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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와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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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어이. 일어나봐 짜샤. 젠장, 그렇게 잠 잘자는것도 부러운데"
"누.......... 우에에엑!"
나는 정신을 차리는 순간 역겨움에 토해버렸다.
색욕, 리리스의 기억.
다른건 어떻게든 버티겠는데. 여자가 윤간당할때의 그 감정과 악의가 들어오니까. 나라도 버티기가 힘들다.
배신감도, 분노도, 배고픔도, 나태함도 어떻게든 참을수 있다만. 그건 진짜..........
왜 성폭행 당한 여성이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충격을 먹는지 알것 같다.
나는 머리를 싸매며 고통을 호소했다.
진짜.......... 힘들다. 제기랄.
"그런데 넌..........."
"시기다. 누군가를 질투할때 쓰는 그거"
"......... 뭐라고 말해야 하나. 분노, 팬텀 레이지 이후로 이렇게 멀쩡해 보이는 녀석은 처음인데"
폭식은 사람을 먹으려 들고, 교만은 함선에 타서 사람을 총으로 쏴죽이려 들지 않나. 슬로어는 잉여고, 색욕은 날....... 으으으.
여튼, 분노 이후로 멀쩡한 녀석을 보는건 처음이다.
"그녀석들도. 탐욕 녀석만 빼고 다 만나고 온건가. 제기랄. 왜 내가 뒤에서 2번째야? 랜덤 돌렸어?"
"말투가 가르잔이 생각나는 녀석인데"
"가르잔? 누군진 몰라도. 어쨌건 간에"
녀석은 내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며 나와 눈을 마주치고 위협적으로 말했다.
"이름 내놔 새끼야"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없.......... 아니. 지금 내가 뭘 하는 거지?"
갑자기 익숙한 드립이 나왔다.
"아니, 다른 녀석들은 인정 받고 이름 줬는데. 넌 다짜고짜 이름 달라 그러냐?!"
"이게 나니까. 다른 녀석들이 이름 가진게 부러워. 그러니 나도 가지고 싶은거지"
"오오, 나한텐 희소식인데"
전부 어떻게든 인정을 받아서 이름을 줬지만. 이녀석은 자의로 이름을 받겠다고 한다.
이름은 받는다는게. 인정을 해주겠다는 의미니까.
"그럼 이름은 엔........."
"엔비라고 하면 죽일테다. 고작 질투를 영어로 해놓고 이름 쓰라고 이 자식아?"
"우어어어?!? 야, 흔들지마! 머리 어지러워!!!!"
심연속이라 일반적인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곳이라 그런거지. 일반적인 곳이였다면 공기가 찢어질 정도로 내 멱살을 잡고 앞뒤로 흔드는 시기.
머릿속이 쉐이크가 될것 같다.
"그래도 인정 받는건 쉬워서 좋네. 그럼 탐욕도 그럴려나?"
"그녀석이라면 그렇겠지. 나랑 탐욕은 비슷하니까. 아, 그래도 시기와 탐욕은 다르다. 잘 기억해둬"
"알았어"
시기와 탐욕.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르다.
어쨌든 녀석의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데.........
"그럼 디어 어때?"
"디어?"
"즉석해서 만든건데. 네이밍 센스가 쥐뿔이라서"
"뭐, 엔비보단 좋겠지. 그 이름. 받겠다"
이내 이전과 같이. 시기, 디어의 기억이 흘러들어왔다.
남자, 아니 소년은 가난했다.
그렇다고 못먹고 살 정도로 가난하진 않았다.
입에 풀칠은 하고 살 정도로.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은 바라지 못했다.
부럽다.
소년은 생각했다.
가난해서 학교도 가지 못한다.
가난해서 여행도 가지 못한다.
가난해서 맛있는것도 먹지 못한다.
전부........... 가난해서.
부자인 애들이 부럽다.
뭐든지 가질수 있어서.
소년은 이런 현실에 절규했고. 화가 났다.
그것은 세월이 지나, 소년이 청년이 될때까지 계속 ?
다.
청년이 되서도 그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 분노만이 마음을 채울 뿐이였다.
돈을 벌어 이 현실을 벗어난다고? 웃기는 소리.
그 기본이 되는 자금이 있어야, 어떻게 시도 해보든 하지. 무리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 거기에 부자였던 자들은 더욱 부자가 된다.
저주할테다. 빌어먹을 세상.
이딴 부조리한 세상. 가난한 자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세상.
부럽다.
모든것이 부럽다.
살아 존재하는 모든것이 가진걸 부럽다.
그에, 누군가가 나타나 그에게 손을 뻗었다.
"이 세상이 밉나? 그렇다면 힘을 주지. 나를 따라라"
그에 남자는 시기가 되었다.
"이름을 내놔. 가지고 싶으니까"
"뜬금 터지지만. 남은건 보면 탐욕이겠지. 예상은 했었어"
"어쩔수가 없잖아. 인간이였을때 빼곤. 이게 내 성격이자 본신이나 다름 없는건데. 쉽게 말해서 캐릭터성이라고 해야하나"
눈을 뜨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누군가 있었다.
꽤나 날카로운 눈매의 남성.
느껴지는 기운은 뭐라고 해야 하나.......... 조금 이상하다.
