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87화 (87/468)

87/468 회

< --다함께 모여 술파티.

-- >

"그렇군요. 전쟁이라니..............."

데이레스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가서 사고랑 사고는 다 치고 오는 마왕일세"

"그래도 유혹의 마왕을 죽였다니. 성장은 많이 했잖아. 아직 부족하지만서도"

가르잔과 라미네스가 투덜거린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면목 없어. 하지만 어쩌다 보니까..........."

"그런건 ?

고. 잉여 마왕. 한가지만 묻자"

"뭘?"

"여태까지 저지른 일. 후회 하냐?"

후회하냐..........

분명 일의 시초는 내가 살육의 마왕을 죽인것이다.

그렇다면 후회는 없다, 루이넬을 구할수 있었으니까.

그 다음으로 유혹의 마왕을 죽인일.

그것도 후회는 없다. 먼저 남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그녀의 잘못이고, 예상치는 못했지만 덕분에 라시드의 아버지의 무덤도 발견할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정글에서의 일전.

마찬가지로 후회는 없다. 그로인해 카르덴의 아버지가 목숨바쳐 지켜낸 그 땅을 다시 지킬수 있었다.

"후회는 없어"

"쳇, 그러면 어쩔수 없구만. 전쟁 준비 해야지. 서류가 20배는 늘겠지만, 어떻게든 처리해 주겠어"

"아니, 그렇다고 전쟁을 막 벌일 생각은 아닌데. 우선 동맹 제의부터 해보려고"

"동맹?"

내가 동맹이란 말을 꺼내자 3명의 얼굴이 묘해졌다.

웃기지만 어딘가 말도 않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표정이랄까?

"빙염의 마왕은 호전적인 마왕이야. 전쟁과 동맹 둘중 선택하라고 하면, 전쟁을 택할 녀석이지"

"큭, 그러면 곤란한데. 동맹을 맺어야 일이 쉬워질텐데.........."

약간 계획이 틀어졌다.

마왕의 성격을 먼저 파악했어야 하는데. 그걸 깜빡했어.

"하지만 방법이 없는것도 아니야"

"...........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쓸수 있는 방법이 있군요"

"어떤 방법인데?"

"마룡왕이랑은 동맹맺는건 확실하다 그랬지? 그러면 정세를 따져보자면 이 동대륙 4개의 영지중 3개는 한 동맹이 되는 거잖아?"

어라? 생각해 보니 그렇다.

마룡왕은 일단 이름만 빌려준다 쳐도, 나만 따져도 이 데르헤논과 저쪽 유혹의 마왕의 영지였던 파리틴이 있다.

두개의 영지에서 나오는 자원만해도 엄청나다.

"장기전, 그것도 소모전으로 가서 시간을 끌면. 둘중 하나는 분명 끝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쪽은 자원을 받는곳이 2개. 저쪽은 1개"

"아무리 다크 로드 캐슬과 연결되어 있는 영지라 해도.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소모전에는 질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정도 시간 끌었다 싶으면 그대로 동맹을 맺어 잠시간 한정 동맹이 되는거지"

"잠깐만, 그러면 나중에 또 전쟁나지 않아?"

"그때는 아마 수십년 뒤쯤일껄? 소모된 군량이나 병사를 늘릴려면 적어도 100년은 잡아야 하니까"

아, 그러고 보니 여긴 마계다.

전쟁 일어나고 몇년 뒤에 전쟁 일어나는 중간계가 아닌, 수명 더럽게 긴 마족들의 마계다.

한번 전쟁 일어나면 몇년을 갈 정도로 느긋한 종족들이기도 하지.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별일 없다면 선전포고 하는것도 몇년 뒤의 일이겠지"

"몇년 씩이나?"

"마왕님은 인간이시라 잘 모르시겠지만. 마계에선 어지간히 큰 전쟁이 아닌이상 준비하는데 몇년은 걸립니다. 일단 수명이 기니 시간을 들여 준비하니까요"

확실하게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오래걸리는 마계의 전쟁.

어지간한 단기전이 아닌이상 아무리 빨리 벌어져도 몇년.

아직은 한숨 돌릴수 있다는 건가.

"그런데 마왕님. 밖에 같이 오셨던 두분. 누구십니까?"

"두사람?"

두사람이라면, 아마 라시드랑 형이려나?

분명 내가 마왕성에서 나갈땐 루이넬하고만 나갔으니까.

