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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212화 (212/468)
  • 212/468 회

    < --구원.

    -- >

    데스 로드.

    팬텀이 처음 만난 로드.

    드림 로드.

    그를 꿈속에서 만나고 수련 시켜준 로드.

    썬더 로드.

    그의 형, 그레이가 가진 로드.

    로드란건 초월자다.

    일개 개인의 의지가 신을 넘어서도 2개의 능력을 완벽하게 다룰때. 로드가 된다.

    로드는 강하다.

    일신으로 차원 하나도 날려버릴수 있을만큼.

    상식을 괴리하는 초월자.

    그런 초월자에 가까워진다는 알림 같은 것으로. 힘을 발휘할때 몇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그중 가장 기본적인거.

    물리법칙 무시.

    "하"

    그림자의 마왕은 자신이 끌어모은 마력을, 아니 마기를 전부 흡수해버린 팬텀을 보고 허탈한 목소리를 냈다.

    기껏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저건 또 뭐야.

    생전 느껴본적도 없는 기묘한 느낌.

    저절로 소름이 돋는다. 시커먼 악의가 흘러 들어오는것 같다.

    그의 몸 절반에서 뿜어져 흘러나오는 어둠이 주변을 침식한다.

    그래, 그것은.

    전에 그림자의 마왕이 격었던 심연의 어둠.

    "윽...... 이, 빌어먹을...... 자식이........."

    공포.

    다시 한번 그 공포가 밀려들어 온다.

    역겨운 감정과 온갖 부정적인 기억들.

    그건 살아서 생각하는 존재가 격을 만한 것이 아닌 물질이다.

    "네가 먼저 안오면. 내가 간다"

    순간 스륵, 하고 팬텀의 몸이 흐릿하게 사라지듯 움직였다.

    그리고 어느새 그림자의 마왕의 앞으로 나타났다.

    그 야수의 손과 같이 뾰족하고 관절의 구분이 없는 어린애 그림같은 팔이 그림자의 마왕의 머리를 움켜쥐기 위해 뻗어진다.

    그림자의 마왕도 바보는 아니기에. 그를 향해 공격했다.

    땅에서 단단한 바위의 창이 솟아나와 그의 복부를 찌른다.

    보통의 팬텀의 몸이라도 뚫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물러나게 만들 충격은 줄터.

    "하지만 그딴거 통하지 않아"

    "뭐?"

    바위의 창은 그저 팬텀의 오른쪽에 가까운 복부 부분에 틀어박혀 찔린 채로 있을 뿐이다.

    마치 구름속에 뻗은 손처럼. 뚫고 지나간다.

    아니, 저게 뭐야. 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건가?

    확실히 저것은 어둠. 비교하자면 안개 같은 것이다.

    안개를 공격해봤자 그저 흩어질뿐 충격은 줄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저쪽도 이쪽에 충격을 줄수 없..........

    "네 머리를 뿌리삼아 땅에 박아주마"

    팬텀의 어둠으로 이루어진 손이 그림자의 마왕의 머리를 움켜잡았고.

    단숨에 땅속에 찍어 박아넣었다.

    우직, 하고 그림자의 마왕의 두개골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의 몸에서도 나올수 없는 힘. 발록, 폭력의 대공의 하트를 먹은 그림자의 마왕의 몸에 상처를 내는 상식 무시의 힘.

    어떻게 지친 몸으로 저렇게 힘을 끌어낼수가 있지?

    속도도, 힘도, 전부 물리법칙을 무시하는지 육체를 가진자가 낼수 있을법한 속도가 아니다.

    팬텀은 바닥에 그림자의 마왕의 머리를 한번 처박고, 다시 들어 또 처박았다.

    또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두개골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내 팬텀은 그의 몸을 가볍게 위로 던지듯 들어 올리고, 복부에 발차기를 날려 저 앞으로 쏘아내듯 내팽개친다.

    발차기를 날릴때 허리를 튼다거나 하는 몸무게를 더해 차는 그런 움직임 따윈 없었다.

    그저 다리를 들어 올려 찼는데도 그림자의 마왕은 피를 토했다.

    "적어도 미친짓은 안하는 냉정한 놈인줄 알았는데. 완전히 미쳤구나, 너"

    마치 야수마냥 그릉그릉 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팬텀이 말했다.

