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152화 (152/468)
  • 152/468 회

    < --민폐 천족 소녀.

    -- >

    소녀의 나이는 기껏해야 15살 정도.

    하지만 소녀인지, 아니면 여성이라 불러야 하는지 애매하다.

    미묘하게 어린애 같기도 하면서. 미묘하게 또 성숙한 여성의 느낌이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 저기. 여긴 어딘가요?"

    "어디냐니, 여긴 마계인데"

    ".......... 네?"

    소녀의 물음에 내가 대답했다.

    날개라.......... 날개라면 분명히 내가 아는 종족중에선 딱 3종류 밖에 없다.

    중간계의 조인족.

    마계의 비익의 일족.

    천계의 천족.

    차원에 틈새에서 나올 종족은 조인족, 혹은 천족.

    그중에서 이쪽은 천족인것 같다.

    미묘하게 마력이 꿈틀거리며 반응한다. 신성력은 아니지만, 무언가 마력과 반대되는 힘이 있는것 같으니까.

    "마, 마계라고요?! 여기가 마계?! 어, 어째서..........."

    "아니, 어째서냐고 물어도 말이지"

    내가 차원의 틈새를 이동하다가 우연히 이 애가 튀어나와 나에게 직격했다.

    만약 나와 충돌하지 않았어도 이 애는 마계에 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물어봤자, 모르는건 매한가지다.

    "흐, 흐에에엥. 공기가..........."

    "응? 공기가 왜?"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소녀가 기절했다.

    툭, 하고 고개를 떨구며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든것 같이 기절해, 나는 어리벙벙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아니, 할말 다 해놓고. 궁금증을 잔뜩 들게 하고는 혼자 기절하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나는 지상에 착지. 마왕성에 도착했다.

    일단은 이 천족 여자애를 흔히 말하는 공주님 안기 자세로 안고 이동한다.

    등에 엎을수도 있지만. 그러면 내 등에 이 애의 가슴이 닿는다거나.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 허벅지 부분을 만져야 된다거나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할수가 없었다.

    이 모습을 루이넬이 본다면. 아마...........

    "팬텀?"

    "말이 씨가 ?

    어?!"

    마왕성으로 들어간 찰나, 루이넬이 나타났다.

    순간 내 모습을 보고 별 다른 생각없이 있었지만. 내가 공주님 안기로 안고 있는 여자애를 보고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하, 하, 하루씩이나 어딜 갔었는지 궁금했었는데! 또 여자 꼬시러 갔던 거구나!!!!!"

    "아냐! 아니라고! 애초에 이건 불가항력이였어!!!!"

    차원의 틈새에서 튀어나온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웃기지 마!!!! 몰래 나갔다가 길가는 여성마족 하나 보쌈해 온거잖아!!!"

    "아냐! 그리고 이걸 봐! 마족이 아니라고!!!"

    나는 소녀의 등에 나 있는 날개를 보여주었다.

    한쌍의 흰 날개. 마치 백조의 그것같은.

    "에?! 천족?"

    "그래! 천족이라고!"

    그리고 루이넬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눈이 붉어지고, 금방이라도 폭발할듯.

    아니, 폭발했다.

    "천족까지 꼬시다니! 네 수비 범위는 도대체 얼마나 넓은거야 이 바보야아아아아아아아아!!!!!"

    "사, 사람 살려어어어엇?!?!?!?"

    꼬신거 아냐!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하지만 설득이 들어먹질 않을것 같아 도망쳤다.

    루이넬 무서워.

    루이넬은 나를 한참이나 따라오며 화를 내다가. 자기 혼자 지쳐 쓰러져 화를 진정시켰다.

    나도 한숨 돌리고 이 천족 소녀를 내 방에다 눕혀서 잠깐 쉰다.

    "어떻게 된거야? 설명해줘"

    "아, 그게............."

    나는 루이넬에게 여태까지의 일을 설명했다.

    잠깐 형을 따라 동생들을 만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원의 틈새에서 튀어 나오는 이 애를 발견했다는것.

