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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마왕.
-- >
루이넬과 라시드, 가르잔과 아스타로트. 그리고 일리엘.
그들은 현재 방을 배정받에 안에서 휴식중이다.
마왕 회의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단체 방으로 서로 떠들며 시간을 보내라는 배려로 안내 받았지만. 나중에 회의가 길어지면 자고 가기 위해 따로 방을 배정할 예정이다.
"우, 심심해..........."
"아, 나도 그런데. 히히히, 좀 장난이나 치러 가볼까?"
"아서라. 아무리 대공이라도 대마왕의 성에서 장난쳤다간 죽이러 올 마족이 수천일꺼다. 애초에 마왕도 2명에. 검마 대공까지 와 있거든?"
"왜 마왕이 2명이야? 팬텀은?"
"그 바보 마왕이 마왕이냐? 아직 한참 모자르거든?"
"히히히, 하긴"
"하긴그렇군요"
"하긴 그렇지"
"우, 하긴 그래"
"네? 아 네......."
팬텀이 들으면 눈물나오게. 얼떨결에 대답할 일리엘도 같이 전부 수긍했다.
카르덴은 계속 땅을 구르며 심심함을 표했고. 그걸 보다못한 라시드와 루이넬, 그리고 일리엘이 일어섰다.
"어디 가려고?"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카르덴씨도 산책좀 하면 기분이 풀리겠지요"
"우! 산책이다아!!!"
밖으로 나간다는 말에 좋아하는 카르덴의 얼굴을 보며 루이넬이 말했다.
".......... 개같네?"
아, 욕했다.
마왕성은 어디나 절경이다.
일단 성의 위용에서부터. 작게는 정원의 장식까지.
여태껏 팬텀이 산책 나오던중에 표현은 안했지만. 온갖 장식들이 가득했다.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희귀한 꽃부터. 때가 되면 맛있는 과실을 맺는 나무까지.
일반 마왕의 성도 그러할진데. 대마왕의 성은 어떨까?
오래전 이 다크 로드 캐슬을 만들때. 당시 마계 기둥이 휘청거릴 정도로 많은 자원과 인력이 들어갔었다고 한다.
그런 정원은............. 마치 숲을 떠올리게 한다.
".......... 더럽게 넓군요"
"우! 숲이다아!!!"
"혼자만 신난거 아냐?"
"와, 상쾌한 숲이네요"
일리엘은 시원한 정원의 공기를 들여마시며 말했다.
그녀는 데르헤논에서. 대기의 마력을 걸러내주는 목걸이를 받아 착용한 상태다.
그러면 남는건 그저 공기밖에 없다. 천계의 공기에 있는 신력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리엘이 건강 실조로 죽는다는건 아니다. 음식물 섭취로도 충분히 신력을 보충할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제 마계의 대기에 의한 걱정은 없음.
"마계도.......... 천계에서 듣던것과는 달리 좋은 곳이네요"
"천계에서는 마계가 어떻다고 들었는데?"
"음, 뭐랄까. 마왕이 수많은 여자들을 데리고 범하거나. 강한 여마족은 잘생긴 남자들을 끌고가 호스트바를 차린다거나. 그런줄 알았거든요"
"........... 정곡?!?!?!"
아니, 천계라서 과장된 면이 있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곡이다.
"저기, 루이넬씨. 루이넬씨는 팬텀님과 알고지낸지 얼마나 되셨나요?"
"나? 글쎄. 그러니까 그게.............."
아마 한 2년. 많아야 3년도 안?
을 것이다.
마수의 숲에서 루이넬을 만나 납치. 그리고 얼떨결에 동행.
도중에 마왕에게 납치된 루이넬을 여차저차해서 구출. 그러다가 마왕이 된 팬텀.
그러고 보니. 팬텀은 인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2년만에 마왕 클래스의 힘을 얻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성장력이다.
"한 2년 좀 넘을까? 그정도야"
"아, 그러신가요? 생각보다 조금 적은것 같네요............"
"뭐가?"
"아니, 마족이라고 하면 천족같이 기본이 1000년. 길면 몇만년도 사는 종족 아닌가요? 그런데 겨우 2년이라서 놀랐어요"
"당연하지. 팬텀은 마족이 아니야"
"........ 네?"
일리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팬텀은 인간이야"
"인간이라면.......... 중간계의 그 인간 말인가요?"
"응, 맞아"
마족이나 천족이나. 인간은 보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천족은 그 폐쇄적인 성격때문에 중간계에 가지도 않고. 마족은 넘어간다 하더라도 계약식.
