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158화 (158/468)

158/468 회

< --다크 로드 캐슬.

-- >

꿈을 꾸었다.

루이넬이 있었다.

지금 모습의 루이넬은 아니고. 좀 더 어린. 몇백년전의 루이넬.

그녀는 밝고 딱 그 나이대의 소녀의 활기차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 기억이 안나"

나는 머리를 끙끙 싸매며 중얼거렸다.

분명히 꿈을 꾸었다.

그것도 루이넬이 나오는 꿈을.

무언가 루이넬의 과거와 관련된 꿈이였는데............ 기억이 안난다.

꿈속에서의 일은. 깨어나면 잊어버린다는게 이렇게 답답할지는 몰랐다.

"심연 때문인가?"

가상이라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꿈이였다.

아마 진짜로 있었던 일. 아마도 심연을 헤매고 있는 루이넬이. 무언가가 나에게 영향을 끼쳐서 그렇게 된것 같다.

나는 침대 옆 탁자에 있던 물을 마시며 목을 축였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였었지?"

마왕 정기 소집. 그게 바로 오늘이다.

그런데 왜 아직도 데르헤논에 있냐고 물으면. 어차피 게이트 타고 다크 로드 캐슬로 워프하면 1분이면 충분하다.

그렇기에 지금 일어나서 널널하게 준비하고 가도 된다.

마왕을 공격할 간큰 녀석들은 없을테니. 소수로 가도 문제 없다.

나는 비척비척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역시 마왕성. 시대는 중세정도에 불과함에도 마왕의 것이라 그런지. 마법으로 전부 대체하여 21세기의 지구의 욕실과 다를게 없다.

아니, 좀 다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더럽게 커"

몸을 씻기 위해 있는 탕이 더럽게 크다. 마치 큰 온천에서나 볼법한 지름 십수미터의 탕이, 그것도 내 전용으로 있다.

와, 존나 사치.

보통은 메이드들이 들어와서 내 몸을 씻겨준다만............. 솔직히 무리 쪽팔려서 어떻게 하냐?

그래서 보통 나 혼자 씻는다.

대충 씻고 나와 수건으로 몸을 닦고 옷을 입는다.

개운하게 나온 나는 이제 슬슬 가기 위해 준비했다.

마왕간의 정기 소집이다.

데이레스가 그러길. 피의 마왕은 이번엔 안나온다고 하고. 시간의 마왕은 원래부터 안나오기로 유명했다니. 이번에 나오는 마왕은 2명.

그림자의 마왕과 귀계의 마왕이다.

한놈은 날 죽이려고 암살자를 보낸 녀석이고. 하나는 어쩐지 기분 나쁜 녀석이다.

귀계의 마왕은, 전에 루이넬이 봄의 정원에서 말하길. 마치 흑막같은 녀석이라고 했다.

이번 마왕 회의. 묘하게 기분 나쁘겠다.

마왕 소집에 따라가는 인원은 이렇다.

나, 루이넬, 라시드, 카르덴, 가르잔, 아스타로트. 그리고 일리엘.

그밖에도 몇명 더 있겠지만. 주 인원은 대략 이정도다.

나는 마왕이니까. 루이넬과 라시드는 여차하면 날뛰는 날 막기 위해서. 카르덴은 호기심으로. 가르잔과 아스타로트는 보호자 역.

일리엘은........... 이녀석, 왜 가는거지?

"왜 따라가는 거야? 이 애"

"나도 모르겠는데?"

"죄, 죄송해요오.........."

꿈뻑꿈뻑, 일리엘이 눈을 깜빡이며 미안하다는 듯 목소리를 떤다.

"하, 하지만. 지금 가시려는 곳이 1000년전에 나타났던 대마왕이 살던 성. 다크 로드 캐슬이라면서요? 거기라면 다시 천계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아서............."

"엉? 그게 무슨 소리야?"

"네? 무슨 소리라니요. 다크 로드 캐슬에는 차원 도약 시스템이 있다고. 그래서 천계도 넘어갈수 있다고 그랬는데요?"

"무, 뭐야?!?!?"

순간, 전원 괴성을 내뱉으며 놀란다.

대마왕의 성. 다크 로드 캐슬에 뭐? 차원 도약 시스템?!

그런게 있었다고? 아니, 그 이전에 그걸 어떻게 안거야?!

"그걸 또 어떻게 천족이 아는거야?"

"아, 그게.........."

루이넬이 따지듯 묻자. 일리엘이 더듬거리면서 대답한다.

"900년 전에........... 대마왕이 천계에 나타나서 천계의 5분이 1을 날려버리고. 천황님과 싸웠을때. 한번만 더 시비를 걸면. 다크 로드 캐슬의 차원 도약 시스템이 완성된 후. 온갖 강한 마족과 함께 쳐들어 온다고................"

"............. 대마왕이?"