"그러고 보니 한명은 혼혈인것 같은데. 괜시리 기분 나빠진다"

"내가 인간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마족은 왜 혼혈을 그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기껏해야 피가 2개 섞인건데 말이야"

"오래전, 마계를 창조한 마신님이 각 일족의 피만 전해 내려오도록 하였지만. 혼혈은 2개의 종족의 피가 섞인겁니다. 별 말은 안하시지만 마신님의 뜻에 어긋나기 때문이죠"

"마신이라. 그 아저씨 순수혈통 좋아하는구만"

언젠가 한번 마신이랑 만날날이 오려나?

에이 설마, 다른것도 아니고 마신인데. 마신이라도 신은 신이라고.

아무리 마왕?

다지만 이런 인간을 만나줄리 없지.

"아무튼 그 흑야의 일족과 그림자의 혼혈인 애. 라시드라고 하는데. 전대 마왕인 흑야의 마왕의 아들이야"

"뭣?! 마왕 직계손?!"

"......... 또 괴상한 사람을 파티에 끼어넣으신겁니까. 루이넬님도 그렇더니"

"거참 괴랄한 일행일세. 보니까 그 금발 남자........... 아니 여잔가? 아무튼 그녀석도 무진장 강하던데? 파악된 역량만 내 이상이더라"

아, 라미네스가 형을 말하는 모양이다.

금발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 못할 사람은 형밖에 없으니까.

"그사람 내 형이야"

".......... 형?!"

"응, 나도 모르고 있었던 배다른 형이라고 할까? 뭐 그래"

"거참 가정사정 복잡한 집안이네"

"나랑 형 말고 배다른 형제가 3명은 더 있다던데?"

"........... 마왕님의 아버지는 도대체 뭐하시는 분이랍니까. 마왕님이 인간이신걸 보면 인간은 맞는데. 아무리 그래도 형은 최소 최상급 마족 이상의 무력이고 동생은 마왕이라니. 참으로 괴랄하군요"

"그래도 형에 비하면 난 엄청 약해"

그러고 보니 다시 생각하는 거지만, 형은 더럽게 강하다.

솔직히 말해서 내 느낌상 형이 전력을 다하면 이 마왕성의 상급 마족 이상이 전부 달려들어도 못이길것 같다.

내 능력인 '감각'이 알려주는 거니까 거의 확실하겠지.

어떻게 하면 형처럼 강해질수 있을까.............

"아무튼 저는 각 지방의 작위 마족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겠습니다"

"초대장?"

"네, 전쟁은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요. 마왕성에 주둔해 있는 병력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작위 마족들의 병사와 무력을 합쳐서 하는게 전쟁입니다"

"아아, 그렇구나"

아무리 마왕성이나 데르헤논이 커도. 이 영지 전체보다 클순 없다.

각 지역의 마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다른 마왕이랑 전쟁을 벌일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마왕님은 취임식도 하지 않으셨잖습니까. 이번 기회에 작위 마족들에게 얼굴을 알라고 입지를 돈독히 해야 합니다"

"정치적인 연회인가. 귀족들이 하는걸 많이 보긴 했어도 그 주최자가 되는건 처음이네"

"마왕님이시니까요"

아아, 그렇다. 난 지금 마왕이다.

예전에는 그냥 달고 다니는 이름 취급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난 마왕이 될거다. 아무도 넘볼수 없는 굳건한 마왕이.

그리고 폭군이 되야지.

전쟁은 안일어나게 막고 어떤 사람에게도 불이익을 주지 않게 하는 폭군이.

전부 내 마음대로 하는데 그게 좋을 쪽이지.

"아, 그리고 마왕님"

"왜?"

"서류좀 결제 하시죠"

씨발.

약 5시간 뒤.

나는 녹초가 되어 늘어져 있었다.

"무리, 더 이상 결제하는거 무리"

"그래봤자 몸은 하나도 안피곤 하잖아. 보니까 단련 무지 했던데"

"정신적으로 피곤하거든?"

"그래, 확실히 서류 정리는 내가해도 피곤하더라"

어느새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목소리나 등장이나 어디로 봐도 형이다.

"여, 왜 왔어?"

"점심 시간 ?

는데 밥좀 먹자. 그 전에 너 좀 도와주고"

"뭘 도와줘?"

"서류 정리"

순간 스륵, 하고 주변의 산처럼 쌓여있던 서류들이 날아올라 그대로 형에게 다가간다.

한손에 팬을 든 형은 그대로 주변을 쓱 둘러봐 서류를 한번씩 보더니 말했다.