    "히히히, 그럴만도 하네"

    "확실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우, 라이벌?!"

    "와, 바보 마왕 페로몬 보소. 천족도 꼬시네"

    "수비 범위가 엄청 넓네. 이러다 마수도 꼬실 기세다"

    "그럴수도 있겠군요"

    "천족을 보는건 처음이군. 좋은 구경 했다"

    "니들은 언제 왔어?!?!?"

    어느새 방안에 들어와 소녀를 보고 있는 7명.

    아니, 어떻게 알았데?

    "설마 마왕성을 그렇게 뛰어다녔는데. 모를꺼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아"

    그러고 보니 루이넬이랑 추격자 찍느라 마왕성을 뒤집으며 달렸었다.

    그렇게 큰 소란이였는데. 모르는게 말이 안되지.

    "그런데 그럴만도 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히히히, 그게 아마 900년 전쯤이였지?"

    "와, 추억 돋네. 그땐 진짜 마계의 전성기였는데"

    900년전?

    아마 그때라면.............. 아직 대마왕이 집권하고 있을 시기다.

    대마왕의 실종이 800년전이니. 1000년전에 나타난 대마왕은 200년간 집권하고 사라진 것이다.

    아무튼 900년전이라니.

    "그때 대마왕님의 출현으로 천계쪽이 바짝 긴장해서 말이야. 그 닭날개 자식들이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

    "히히히, 그래서 대마왕님이 단신으로 천계에 쳐들어 갔었지"

    "............ 단신으로?"

    천계에 처들어 갔덴다. 단신으로.

    마계와 쌍벽을 이뤄 그 원한이 하늘을 찌르는 천계에. 대마왕이 단신으로.

    "닥치고 차원을 찢어서 천계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서. 천계의 땅 5분지 1을 혼자서 날려먹고. 천황을 반쯤 죽인 후에 도로 오셨지"

    "그때 이후로 아마 천족들이 조용히 처박혀서 그때 입은 피해나 복구하고 있을껄"

    "히히히, 그래서 아마 그때 대마왕님이 찢었던 차원의 틈이 있을꺼야. 마계에 난건 이미 대마왕님이 수복해 뒀으니 없지만"

    ................... 아니. 그건 어디의 괴물이냐?

    차원을 찢어? 단신으로 천계의 5분지 1을 날려? 천황을 반쯤 죽여?

    더럽게 강하네. 대마왕이라는 사람.

    마계를 단신으로 갈아 엎었다고 했을때부터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정도면 얼마나 쌜까?

    "아무튼, 그때 난 차원의 틈새를. 부상당한 천황의 역량으로는 복구할수 없을테니까 아마 아직도 나있을껄?"

    "그럼 이 애는 그 틈새에 빠져서 나랑 충돌했다는건가? 왜?"

    분명 그런 장소라면. 나라도 금지로 지정하고 접근을 불허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빠졌다고?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아마 호기심 때문이겠지"

    "호기심?"

    "봐봐, 이녀석 날개 한쌍이지? 그러면 천족중에서도 가장 낮은 단계인 하급 천족이야. 이맘때의 애들은 호기심이 왕성하거든. 마치 어린애같달까?"

    하급 천족이라면, 인간으로 치면 아직 어린애겠지?

    그렇다면 호기심이 많은것도 이해가 간다.

    차원의 틈새라곤 하나. 그렇다고 그 근처에서 경계를 서고 출입을 금지할 정도로 인력을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다. 대마왕이 부순걸 복구하기도 바쁜데. 그럴 시간이 어디있어?

    "그럼 이 애. 어떻게 하지?"

    "어떻하긴. 당분간은 마계에 둬야지"

    "어? 천계로 안돌려보내 주고?"

    "전쟁 뜰일 있냐. 가뜩이나 대마왕님이 쳐들어가서 이를 갈고 있는데. 이 애가 마계에 떨어져서 데려다 주려고 왔어요, 하고 가면 쩔겠다. 그치?"

