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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88화 (88/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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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런스 패치가 시급합니다.

    -- >

    술을 퍼마시다 보니 머리가 어지러워서 잠깐 자리를 빠져 나왔다.

    바람좀 쐴겸. 근처의 테라스로 이동. 시간이 좀 지나서 느긋하게 석양이 지는걸 보려고 나왔건만.

    ".......... 형?"

    "어? 너도 나왔냐?"

    난간에 걸터앉아 석양을 보며 술을 마시고 있던 형이 보였다.

    붉은색 석양, 그에 비치는 발목까지 오는 금발과 눈동자. 거기에 환상적인 외모.

    만약 내가 여자였다면. 아니, 남자라도 형의 얼굴은 여자같으니까 반할것 같다.

    .......... 뭐, 그래도 형이라는 자각때문인지 그닥 아무 생각도 없지만.

    "자리에서 나왔어?"

    "아아, 예전부터 그런 자리를 별로 안익숙해서. 황궁에 있을때고 그랬고"

    "황궁?"

    "옛날에 내가 순수 마법사였을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망해버린 왕국하나 다시 세워서 제국으로 키웠거든. 심시티 하는 기분이였지"

    "제국 키우는게 심시티냐"

    아니, 그래고 왕국 살려서 제국으로 키운거면. 개국 공신 아니야?

    적어도 공작. 혹은 대공의 직위를 받았을것 같은데?

    "황제랑 형동생 하고 지내면서. 대공 직위 주고 황실 마법사에. 마탑 큰놈 차려주고 자기 여동생이랑 결혼 시켜준다는거. 마탑빼고 전부 거절했지"

    "으아, 출세했었네. 형. 그런데 결혼은 왜 거절했어?"

    "아, 뭐랄까. 결혼 할 사람이 있거든"

    "형수님?!?!"

    "어, 그렇게 되나? 나중에 한번 소개 시켜주마"

    혀,형수님이라니! 아니 형 나이면 결혼할 사람은 있으면서도!!!

    그래도 갑자기 형수님이라니! 내 나이 겨우 20살........... 아, 내 나이가 이런데 형이라면 형수님은 있겠구나.

    "형수님은 인간?"

    "......... 늑대"

    "수간?"

    "......... 그,그러고 보니 그렇게 되나?! 아니, 엘릭서로 일단 종을 초월했지만!!!"

    어쩐지 고뇌하는 형. 형의 페이스가 예전의 라시드처럼 무너졌다.

    중간에 엘릭서는 뭐지? 그리고 늑대라니. 진짜 수간이냐?

    "아냐!!! 일단 지금 외형은 만월의 일족이랑 같아!!! 굳이 종을 따지자면 웨어울프라고!!!!"

    "아, 그런거였어? 난 또 뭐라고. 형이 늑대 한마리를 목줄로 매달아 끌고 와서. '니 형수님이다'하고 말하는줄 알았잖아"

    "그건 어디의 변태냐!!!!"

    빠악!!!!

    아, 한대 맞았다.

    "그래서, 뭐 고민 같은거라도 있냐?"

    "아, 하나 있는데"

    기왕 형이랑 둘이 남게 된거. 여기서 잠시 상담하자.

    지금의 나는 약하다. 조금이나마 강자 반열에 들어서고 강기도 쓸수 있게 ?

    지만. 아직은 약하다.

    남작급 마족도 단기전이 아니라 녀석이 방어에 치중해 장기전으로 갔다면 졌을것이다.

    "강해지고 싶어. 최대한 짧은 기간 안에"

    "........... 더럽게 힘들텐데?"

    "상관없어"

    여차하면 빙염의 마왕이랑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를 대비해 힘을 키울것이다.

    물론 무모할지도 모르지만. 마왕으러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니까.

    "............. 뭐, 여태까진 말로만 개처럼 굴린다고 했지. 사실 죽지 않게 힘조절 하면서 적당적당히 굴렸거든"

    "그게?"

    "진짜 개처럼 굴리면 넌 목숨 한두개 가지곤 모자랄꺼다"

    순간 부르르르! 하고 등덜미가 싸했다.

    뭐지 이 한기는?!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 내 감각이 알려주고 있어!!!

    "그래서, 마지막으로 물은것데. 진짜 강해지길 원하냐? 목숨 걸고"

    목숨을 건다라.