"어디, 여기 있는 서류는 전부 보고 결제하면 되는거냐?"

"응, 그런데 중간에 빠져야 하는것도 몇개 있..........."

......... 어, 하고 말하고 있을때 이미 형은 무서울 속도로 결제중이였다.

내 눈에도 흐릿하게 보이고 무언가 기묘한 느낌이 드는걸로 보아 무공을 접목시켜 쓰는듯 하다.

동작을 보아........ 마치 원과 함께 태극을 그리는듯 해보이는데. 형이 배운건 태극권인가?

그리고 어느새 형은 결제를 전부 해버렸다.

"결제 완료. 네 이름을 네 필적으로 적었으니 괜찮을껄. 그리고 어쩐지 좀 이상한 서류는 여기 따로 빼놨어"

"안보고도 알수 있는거야?"

분명 형은 딱 한번 ?

어보았다.

중간에 겹쳐 있던 서류뭉치도 있으니 내용을 전부 봤다기엔 무리.

"아니, 본건 아니고. 그냥 기감을 늘어트려서 종이에 적힌 글의 요철. 그러니까 아무리 작아도 종이에 쓴 이상 글자 자국에는 요철이 생기기 마련이잖아? 그걸 머릿속으로 계산, 그리고 동시에 내용을 연산해서 읽은거야"

"............. 그게 가능해?"

"연습만 하면 넌 나보다 쉽게 할껄? 난 연산으로 대체하지만, 넌 감으로 어떻게든 될테니까"

무서워! 이제와서 새삼 다시 생각하는거지만 형이 무서워!!!

도대체 그 강함의 역량은 어디까지인거지?!

"아무튼 밥먹으러 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더라"

마왕성 중앙의 마왕 전용 식당.

"오래간만입니다 마왕 전하"

"존댓말 오그라 드니까 그냥 반말 써라 너"

"아, 그럴까?"

눈앞의 초록색 머리칼의 남자, 레이드 불룸이다.

진짜 오랜만이다 너.

"요즘 어떻게 지내냐?"

"아, 별로. 일도 없어서 그냥 각 지역의 소식을 전달하는 일과 함께. 이곳 데르헤논의 정보원 겸 치안을 관리하고 있어"

분명 내가 헤어지기 전에 이놈한테 데르헤논의 치안을 맡긴다고 했었지?

잘 하는 모양이네.

그것 말고도 예전의 살육의 마왕 시절에 강제 납치한 여성 마족들을 다시 고향으로 보내주는 일이 있지만, 대부분의 마왕성에 남기에 그건 오래전에 끝났다.

"그런데 문제가 있더라"

"뭔 문제?"

"아니, 그게 있지. 예전엔 납치해서라도 여성 마족을 마왕성에 보냈는데. 이제는 자청해서 마왕성에서 일하고 싶은 여성 마족들이 수두룩 해"

"레알?"

헐, 예전에는 이 데르헤논에 여성 마족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 정도로 없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왕성에서 일하고 싶다니.

1년세 많이 바뀐 모양이다.

"너, 평판이 많이 좋아졌어. 아니, '좋아졌어'가 아니라 '좋아'라고 말해야 하나?"

"평판이 좋다고?"

"응, 불사의 마왕님의 후계자인데다. 다른건 하나도 않해도 등극하자마자 단숨에 세금을 팍 낮췄잖아"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서류 정리하다 세율이 70퍼센트인가? 그정도 하길래 팍 낮춘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건가? 하긴, 세금 낮아지면 그걸 내는 사람들이 좋은거니까.

"잘은 모르지만 들어오는 돈은 예전보다 좀 적은정도라나봐. 뭐라고 해야하나. 세율은 줄었는데. 그만큼 소득은 늘어서 별 차이 없다고 해야 하나? 미래를 보면 더 많아질지도 몰라"

"그정도야?"

보통 다른 영지는 농사를 지어 먹고 살겠지만. 이곳 데르헤논의 영지는 약초나 마수 가죽, 혹은 그 비슷한 물건들이 주요 거래품목이다.

그렇기에 시간이 걸리는 농사보단 세금이 줄어든 효과가 빨리 나타날수밖에 없다.

"어이, 나라 이야긴 나중에 하고. 밥부터 먹자. 밥"

"아, 응. 미안해 형"

나는 자리에 앉았다.

좌우 옆에는 루이넬, 라시드, 레피드, 형, 가르잔, 라미네스, 데이레스등 골고루 자리잡고 앉있는 형태.

