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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요람을 향해.
-- >
비틀거리는 팬텀.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지만. 간신히 루이넬을 등에 엎고 이동중이다.
조금 전. 마왕으로서의 선언으로. 전 마족들이 굳어버리고. 무사히 빠져나올수 있었다.
두사람 다 만신창이다.
외형으로 본다면 팔 한짝이 떨어져 있는 루이넬이 더 심해 보이지만. 내상은 팬텀이 더 심하다.
전력으로 싸운다면. 한계에 한계까지 몰아붙인다면. 감정에 의존한 출력을 감안하더라도 고작 한번의 전투가 고작이다.
순간 돌부리에 걸린 팬텀이 중심을 잃는다.
보통이라면 땅을 차고 공중에서 제비돌기를 해서 다시 중심을 잡아도 될 정도지만. 지금은 한계에 다다랗다.
텁!!!
순간 누군가 그의 옷깃을 잡아 쓰러지는 그를 세웠다.
"누........ 구?"
팬텀이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저 멀리 동대륙 한가운데에 있어야 할 마족이 보였다.
"오랜만.
다른거 무시하고 짧게 말해서, 왜 그렇게 걸래가 되어 있어? 이녀석은 왜 이렇게 그렇고?"
루이넬과 팬텀을 번갈아 보면서 어찌 된거냐는 눈으로 묻고 있다.
팬텀은 설명할 기운도 없어. 그냥 로르덴에게 기대 한숨 돌렸다.
"......... 남자 새끼한테 기대는건. 좀 그런데"
"이 미친놈이. 입은 멀쩡한것 같은데"
로르덴은 어께동무하듯 팬텀의 팔을 걸치며 그를 부축했다.
"어떻게 해? 이제 도망가야 하지 않아? 뭔진 몰라도 좀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라고?"
"그래야 된것 같은데"
가볍게 피를 토하고 팬텀이 중얼거린다.
그래, 지금 상황이라면 도망가는게 최고다.
"............ 아냐"
순간의 중얼거림. 팬텀의 것은 아니다.
루이넬의 것이다.
"가...... 야돼......... 유폐의 정원 인근의.......... 피의 요람으로..........."
"어어? 유폐의 정원? 거기라면 드리아데스가 가라고 한 곳인데?"
드리아데스는 이 상황도 예상하고 있었단 건가?
그에 로르덴은 칫, 하고 혀를 찼다.
해로는 막혔다. 지금 이 걸래짝 두명을 데리고 그 해로를 뚫을순 없다.
남은건 육로. 그리고 루이넬이 말하는걸로 보아. 무언가 방법이 있을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도 2주일 내에 그림자의 마왕. 그 개자식을 찢여죽여야 된다고. 지금 도망치면 기한이 넘어가 버릴꺼야"
"2주일 내에? 그 몸으로?"
"전력으로 한판 다시 붙는다면. 아니, 일단 만나기만 한다면 이겨"
그림자의 어둠의 일종.
이미 지금의 팬텀은. '검다' 라는것 이상의 것은 소유권을 내세울수 있는 몸이다.
그저 색만 검다면 모를까. 그림자, 어둠, 밤의 흑야같은 것은. 전부 다룰수 있다.
그렇기에 그림자의 마왕은 팬텀과 최악의 상성.
만약 그림자가 아닌. 바람이나 얼음을 다뤘기만 해도 고전했을텐데. 팬텀 한정으로 공작위인 시그너스보다 더 약하다.
"일단 피의 요람인지 뭔지로 가자"
행로가 정해졌다.
작은 동전. 정확히 말해서 기묘한 무늬같은 마법진이 빼곡히 그려져 있는 원형의 소형 아티펙트와 가깝다.
"큭.......... 역시 다크 머천트라는 겁니까?"
"쥐새끼는 처리해야지. 지부에 함부로 들어온 죄는 크다"
"미안하지만. 전 고양이 입니다만!!!!"
순식간에 방을 채우는 라시드의 그림자 분신.
