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216화 (216/468)

216/468 회

< --마왕성 고용인들의 일상.

-- >

"거짓의 일족이라고 꺼려했더니. 좋은 분이시네"

"그러게 말입니다"

"애를 낳는게 목표라........ 좋은 분 만나시길 기도해야겠네요"

아스타로트가 볼일이 있다면서 지나가고. 이내 3명만 복도에 남았다.

뭐랄까, 조금 텐션 낮은 이야기를 들었더니 분위기가 우울해졌다.

그에 후배녀석이 경쾌하게 소리치며 말했다.

"이번에도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킬 겁니다!!!!"

"근성 하나는 인정해 줘야겠는데"

"그러게요. 근성 하나만큼은 마왕급이네요"

메이드장과 시종장은 한숨을 쉬었다.

막 그가 준비를 할 무렵. 발소리가 들렸다.

터벅터벅거리는 소리. 남자다.

남자인걸 알자 긴장을 풀어 늘어지는 3명.

이내 나온 남자는 레피드였다.

바람의 일족의, 현 수도 데르헤논의 뒷세계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

레피드 블룸.

"아, 잘?

다. 너네들 나이 못봤냐? 미아가 된것 같은데. 찾을수가 있어야지"

"못봤습니다만......... 만약 찾으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해"

레피드는 허둥지둥 복도를 거닐며 지나갔다.

짧은 대화였지만. 시종장은 긴장했던 몸을 풀었다.

"후우, 놀랐네"

"선배님. 왜 그렇게 놀라시는 겁니까?"

"아, 넌 잘 모르나 보구나. 하긴, 너 보면 일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

두근 거리는 심장은 부여잡은 시종장은 심호흡을 했다.

아직도 긴장된 모습이다.

"우리 수도. 데르헤논은 수많은 이권이 모이는 곳이지. 그건 알지?"

"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날파리가 꼬일수밖에 없어"

데르헤논은 수도다.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마족이 움직이고 이동하며, 그 물자는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음지에서 활동하는 자들이 많다.

"에? 그렇다면 강한 마족이 주름잡는거 아닙니까?"

"그건 또 아니지. 생각을 해봐라. 고위 마족이 세력 다툼이랍시고 싸우면. 누가 오냐?"

"여긴 데르헤논........ 마왕님이........"

"그래, 고위 마족들이 대판 싸우면 마을 하나가 가볍게 날아가지. 덕분에 고위 마족들은 이곳을 넘보지 못해. 기껏해야 그 수하들이나 가능하지"

암투가 벌어졌다.

암살이 주되고, 마법은 없는. 사나이들만의 육탄전.

문제가 있다면. 어떤 마족이 세력을 불리면. 그 마족보다 강한 자를 보내 그 마족을 죽이고. 또 그 마족보다 강한 자를 보내서 죽이고........

이렇게 하다보니 마족의 강함 수준이 높아져서 마왕까지 눈길을 줄 정도가 되면 둘다 처형에 개입된 작위 마족도 불똥이 튀긴다.

그렇기에 끝에 남은건 끈질긴 고위 마족들 뿐.

하지만 그때 레피드가 끼어들었다.

"무력은 물론 약했지. 쟁쟁한 녀석들과 달리 그는 기껏해야 하급 마족중에서도 좀 강한 정도 뿐이였으려나?"

"그런데 어떻게 장악한 겁니까?"

"효율과 수완, 독심과 배짱. 그리고 근성"

"............ 네?"

"소설로 쓰면 7권쯤 장편으로 나올껄?"

"저도 한때 레피드님을 소재로 글을 쓰려고 한적이 있지요"

"....... 게이소설?"

"천만에, 그때는 꿈이 작가여서 평범한 소설이였다고요. 퇴짜 맞았지만"

메이드장의 얼굴이 울상이다.

"뭐, 그래서 쟁쟁한 녀석들에게 끼지 못한 부스러기들을 모아 먼지를 만들었어. 그리고 그 먼지로 사자 귓속에 들어갔지"

"그래서요?"