    그는 어둠으로 변한 오른손을 들어올려 묵묵히 바라본다.

    이제 완전히 인간이라고 할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평소에는 그나마 가만히 있었으면 인간 같기에. 하지만 지금은 몸의 절반이 어둠. 심연화 해버렸다.

    가만히 있어도 몸의 절반이 인외가 되버렸는데. 누가 그걸 인간이라고 칭할까.

    하지만.

    "적어도 네놈을 패줄 힘이 생겨서 좋긴 해"

    힘이 생겼다.

    절망속에 빠지다, 어둠에 먹혀들어가다 얻은 힘이다.

    "웃, 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

    절규에 가깝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그림자의 마왕이 울부짖었다.

    그의 목소리에 이끌리듯. 그가 하트를 먹어 얻었던 능력이 제어를 잃고 폭주한다.

    땅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바람이 몰아치며, 그림자가 꿈틀거리며 마구잡이로 튀어 오르고 날뛴다.

    주변에 마기의 조각이 융단폭격처럼 흩뿌려진다.

    땅에 닿자마자 폭발음도 없이 땅을 소멸시킨다.

    "솔직히 말하지! 네가 무서워! 두려워! 짜증나! 증오해! 역겨워! 그러니까 닥치고 죽어어어어어엇!!!!!!!"

    "너야말로 지랄하지마! 이 미친 개자식아!!!!"

    그림자의 마왕이 꿈틀거리는 근육과 함께 쏘아지듯 달려와 팬텀에게 전력 펀치를 날렸다.

    목표는 머리. 맞는 즉시 머리통만 날려버릴것 같은 위력의 펀치다.

    아니, 맞으면 그 순간 머리가 통째로 으스러져 흔적도 남지 않을것 같다.

    팬텀은 그저 오른팔을 들어 주먹을 막았다.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저 그림자의 마왕이 주먹을 날릴때의 풍압 소리만 몰아칠뿐. 주먹을 막은

    '퍼억!'

    이라든지

    '콰앙!'

    같은 소리를 일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 막중한 질량과 위력의 주먹을 무시한다.

    "가만히 있던 날 먼저 건든게 누군데! 가만히 내버려 뒀으면 적어도 루이넬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갔을 망정! 이렇게 전쟁 벌어질 일은 나지 않았어!!!"

    "동대륙을 재패한 녀석이이!!!!"

    "그래! 내버려 뒀으면 동대륙만으로 만족 했을 거거든, 이 빌어처먹을 자식아!!!!"

    팬텀은 전력으로 그림자의 마왕의 머리에 박치기를 먹였다.

    그림자의 마왕은 그 충격과 이전의 금이 간 두개골에 의해 삐걱거리며 쓰러졌다.

    팬텀은 그런 그의 등을 왼발로 짖밟았다.

    그리고 오른발과 오른손으로 그의 한 팔과 다리를 뜯어낸다.

    손은 몰라도 어떻게 발로 뜯어내냐고 물으면. 팬텀의 몸 오른쪽은 이미 사람의 것이 아니다.

    마치 독수리같은 맹조류의 발처럼. 움켜쥐는데 쓸수도 있다.

    그러니 그대로 그림자의 마왕의 어께를 쥐어 잡고, 오른손은 발목을 잡았다.

    그대로 뜯는다.

    우직! 하는 흉찍한 소리와 함께 그림자의 마왕의 허벅지 부근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며 살점과 뼈가 뜯겨진다.

    팔은 어차피 마기로 이루어져있기에 피따윈 나오지 않았다.

    "끄, 으, 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는 그림자의 마왕. 팬텀은 무심한 얼굴로 등을 밟고 있는 발에 힘을 주었다.

    단숨에 내장이 짖이겨지며 거칠게 밟힌다.

    "난 대마왕이 될거야. 네놈을 죽이고, 귀계의 마왕도 죽이고, 피의 마왕도 죽여주겠어!!!!"

    "그게 가능할리가 없잖아아아아!!!!"

    "지금 날 보고도 가능할리가 없다고?"

    그림자의 마왕은 침음성을 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팬텀이 대마왕이라.

    지금 모습을 보면 대마왕이라 칭해도 될것 같지만.