어떤것은 천장에 거꾸로 붙어 있기도 하다.
그것들이 땅을 박차고 일제 돌격.
"마력을 대가로, 전방위 실드를!!!"
키잉, 소리와 함께 지부장의 몸을 중심으로 원구형의 반투명한 방패가 생긴다.
괴상한 마법이다.
하지만 다크 머천트와 맞는 마법일지 모른다.
매개는 저 동전. 하지만 쓸때마다 대가가 필요한것 같다.
기본적으로 마력을 쓰는것 같다만. 다른것도 사용 가능할지도 모른다.
카강!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검이 실드에 의해 튕겨 나온다.
"마력을 대가로, 침입자에게 불의 세례를!!!!"
다시한번 외치는 지부장.
이번엔 라시드의 머리 위로 불덩이들이 생겨나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전 분신 모두.
전부 가볍게 땅을 차고 뒤로 제비를 돌며 회피. 그렇기에 애꿎은 바닥만 불타버렸다.
라시드는 분신의 대부분을 없에. 자신을 포함해 딱 3명으로 만들었다.
고로 분신은 2개.
"이런 상대일수록. 다수는 까다로우니까요. 전력으로 가겠습니다"
라시드의 분신 하나가 활처럼 몸을 굽히듯 땅을 차고 뛰어 올랐다.
만약 무림 고수가 본다면, 궁신탄영?! 하고 놀라겠지만. 마족 스펙이니 가능한 기교.
그리고 쏘아진 반동과 함께 실드에 발차기. 순간 우직. 하는 소리가 난다.
금이 갈 정도는 아니나. 어느정도 충격은 들어간 모양.
라시드는 실드를 찬 반동으로 이번엔 허공에서 빙글 돌아 제비를 돈다.
앞구르기 하듯 도는 라시드. 그리고 이내 몸을 펴서 양손의 쌍검을 아까 발로 찼던 실드부분에 꽂아넣는다.
그대로 제비 돌던 반동으로 내려 긋는다.
카가가가가각!!!!
이것이, 상대가 반응 못할 정도로 일어난 행위.
"마력을!!!!"
그리고 이내 상황을 인식한 지부장이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라시드의 분신 2명이. 어느새 부서진 실드 구역 안쪽으로 들어와 쌍검을 교차하듯이 사각형을 만들어 지부장의 목을 족쇄마냥 강제하고 있었으니까.
[시엔느, 착하지 우리딸........... 아빠가 없더라도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
아빠, 어디 가?
[응, 좀 먼데]
그렇구나. 그럼 언제 와?
[글쎄, 우리 시엔느가 다 클때쯤 올꺼야]
오래전의 대화.
조금 흐릿한 기억이다.
언제 그랬었지? 왜 그랬었을까?
"아빠..........."
소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기절하기 전. 맞았던 부위는 아무런 이상 없다는 듯. 생채기 하나 난적이 없다.
시엔느는 살짝 옷을 들춰 자신의 그 하얗고 부드러운 배를 슥슥, 만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셨습니까. 아가씨?"
"레인"
어께에 상처를 입은 레인이 있다.
그럭저럭 지혈은 했기에. 그리고 상처가 생각보다 옅었기에 비교적 멀쩡한 레인.
다만 당분간은 고위 마법은 못쓸것 같다.
"............. 레인, 나 아빠 보러갈래"
"같이 가겠습니다"
"아니, 레인은 여기서 쉬고 있어. 나만 다녀올께"
뭐라고 해야할까.
시엔느는 평소보다 어른스러운 얼굴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아이의 것이 아니라. 조금은 삶이란걸 알게된.
그림자의 마왕에게 한대 맞고 살짝 정신이라도 차린것일까.
아니면 절망하던 루이넬을 보고 조금이나마 정신적 성장이 이루어진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정해진 운명일까.
중2병적 사고가 아니다.
운명은 진짜로 있다.
정확히 말해서 초정밀 연산으로 인해 만들고 예측된 미래지만. 그 적중률은 99.99999999999퍼센트.