    보통 사람이라면 겨우 마왕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고 하면. 비웃겠지.

    하지만 난 예전에. 루이넬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적이 있다.

    그때는 마왕으로서의 책임감도 뭣도 아닌. 루이넬과 약속한 '지켜주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거다.

    그때랑 지금이랑 뭐가 다른가? 그저 책임져야 할것이 달라지고. 걸것은 예전과 똑같은 내 목숨인데.

    "물론이야. 목숨따위. 걸 자신 있어"

    내 목숨을 걸지 않으면. 나를 믿고 와주는 다른 사람들이 죽는다.

    까짓 내 목숨 하나로 수백만의 내 영지의 마족들이 살수 있다면 그건 싼거지.

    "좋았어. 슬슬 준비해두지. 단기간 안에 널 적어도 백작위 마족, 그것도 광범위 마법을 쓰는 전략 병기와 대등한 파괴력을 지닌 녀석으로 만들어주마"

    "얼마나 굴릴지 무서운데"

    "기대해도 좋아. 아, 그리고 줄려고 했었는데. 이거 깜빡했었다. 받아"

    형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플라스크 속에 든. 작은 우유팩 절반 분량의 액체.

    뭐지 이건?

    무언가 기묘한 감각이지만. 내 감각으로는 마셔도 괜찮은. 아니, 마시면 엄청나게 좋은거라고 알려준다.

    이정도로 내 감각이 확실하게 알려주는건 처음이다.

    그만큼 강렬한 느낌의 무지개빛 액체.

    어떻게 하면 액체가 일곱색깔의 무지개를 띄고 있지?

    저거 물리법칙이 들어먹기나 한건가? 지금도 색색깔로 색이 바뀌고 있는데?

    "마셔"

    "이게 뭔데?"

    "몸에 좋은거야. 조금 희석 시키긴 했지만. 그정도가 한사람 적정량이거든"

    "아니, 몸에 좋은건 나도 대략 느낄수 있거든. 그래서 이게 뭔데?"

    "일단 마셔. 이름 듣고 뿜으면 그게 아까워서 널 때릴것 같거든"

    나는 플라스크를 받아 그대로 병 마개를 땄다.

    향긋하지만. 정확이 어떤 냄새인지는 모르겠다.

    미묘하게 쓴 냄새가 나는것 같지만. 이내 그런 느낌이 사라져 버렸고.

    형이 나한테 독을 먹일리 없으니 일단 안심하고 마셨다.

    꿀꺽.

    단 한모금.

    단 한모금을 마시자 느껴지는건...........

    "달아!!! 더럽게 달아!!!! 영국 초코바보다도 더럽게 달아!!!!!"

    "아, 미안하다. 내가 단걸 좋아해서 그렇게 된것 같다 야"

    영국음식은 맛없다는 소문에 맞게. 초코바는 더럽게 달다.

    보통 사람은 느글 거려서 한입 먹고 만다는데. 이건 그걸 액체로 만든 느낌이다.

    신비로운 느낌과는 다르게 확 깨는 단맛이다.

    하지만.

    "............. 어?"

    "왜 그래?"

    "아냐, 아무것도"

    그렇다고 못마실건 아니다.

    아, 달긴 하지만. 뭐랄까. 초콜릿도 많이 먹으면 속이 느끼해서 질리기 마련인데. 이건 다르다.

    마셔도 질리기는 커녕. 너무 달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그 뒷맛을 깔끔해 얼마든지 마실수 있을것 같다.

    이내 그 달디 단 액체를 전부 마신 플라스크를 형에게 건냈다.

    "아우, 더럽게 다네. 그래도 깔끔한 맛이여서 마실만 했지만"

    "그래, 뭔가 달라진건 있냐?"

    "글쎄, 별로 달라진건............."

    그 순간.

    두근, 하고 심장이 박동했다.

    무언가.

    무언가가 속에서 혈관을 타고 올라가 온몸 구석구석. 사지 백해로 흩어진다.

    기묘한 느낌. 하지만 어딘가 포근하면서도 정순한.

    마계의 마기와는 색다른, 잔잔한 파동.

    비교하자면.......... 마치 부모님 같다고 할까.