분명 확실히 800년전에 대마왕이 천계에 가서 깽판쳤다는 소린 들었다.

그런데.......... 차원 도약 시스템이라고?

"루이넬, 알고 있었어?"

"............ 아니, 전혀"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 차원 도약 시스템이 뭐야?"

"전혀 들어본적 없는데"

"히히히, 나도 마찬가지야"

대공인 아스타로트마저 모른다.

아마도 대마왕이 비밀로 했거나........... 정보가 은폐된것. 둘중 한가지일텐데.

"저기............. 따라가면 안될까요?"

"혹시 모르니까. 일단 따라 와. 내 이름 들먹이면 천족이라도 시비터는 마족은 없을테니까. 가서 그 차원 도약 시스템도, 있으면 발동시켜서 천계로 보내줄께"

"아, 고맙습니다!!!"

일단 데려가봐서 손해 볼일은 없겠지?

아까 말했듯이 내 비호가 있으면 천족이라도 건드리는 마족은 없을 것이다.

우리들은 마왕성 외성쪽으로 이동했다.

외성 한쪽의 게이트. 그걸 타고 다크 로드 캐슬까지 간다.

게이트 앞에서, 여러 인원들이 우리들을 마중나와 있다.

"잘 다녀와라"

"............ 이 니트 마왕녀석. 넌 안가냐?"

"별로. 어차피 가봤자 그냥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몇개 하고 오는것 뿐이다. 그냥 안면 익히려고 가는거라 생각하면 편하다"

마룡왕은 마왕임에도 불구하고 소집에 참가하지 않는다.

참가하는건 자기 맘이라곤 하지만. 그거야 이유가 있을때의 일이고. 마룡왕은 할일없이 빈둥빈둥 거림에도 불구하고 참가하지 않는다.

"충고 한가지 해둘까?"

"뭔데?"

"귀계의 마왕을 조심해라. 그녀석은.......... 뭔가 아니야"

검마 대공. 듀랜달이 모시는 마왕. 귀계의 마왕.

............ 충고 잘 새겨 들어야지.

"고마워. 그럼 가볼께"

"조심해라. 어디 가서 얻어 맞고 오지 말고"

"............. 지금 내가 어디 가서 맞고 올것.......... 아,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아직은 마왕이라기엔 부족할것 같으니까.

나는 고개를 저으며 검은색의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다른 애들도 미리 대기하고 있던 터라. 이제 발동 시키기만 하면 된다.

"그럼 다녀올께"

그리고 빛이 번쩍였다.

예전부터 판타지 소설을 보면. 이런 워프 게이트는 타면 머리가 띵, 하거나 어지럽고 구토를 유발한다고 한다.

그런데 마계는 그딴거 없어.

역시나 마계. 그 완성도와 편리함이 중간계와 다르다.

그저 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눈을 떠보니 주변이 달라져 있었다.

그 흔한 두통도 없다. 그저 아예 공간을 통째로 옮긴듯한 느낌이 든다.

빛이 밝아져, 주변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할말을 잃었다.

게이트라고 전부 성 안에 있는건 아닌 모양이다. 정면에 성이 보였으니까.

"와............"

나는 무의식적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거대하다. 그리고 웅장하다.

데르헤논의 내 마왕성은 꽤나 아담해 보일 정도로 큰 성이다.

거기다 성의 위압감도 그렇다.

흑색의 거성. 하지만 겉부분에도 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아름다우면서 성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가치가 있을. 그런 성.

여기가 바로 대마왕의 성. 다크 로드 캐슬이다.

"쩐다"

그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주변은 어찌나 넓은지. 마왕성을 제외하고도 주변에서 사는 마족들도 있다.

구조는 보면 데르헤논의 마왕성처럼 내성과 외성으로 구분되는것 같은데. 외성 밖에는 따로 땅을 만들어 그 위에서 사는것 같다.

아, 땅이 있지 않냐고? 아니, 그 반대다.

다크 로드 캐슬이 있는곳은 서대륙과 동대륙 사이. 즉 물 위다.

그런데 마계 지리는 잘 몰라서, 큰 강인지. 아니면 바다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물 위라는것만 알 뿐이다.

서대륙과 동대륙에서 다리를 만들고. 그 딱 중앙에 성을 만들어 그 주변에 또 땅을 만들어 낸다.

그것이 이 다크 로드 캐슬이다.

"오랜만에 오네............"

"어? 루이넬, 넌 온적 있어?"

"응, 예전에. 아빠 따라서 조금"

아빠라면........... 아마 전대 뱀파이어 로드인가?

흑야의 마왕의 성에도 가고. 보니까 라인하르트 아저씨가 있을때도 데르헤논의 마왕성에 온적도 있는것 같은데. 마왕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군데를 갔었네?

뭐하던 마족이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데르헤논에서 오신 마왕님과 그 일행분들이십니까?"

정중한 목소리와 함께 한 마족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을 걸어왔다.