    "우선 본보기는 너다. 그림자의 마왕"

    팬텀이 그의 복부에 발을 박아 넣은채로 몸을 들어올린다.

    그림자의 마왕도 능력을 사용해 팬텀을 공격한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땅의 창을 박아넣어?

    통하지 않는다.

    바람으로 베어내?

    통하지 않는다.

    그림자로 공격해?

    통하지 않는다.

    평범하게 육탄전?

    통하지 않는다.

    그 무엇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안개를 향해, 연기를 향해, 구름을 향해 주먹질을 해도 그것이 걷히지 않는것처럼.

    흡사 치트키를 써서 무적 치트가 걸린 게임 캐릭터처럼.

    팬텀은 들어올린 그림자의 마왕의 명치 부근에 양손을 찔러넣었고.

    그리고 몸을 좌우로 찢어냈다.

    "마, 아, 으, 아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그림자의 마왕의 마지막 절규만이 울려퍼졌다.

    끝났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심연에서 눈을 떴다.

    그림자의 마왕, 그 개자식을 죽였다.

    ............ 기분은 편하네.

    어쩐지 심연이 편해졌다. 예전의 그 역겹던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 성장했구나 애송이"

    "응, 어떻게든 그놈 박살낼려고 노력했거든"

    인간이라곤 이제 티끌만큼도 할수 없지만.

    나는 조금 씁쓸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슬슬 갈수 있겠군"

    "가다니? 어딜?"

    "따라 오기나 해"

    심연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심연을 따라 어둠 안쪽으로 걸어갔다.

    깊숙히. 예전의 나라면 역겨움에 토했을 정도로 깊숙히.

    그리고 그곳에는.

    루이넬이 있었다.

    "아........."

    "네 목적. 잊지 않았겠지? 이 애를 구원하려고 바보같이 심연에 들어온 녀석이"

    루이넬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힘을 위해.

    나는 심연의 후계자가 되는 조건으로 그것을 얻었다.

    루이넬은 멍하니 서있다.

    "그녀의 손을 잡아라"

    "손을?"

    나는 조심히 루이넬의 손을 잡았다.

    연인이 맞잡듯, 부드럽게.

    그에 루이넬의 동공에 빛이 들어왔고. 이내 정신을 차렸다.

    "앗?! 여, 여긴 어디야? 팬텀?"

    "오, 정신 차렸다"

    신기하네. 손 잡았다고 정신을 차리다니.

    루이넬은 두리번 거리면서 이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심연엔 아무것도 없다. 온통 검어서 바닥을 밟고 있는지 부터가 의심된다.

    그러던중 나와 함께 있는 심연을 보고 루이넬이 놀라서 소리친다.

    "팬텀이 2명이야?! 게다가 여자?!"

    "이녀석의 모습을 빌려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나도 자의는 아니라서 말이지"

    아니, 그거 스스로 한거 아니였어?

    나는 새로운 사실에 놀랐고. 루이넬은 눈을 꿈뻑꿈뻑 거리다가 나를 쏘아본다.

    ".......... 루이넬, 변명같겠지만. 심연이랑 아무일도 없었어. 이쪽은 내 스승같은 사람이라고"

    "애초에 난 따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만"

    진짜?!

    아니, 어떤 녀석을 좋아하는거야? 이 어둠의 결정체 같은 녀석이 좋아할 녀석이면. 악마인가?

    "뭐, 아무튼. 나는 계약을 지키는 녀석이니까. 둘다 따라와, 넌 그 애 손을 잡고 오고"

    "아, 응"

    루이넬은 어리둥절 하면서도 나를 따라 손을 잡고 걸어간다.

    그러고 보니, 루이넬이랑 본격적으로 손잡은 적이 없었나?

    어쩐지 기억에도 요상한 진도는 많이 나갔어도 손잡은 적은 별로 없었던것 같은데.

    "그런데 여긴 어디야? 어쩐지 조금 기분 나쁜 느낌이 드는데........"

    "어둠, 심연.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감정과 욕망이 모이는 곳이라나봐"

    ".......... 그러면 나랑 팬텀은 왜 여기 있는건데?"

    "그건 네가 잘 알잖아"

    "읏......."

    루이넬이 움찔거렸다.

    자신이 격어온 어둠. 400년동안 쌓인 부정적인 감정과 죄책감들.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루이넬 본인이다.

