에 둘이 사귄다고 언급은 했지롱.
내 세계관 애들은 다 내 자식같음. 아, 류현 빼고.
그새끼는 그냥 순진한 하렘마야. 죽어라 남자의 적.
작가가 설정한 힘 때문에 죽지 않는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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