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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103화 (103/468)
  • 103/468 회

    < --부우우우우우화아아아알!!!

    -- >

    베헤모스.

    잘은 모르지만 어떤 언어로 '짐승'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그 짐승은 다른 짐승을 마구잡이로 합쳐놔 그만큼 큰 크기기에 아무도 잡을수 없었다고 한다.

    본래는 바다에 사는 생물이지만 지상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그런 전설이 있는 괴수의 이름이다.

    "누가 이름 붙여준거야?"

    "지금 현 로드님이. 어쩐지 잘 지었지?"

    "딱 맞는 이름인데?"

    이렇게 잘 맞는 이름은 처음이다.

    무슨 동물인지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외형.

    압도적인 무력, 덩치, 압박감.

    딱 베헤모스라는 이름이 알맞을 정도다.

    "아, 거의 다 왔다. 저길 봐"

    로르덴이 문득 손가락을 들어 저 앞을 가리켰다.

    아마도 정원의 일족이 사는 마을에 다온 모............ 양?

    어라?

    ............ 저게 뭐지?

    "무슨............"

    "어,엄청커..........."

    "......... 할말이 않나오는군요"

    그곳에는 순간 내가 인식하지 못할 크기의 무언가가 있다.

    거대한 나무.

    높이 십수미터에, 성인 남성 열댓명이 팔을 뻗고 감싸야 할 정도의 봄의 정원의 보통 나무들은 오히려 작게 보일 정도다.

    그정도로 거대한 나무.

    높이 보다는 굵기가 더 굵다. 마치 키는 작은데 비만인 사람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뚱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뭐랄까.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 든다.

    저 굵기의 나무를 감싸려면 몇명이나 필요하지? 수백명? 수천명?

    멀리서 보이는 거지만 그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 되어 있고. 그 나무 위의 그 굵은 가지에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나무 위에다 마을을 지을 정도로 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무지막지한 크기.

    몇년이나 산 나무일까? 수천년? 수만년?

    "어서와, 우리들의 마을 '가든즈 하임'에"

    그 거대한 위용에 말을 잃어 멍하니 걷던중에 마을로 한발짝 들어서자 무언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생명력. 마을 입구를 기준으로 겨우 한발자국 들어섰건만 생명력이 가득한 공기가 우리를 반겨준다.

    "무슨..........."

    "이게 다 마을 중심의 신수(神樹) 드리아데스 덕분이지"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저 멀리 마을 중심(중심이라 할수 있을까? 나무가 더 큰데?)의 나무를 보았다.

    수천, 혹은 수만년을 살아온 나무일 것이다.

    아니, 아마도 수만년전 이 곳에서 문명이 멸망할때 태어나 지금껏 성장해온 나무다. 그렇지 않으면 저 크기가 설명되지 않는다.

    "드리아데스?"

    "저 거목의 이름이야"

    살랑살랑, 저 거목이 바람을 막고 있을것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 강한 바람은 아니지만. 선선하고 땀을 식혀줄 고마운 바람.

    마치 마을에 들어온 우리들의 피로를 풀어주려는 나무의 베려같다.

    어쩐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 살아있는 생명같아"

    루이넬이 중얼거린다.

    하지만 나도 동감.

    보통 식물은 그냥 봐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언가. 거대해서 작은 움직임마저 없어보이는 저 거목은 그저 서있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느껴진다.

    "당연하지. 드리아데스는 살아있어"

    ".......... 그런 소리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고 생각하는 생명같다고"

    나무라도 일단은 살아있다.

    하지만 루이넬이 살아있다고 말하는건 그 의미가 아니다.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 행동할수 있는 생명.

    그것이 루이넬이 말하는 '살아있다'라는 의미다.

    "확실히 드리아데스는 살아서 생각하는 나무야. 짧게 말해서 수만년을 살아서 영성이 생겼다고 할까? 그래서 나도 누님......... 아니, 이건 말자"

    수만년의 세월.

    그것은 드래곤의 수명의 몇배다.