"먼지는 사자 귓속에서 다른 먼지들과 합쳐서 크기를 불리고. 귀속을 타고 뇌로 들어갔지. 이게 조직이라면 어떻겠어?"

"그런.........."

"그분은 사자를 장악해버렸지. 그게 딱 70년가지고 한 일이야"

70년.

인간에게는 조금 짧은 삶이 되겠지만. 마족에게는 짧은 시간이다.

고작해야 그 시간에 사자가 되었다.

"사자 말고도 다른 맹수들이 있었지. 하지만 선빵을 때리고, 뒤치기를 하고. 어떻게 해서든 이겨버렸어"

"와........ 그게 가능합니까?"

"그 후 30년정도. 강한 마족이 암살하려고 들면 도망가거나 크게 싸우게 만들어서 옭아매서 마왕님의 손을 빌려 죽였지"

"쩌, 쩐다. 그게 말로만 듣던 차도살인지계라는 겁니까?"

"응, 그래서 그 기세로 뒷세계를 점령해버렸어"

"우와아........"

"본인은 그닥 신경 쓰지 않는것 같지만. 저분 말 한마디면 이 데르헤논 안이라면 물자들이나 정보 다루는건 엄청 쉬울껄?"

레피드는 알고보니 굉장한 녀석이였다!!!

마치 할아버지에게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손자의 눈빛을 하는 후배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살아있는 전설이지. 그래서 우리는 존경을 담아. 그가 100년동안 뒷세계를 장악한 일을. 사일런트 다크사이드. 조용한 뒷세계란 별명을 지어줬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름이 좀 그렇네요. 마족 평균 200살 정도에 걸린다는 마2병이요"

"나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해. 누가 지어준거지?"

참고로 한가지 말해서.

레피드 본인이 지었다.

"......... 뭐야, 아직도 포기 안한거냐?"

"마지막 한번을 안했잖습니까? 그러니 해야죠"

양손을 내렸다 재빨리 들어올리는 동작.

그것을 반복해서 연습한 후. 다시 대기한다.

끈기 하나만은 인정해 줘야 할것 같다.

사박, 사박.

가벼운 발걸음 소리. 어느뭐로 들으나 여자다.

그 소리에 그는 눈빛이 바뀌였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의 눈빛.

양손을 내리고 치마를 들출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마치 야수의 그것과 같은 직감으로 위험을 느꼈다.

이번건 다르다. 폭탄이다. 건들면 한순간에 죽는것도 아니고. 고통스럽게 죽는다!!!

그에 단 2초만에 그는 동작을 풀고 청소하는척 복도의 유리창을 닦았다.

"아, 수고해"

나온 사람은 적발 적안의 여성이였다.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색기가 흘러 남자를 자극하는 요물같은 여자.

하지만 뭐랄까, 얼굴에는 순수한 느낌의 미가 있달까. 색기를 뿜어내는건 저 몸이다.

그녀의 이름은 루이넬.

현재 마왕비 후보 제 1순위다.

그는 식은땀을 흘렸다.

만약 치마를 들췄다면?

마왕님에게 죽는다. 감히 마왕비를 건드렸다는 죄목으로 반역이랑 비슷한 취급을 받지 않을까?

아니 그 이전에 당장 루이넬에게 불로 지져질것이다.

놀라운 직감. 흡사 팬텀의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위기일발이였군요. 다행히 살았습니다"

"........... 너, 지금이라도 이 일 때려치고 어디 작위 마족 휘하로 들어가라. 진심으로 말하는건데 한 몇백년 후면 아무리 못해도 백작위 정돈 가질수 있을것 같다"

"아뇨, 제가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건 변태 행위 할때 한정이라서요"

"무지 쓰잘데기 없네. 그거"

변태 행위 한정이라니.

시종장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루이넬님은.......... 듣자하니 그거라면서요?"