그에 나는 맞다고 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마왕성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를 따라 이동했다.

뭐랄까. 더럽게 넓은 곳이다.

데르헤논의 마왕성이. 내성 외성을 다 합쳐야 이곳의 내성 정도의 넓이가 될 정도로 넓은곳. 그렇기에 걸어서 가면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렇기에 마차탐. 올ㅋ.

그러고 보니 난 마왕이면서도. 거의 보도나 날아서 가기만 했지. 마차 타는건 처음이다.

마차는 상당히 호화로운. 원래 4인 전용이지만. 고위 마족으로서의 사치라고 해야할까? 2인 동승이다.

그런데.

"............ 라시드. 나랑 같이 타자"

"팬텀?"

"팬텀님?"

나는 선택지를 골랐다.

아니, 내 선택은 훌륭한거다.

생각을 해봐라. 2인승이면. 나 외에 한사람 더 타야 한다는 건데. 다른 사람은 둘째 치더라도 루이넬이나 일리엘. 이 둘중 한명을 선택해야 한다.

루이넬을 선택하면. 어쩐지 일리엘은 말은 없을것 같으나. 시무룩해져서 내 마음이 편치 못할것 같고.

일리엘을 선택하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내가 힘들다.

그러므로 둘다 선택하지 않는다. 고로 라시드랑.

".............. 또 갑자기 동성애자로 커밍 아웃입니까?"

"아니라고 했지? 그리고 니가 선택하는거 아니면 닥쳐. 여친 없는 자식은 나가 죽어"

"아..........."

순간 자신이 여친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라시드.

그러고 보면 이녀석. 나랑 같이 다니느라 여친이 없다. 난 루이넬이 있으니까 다행.

생각해보니 나.

위너다.

돈? 마왕성이 내 재산이다. 그것도 전부 내 맘대로 쓸수 있는. 다만 요즘 이곳저곳에 많이 들어가기에 내가 자제하는것 뿐이다.

키? 나 180넘어.

외모? 어지간한 미녀 뺨칠 외모인데?

야, 기분 좋다. 마왕이면 기업에 비유하자면 회장 정도잖아? 고작 20대의 나이로 많이 출세했구나 나.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아니, 잠깐. 스펙 정리"

나는 마차 옆의 창문을 열어 앞을 보았다.

다그닥, 다그닥 거리며 말들이 달리고. 마왕성 안쪽으로 향한다.

어? 그런데 말이 좀 이상한데?

검은색 일색에. 눈에서는 녹광이 빛난다.

묘하게 거슬리는 기운을 풍기는게.......... 어쩐지 그렇다.

"팬텀스티드입니다"

".............. 어쩐지 정겨운 이름인데?"

"흔히 유령마라고 하는. 마계의 탈것중 하나죠. 일단은 언데드이니. 체력의 한계가 없어서 전쟁에서 많이 쓰이는 군마입니다"

"난 본적 없는데"

"애초에 제대로 전쟁에 참가 하신적이 없지 않습니까?"

하긴 그렇다.

난 전쟁중에 갑툭튀로 나와서는 후작 하나 박살내고 첫 전쟁을 끝냈다.

그리고 라미네스랑 싸우고 한달간 숙면.

눈을 뜨고나서 빙염의 마왕이랑 싸워 종전을 했다.

"...............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

"뭐가 말씀이십니까?"

"경험"

몸은 이미 한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마력도 넘쳐난다.

그렇다면 나에게 필요한건 경험. 즉 나를 좀더 갈고 닦을수 있는 경험이다.

게다가 난 실전에 들어가면 강해지는 타입이기도 하고.

"꽤 빨리 가는것 같은데. 슬슬 도착하겠다"

"일단 도착하시면. 마왕님 혼자서 올라가시게 될겁니다"

".......... 하긴, 마왕 회의니까"

마왕만 들어가 참석할수 있는 회의. 그렇기에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들러리다.

이내 마차가 멈췄고. 그에 우리들은 마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다크 로드 캐슬의 내성. 본래는 대마왕이 거주하는 곳이지만. 800년전 대마왕의 행방불명으로 마왕들의 정기 소집에 쓰인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주변. 다크 로드 캐슬의 땅은 불가침 영역.

예전에 대마왕이 정한 규칙중. 신진 마왕은 100년인가. 건들지 못한다는 법을 어긴 마왕도 상당히 많음(마룡왕이라던가. 유혹의 마왕이라던가. 빙염의 마왕이라던가)에도 불구하고. 이곳만큼은 성지로 여겨 아무도 건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마차에서 내린 우리는 본격적으로 마왕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건................

"듀랜달?"

"............ 오랜만이다"

검마 대공이였다.

============================ 작품 후기 ============================

호구호구한 듀랜달.

이제 서대륙 가기 전에 마왕급 마수 하나만 족치고 가죠.

팬텀 넌 굴러야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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