    짜증나긴 하지만, 중간계에선 상대할 자가 없는 그 드래곤도 견디지 못할 세월을 이 나무가 견뎌왔다는 것이다.

    새삼스래 경외감이 든다.

    "그럼 내가 근처의 쉴곳으로 데려다 줄테........... 응?"

    팔랑팔랑.

    고작해야 아기손 하나만한 나뭇잎 하나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묘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겨우 나뭇잎 하나인데. 녀석은 그것을 낚아채 냄새를 맡았다.

    "......... 신기한데? 로드님이 너희를 부르고 계셔"

    "뭐?"

    잘은 모르지만, 나뭇잎이 날아온것은 저 위.

    그러니까 드리아데스의 줄기 꼭대기다.

    ................ 얼핏봐도 수십미터, 혹은 그 이상이 되는데. 저게 어떻게?

    "손님으로서 예를 다해서 모셔라, 라고 하는데? 짧게 말해서 귀빈 대우 해주라는 뜻인가? 어디 짐작 가는거라도 있어?"

    ".......... 있지. 엄청 짐작가는게"

    예전에 라시드의 어머니인 메이니아씨도 내가 마왕인걸 눈치챘었다.

    물론 그 이유가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마력이란게 기준이였지만. 지금도 그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멀리 떨어진 거리지만. 한 일족의 로드인 자의 역량이라면 눈치 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 위까지 어떻게 올라갈 생각인데? 마법? 아니면 엘레베이터라도 있는건가?"

    "엘레베이터? 그게 뭐야?"

    아, 마계에는 엘레베이터가 없었지?

    마왕성에서도 계단으로만 다녔고.

    으으으, 수십층 짜리 마왕성 계단 무서워.

    그리고 절망적인 한마디.

    "저걸 그냥 걸어서 올라가야지 뭐"

    염병.

    드리아데스.

    가든즈 하임 중심에 있는 거대한 나무이자. 가든즈 하임의 주요 건물들은 전부 그 나무 위에 있다.

    지상에 있는 건물들이야 양파로 차자면 겉의 몇꺼풀 정도의 껍질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그 드리아데스를 올라가는중.

    "계,계단이 힘들어............"

    "엎어줄까 루이넬?"

    "읏?! 괜찮아! 올라갈수 있어!!!!"

    .............. 다시 한번 말하자. 우리는 드리아데스를 올라가고 있다.

    어떻게 그 수십, 혹은 수백미터나 되는 나무를 올라가냐고?

    계단으로.

    가까히서 보니 드리아데스에는 표면에 나선형으로 된 계단이 있다.

    마치 바깥에서 조각한것 같은것처럼 드리아데스를 빙빙 돌며 나선형으로(마치 스크류바같다) 조금씩 올라가게 되어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이 빌어먹을 계단은 드리아데스 겉부분을 둘러서 있는 형태라. 한바퀴가 이놈 둘레라는 거지만"

    드리아데스의 굵기는 반지름이 수백미터. 지름은 1킬로미터가 넘을 것이다.

    계단을 한바퀴 돌때마다 그 둘레를 도는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비효율적이야 이거. 더럽게 힘들다.

    아니, 육체는 그럭저럭 버티더라도 정신이 힘들다는 거다.

    가도가도 계단뿐. 올라가는데 짜증이 치솟는다.

    "이거 만든 사람도 더럽게 고생이다. 어떻게 계단을 이렇게 만들 생각을 다하냐"

    "무슨 소리야?"

    "뭔 소리긴? 이 계단을 조각한 사람 근성 쩐다는 소리지"

    "아니,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그리고 로르덴이 놀라운 말을 한마디 툭 내뱉었다.

    "이 계단은 인공적으로 만든게 아니야. 드리아데스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거라고"

    ".............. 뭐?"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계단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놓은 것 같은 형태의 계단이다.

    그 간격은 5미터 정도. 내가 3명 정도 누워도 널널한 넓이다.

