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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153화 (15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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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

    살며시 눈을 뜬 소녀는 그 큰 눈을 꿈뻑꿈뻑 거리며 우리를 쳐다봤다.

    "어........... 안녕?"

    분위기가 어색한것 같아서 나는 인사를 해봤다.

    소녀는 무언가 생각하는듯 하더니, 이내 안색을 굳히고 다다다다! 하며 무서운 기세로 물러난다.

    "흐, 흐에에엥!!! 마, 마족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난............"

    "살려주세요! 전 아무짓도 안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아니, 이러면 어쩐지 아무짓도 하지 않았지만 괜시리 미안해진다.

    낮선 곳에 떨어져 기댈곳 없이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

    ................ 어쩐지 마계에 막 떨어졌을때의 나같다.

    뭐, 그 당시 나는 살아남는다는 생각에 열심히 뛰어다니고 근시일 내에 라인하르트 아저씨를 만났으니까 다행이지만.

    "그, 그냥 장난으로 애들이랑 차원의 틈새에 놀러갔다가 실수로 발이 미끄러져서............. 죄송해요!!!!!"

    "아니,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는데. 딱히 잘못한것도 없고"

    "사과해서 죄송해요!!!!"

    아니, 사과한걸 사과하다니.

    ................ 어쩌라는 거지?

    뭔가 조금 그렇다.

    좋게 말해서 백치미가 있다는거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바보다"

    "네?"

    "아냐, 아무것도"

    바보다, 이 천족 여자애.

    "그래서, 일단 우리는 너에게 딱히 공격한다거나 그럴 생각이 없거든"

    "그, 그렇다면.............."

    "응, 그러니까, 우선............."

    내가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

    이 민폐 천족이 선수를 쳤다.

    "저를 범하려는 건가요?! 흐에엥!! 저, 저는 처음이니까 살살해주세요오............."

    "아냐 이 바보야!!!!!!!"

    바보구나, 바보다, 바보네!!!!

    바보 3단 콤보다!!!

    귀엽긴 하다, 백치미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니까.

    카르덴과 같은 과긴 하지만. 이 천족은 지례짐작하는 버릇이 있다.

    "일단, 이름부터 소개하자. 난 팬텀이고. 이쪽은 루이넬이야"

    "이, 일리엘이라고 해요. 하급 천족이고요"

    아무튼간에, 넌 지금 마계에 떨어졌어. 맨몸으로, 그리고 혼자서"

    "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내 단도직입적인 말에 천족 소녀, 일리엘이 울었다.

    그리고 루이넬이 날 때렸다.

    "왜 애를 울리고 그래!!!!!"

    "아니, 진실을 말해줬을 뿐이야! 무슨짓을 해도 진실을 변하지 않아!!!!"

    "그렇다고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면 애가 상처받잖아!!!"

    하긴, 나도 예전에 그런걸로 멘탈붕괴가 일어났었지.

    아무튼 루이넬은, 그 큰 하늘색 눈에서 눈물을 쏟아내 이불을 적시고 있는 일리엘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해 주었다.

    "괜찮아. 마계라고 해서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어"

    "저, 정말이요?"

    "응, 정말이야. 여기 있는 팬텀만 해도 반푼이 마왕인걸?"

    "마, 마, 마, 마, 마, 마, 마?!?!?!"

    말을 크게 더듬으며 후다닥 뒤로 물러나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쿵! 하고 머리를 박는다.

    그것만으로 모자라 바닥을 구르면서 벽에 충돌.

    쿵!!!

    "흐, 흐헤에엥.............."

    "........... 루이넬. 겁은 니가 더 많이 준것 같은데"

    "........... 미안"

    이제는 아예 울고 있다.

    마치 어린애처럼. 훌쩍거리며 운다.

    아니, 일단 귀엽긴 하거든. 보통 애들이 질질 짜는걸 보면 난 짜증부터 나는데. 상대가 미소녀라서 그런가?

    "마, 마왕니임. 죄송해요. 제발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안죽여. 아까 말했잖아"

    "그, 그럼 범한다는...........?"

    "안해!!!! 그것도 아까 말했어 이 바보야!!!!!!!"

    "흐, 흐에엥?!?!"

    내가 소리친것에 놀라는 일리엘.

    아, 진짜. 이 애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도로 천계에 대려다 주는것도 안돼. 형한테 부탁하는것도 안돼.

    방법이 없다.

    "그러니까, 한동안은 마계에서 지낼수밖에 없는데. 괜찮지?"

    "괘, 괜찮지 않아요.......... 일단 공기부터가 달라서..........."

