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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187화 (187/468)
  • 187/468 회

    < --일단 죽는걸 전제로 싸움 시작하자.

    -- >

    "어?"

    루이넬이 눈을 떴다.

    묘한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여야 할 등이 아니여서.

    팬텀보다 살짝 좁은 느낌의 등. 거기에 감촉도 다르다.

    ............ 어째서 등만으로 사람을 구별할수 있는거지. 그리고 왜 비교 대상이 팬텀 한정이야?

    일단 루이넬은 생각을 접어두었다.

    "아, 레인. 루이넬 깼어"

    "그렇습니까?"

    익숙한 두개의 목소리.

    근시기의 들었던건 아니다.

    루이넬은 기억 저편에서 누구의 것인지 잠시 상기해 보았다.

    ........... 만나기 힘든. 뭐라고 해야 할까. 자신의 업으로 인해 만날수 없었던 사람의 것.

    "시엔느? 레인 백작님?"

    "일어났어?"

    시엔느가 그녀를 반겨준다.

    지금은 이동중. 레인이 루이넬을 등에 엎고 살짝 땅 위에서 부유하듯이 날아가고 있다.

    덕분에 이동속도는 달리는것보다 빠르다.

    "어떻게..........."

    "팬텀이라는 자와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마검의 공작이 급습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금 도망치는 중입니다"

    한마디로 상황을 일축한 레인.

    지금은 한시라도 바삐 도망치는게 중요하다.

    아무리 레인이. 전 백작위 마족이였다곤 하나. 공작위 마족이 싸우는 여파는 위험하다.

    보호해야 할 사람이 두명이나 있다면 더더욱.

    일단 팬텀이니, 죽을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그래도 걱정된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보다..........

    "시엔느? 그런데 어째서 모습이.........."

    "응? 무슨 소리야? 그러고 보니 루이넬 너는 키 무지 컸다! 와, 나보다 커!"

    시엔느의 모습은 400년전, 반역의 시기 이전에 봤던 그대로다.

    아무리 성장이 느린 마족이라도 400년이면 어느정도 자란 흔적이 보일텐데. 마치 성장이 멈춘것처럼.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지금은 우선 몸을 피하는것 부.........."

    순간 푸욱! 하고 무언가 날아와 레인의 어께에 틀어박혔다.

    레인은 갑작스런 기습에 찔린 어께를 본다.

    검은색의, 단단하면서도 칙칙한 무언가.

    그림자.

    "아?!"

    "레인!!!"

    레인은 순간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영지도 수하도 없다곤 하나. 전 백작위 마족이였던 자신이다.

    그런 자신에게 이런 기습을 가한 그림자의 일족이 있다고?

    쉐도우 킬러라는, 전원 그림자의 일족으로 이루어진 조직도 있으나. 그들은 강해봐야 백작위. 자신과 동급 정도라, 기습을 해도 어느정도 반응할수 있다.

    그림자의 일족이 명문이긴 하나. 후작이나 공작 정도의 마족은 나온적이 없다.

    오로지.

    "나참, 변수, 변수, 변수. 짜증나게 시리 변수 투성이냐?"

    그림자의 마왕 뿐.

    "그림자의........ 마왕?!"

    "여어, 반갑네. 처음 만나는 거지? 전 괴력의 마왕 휘하 백작님.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그림자로 만들어진 창. 아니 정확히 말해서 작살과 같이 생긴 것이 레인의 왼쪽 어께에 틀어박혀 깁숙히 들어간다.

    고통에 의해 절로 인상이 찌푸려 지지만. 절대로 루이넬을 떨어트리거나 하지 않는다.

    "큭............ 엉덩이 무거운 마왕님이. 여긴 어쩐 일이지?"

    "아아, 그렇게 적대 할필욘 없다고. 그쪽 아가씨를 노리는건 아니거든"

    마왕이 직접 움직였다.

    간이 게이트로 이동은 자유롭다곤 하나. 그 마왕이 직접 움직이다니.

    폭력의 대공은? 마검의 대공은 지금 팬텀과 싸우고 있을테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폭력은 대공은 어디 간거지?