한번 꼬여졌던 운명은 다시 풀려나간다.
도도도도!!! 하는 발걸음과 함께 달려가는 시엔느.
보통이라면 저 나이대 소녀의 전력 달리기는, 마족인걸 감안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한다.
저정도 소녀의 체력이 얼마나 될거라고 생각하는가?
기껏해야 1킬로미터 정도 달려가면 잘한거지.
그런데 시엔느는 계속 달렸다.
그 작은 다리로도 2시간이나 전력 달리기로.
..................... 응?
"피의 요람은 왜 가는거야, 루이넬?"
팬텀이 등에 엎힌 루이넬에게 물었다.
피의 요람. 뱀파이어, 즉 흡혈귀들의 성지.
정확히 말해서 뱀파이어 직계들의 성지다.
더욱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신의 마계 창조 이후. 최초의 진조가 잠든 성역.
영생을 살게 만들어진 최초의 진조지만. 스스로의 영광보단. 후세를 위해 스스로 한곳에 봉인하고. 후대를 위해 있는 곳이다.
"각성.............. 성인식을 위해서"
"성인식? 아니, 잠깐만. 루이넬 너 아직 생일 안지났잖아? 라시드에게 듣자하니. 아직 생일 안지나서 999살이라 그러던데"
마시쩡, 하고 가볍게 농담하며 웃는 팬텀.
아직 농담할 기운이 있는거 보면 여유가 있나보다. 아니면 좀 회복 ?
거나.
"성인식? 아니, 그런데 아직 1000살이 안?
다고?"
로르덴이 놀라며 되묻는다.
1000살이라는건, 흡혈귀가 성인이 되는 나이라는것 의미 이전에 다른 뜻이 있다.
"흡혈귀는 1000살이 되어야만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해져서 그때 성인식을 치룬다던데. 짧게 말해서, 그 전에 성인식을 치루면 위험할텐데?"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것 같아서"
지금 서대륙의. 그림자의 마왕의 영지에 있을때.
이 딱 좋은 상황에서. 그녀의 생일인 몇달 뒤를 기다렸다간 늦는다.
정확히 말해서 지금은 물러날수도 없지만. 물러난다고 쳤을때. 그림자의 마왕과 전쟁이 날것 불보듯 뻔한 일이다.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 전쟁. 빙염의 마왕과는 비교적 빠르게 끝났다곤 하나. 서대륙과 동대륙 사이라는 거리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기간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빙염의 마왕과의 전쟁 이하로 짧은 전쟁이라 하더라도. 몇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몇년간 루이넬이 성인식을 할 틈이 없다.
지금밖에 기회가 없는 것이다.
"............ 그렇다면, 루이넬"
"왜?"
"거기 가서 성인식을 하면. 그 팔이랑 다리. 원래대로 되는거야?"
전에 트라이번 백작에게 고문당했을때 생겼던 다리의 상처.
흉하게 절반정도 뜯겨져 나갔는데. 두면 어느정도 회복될것 같던게. 의외로 더디다.
아마 뜯어서 불로 지져버렸던 뭐던 간에. 당분간은 못쓸것 같다.
지금이야 외적으로는 별 이상은 없다. 안쪽이 문제지.
거기에 팔. 그림자의 마왕이 뜯어냈던 루이넬의 한쪽 팔.
팬텀과 그림자의 마왕이 싸우느라. 그때 루이넬의 팔을 회수하지 못했다. 뭐, 회수했다고 하더라도. 붙이기엔 시간이 오래걸렸겠지만.
"응"
루이넬은 간결하게 대답했다.
그녀에게 이제 전과 같은, 죽고싶다던 자살 희망자의 마음은 없다.
그것은, 팬텀이 짊어지게 ?
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가야지"
팬텀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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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이제 대학생이라. 금토 1박 2일 동안 신입생 오티를 감. 그래서 오늘 2개 올림.
3시간후에 보자 독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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