    잘만하면 마차도 다닐수 있겠지만. 계단이라 무리.

    ........... 그런데 이게 인공적인게 아니라 자연적인거라고?

    "수백년. 드리아데스가 자신을 올라오는 사람들을 좀더 편하게 해주기 위해 스스로 몸의 일부를 계단 모양으로 줄여 성장시켰어. 그래서 이렇게 만들어진거지. 짧게 말해서 베려라고 할까"

    나는 문득 바닥을 보았다.

    깍아서 만들었다......... 라기엔 너무 뭉툭하고 자연스러운 느낌.

    진짜 나무 스스로가 계단을 만들어준건가. 살아서 생각하는 나무란게 훨씬 가까히 다가온다.

    "드리아데스가 수백년이란 시간을 들여 스스로 만들어준 이 계단. 그렇기에 어지간한 사람은 전부 올라갈때는 이 계단을 이용해. 내려갈때는 어떻게 내려가든 자기 맘대로지만"

    .............. 조금 힘들더라도 참자.

    이 거목, 드리아데스가 스스로 수백년이란 시간을 들여 자기 몸에 남긴 베려이자 은혜다.

    힘들긴 하더라도 이걸 만들어준 드리아데스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한순간의 고통따윈 좀 참아야지.

    루이넬도 라시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숨만 헉헉 거릴뿐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싯!!!

    (빨리 빨리 올라가 이 멍청아!!!)"

    "이렌 너 이새끼!!!"

    나는 내 머리 위에서 편하게 쉬고 있는 이렌을 집어 계단에 내려 놓았다.

    남은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내 머리위에서 편하게 있으면 좋냐?

    "너도 움직여!!!"

    "시시싯싯!!!

    (못된 녀석! 흥칫핏!!!)"

    이렌은 투덜 거리면서 폴짝폴짝 잘도 올라간다.

    그러고 보니 저녀석. 가시하고 점프력 하나만큼은 좋았지? 보통 고슴도치랑은 다르게.

    역시 마수라는 건가?

    "자자, 빨리들 올라가자고. 밑에를 보니까 반쯤 왔더구만"

    "........... 겨우 반이야?"

    "겨우 반이 아니라 반이나 온거지. 앞으로 반만 올라가면 되니까 빨리 가자. 여차하면 내 등에 엎히던지"

    "............ 그건 거절할께"

    루이넬은 얼굴을 붉히며 거절.

    숨이 차서 그런건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그런건지.

    내가 생각하기엔 후자지만.

    "시이이이이이잇!!!

    (살려줘어어어어어!!!)"

    순간 이렌이 다시 계단을 타고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점프.

    그 작은 몸이 단숨에 올라와 내 얼굴에 적중.

    다만 가시쪽이 아닌, 부드러운 배 부분이 내 얼굴에 닿았다.

    고슴도치 배털은 가시와는 정 반대라고 말할수 있을정도로 부드러운 솜털이다. 감촉이 좋은데. 이런 털로 이불을 만들면 좋겠다.

    "왜 그래?"

    "시시싯!!!

    (누,누가 날 잡으려고 해!!!)"

    "누가?"

    그리고 계단에서 누군가가 다다다다! 하는 소리와 함께 내려오는게 보였다.

    소년과 소녀, 2명의 아이.

    외견상 나이는 루이넬보다 2,3살 많은. 많이 쳐줘야 중학교 3학년쯤 되보인다고 할까?

    특이한점이 있다면..........

    "쌍둥이?"

    어째선지 청적의 머리칼을 가진 쌍둥이였다.

    입은 옷과 외형을 잘 보니 파란색 머리칼이 소년. 빨간색 머리칼이 소녀였다.

    둘이 남녀 쌍둥이로 나올 확률도 낮은데. 어째서 머리카락 색이 정 반대지?

    뭐, 이게 마족 퀼리티라고 생각하면 별로 이상할것도 없지만.

    "앗! 저기있다!"

    "앗! 저기있네?"