    "계획은 다 완벽하게 짜놨는데. 어째선지 변수가 이렇게 많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마족 빡치게"

    그의 그림자에서 뻗어져 나온 수십개의 작살들. 하지만 마치 살아있는 생물마냥 꿈틀거리거나 휘어지며 움직인다.

    레인은 어께에 틀어박힌 작살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상대가 마왕이라 어떻게 반격할 방법도 없다.

    마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한것이 아닌 이상. 데미지를 주기 힘들다.

    "내가 원하는건 그쪽의 마녀야"

    작살이 아닌, 그냥 평범한 그림자가 뻗어져 레인의 등에 있는 루이넬의 허리를 휘감고 들어 올렸다.

    루이넬도 무언가 반항을 하려고 했으나. 마왕의 마력에 짖눌려 마법조차 쓰지 못한다.

    쓴다고 하더라도, 레인과 같은 경우. 어지간해서 강한 마법이 아닌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아, 오랜만이지? 마녀. 그래, 예전에 전대 뱀파이어 로드가 내 마왕성에 왔을때 이후로 처음인가?"

    낄낄 거리며 웃는 그림자의 마왕.

    루이넬의 안색은 창백해져 있다.

    "지금의 마계가 있는것도. 다 네 덕분이지. 어린애 장난으로 화약고에 불똥을 튀게 만든 장본인씨"

    "윽........"

    루이넬의 몸을 휘감은 그림자가 조금 조여진다.

    그 고통에 숨을 쉬는게 가파진 루이넬.

    "루이넬을 괴롭히지 마!!!!"

    시엔느가 그림자의 마왕에게 달려나간다.

    괴력의 마왕의 하트를 먹어. 부작용 몇가지가 있지만 그의 마력과 능력을 얻은 시엔느다.

    제어가 되진 않으나, 충분히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힘에 대해 자각도 없는 꼬마 아가씨는. 무대 뒤로 빠져 주시지?"

    그림자가 채찍처럼 휘둘러져 시엔느의 복부를 후려친다.

    굉장한 충격. 시엔느가 마왕의 하트를 먹었다고 해도, 위험해 보이는 공격이다.

    "아가씨!!!!"

    시엔느의 그 작은 몸은. 저 멀리 나가 떨어져 바닥에 흙먼지를 남기며 충돌한다.

    이후 잠시 그녀의 몸이 보였지만. 미동이 없다.

    "내 계획을 위해서. 잠시 체스말이 되어 줘야겠는데. 마녀양?"

    "큭.........."

    손을 움직이려고, 상성 파동을 이용해 그림자를 떨쳐보려고 하지만. 무리였다.

    무언가 낌세를 보이면 그대로 몸이 조여온다.

    "아아, 이상한짓은 하지 말아줘. 체스말로 쓴다고 해도. 일단 숨만 붙어 있으면 되니까. 팔이나 다리 한두개 정돈 없어도 되거든?"

    금방이라도 루이넬의 팔 하나를 뜯어버릴 기세다.

    "이대로 저쪽에 던져주면. 참 좋겠다. 그렇지 않아, 마녀?"

    "저.......... 쪽?"

    루이넬은 시선을 돌려보았다.

    저 멀리. 무언가 보인다.

    수많은 인파. 마을은 아닌데. 무엇일까.

    "여태껏 추적자가 붙지 않은게 이상하지 않았어? 마치 한군데 모여서 무언가를 기다리던 것처럼"

    "그런?!"

    사독의 공작과의 싸움 이후. 어째선지 추적자가 붙지 않았다.

    왜일까?

    유폐의 정원이라는,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팬텀.

    모여있는, 루이넬에게 원한이 있는 마족들.

    마검의 공작의 급습으로 떨어진 두사람.

    "작전 1단계 성공!!!! 그런 느낌이지!!!"

    이게 다 그림자의 마왕의 계획이였다.

    "어........... 째서?"

    루이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왜 이런짓을 하는거지? 도대체 왜?

    400년전의 반역의 시기는 피의 마왕. 루이넬의 삼촌 혼자서 한 일이 아니다.

    귀계의 마왕과 그림자의 마왕도 연관된 일이다.

    어째서 그런거지? 원한도 없을텐데?