    그것은 내 단전으로 흘러 들어가 그대로 마력과 융화. 순도를 높혀주고 있었다.

    온몸에 퍼진 그것은 내 근섬유 하나하나, 혈관 하나하나를 강화시켜준다.

    머리, 즉 뇌로 들어간 그것은 그대로 청명하고 상쾌한 느낌으로 머릿속을 정화시켜준다.

    이러한 변화보다 더 느껴지는건 바로.................

    "뭐라하기 애매하네"

    "그렇지?"

    가슴속......... 이라기엔 뭔가 이상하고, 머리......... 라기엔 더 이상한.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마음.

    그래, 마음이 더 굳건해지고 강해진 느낌이다.

    아니, 내공보다 더 무형적인게 강해졌다면 좀 이상한 말이겠지만. 어쨌든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

    형은 알고 있는것 같다. 아마도 나보다 먼저 마셨을테고. 다 안다는 눈빛도 그렇고.

    "내가 마신게 뭐야?"

    "아, 그거. 아버지가 좀 남겨논거. 네몫을 물에 좀 타서 준거다"

    "아버지가? 물에 탔어? 얼마나?"

    "한 오만분의 일 정도로?"

    "배율이 너무 커!!!!"

    "그래도 효과는 좋지?"

    좋다마다. 이거 하나 마신게 마왕급 하트 마신것 보다 좋다.

    마왕급 하트는 그저 능력과 마력을 주는것 뿐이지만. 이 액체는 뭐랄까. 전체적으로 강화해주는 느낌이다.

    포켓몬스터 게임으로 치자면. 하나 먹으면 레벨을 1 올려주는 레어 캔디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거 이름은 뭐?"

    "엘릭서"

    "부?"

    나는 그대로 뿜었다.

    아, 아까 다 마시고 뿜은게 다행이다. 형 말대로 마시다가 뿜었으면 더럽게 아까웠을 테니까.

    "엘릭서?! 엘릭서?! 만병통치약이라는 그거?!"

    "응, 그거"

    "죽은 사람도 살려내고. 마시면 신도 된다는 그거?"

    "죽은 사람은 살려낼수 있는데. 마셨다고 신되진 않아. 이것도 아버지의 다운그레이드판 엘릭서라고. 다만 그 기본이 되는 거대한 '의지'를 가질수 있는 가능성을 주지. 보통 인간이 노력해서 신에 다다를수 있는 확률이 0.000001퍼센트라면. 1퍼센트 정도로"

    아니, 내가 마신게 아무리 오만분의 일 희석액이라지만. 엘릭서라니.

    엘릭서라 함은 판타지 소설 보면 가끔 나오는 전설의 명약이다.

    마시면 어떤 병이든 전부 나아버리고. 항간에선 신도 될수 있다고 한다.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만들기 원하던 불로불사의 근원. 현자의 돌의 다른 이름이 엘릭서일 정도다.

    ........... 잠깐만. 분명 이거 아버지가 줬다고 하지 않았나?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

    "그 빌어먹을 아버지? 별거 없어. 예전엔 뭐좀 만들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냥 방안에 틀어박혀 쉬는 백수야. 거기에 병들어서 골골대는 잉여지"

    "........... 으아. 어째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와 매치가 안되는데"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성실하고. 착하고, 자상한 아버지다.

    그런 내 아버지가 백수라니.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들으시면 통곡하시겠군.

    "그래도 강해"

    "뭐가?"

    "그 빌어먹을 아버지. 아파서 골골거리며 요양하는 정도인데도 날 박살낼 정도로 강해"

    ........................ 우리집 파워 벨런스 패치 언제 되나요?

    ============================ 작품 후기 ============================

    그거 아냐 팬텀? 네 아버지가 소식적에 만들고 다니던것중 제일 작은게 행성이라는거?

    아, 그리고 전부 마신의 피. 혹은 드래곤의 피같은걸 말하셨는데요.

    조금 네타가 될수도 있겠지만. 지금 팬텀이 있는 마계에는 마신이 없어요.

    그리고 드래곤의 피요? 팬텀이 여성부보다 싫어하는게 드래곤인데. 자기가 드래곤을 찢어죽여서 광기가 폭주하지 않는이상 드래곤의 피는 안마시는뎁쇼?

    13년 2월 22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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