    하긴, 전쟁 날것 같다.

    마왕이 전력으로 힘을 쓰면. 대마왕이 한것같이 차원도 찢을수 있다지만. 난 무리.

    다른 마왕들도 힘빼서 도와줄 이유는 없을것 같고, 그렇다면 방법은 없다.

    형에게 부탁하면 되겠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노릇.

    보아하니 마계에 없을때는, 셋째나 막내들같은 동생들을 보고 있는 모양이다.

    "아, 그런데 아까 공기가 어쩌구 했는데. 괜찮으려나?"

    "공기? 어? 그러고 보니............"

    "천족에게 마계의 공기는 마기가 들어간 공기라. 해가 ?

    으면 ?

    지. 딱히 좋지는 않을텐데?"

    "............. 그걸 왜 이제말해 이 미친놈들아"

    나는 잠깐 천족 소녀의 배에 손을 댔다. 루이넬의 눈이 나를 노려보지만, 간단하게 무시.

    예전에 내가 마계에 떨어졌을때. 정신 방벽 옵션에 주화입마에 걸리지 않는 아버지의 심법을 배우고 있어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예전에 마기가 뇌속을 해집어 반쯤 미쳐 날뛰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도 그런데. 아무리 인간보다 강인한 천족이라도 이런 하급 천족에 몸에는 마력과 상반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 이상. 해가 된다.

    몸속에 벌써 마력이 꿈틀대면서 날뛰고 있다.

    일단 이걸 뽑아내야 하는데........... 문제는 2가지다.

    하나는 이 애의 몸속에 있는 신력인지 성력인지 뭔지 할 마력과 상반된 힘이 그걸 방해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내가 지금 빼줘도 그건 일시적인 방편일뿐. 지속적인건 못된다.

    어떻게 방법을 내야 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전에 빙염의 마왕과 싸울때.

    워낙 격전중에 한 일인데다가,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때 나는 무언가 '바뀌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법칙이나 현실을 넘어선 무언가.

    ................ 분명 그때. 내 능력인 '감각'이 공명해서 무언가 기이한 반응을 일으켰었다.

    설마, 2번째 능력?

    만약에 그렇다면............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

    지금도 꾸준히 천족 소녀의 몸에서 꿈틀대는 신력인지 성력인지 하는 힘. 그 힘의 한조각을 시험 삼아 아주 조금. 내 몸으로 끌어당긴다.

    "쿨럭?!?"

    ............. 아, 좀 그렇다. 이렇게 격심한 반응이라니. 천족이랑 마족이 사이 안좋은 이유를 알겠다.

    아예 태생부터가 상반된 존재인데. 친해지기는 무리다.

    아무튼, 대충 힘에 대해선 기억했다.

    그렇다면.

    이 천족 소녀의 몸에 있는 마력을. 전혀 상반된 힘으로 바꿔낸다.

    조금씩, 내가 손을 대고 있는 복부를 중심으로 천천히.

    기이잉, 하고 무언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마력의 색이 바뀌어 나간다.

    아니, 아예 속성과 본질 자체가 바뀌어 나가는것 같다.

    아직 마계에 떨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몸안에 있던 마력을 바꾸는데에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흠, 앞으로 좀더 연습하면 시간도 컨트롤도 단축시킬수 있을것 같은데............

    "대충 응급 처치는 해놨나? 그렇데 지속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마왕성의 마법사들에게 말해서 마력을 걸러내주는 아티펙트를 만들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괜찮겠죠"

    "아, 데이레스. 땡큐"

    이로써 한숨 돌렸다.

    애들이 그러는데. 이 천족 소녀의 호칭의 앞에 '민폐'라는 단어가 붙어 민폐 천족 소녀가 되었다.

    가뜩이나 전쟁 이후로 바쁜 마왕성인데. 괜한 걱정거리가 늘었다는 것.

    난 별로 그렇진 않은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신기하다.

    등에 달린 저 날개. 내가 여태껏 날개 달린 마족은 잘 보지 못해서 그런건지 어쩐지 만져보고 싶다.