    한참을 걸었을 무렵. 저 앞에서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백색의 빛.

    마치 선으로 딱 그어 놓은것 마냥 검고 흰색의 땅이 갈라져 있다.

    "저기다 애송이, 그 애를 저쪽으로 보내줘"

    "어떻게? 그냥 넘어가게 배웅만 해주면 되는거야?"

    "그래"

    나는 여전히 루이넬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 바로 앞에, 겨우 두세걸음이면 저 밝은 곳으로 나갈수 있다.

    "자, 가. 루이넬"

    "에? 잠깐만?!"

    내가 그녀의 등을 밀자. 그녀의 몸이 주춤하면서 빛쪽으로 넘어갔다.

    심연이 출렁이며 마치 물속에서 나간 듯한 느낌을 준다.

    "내가 나가면, 팬텀은? 팬텀은 어떻게 되는건데?"

    "그녀석은 못나가"

    심연이 단호하게 말한다.

    "얼룩이 묻은 흰 옷이야. 빨면 깨끗해지지만. 검은색으로 물들인 흰 옷은 빨아도 깨끗해지지 않아"

    "남자인 내가 이런말 하면 뭔가 이상한 언어가 되겠지만. 난 어둠으로 더럽혀졌단 소리냐?"

    "맞아"

    그 말을 듣자, 루이넬이 잡은 내 손을 잡아오는 힘이 강해졌다.

    "그렇다면 같이 나가자. 이 역겨운 곳에서, 같이 나가자"

    "아........."

    울먹이며 말해오는 루이넬.

    그에 나는 순간 움찔거렸다.

    "나때문에 여기 왔다며. 나때문에 그런거라며......... 이제 ?

    으니까 그럼 같이 나가자, 응? 응?"

    "나는........"

    "계약을 잊지 말아라 애송이"

    심연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충고한다.

    그래, 계약. 악마와도 같은 그것.

    "나는 분명 너에게 저 소녀의 구원과 힘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넌 내 후계자가 되기로 했지"

    "........... 알고 있어"

    정당한 계약, 이제와서 단물만 쏙 빼놓고 나몰라라 하는 비양심적인 일은 할수 없다.

    게다가 내가 파기하고 싶어서 될 계약이 아니고.

    "미안해, 같이 못가겠다"

    "바보...... 바보 멍청이가....... 이럴거면 구원따위 필요 없는데........."

    이미 심연 밖으로 나간 루이넬은 다시 들어오지 못한다.

    들어가려고 해도 출렁이는 심연이 그녀를 거부한다.

    그저, 아직까지 잡고 있는 나와 루이넬의 손이 심연과 빛의 사이를 연결하고 있을 뿐.

    "가, 루이넬. 어차피 여기도 그럭저럭 있을만 해. 좋은 녀석도 있고. 아는 사람도 들락날락 거리고"

    "......... 정신 차리면, 때려줄꺼야"

    "어차피 여기서 있던 일은 잊어버린다. 그러니 그 생각도 잊혀지겠지"

    아, 그건 좋네.

    나는 루이넬의 손을 놓았고. 루이넬은 울면서 손을 거뒀다.

    스르륵, 하고 신기루처럼 루이넬의 몸이 사라진다.

    나는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뒤. 문득 루이넬이 잡았던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 바라본다.

    "왜 그러냐, 애송이"

    "아니, 별거 아닌데"

    나는 작은 미소를 띄며 생각에 잠겨 말했다.

    "구원이라는거, 좋은거 같아서"

    ============================ 작품 후기 ============================

    연참! 그림자의 마왕 끔살!

    이제 한편만 더 올리고 그림자의 마왕 파트는 끝납니다.

    아, 그리고 KAYANNE님. 메일 주소 보내주세요. 팬아트의 대가로 그림자의 마왕파트까지 텍본을 드리도록 하죠. 등가교환.

    텍본달라고 하시는 분들. 나중엔 텍본 뿌릴겁니다.

    다만 마계 정ㅋ벅ㅋ하고 대마왕 족치고, 마신 족치고, 킹 블러디어 각성편 끝내고, 중간계 가서 깽판좀 치고. 그 다음에 완결 좀 내고 뿌릴꺼니까. 존나 오래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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