가끔 강림한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남작위. 아니면 수만년에 한두번쯤 마왕이나 공작위 마족이 중간계로 간다.
하지만 그것도 극소수. 그렇기에 인간을 본 마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내가 예전에. 마왕에가 납치된적이 있어"
"나, 납치요?!"
"응, 그런데 그때. 팬텀이 마왕성에 잠입해서 날 구해주러 왔었어"
무모함.
결과를 보지 않고 무모하게 돌진하는 그런 단순함. 그리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행동력.
찾아보면 그런 성격의 마족도 있을수도 있으나. 당시 팬텀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루이넬을 구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마족이라, 마왕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서 가능했던것.
"난 지금이 좋아. 예전에 아빠랑 같이 살던것도 좋지만. 지금이 더 좋아. 아, 그렇다고 아빠가 싫다는건 아니야"
"가족분이 계셨나요?"
"그럼 없는 사람도 있어?"
"아, 천족은 다르거든요"
일리엘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천족은 태어날때. 그냥 자연적으로 태어나요"
".......... 자연적으로?"
"네, 그러니까. 그냥 뿅! 하고 태어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친구는 있어도 가족은 없어요"
"그럼 천황같은 천족은?"
"아, 그분도 그냥 새로운 천황님이 필요할때쯤엔 저절로 태어나세요. 하지만 저희같은 일반 천족과는 달리. 주어지는 힘은 다르지만요"
일리엘에게 가족은 없다.
아니, 애초에 친구나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동기는 있어도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없다.
"그러고 보니. 루이넬씨는 지금도 가족분이 계신가요?"
"............. 가족?"
"네, 이런말 하긴 죄송하지만. 듣고 있으니까 루이넬씨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것 같고. 그러면 다른 가족분들은............."
"없어"
루이넬이 딱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여 부들부들 떨며 말하고 있었다.
"그저 죽여버릴 녀석 하나만 있을 뿐이야. 더 이상 나한테............ 가족은 없어"
일리엘은 자신이 뭔가 잘못 물었나 싶어 안절부절 못할 뿐이였다.
카르덴도 속이 시원해할 만큼 뛰어 다녔겠다. 잠깐 운동도 했겠다. 그들은 다시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루이넬도 아까 흥분했었지만. 조금 진정되었다.
다만 시무룩한 얼굴로 걸어갈 뿐이다.
"저, 저기. 루이넬씨..........."
"일리엘양. 레이디 루이넬에게. 뭔가 이상한거라도 말했습니까?"
"아, 아뇨. 그냥 가족 이야기를............"
"............ 가족?"
라시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흐, 흐에엥. 제가 또 잘못한 건가요?!"
".............. 솔직히 말해서. 맞습니다"
"죄, 죄송해요오..........."
일리엘이 울먹울먹 거리며 미안한지 푹 숙인다.
그러다가 일단 루이넬에게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앞서 걷고 있던 루이넬을 허겁지겁 따라간다.
"저, 저기 루이넬씨?"
순간 루이넬이 멈춰섰다.
일리엘은 그런 그녀에게 우물쭈물 거리며 말했다.
"저기........... 제가 맘 상할 말을 해서 죄송해요. 일단 뭔지는 잘 모르지만............."
루이넬이 반응이 없다.
그저 앞을 쳐다보고.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아니, 가만히는 아니다.
그녀는 지금 떨고 있다.
"저기.......... 루이넬씨?"
"아............"
루이넬은 마치 영하 수십도의 한기를 맞은듯한 사람처럼.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떠올라 있는건 증오와 반가움이 섞인 애증.
애증이라니. 사랑하면서 증오한다는 감정이다. 사람의 감정중에서 가장 모순된 것.
"레이디 루이............ 아"
라시드는 그런 그녀의 어께를 흔들어 정신 차리게 하려다. 루이넬이 무언가를 보고 있는지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이는 것은.
조금 떨어진 앞에 서있는 한 남자였다.
마치 슬플 정도로 루이넬과 닮아있는.
남자와 여자의 생김새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틀린건 아니다.
부부간의 자식이라면. 남자아이라도 모계쪽을 어느정도 닮고. 여자아이라도 부계쪽을 어느정도 닮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혈연관계라면 외모가 닮을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얼굴선이 닮아.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을 유혹하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성.
누가 봐도 한눈에 혈연관계라는걸 알수가 있다.
하지만 루이넬은 그저 바들바들 떨며 남자를 노려보고 있을 뿐이였다.