"엉? 왜, 넌 뭐 해 입은거 있냐?"

그가 말하는건 루이넬이 마녀란 거다.

이제는 소문이 쫙 퍼졌다. 그녀가 400년전의 마녀라는것을.

하지만 그림자의 마왕을 팬텀이 찢어죽이고. 라시드가 급히 대행으로 쉐도우 킬러들을 설득. 그리고 마계 전 지역에 정확한 정보를 알렸다.

루이넬은 사실 가해자가 아니다. 오히려 그녀도 피해자다.

"아뇨, 그런건 아니지만요. 그때 딱히 친인척이 죽었다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난 그때 전쟁으로 아버지가 꽤 다치셨어. 그래서 가장이지"

"난 부모님이 두분 다 돌아가셨어"

메이드장의 말에 두사람이 움찔거린다.

민감한데를 건드렸나.

"그래도 괜찮아, 옛날 이야기고. 이제는 진실을 알았으니까"

"피의 마왕과 귀계의 마왕인가..........."

"저희로선 무리겠죠"

한명은 400년전 반역의 시기에도 살아남은 마왕이고. 다른 한명은 대마왕에 가깝다고 알려진 마왕이다.

일반 마족인 그들로선 무리다.

하지만.

"마왕님이 있잖습니까? 저희같은 일반 마족들은 신경 끄도록 하지요. 마왕님이 복수를 해주실텐데. 무슨 상관이랍니까?"

"하지만........"

"고작해야 몇년 사이에. 헤성처럼 나타나서 살육의 마왕을 죽이고. 일년이 되기 전에 유혹의 마왕을 죽이고. 거기에 빙염의 마왕이랑 그림자의 마왕까지 죽인 분이신데. 믿어야죠"

팬텀이 마계에서 한 일은 신화다.

10년조차 턱없이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마왕을 4명이나 쓰러트렸다.

무력의 대명사. 요즘 술자리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피의 마왕과 팬텀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것일 정도다.

사박, 사박.

흠칫?!

"발자국 소리! 소리를 보아 주인은 여자! 미소녀! 체구는 작은 애! 치마 착용!"

"........... 아니, 뭐야 그거. 무서워. 이젠 숫재 능력 밖의 영역이잖아?"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재빠르게 돌려 복도 끝으로 이동. 대기한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침을 꿀꺽 삼키고 침묵과 발자국 소리만 감도는 가운데.

드디어 발자국의 주인이 나왔다.

"이번에야 말로오오오옷!!!!!"

펄럭!!!!

치마가 들춰지다 못해 기세에 떠밀려 벗겨질 지경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보였다.

순수한 하얀색. 무난하다.

허나 거기에 있는 작은 초록색 리본이 매력 포인트다.

너무나도 순수해서. 지상에서 사는 존재라면 누구라도 닿을수 없을것 같은 도원향.

그곳은 진정 신세계였다.

"아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 같아"

그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팬티의 주인을 보았다.

"우, 으으............"

훌쩍훌쩍이는 어린아이. 전 여공작 네이드리우의 딸 나이우에.

레피드가 아끼는 소녀.

......... 그러고 보니 아까 레피드가 나이를 찾는다고 하지 않았나?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 진정해! 아니, 고의로 그런거긴 하지만, 난 목숨걸고 한거라........"

"모르는 오빠가 나이 치마를 들췄어어어!!!! 후아아아아아아앙!!!!"

서럽게 우는 그녀.

그리고.

우직, 하고 무언가 그의 뒷통수를 움켜쥐듯 잡았다.

돌아가지 않는 목을 겨우 돌려 보니. 익숙한 녹발이 있다.

"목숨걸고 했으면 진짜 죽을래?"

거기엔 팬텀조차 기겁할 얼굴을 하고 있는 레피드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아, 그는 좋은 마족이였습니다.

내가 소설을 연참하는 새벽 3시. 이시간까지도 활동하시는 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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