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191화 (191/468)

191/468 회

< --나는 마왕이다.

-- >

로르덴은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날아왔기에. 기껏해야 하루 아틀 사이에 서대륙의 해변에 닿았다.

단, 착지는 불안정.

"어?! 어어?! 어어어?! 아니, 잠깐만?! 착지! 착지! 앙되잖아?! 착지가 안돼!!!"

수직강하로 운석마냥 떨어지는 로르덴.

주변에 잡을게 없으니 채찍도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믿을건 마법뿐.

"『바람의 흉갑』!!!"

로르덴 앞에 펼쳐진 바람의 방패가 땅에 직격하기 전에 생겨났다.

쿠우우우웅!!!!

어느정도 충격은 줄였다고 하나. 골이 울리는 느낌은 어디 가지 않는다.

고개를 저으며 끙끙거리는 로르덴.

그는 크레이터 한가운데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근데 이상하네. 뭣 때문에 저렇게 많은거지?"

로르덴의 시선이 쏠린곳은 해변. 정확히 말해서 저 멀리의 바다 한가운데.

수십대의 배가 일정 거리로 늘어서 있다.

빈틈없이 빼곡히.

보통 서대륙과 동대륙의 교류는 다크 로드 캐슬을 이용한 육로가 주로 행하기 마련이다.

물론 어느정도 배로 하는 교류도 있다. 하지만 저렇게 많지는 않다.

거기에 움직이지도 않고 있기에. 무언가 수상하다.

"내가 상관할바는 아니겠지. 일단 좀 돌아다녀 볼까"

목적지는 유폐의 정원.

어째서 드리아데스가 그곳으로 가라고 했는지는 모르나. 어쨌든 목적지는 거기다.

"가야지. 근데 마계를 바꾼다니. 그게 뭔 소리지?"

로르덴은 드리아데스가 말한. 마계를 바꾸라는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아니, 그 전에.

"저긴 또 왜 저렇게 북적거린데?"

그는 해변에서 반대쪽. 수많은 인파가 모여있는곳에 시선을 돌렸다.

루이넬은 생각했다.

마녀.

반역의 시기를 일으킨 원흉.

그건 그저 소문만이다. 실제로 일으킨건 사실이지만. 그 증거는 퍼지지 않았다.

마족들도 근거 없는 소문을 듣고 난리를 피울리는 없다.

그저 화풀이.

쌓인 증오를 풀것이 필요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산제물.

가족이 죽고, 연인이 죽고, 친구가 죽고, 그 원한과 증오. 그리고 분노를 풀어낼 무언가를 바랬고. 마침 그때 루이넬에 대한 소문이 필요했을 뿐이였다.

마녀 사냥.

혼란에 물든 사람들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죄없는 여자를 화형시키는. 마녀사냥과 같다.

지금 루이넬은 수많은 인파 한가운데에 있다.

그림자의 마왕의 쉐도우 드라이브. 그것으로 이동했기에. 할수 있던 일.

처음엔 갑자기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루이넬을 보고 얼떨떨한 표정을 한 마족들이였으나. 이내 험악하게 변했다.

그림자의 마왕은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영지 전 지역에 뿌렸다.

고로 루이넬의 얼굴을 모르는 마족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어.

너 때문에 친구가 죽었어.

너 때문에 아들이 전사했어.

너 때문에 아내가 죽었어.

너 때문에.........

돌을 던지는 마족. 금방이라도 죽일듯 검을 뽑으려는 마족. 그녀에게 주먹질을 하는 마족.

루이넬은 반항을 할수 없었다.

그냥...........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죽으면 편해질꺼야.

죽는다면..........

몸을 웅크린 루이넬은 아예 바깥과 의식을 차단해 버렸다.

다시 말해, 마음이 죽는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제 곧 있지 않아. 그녀의 몸도 죽어. 완전히 죽겠지.

그럼 편해질수 있다.

하지만.

"루우우우우우우이이이이이이이이이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엘!!!!!!!!!!!!!!!"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폭풍과 함께. 수많은 인파를 날려버리고 무언가 돌진해왔다.

루이넬은 살며시 눈을 떴다.

증오와 원한으로 얼룩진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기에. 그리고 어째선지 살랑거리는 바람이 불어왔기에.

그녀의 눈앞에는 팬텀이 있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비척거리는 몸. 그렇게나마 간신히 버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그의 눈에서 피가 흐르는, 피눈물이 흘러내려 괴이한 모습을 자아낸다.

이미 한계에 한계까지 다다른 몸. 잠시간의 휴식도 없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것이리라.

그가 돌진하면서 일으킨 폭풍은, 그리 크지 않기에 날아간 마족들은 그저 주변에 널려있는 마족들 위에 떨어져서 심해야 가벼운 찰과상을 입을 뿐이다.

반대로 말해서, 바로 일어나 화를 낼수도 있단 이야기.

다만 팬텀이 보여준 행위가. 고위 마족의 것이기에 움찔하고 물러나 거리를 벌린다.

이내 인파 사이에. 원형으로 루이넬과 팬텀. 두사람만의 공간이 생겨났다.

힘에 부치는지. 팬텀은 루이넬의 앞에서 힘이 빠지는듯한 늘어짐과 함께. 한쪽 무릎을 굽혔다.

"루이넬"

"왜.......... 온거야?"

온몸의 이곳 저곳이 멍이 들어있고. 상처도 큰게. 금방이라도 죽을것 같다.

그림자의 마왕이 그녀의 팔 한쪽을 뜯어내서, 아직 그 고통이 몸에 잔류해 있다.

죽고 싶다.