"루오닉스............"
라시드가 나직히 남자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루이넬의 시선을 느낀건지. 아니면 라시드의 중얼거림을 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루이넬과 같은 적안이. 그녀를 바라본다.
둘이 가까운 가족일 정도로 닮았다. 다른게 있다면. 루이넬의 검붉은 머리칼과는 달리. 그의 머리카락은 붉은색이였다.
피를 떠올리게 하는. 맑지만 짙은 붉은색.
그는 마치 공간을 단축한듯. 어느새 루이넬의 앞으로 와 있었다.
루이넬은 부들부들 떨며, 그를 올려다 본다.
몸을 떠는건 무서워서가 아니다.
증오다.
그 붉은 눈에, 실핏줄이 터질것 같이 그를 노려본다.
만약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죽일수 있었다면. 수십번은 죽였을 것이다.
"오랜만이구나"
남자가 소녀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탁!!!
하지만 루이넬은 거칠게. 마치 오물이 묻은것 마냥 역겨워 하며 그의 손을 쳐냈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노려볼 뿐이였다.
"많이 컷구나. 그때 보다는..........."
"닥.......... 쳐"
"형을 많이 닮았군"
"닥치라고 했어!!!!!"
"성격은 좀 변한건가?"
"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어어어엇!!!!!!!!!!"
루이넬은 오열한다. 그리고 절규한다.
화를 내는쪽은 루이넬이지만. 절망하는쪽도 루이넬이다.
루이넬은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자리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당신에게............ 아빠를 입에 담을 권리 따윈 없어.............. 뻔뻔함도........ 정도가 있지............"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구나"
"닥치라고 했어어어어!!!!!!"
루이넬이 마력을 방출한다.
대기의 마력을 정밀하게 조절. 그리고 마법을 연산하고 거기에 라인하르트의 비기까지 담는다.
"『작열의 심장』!!!!"
그리고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가 있던 자리가 폭발했다.
그냥 폭발이라면 어지간한 마족도 막거나 피할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쓴 마법은 『작열』시리즈의 마법. 그 파괴력은 마계 상위권.
근접 거리에 있던 루이넬은 물론이요 라시드, 카르덴. 일리엘까지 마법의 여파에 휘말릴 테지만. 루이넬은 그들의 파동을 기억해 마법에 담아 데미지가 제로로 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충격이 없는건 아니다.
갑작스런 고열에 의해 팽창한 공기와 상승기류. 그것으로 인해 주변에 있던것들이 날아간다.
수천도의 화염에 의해 반경 몇십미터의 땅과 식물들이 전부 녹거나 단숨에 증발해 버렸다.
만약 루이넬이 파동을 조절하지 않고 그대로 쏘아냈으면. 시전자인 루이넬은 물론 라시드와 다른 애들까지 단숨에 녹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루이넬"
남자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가만히 서 있을 뿐이였다.
수천도의 고열에서. 루이넬의 상성파동으로 몇배의 데미지는 들어갔을 터인데.
파괴력이라면 상위에 들어간다는 『작열』시리즈의 마법을 정통으로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다.
마력을 써?
아니면 순간적으로 피했다?
둘다 아니다.
그저 무식할정도의 몸의 내구도 덕분. 흡사 팬텀의 몸과 같다.
"아..........."
루이넬은 탄식했다.
그리고 남자가 손을 뻗었다.
탁!!!
이번에도 그의 손을 쳐내졌다. 다만 쳐낸 사람은 루이넬이 아니다.
라시드와 카르덴.
"루오닉스. 당신에게 레이디 루이넬을 만날 자격은 없을뿐더라. 이야기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걸 인식해 주시지요"
"우! 뭔진 잘 모르겠지만. 니가 나쁜놈인건 알았어! 때려줄꺼야!!!!"
그에 남자. 루오닉스는 가볍게 웃었다.
마치 오랜만에 본다는, 그리움에 젖은 눈으로.
"흑야의 마왕의 아들. 라시드인가? 이건 정말 얼마만인지.............."
"말보단 싸움 아닙니까? 적어도............. 당신에게 한방 먹여주지 않으면 화가 풀릴것 같지 않아서 말이죠"
그에 라시드는 쌍검을 들었다.
============================ 작품 후기 ============================
리크 라크 라이라크! 계약에 따라 오너라 연참의 왕!!!!
지금 내 앞에 독자를 잠재울 그 위용을 보여라!
『작가의 연참』!!!
그리고 아직 최소 한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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