    두사람이 내 얼굴에 붙어 있는 이렌을 보고 가리키며 말했다.

    쌍둥이라. 그러고 보니 내 막내 동생이라는 애들도 남녀 쌍둥이랬었지?

    만나면 저런 느낌일까?

    "어? 로르덴 오빠다"

    "어? 로르덴 형이다"

    "아, 테리 텔리냐. 안녕?"

    "응! 안녕!"

    "응! 안녕!"

    두사람에게 물으면 한명만 대답해도 될것을 둘이 전부 대답한다.

    먼저 말하는건 소녀쪽, 나중에 말하는게 남자애 쪽이다.

    "그런데 누구?"

    "그런데 누구?"

    "아, 손님들. 인사해. 아버지가 모셔오라고 하셨던 분들이니까 예의 바르게 대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가 이쪽을 향한다.

    어쩐지 부담스런 눈빛이 이쪽에게 대단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고 있다.

    마치 크리스마스 전날 산타의 방문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눈빛이랑 비슷한 느낌.

    "안녕하세요! 텔리예요!"

    "안녕하세요! 테리예요!"

    "우리 둘이 합쳐서 테리 텔리!!!""

    다시 말하지만 먼저 말한쪽이 여자애. 그러니까 텔리가 여자애고 테리가 남자애다.

    .......... 뭐지 이 만담 콤비는?

    아니, 그 이전에 예네들 무슨 일족이냐? 구별이 않가는데?

    청발은 빙하의 일족, 적발은 홍염의 일족이지만 예네들은 쌍둥이라 아닐텐데...........

    "쌍월의 일족?"

    문득 루이넬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쌍월? 마계에 있는 2개의 달을 말하는건가?

    분명히 두개는 트윈문. 파란건 블루문, 빨간건 레드문으로 불리고 있었지?

    .............. 이름 누가 지었냐. 참 알아보기 쉽게도 지어났다.

    "쌍월의 일족은 태어날때부터 전부 쌍둥이야. 하지만 그 수는 동서 대륙 전부 합쳐도 1만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숫자야. 소수 종족이지"

    루이넬의 보충 설명.

    확실히, 잘 보면 애들의 청적발의 머리카락은 불이나 얼음의 색보다는 맑은 달빛이랑 비슷한 색이다.

    쌍월이라니, 그런 일족도 있구나. 역시 마계는 특이하네.

    "응! 응! 응! 거기 언니!"

    "응! 응! 응! 거기 누나!"

    "............ 나?"

    애들이 나한테 몰려온다.

    ............. 그런데 왜 호칭이 그건데? 난 남자라고 이 새끼들아!!!!

    "그 애, 잠깐만 빌려주면 않되요?"

    "그 애, 잠깐만 빌려주면 안되나요?"

    "이렌을?"

    똘망똘망한 녀석들이 나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보고 있는건 나지만. 관심은 이렌에게 쏠려있다.

    흠, 이렌이 좋은건가? 확실히 고슴도치는 귀여워서 애들한테 인기가 많지.

    "옛다"

    "시이이이이잇!!!!

    (배신했구나 팬텀!!!)"

    "와아! 귀여운 마수다!"

    "와아! 처음보는 마수다!"

    내가 이렌을 떼서 넘겨주자(그러고 보니 여태껏 이렌을 얼굴에 붙이고 있었다) 애들이 좋아라 하면서 계단을 내려간다.

    이렌은 애들에게 잡혀 저글링 공마냥 이리 저리 튀어 오르며 장난감 취급 받고 있다.

    와, 행운을 빈다 이렌.

    "시싯! 시시시시싯!!!!

    (복수할테다아아아아앗!!!)"

    ============================ 작품 후기 ============================

    비축분이 복구! 컴터는 여전하지만 중앙도서관 컴터로 어떻게든 비정기 연재가 가능! 더불어 혼욕신도 무사하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작가의 바퀴벌래급 생명력에 감사해라! 보통 작가라면 글쓰는거 접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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