    "아아, 어째서 내가 반역의 시기를 일으키는데 동참했냐는 눈인데 말이야"

    낄낄 거리는 웃음 소리와 함께. 그림자의 마왕이 말했다.

    "눈꼴 시었거든. 너희 피의 일족들이"

    .......... 뭐라고?

    "생각을 해봐, 힘을 모아서 조금 문제가 될것 같은 녀석들의 세력을 축소시키려고. 일부러 싸움을 붙여놨는데. 중간에 끼어들어서 중재하면. 내 기분은 어떨것 같냐?"

    "겨우 그런이유로.........."

    "겨우? 웃기지마"

    꾸욱, 하고 그림자가 루이넬의 목을 조른다.

    숨을 쉴수가 없다. 그나마 목뼈가 부러지지 않은게 다행이다.

    "마왕 자리는 그냥 지킬수 있는게 아니야. 틈만 보여도 기어 오려는 녀석들이 수두룩한데. 간간히 그런 일을 해서 긴장시키지 않으면. 내 자리를 넘볼 녀석들이 수십명이지"

    팬텀이 특이한 경우다.

    그는 불사의 마왕. 라인하르트의 하트를 먹은 마왕의 후계자.

    그의 인망이 좋았기에. 현 마왕이 되고도 그의 자리를 넘보는 마족이 없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그림자의 마왕은 1000년전 대마왕의 등극과 함께 마왕이 된 자다.

    불사의 마왕과는 행로가 다르다.

    그림자의 마왕이 정보를 장악해 그 위에 군림하고 있다면. 불사의 마왕은 당근과 채찍을 사용한 마왕. 그렇기에 마족들의 반응도 다르다.

    누르면 반발하기 마련. 하지만 불사의 마왕 휘하의 마족은 따르면 당근을 주고 반발하면 채찍을 드니 진심으로 따른다.

    "중재? 그래, 겉모양만 좋은 거지. 실제론 어느 쪽에도 붙지 않는. 박쥐같은 녀석들이잖아? 아니, 이미 박쥐지. 피의 일족들은 원래 박쥐로 변신할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림자의 마왕은, 루이넬의 목을 조르던 힘을 풀었다.

    죽이면 안된다. 팔다리 하나는 날려도 되지만. 죽이면 안된다.

    "그래서 했지. 귀계의 마왕과. 당시 뱀파이어 로드의 형제였던. 루오닉스와 합작해서"

    그림자의 마왕의 낄낄 거리는 웃음소리.

    루이넬은 살의를 느꼈다.

    "........... 죽일꺼야. 당신도, 귀계의 마왕도, 루오닉스도"

    "할수나 있고? 고작해야 그 몸으로?"

    드득!!!!

    무언가 섬뜩한 소리가 들린다.

    "윽.......... 아아악!!!!!"

    "말했을텐데! 팔 하나정돈 없어도 된다고!!!!"

    피가 흩뿌려진다.

    루이넬의 오른팔이. 강제로 뜯어진다.

    그녀의 팔을 묶고 있는 그림자에 힘이 주어지면서. 뼈가 부러지고. 어께쪽이 거칠게 뜯겨나간다.

    무언가에 물린 자국도, 잘려나간 자국이 아닌. 뜯겨나간 자국이 그녀의 어께에 남겨진다.

    팔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출혈이 상당. 다만 그녀의 재생력으로 어떻게든 회복 된다곤 하나. 그건 그저 과다출혈에 의한 죽음만 막아줄 뿐이다.

    아무리 뱀파이어가 재생력이 좋다 한들. 팬텀이라면 모를까. 아직 성인식을 치루지 않은 루이넬은 팔 하나를 통째로 재생할수 없다.

    피와 눈물이 절반씩 뒤섞인 얼굴로, 하지만 눈은 여전히 그림자의 마왕을 노려본다.

    "자, 이제 헤어질 시간이야. 죽든 살든, 좋은 체스말이 되어줘서 고마워. 400년 전에도. 지금도"

    낄낄 거리는 웃음 소리.

    그에 루이넬도 웃었다.

    "그....... 런데. 있잖....... 아?"

    띄엄띄엄. 눈물을 흘린것과 고통때문에 컥컥 거리며 말하면서도. 웃는다.