    아니, 왜 있잖냐. 전에 라시드 고양이 귀도 한번 만져보고 싶던 거.

    "이상한짓 하면 때릴꺼야 팬텀"

    "아니, 이상한짓이 아닌다. 이건 그저 인간의 순수한 호기심............"

    "그래서 대답은?"

    "넵"

    루이넬 패기보소. 등 뒤에서 오라가 뿜어져 나오는게 소름이 섬뜩, 하고 돌 정도로 무섭다.

    지금 내 방엔 나와 루이넬만 남아 있고, 다른 녀석들을 밖에서 각자 할일을 하며 대기중이다.

    "루이넬 너도 할일 있지 않아?"

    "없는데. 그리고 있다 하더라도 네가 이 애를 덮치는지 안덮치는지 감시할꺼야"

    "안덮쳐!!!!"

    "그리고 나중에 이 애가 순결을 잃었다고 울면 위로해 줘야 하니까"

    "애초에 내가 덮쳤다는 전제구나!!!!!"

    루이넬은 내 반응에 피식, 하고 웃었다.

    예상 했다는 의미같다.

    "농담이야, 난 팬텀이 누굴 덮치지 못하는 정신적 고자라는걸 알고 있어"

    ".................. 어쩐지 그게 더 기분 나빠"

    맞는 말이긴 하지. 난 정신적 고자............ 아니.

    루이넬 한정으론 아닌데. 전에도 그랬지만 몽롱한 정신으로 루이넬을 보면 덮치고 싶다고.

    "이 애가 깨면. 일단 종족은 달라도 여자인 내가 있는게 더 안심이 될테니까 있는거야"

    "아, 그렇구나"

    일단 나도 외형은 여자다만. 그래도 종족은 달라도 같은 여자인 루이넬이 있는게 더 낫겠지.

    그런데 마족인데도, 천족과 그리 적대를 안하네?

    "대마왕이 천계를 갈아 엎은 이후. 천족의 지위가 마족과 동급에서 이하로 급감했으니까. 무시하는 마족은 있어도 적대하는 마족은 없을꺼야"

    "아, 그렇구나............... 가, 아니지. 어떻게 내 속마음을 읽은거야?!"

    "예전부터 호시탐탐 노려왔던 표정 읽고 생각 파악하기. 마룡왕에게서 배워왔지!!!"

    크, 큰일났다. 루이넬이 마룡왕에게서 그걸 배워왔어!!!!

    마룡왕은 수천년을 산 드래곤의 역량과 경험으로, 거기에 내 얼굴이 워낙 읽기 쉬운 탓으로 인해 내 생각을 읽을수 있다.

    그런 기술을. 루이넬이 배워왔다!!!!

    ............. 어? 아니 잠깐만.

    그렇다는 소리는. 내가 딱히 말하지 않아도 루이넬에게 내 마음을 전해줄수 있다는 건가?

    오케이, 한번 해보자.

    나는 심호흡을 하고 생각했다.

    오늘 예쁘다 루이넬.

    그렇게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 버렸다.

    "............... 읏?!?!??!?!?"

    "오, 된다?"

    루이넬이 당황하며 물러선다.

    내 생각을 읽어서, 그에 부끄러워 하는것이 틀림 없다!!!!

    "보, 봉인이야! 이 기술은 봉인해 둘꺼야!!!!!!"

    "에이, 아까운데"

    "시끄러?!!!!"

    빠악! 하고 루이넬이 내 뒤통수를 후려쳤다.

    아파.

    그리고 내가 왜 때리냐고 따지려던 찰나.

    "우응..........."

    민폐 천족 소녀가 깨어났다.

    ============================ 작품 후기 ============================

    에라이, 민폐다 민폐.

    근데 말이지.

    팬텀 주변에 이런 소심한 여자가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고 보면 팬텀 이새끼 주변엔 다 기가 드샌 여자밖에 없음.

    일리엘 희소 자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