    "아, 그건 나중에 따로 처리 할꺼야. 그러니까 걱정 마"

    일단 공기 문제는 데이레스가 해결해준다고 했으니. 걱정 없다.

    사는곳도 마왕성의 남는 방을 주면 되니까 충분.

    "그러니까, 앞으로 얼마나 걸릴진 몰라도. 맘 편하게 있어. 이래뵈도 일단 내가 마왕이니까 내가 말해두면 시비거는 마족은 없을꺼야"

    "아, 네............ 고, 고맙습니다아........."

    "뭘 이런거 가지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이 천족 소녀의 일좀 처리하려고 했다.

    데이레스에게 말해두면 다 처리 될테지만. 그 전에 내가 결제해야 되는 일이니까.

    순간 나는 앞으로 걸으려다 무언가 걸리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일리엘이 내 셔츠의 옷깃을 잡고 그 큰 눈망울로 올려보고 있었다.

    ............. 귀여운데. 아, 루이넬이 묘하게 남자를 자극하는 느낌이라면. 이 애는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는 느낌이랄까.

    "저, 저기. 이런말 물어봐서 죄송한데요오........... 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응? 뭐가?"

    "아, 아뇨............ 저는 천족인데. 어째서.............."

    아아, 그건가. 자기는 천족인데. 마왕이 왜 이렇게 친절하게 도와주는지.

    뭐라고 말해야 하나. 보통 마족이라면 안도와줬겠지. 일단 천족인데.

    내가 착해서 그런가? 아니, 그건 아니고.

    애들 좋자고 빙염의 마왕을 죽인 내가 착하기는 개뿔.

    도와주는 이유는 아마............ 조금이나마 인간적인 면모가 남아있어서 그런가? 뭐, 평소랑 예전이랑 똑같은 성격인건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그냥"

    "네?"

    "뭔가 오그라들고 내가 하기엔 안어울리는 말같진 않지만..........."

    아니, 말하기 직진인 나라도 좀 오그라든다.

    "누굴 도와주는데 이유가 필요하냐?"

    "............ 그런가요"

    "아니, 내가 마왕이 아니였다면 안도와줬을껄. 나 하나 건사하기도 바쁜데 짐 하나 끌고가기 힘드니까"

    "지, 짐이여서 죄송해요오............."

    아니, 그냥 말하는거에서 사과하지 말고.

    "일단 난 마왕이고. 너 하나정도 보살펴줄 여유는 있어. 그러니까 날 따르는 마족들 봐주는 김에 겸사겸사지. 예를 들면 물건 하나 사고 덤으로 얹어주는거 비슷할껄?"

    "저, 저는 덤인가요?!"

    "그럼 아니야?"

    "............. 맞네요. 흐에엥, 덤이여서 죄송해요오"

    아니, 어쩐지 모르게.

    이녀석이랑 대화하면 나만 나쁜놈이 되는것 같은데.

    "그런데"

    루이넬이 심기가 불편한지 내 옆에 따라 붙어 걸으면서 묻는다.

    "넌 왜 팬텀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걷고 있는 걸까?"

    "죄, 죄송해요. 하지만 혼자 방안에 남겨져 있으려니까 무서워서............"

    "그러면 떨어져서 걸어도 되잖아!!!!"

    "흐, 흐에엥?! 하, 하지만 팬텀님 옆에 있지 않으면 어쩐지 죽을것 같아서............"

    아아, 좌 루이넬 우 일리엘이라.

    좌청룡 우백호가 명당이라면. 이것은 그 반대인 최악의 자리다.

    루이넬을 화내지, 일리엘은 그런 루이넬을 보며 겁내서 나한테 찰싹 달라붙지.

    그로인해 또 루이넬은 화를 내지. 그래서 일리엘은 다시 나한테 달라붙지. 마치 뫼비우스 띠 같은 무한 반복의 연쇄다.

    나도 떼어놓고 싶긴 한데. 일단 이 세계에 기댈곳 없는 애인데다가. 많이 혼란스럽기도 하겠고. 무엇보다 떼어놓으면 울것 같아서 내버려 두는거다.

    "니가 좀 참아라 루이넬. 아직 애잖냐. 보면 너랑 다르게 어른스럽지도 않고, 바보인데다가 성격도 소심하잖아"

    "흐, 흐에에에엥!!!! 어른스럽지 않고 바보에다 성격도 소심해서 죄송해요오!!!!"

    그리고 내 한팔을 꽉, 끌어안으며 울먹거린다.