    "다음....... 에 볼때, 너도 멀쩡......... 한 모..... 습으로 볼........ 수 있을........ 까?"

    "하아?"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격렬한 진동.

    화산이 터진것 같은 느낌의.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가 내뿜는 존재감.

    흡사 마왕과 같은............. 마왕?

    "........... 하아?"

    그림자의 마왕은 굳었다.

    아니, 잠깐만. 이정도 역량은 가진 녀석은. 근처에 팬텀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잖아?

    뭣때문에 그녀석의 힘을 뺀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고작해야 5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공작위 마족을 3번이나 상대했다고?

    아무리 마왕이라도 힘이 무한한게 아니니. 그정도라면 힘이 빠졌을 것이다. 적어도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많이 쳐줘야 40퍼센트 정도의 힘만 남아 있을텐데. 그정도로도 이 힘이라고?

    그림자의 마왕의 발 아래에 있는 그림자가. 기묘하게 늘어진다.

    그리고 루이넬은 그 안에 넣는다.

    쉐도우 드라이브. 그림자를 이용해 통로로 사용하는 기술.

    그림자의 일족을 제외한. 그림자 속에 생명체는 보관할수 없지만. 통로로 사용할수는 있다.

    이제 저 멀리 있는 추적자들의 인파속에서. 마녀사냥을 당하듯 그녀는 죽을 것이다.

    400년전 루이넬이 살아남을수 있었던건. 그녀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서다. 피의 일족이라는 눈동자 색만 가린다면 구별할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는 전 마을과 영지에 루이넬의 얼굴 몽타주를 뿌렸다.

    그녀를 증오하는 마족중에서, 이제 그녀를 모르는 마족은 없을 것이다.

    "계산 미스다. 내 생에 최고의 계산 미스라고! 젠장! 젠장할!!!!!"

    저정도 역량일줄 몰랐다.

    빙염의 마왕을 죽였다곤 하나. 겨우겨우 이겼다고 해서 무시했었다.

    계산에 실수로 넣지 못한게 두가지 있다.

    그의 성장력.

    그의 분노.

    쿠드드드드득!!!!!!!

    강렬한, 무언가 허공에 흩뿌려진다.

    마치 유리조각같은. 하지만 반투명한. 묘한 느낌의 파편들.

    공간을 가르고 단숨에 거리를 좁혀왔다. 정확히는, 부순거다.

    그의 손에선 검은색의. 순수한 마기 이상의 짙은 검은색의 무언가가 인외의 손처럼 날카롭게 벼려져 있다.

    그것으로 허공을 가른듯하다.

    "내가 눈이랑, 귀가 좀 좋아. 그래서 그 거리에서도 다 들었어"

    진짜로 분노한다면. 무섭도록 차가워진다고 했던가?

    다만, 팬텀의 눈동자는 어쩐지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너, 적어도 빙염의 마왕 정도의 맷집을 가졌기 바란다"

    그가 주먹을 든다.

    옅은 회색빛의 힘과, 완전히 검은 힘. 그 두가지가 각각 양손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림자의 마왕은 생각했다.

    씨발, 저건 뭐야?

    "그 낄낄 거리는 웃음소리. 입까지 통째로 쳐부숴서. 앞으론 죽만 먹게 해주마"

    그림자가 떨린다.

    그의 명령을 들어야 할. 어째선지 팬텀의 분노에 동조하는듯한.

    "아, 취소. 말 잘못했다. 왜 죽만 먹어?"

    그리고 그의 등에서 날개가 돋아났다.

    검은색의, 피막의 날개. 하지만 재질은 순수한 마기.

    인간을 벗어난지 오래인. 인간의 몸으로 마왕에 오른 괴물이 노려본다.

    "뒈지면 아무것도 못먹는데 말이야"

    ============================ 작품 후기 ============================

    이몸의 연참기! 파트 쓰리!

    빡친 팬텀은 검은 안개를 쓴다지만. 이제 공간을 부숴 이동할수 있습니다!

    슬슬 초월자가 되죠.

    아, 맞다. 그림자의 마왕.

    네가 루이넬 팔 한짝 뜯었으니까. 일단 넌 두짝 다 떼고 시작하자.

    그런데 다음화는 화요일에 나온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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