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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85화 (85/468)
  • 85/468 회

    < --연회. 그리고 그 뒤.

    -- >

    "그러니까 우릴 돌아갈 생각인데..........."

    "우......... 가는거야? 진짜? 지금? 지금? 지금?"

    "아, 지금은 아니고. 내일 아침에........."

    카르덴이 울먹이며 나에게 달라붙어 온다.

    그런데 역시 알몸, 지금은 약간이나마 적응을 ?

    을 정도다.

    루이넬도 조금쯤은 참을 생각인지 가만히 보고 있지만, 얼굴이 울그락 붉그락,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

    "저녁에 출발할꺼야? 그런 파티하자 파티!!!!!"

    "에?!"

    "우!!! 그 뭐였더라, 친한 친구가 떠나면 해주는거.............. 아, 장례식이였냐?"

    ""그건 죽으면 하는거고!!!!"

    ""

    순간 나와 루이넬, 라시드가 동시에 소리쳤다.

    솔직히 말해서 장례식은 너무 뜬금없이 나왔잖냐.

    "그렇게 해서, 연회가 열렸습니다. 으잉?!"

    뭔가 많이 스킵?

    지만, 그날 초저녁, 파티가 열렸다.

    아침에 간다고 하니까, 초저녁에 열린 파티, 혹은 연회.

    마왕인데, 여기 끼어도 될랑가 모르겠네. 전에 마룡왕하고 같이 축제가 열렸을때는, 마왕이라도 다가오는 사람도 없어서 쓸쓸했는데.

    "그런데 여기 숲속인데. 술은 어디서 난거냐?"

    "우, 나무 열매가 열리면. 그걸 수확해서 우리도 술을 만들어. 맛있으니까 마셔봐"

    "오오오"

    솔직히 말해서 마룡왕의 영역에서 축제 이후로 제대로 술마신적이 없다.

    지금의 나는 성인, 술 마셔도 될 나이지!!!

    "근데 독해!!!!!"

    "우?!?!"

    "패,팬텀?!?!"

    나는 순간 컵에 든 술을 마시다가 뿜어버렸다.

    도,독해 이 술!!! 목이 타는것 같다고!!!

    그래, 예를 들자면 예전에 친구녀석이 아버지의 술창고에서 훔쳐온 러시아산 보드카보다 약간 떨어지는 정도............

    "야, 루이넬. 이거 무지 독..........."

    "꺄아아앗!!!!"

    한발 늦었군.

    루이넬도 마시다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주변에서 물을 찾다가 벌컥벌컥 들이키고 이내 혀를 빼문 루이넬. 어지간히도 독했던 모양이다.

    "으우우우.........."

    "우, 그렇게 독해? 난 별로 안독하던데?"

    그러면서 호쾌하게 술을 들이키는 카르덴. 진짜 술에는 강한것 같다. 저걸 벌컥벌컥 마시다니.

    "너, 술 무지 강하구나?"

    "헤헤헤! 이정도야 기본이지!!! 이렇게 술이 강하지 않으면 마왕의 신부가 될수 없어!!!"

    아니,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그리고 아직 포기 못한거냐!!!

    난 분명히 일부일처제라고 했을텐데?!

    "사랑은 움직이고, 쟁취하는거라고 했어"

    "........... 누가?"

    "팬릴이"

    나는 고개를 돌려 은발의 만월의 일족을 찾았다.

    근처에서 힐끔거리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던 녀석이 나를 보더니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 팬릴 네 이놈. 애한테 뭘 가르친거냐.

    아니, 그 전에 네가 동생이고 카르덴이 누난데. 니녀석이 가르칠 군번이냐?

    솔직히 말해서 카르덴의 정신적 성장이 약간 어린 면이 있지만서도.

    "사랑은........... 쟁취하는거다?"

    "........ 어라, 루이넬?"

    옆에서 물을 홀짝이며 구운 마수 고기를 먹고 있던 루이넬이 중얼거렸다.

    ......... 무서워, 무언가 요상하고도 섬뜩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 마치 어딘가에 감금되서 한 여자의 소유물이 될것 같은 느낌이..........

    생각하지 말자, 그냥 무시하자. 이 이상 생각하면 공포영화가 될것 같다고.

    "우, 아무튼 간에......... 고마워 팬텀"

    "........ 하? 뭐가?"

    "우릴 도와준거. 덕분에 깨달았어, 아버지가 목숨바쳐 지킨 이 땅.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거야. 설령 마왕이 와서 전부 죽는다고 해도 끝까지 싸울꺼야"

    전부 죽는다......... 라.