지금 루이넬에게는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루이넬............"

"미안해.......... 하지만. 이제 편해지고 싶어..........."

죽으면 편해진다.

죽음은 삶의 끝이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치자면 엔딩을 보는것과 같다.

다만 세이브 데이터가 없는 엔딩.

"그러니까. 날 내버려 둬"

"싫어"

".......... 이번만큼은 나도 싫어. 상관하지 마. 무모하게 그 몸으로 또 무식한 짓을 하려고도 하지마"

우울한 목소리로 루이넬이 중얼거린다.

400년간 쌓인 그녀의 절망.

그것이 얼마나 깊을까.

고작해야 20년 좀 넘게 살아온 팬텀이 그녀를 그 절망에서 끌어내줄수 있을리가..............

짜악!!!

순간 루이넬의 고개가 돌아갔다.

어딘가 소리로 인해 그것을 봤다는 표현이 아니다.

짜악, 하는 소리. 그리고 돌아간 루이넬의 고개.

결론은 한가지.

팬텀의 루이넬의 뺨을 때렸다.

평소에 루이넬에게 맞을지언정. 어떤 일을 당할지언정. 반항한번 하지 않았던 팬텀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래, 이번만큼은.

"닥쳐, 판단은 내가 해"

"에............."

으르렁 거리면서, 그녀의 답답한 사상을 깨부수듯이.

지금 팬텀은 마왕이지만. 평소의 소박한 생활을 바라는 마왕이 아니다.

폭군.

색을 탐했던 살육의 마왕과 유혹의 마왕같은. 폭군.

하지만.

"마왕이니까 마왕비가 몇백명이나 있어도 된다고? 그딴거 필요없어"

마왕은 부인을 몇이나 둘수 있다.

그 무력과 재력으로 인한 당연한 권리.

"마왕성에 진짜 금칠을 해서. 엄청 호화스러운 생활? 그딴것도 필요없어"

마왕의 재력이라면. 완전히 금으로 만든 마왕성까진 무리더라도. 금박을 입힌 마왕성정돈 만들수 있다.

물론 그것도 마왕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끼에 일반 마족 1년치 수입 정도의 요리들? 다 필요 없어. 지금 내 몸이라면. 한끼만 먹어도 한달은 굶고 살수 있어"

온갖 산해진미들.

마왕성의 주방장들이 만들어주는. 일반 마족은 커녕 작위 마족도 보기 힘든 요리들을 맘껏 먹을수 있는 당연한 권리.

"다 필요 없어. 여자도, 돈도, 먹을것도. 전부. 그딴거 전부 필요 없다고"

팬텀은 스스로 그것을 전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듯. 자신이 때렸던 루이넬의 볼을 쓰다듬어준다.

루이넬은 살짝 따끔한 볼의 감촉과. 팬텀의 단단한 손의 감촉을 느꼈다.

"마왕으로서, 그리고 폭군으로서 딱 한가지만 욕심 낼께"

그건.........

"그러니까.............. 죽으려고 하지마"

팬텀은 숨을 들이쉬고. 마력을 담아 소리쳤다.

루이넬은 마녀가 아냐.

그런 목소리가. 수만의 마족들에게 울려퍼진다.

울려퍼지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마력.

그것을 들은 마족들은 주춤거렸으나. 이내 반발하며 소리친다.

그래서, 죽은 우리 가족은?

연인은?

친구는?

자식은?

그걸 어떻게 할건데?

책임을 져.

그 마녀가 범인이 아니라도. 이 원한을 풀고싶을 뿐이야.

그 말에 팬텀은 이를 으득거린다.

전부 닥쳐.

마력도 정신도 바닥난지 오래지만. 살의는 변함이 없다.

살의에서 나오는 힘. 살기.

그렇다고 진짜 죽이기 위한게 아니기 때문에. 옅은 살기가 주변을 매운다.

단숨에 마족들의 심장박동이 거세진다. 마치 긴장한. 그러니까 포식자를 눈앞에 둔 사람처럼.

진짜로 고작 소녀 하나가 반역의 시기를 일으킬수 있다고 생각해?

반문하는 팬텀.

그에 다들 입을 다문다.

그들도 그것이 되지 않는 생각이란건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그 증오를 쏟아낼 쓰레기통이 필요했을 뿐이다.

진짜 원흉을 처리하겠어. 반역의 시기를 일으킨 3명의 마왕을. 내가 처리하겠어.

마왕? 마왕이라고?

다들 웅성웅성거린다.

확실히. 마왕이면 반역의 시기를 일으킬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3명의 합작이라면.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상대는 마왕이다. 그것도 3명이나.

그런 그들을 죽이겠다고?

선수금이다!!! 2주일 내에. 그림자의 마왕을 찢여죽여주겠어!!!!!

팬텀의 외침에 다들 굳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영지는 그림자의 마왕의 영지다.

그 영지의 주인을 대놓고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네가 누군데?

뭔데 그를 죽일수 있다고 하는거야?

그에 팬텀은 웃었다.

크게 심호흡을 하며. 전 영지에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한가지 외침.

그리고............ 그림자의 마왕이 노렸던 것.

"나는 마왕이다────!!!!!!!!!!!!!!!"

============================ 작품 후기 ============================

요약: 팬텀이 루이넬 실드 쳐줌.

이제 그 3명만 죽이면 마왕중 6명을 죽이는 거겠지. 하, 시간도 덤으로 해치우고.

어제 월요일, 도서관 쉬는거 깜빡해서 못올렸음. 고로 오늘 2개 올려야징.

3시간 후에 보자 독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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