뭘까, 마치 대식구 같네.

앞으로 내가 책임 져야할 대식구.

"어이, 그런데 마왕님 돌아온거. 일단 축하해야 할일 아닌가?"

"아, 그것도 그렇군요. 그럼 일단 축배라도 들까요?"

"그거좋지! 술 가져와라 술!!!!"

............... 어라? 갑자기 술판이 ?

다?

아니, 지금 시간이 해가 져간다지만. 아직 석양도 안나거든?

더럽게 이른 시각이거든?

뭐, 그래도 축배를 들어주겠다는건데. 들어줘야지.

잠시후, 메이드들이 와인병과 잔을 들고와 각자에게 나눠주고. 술을 따랐다.

오, 와인 냄새가 좋다. 그러고 보니 데르헤논은 와인도 유명했었지. 전에 유혹의 마왕의 성에서 식사때 마셨던 와인도 데르헤논거고.

아, 어떻게 그걸 알았냐고? 데르헤논산 와인은 그 특유의 향이랄까. 그런게 있거든.

내 능력인 '감각'이 알려주는거니까 거의 확실. 겨우 능력 하나만으로 소믈리에 흉내를 낼수 있다.

"에, 그러니까 우선 마왕님은 말씀이 있겠습니다! 일단 박수!!!"

"우갹?!"

아니, 갑자기 그렇게?

나는 박수 소리와 눈빛에 못이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축배 들자면서 이게 무슨 일이래.

딱히 할말도 없는데..........

"아, 에, 그러니까. 음.......... 일단 다들 고마워"

뭐, 상관 없으려나. 이번에 애들한테 고맙다고 이야기 하면 되겠지.

"보잘것 없고. 잉여에 반쪽인 나같은 마왕을 둬서 다들 힘들꺼야"

"당연하지. 너때문에 내 서류 정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아냐!!!!"

"가르잔 너 서류 분담률 40퍼센트"

"끄악!!!!"

마왕에게도 털털하게 대하는 가르잔에겐 서류로 협박하는게 진리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가서.

"이번에 유혹의 마왕도 죽이고. 빙염의 마왕이랑 전쟁을 벌이게 ?

어. 그건 진짜 미안하게 생각해"

"알고 계시면 ?

습니다. 마왕님을 모시는 가신으로서. 이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데이레스. 넌 진짜 든든한 우군이다.

"예전에는 마왕이란거. 그냥 이름만 가지고. 자각도, 그 의미도 모르는 애송이였어. 그건 내 가까이에서 보고 있던 루이넬이나 라시드가 잘 알꺼야"

"당연하지. 솔직히 팬텀 너는 마왕이라기 보단 지나가던 여행자 같아"

"엄청나게 무모한 여행자 말이지요"

아, 그건 공감. 미안하다 두사람.

"아무튼 난 이번에 마왕이 되겠어. 이름만 마왕이 아닌, 진짜 마왕이. 그래서 적어도 내 아래에 있는 마족들은 어떤 불이익도, 슬픔도 격지 않게 해주겠어"

"불사의 마왕님을 보는것 같아. 눈물 나는걸"

레피드 녀석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내가 마왕이 되어 휘하의 마족들을 돌보려 하는건. 딱히 내가 착해서나 그런게 아니다.

물론 조금 마음이 찔려 그러는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를 움직이는건 책임감.

내가 마왕을 죽였기에. 그에 해당한 책임감을. 이제서야 받아들이는것 뿐이다.

마왕의 이름이 이렇게나 무겁다니. 레기온을 수백개 드는거나. 저번의 공성용 골렘을 드는것보다 무겁다.

"자자! 아무튼 간에!! 좀 늦긴 했지만, 살육의 마왕을 죽이고! 유혹의 마왕도 죽이고! 빙염에 마왕에게 까지 시비를 건 반쪽짜리 마왕님의 귀환을 축하하며 건배!!!!"

"""

""건배!!!!!"

"""

""

그리고 쨍! 하는 소리와 함께.

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이른 술파티가 벌어졌다.

============================ 작품 후기 ============================

이번화는 팬텀의 마음가짐을 확인하고 다른 애들 안부 묻는 화.

아, 마왕의 하트를 처먹느라 꾸역꾸역 목마른 팬텀에게 마실걸 줍시다.

먹은게 마왕의 하트면. 마실거는 뭘까요?

13년 2월 22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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