끌어당긴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
"부러운 자식. 후계자가 되다니. 존나 부럽네. 나도 후계자가.......... 아, 이건 무린가? 제기랄"
"예전부터 들은건데. 후계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심연을 처음 만났을때부터 나는 후계자 소릴 들었다.
그녀의 후계자가 되는 조건으로 나는 어둠을 손에 넣은 것이고.
"어둠의 왕. 욕망의 황제. 절망의 주인........... 뭐, 대충 그런 느낌이려나"
"뭐야 그거. 중2병?"
"눈앞에서 일격에 대륙 하나를 쪼개야 믿을래? 딱 전성기때의 주인이 그랬거든"
"........ 이제 납득이 되더라. 그쪽은 진짜 규격 외니까"
마계에선 내가 규격 외지만. 저쪽, 그러니까 로드인지 뭔지 하던 녀석들에겐 진짜 규격 외다.
예전에 드림 로드가, 유혹의 마왕을 간단히 이기는것도 봤고. 리렉스의 역량도 얼핏이지만 봤고.
어쨌건, 그녀가 강하다는건 부정할수 없다.
"네녀석은, 그런 주인의 후계자가 된거다. 그러니.......... 강해져야지. 힘을 가져서 더욱 더 강해져야 할꺼다"
"지금 피의 마왕 정도만해도 빌빌 거리는데. 어떻게 하라고?"
"걱정마, 시간이 해결해 줄테니까. 애초에 심연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네녀석은 인간을 초월했어"
"어? 나 인간 수명 아니야?"
"애초에. 심연이 없어도 일반 무력이 마왕인데. 그 재생력을 가지고 죽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냐? 아, 제길. 그 재생력 가지고 싶네. 주면 안되냐?"
하긴, 내가 먹은 마왕 하트가 몇갠데. 이미 몸은 마왕급 마족이 된지 오래다.
나........... 수명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한가지 충고. 꺽이지 마라 너"
"꺽여?"
"꺽이면 어둠에 먹힌다. 그러면 그대로 쫑나는거야. 환생도 없어"
아, 전에 심연에게 들었던 말이다.
어둠에게 먹히면, 영혼이 윤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끝이라고 하던가.
"물론 먹히기 직전에 깨달음을 얻는다면야, 너도 나아갈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진짜 극악의 확률이니까. 무리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런건가? 만화 주인공들이 강해지기 위해 위험 부담 감수하는 그런거"
"맞아"
7대 죄악 녀석들과 이야기하면서 꽤나 많은걸 알았다.
좋은데, 가끔 들러서 이야기 해도 좋을지도.
"아무튼, 이름을 내놔라"
"좋아, 탐욕이라서 그리드.......... 아, 미안"
나를 고까운 눈으로 노려보는 탐욕. 확실히. 시기, 디어도 영어로 해서 이름 붙여주는건 싫어했지.
그러하면 어디 좋은거 없나? 탐욕이라지만, 성격은 꽤나 괜찮은것 같으니. 좋은걸로.
그리드....... 크리드....... 어딘가의 어쌔신이 생각나는 이름인데.
음......... 크리스?
"그럼 크리스는 어때?"
"조금 여자애 이름같은 느낌이 들지만. 뭐, 남자의 이름으로도 쓸데가 있으니. 상관없나? 그 이름. 받겠다"
여태껏 그랬듯이. 내 머릿속에 탐욕의 기억이 흘러들어왔다.
남자는 상인이였다. 부자였다.
어떤 보석이라도 가질수 있었다. 그 어떤 진미라도 먹을수 있었다.
남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던 도중, 그는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는 사랑에 빠졌다.
측정 불가일 정도의 그의 전 재산을 주어도 아까움이 없을것 같은 미녀.
그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다.
하지만 그녀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그녀가 가지고 싶다 그러면 보석을 사고. 무언가를 먹고 싶다 그러면 식당을 통째로 샀다.
공연이 보고 싶다 그러면 극장을 사고. 축제가 보고 싶다고 하면 마을을 사서 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이내 그 많던 남자의 재산도 이제 바닥을 드러냈고. 그것을 노리던 다른 상인들에 의해 그는 망했다.
하지만 끝까지 여자는 남자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가지고 싶어.
남자는 생각했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가지고 있던것의 소중함을 알았다.
그 맛보기 어렵다던 산해진미도.
자신을 지켜주던 병사도.
산더미같이 쌓여있던 보석과 돈도.
원한다면 뭐든지 해줄 미녀도.
남자는 후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만든 그녀를 증오하지 않았다.
그저, 가지고 싶었을 뿐이다.
그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이 세상에 모든것을 가지고 싶나? 그렇다면 나를 따라라"
그에 남자는 탐욕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7대 죄악 파트는 끝났네. 제기랄.
본격적으로 싸움 들어가고. 루이넬 각성시켜야죠.
팔다리 소생! 일어나라 폭풍간지 루이넬!
참고로 루이넬은 성인으로 각성하면 전투력이 53만. 3단 변신도 할수 있습니다.
로리폼. 성인폼. 섹시 다이너마이트 폼.
문제는 섹시 다이너마이트 폼은 덴오로 치자면 클라이맥스 폼이라. 더 나중에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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