    ............... 아, 솔직히 말해서 귀엽긴하다. 미소녀가 울면서 덜덜 떠는 햄스터마냥 있으니까.

    그런데 걸을때 방해좀 안되게 하면 좋겠는데.

    "아, 팬텀님"

    "응? 뭐야, 라시드야?"

    막 복도 갈림길을 돌 무렵. 라시드랑 만났다.

    낮선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해. 더욱 움츠러들며 내 팔을 껴안는 일리엘. 그 덕분에 내 팔에 피가 안통하는것 같다.

    아무리 소녀의 외형이라지만. 일단은 천족이다. 기본적으로 그 스펙은 인간은 가볍게 뛰어넘는다.

    이정도면 아마.............. 성인 남자 20배 정도의 근력일까? 물론 무서워서 힘을 강하게 준것도 있지만. 대충 그정도일 꺼다.

    이런 작은 팔에서 나오는 힘이라니. 나처럼 근육이 압축?

    다기 보다는. 아예 근섬유 자체가 인간의 것과는 다른것 같다.

    "그쪽 천족분. 일어나셨습니까?"

    "응, 그런게 겁이 무지 많더라. 거기에 바보야"

    "흐, 흐에엥. 바보여서 죄송해요오..........."

    "......... 그렇습니까?"

    라시드를 보면서 움찔움찔거리며 내 팔을 잡고 등뒤로 숨는다.

    하지만 얼굴만 빼꼼 내밀고 보고 있다.

    ............... 뭐야, 이거 귀엽잖아. 루이넬은 이런거 없어서 그리 본적이 없는데.

    "라시드라고 합니다"

    "........... 이, 일리엘이라고 해요"

    "저는 천족이라고 딱히 적대하지 않으니. 그렇게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아, 아니. 그게............."

    일리엘은 울먹울먹거리며 말한다.

    목소리가 떨리는게. 뭐라고 해야 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게 보인다고 할까?

    "예, 예전부터 친구들이. 마족은 천족을 잡아먹는다고............."

    "아니, 마족이 왜 천족을 먹냐. 나같은 인간이라면 아예 종이 달라서라면 모르겠지만. 마족이랑 천족은 동급인데"

    "일단 옷부터 벗겨서............."

    "위험해!!!! 먹는다는게 그 의미가 아니야!!!!!"

    아니, 그 이전에 마족이랑 천족이 몸을 섞는다고?!

    소설에서도 보면 그 두 종족의 혼혈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건 일단 소설이고. 진짜로 있을리가 없잖아.

    애초에 보면 닮긴 했어도 몸에 담고 있는 힘 자체가 다르다.

    혹여나 수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태어난다고 해도. 신의 가호(비유도 있지만, 말 그대로도)가 없는 이상. 몸에 상반된 두가지의 힘에 의해 죽는다.

    아무리 마족과 천족의 아이라 이미 인간의 한계로는 잴수 없다지만. 그래도 아기니까.

    "죄, 죄송해요!! 이상한말을 해서 죄송해요오!!!!"

    ".............. 아니, 말을 말자. 그리고 정확히 말해서 그 이야기를 해준 녀석 잘못이지"

    아, 진짜 귀엽긴 한데. 이녀석의 바보같음에 질린다.

    ............... 아니, 잠깐만.

    그래도 아직 어린애라고 했으니까. 본래 이게 정상적인 나이대 소녀의 행동아닌가?

    어린애니까 겁이 많은거고. 호기심도 많다고 했고. 거기에 바보스러운 면도 있다.

    여태껏 마계에서 살아오면서 만난 여성을 세어볼까.

    일단 루이넬.

    그 다음엔 용의 산맥에 사는 베르데. 그 다음은 마룡왕 슬레이온.

    금의 일족인 레이라. 유혹의 마왕. 만월의 일족의 로드 카르덴.

    쌍월의 일족으로 테리와 텔리.......... 솔직히 누가 여자애였는지 기억 안난다.

    거기에 신수 드리아데스.

    전 여공작 나이드리우. 그녀의 딸 나이우에.

    거짓의 대공 아스타로트.

    베르데를 제외하곤, 거의 다 기가 센 여자들이다.

    거기다 나이도 꽤나 많고.

    "네가 정상이였던 거구나!!!!"

    "흐에엥?!?!"

    나는 일리엘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생각해보니까. 일리엘은.

    바보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거였다.

    ============================ 작품 후기 ============================

    엉엉. 일리엘찡.

    컴터 고장나서 잉여스러운 작가답게 도서관에서 연재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렁얼렁 고쳐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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