    조금 섬뜩한 말, 하지만 틀린 부분이 있다.

    "그것 아니지 얌마"

    "우?!"

    나는 카르덴의 머리에 ?

    ,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정확히 그녀의 정수리에 직격했다.

    "죽으면 다 뭔 소용이냐. 일단 살아있어야 다음도 기약하고 그러는 거라고"

    "우, 그런거야?"

    "그런거다"

    그때 루이넬이 옆에서 투덜거리며 마수 잘 익은 마수 넓적 다리고기를 우적!! 하고 씹었다.

    "누구는 죽을생각하고 무모하게 돌격하는데 무슨"

    "큭, 루이넬. 그때는 각각 사정이.........."

    "사정은 개뿔! 전부 감정적으로 달려든거면서!!!"

    "그,그랬었나?!"

    "그랬었어!!!"

    루이넬의 일침.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내가 벌인 사건의 90퍼센트는 내 감정적으로 한거구나.

    루이넬한테 미안하다. 이렇게 요상한 인간 만나서 고생만 시키고.

    "우!! 이럴때 화내는건 아니지!! 자자, 여기 술마셔 술"

    "야, 잠깐만. 넘친다고 넘쳐!!!"

    잔이 넘칠 정도로 술을 받은 나는 넘치지 않게 한모금 마셨다.

    크으, 역시 독해. 뭐, 그나마 마수 고기 안주가 있어서 어느정도 중화되지만.

    맛은 좋은데 도수가 너무 높아서 아쉬운데 이거.

    "어라? 그런데 라시드 녀석은 어디..........."

    내가 라시드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한구석에 만월의 일족들이 몰려있는걸 보았다.

    숫자는 대략 십수명, 꽤나 많다.

    """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

    "크오오오오오옷!!!!!"

    라시드 녀석이 종족의 한계, 그래봐야 일단 혼혈이긴 하지만. 만월의 일족과 친해져서 술내기를 하고 있는것 같다.

    벌써 그 독한 술을 몇병째 비우고 있다.

    .......... 네가 고생이 많구나 라시드.

    "우! 오늘은 배 터지게 먹고 마시자!!!!!"

    그리고 거기서 기억이 끊겼다.

    "우으으....... 머리야.........."

    머리가 지끈지끈, 더럽게 아프다.

    술은 가끔 마셨어도 이렇게 머리아픈 숙취는 처음이다.

    하긴 어제 먹은 술이 너무 독하긴 했었다.

    시간은 아마 새벽. 술마시다 그대로 자리에 누워서 잔 모양인데. 새벽이슬을 맞았지만 그리 춥지 않다.

    아아, 아직 시간 더 있으니까 조금만 더 자야지. 이상태로 일어났다간 숙취때문에 얼마 가지도 못할테니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조용히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아니, 막 빠져들려는 찰나.

    "우웅........."

    누군가의 잠꼬대 소리. 들리는 방향은 내 등 뒤.

    참고로 나는 지금 오른쪽을 보고 누워서 왼쪽에는 등을 돌린 상태다.

    그 누군가는 내 등에 바짝 붙어서도 모자라 아예 달라붙어 있다.

    ........... 내 능력인 '감각'이 알려주는 느낌, 그러니까 등에 닿는 누군가의 가슴으로 보아 범인은.............

    "카르덴"

    "우우..........."

    내 몸에 이불이 될 정도로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이 그 증거다.

    거기에 가슴 크기까지 여태껏 느낀거랑 똑같았고.

    아아, 죽겠다. 하지만 무시하자, 무시.

    잠이나 자야........... 겠다?!

    "우음..........."

    무언가 내 앞에서 꼼지락 대고 있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그쪽을 보고 자는 상태다.

    왼쪽에 카르덴이 있다면, 오른쪽에는 또 누가............

    "............... 루이넬"

    루이넬이다.

    며칠전에 나에게 고백 비스무리한걸 한 루이넬이다.

    그런 그녀가 내 앞, 그러니까 서로 마주보고 거의 껴안는 자세로 같이 자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는게 아니라, 약간 아래에 있지만, 그녀가 숨을 쉴때마다 날숨이 내 코를 간지럽힌다.

    ........... 버,버틸수가 없다.

    매일 울고 사람 귀찮게 만드는 아기도 잘때는 귀엽다고, 거기에 미소녀에 살짝 작은 체구의 루이넬이 자고 있는 얼굴을 바로 눈앞에서 생 라이브로 보고 있다.

    검붉은색의 머리카락, 거기에 볼에 있는 얕은 홍조, 손대보지 않아도 따뜻할것 같다.

    "추워........."

    루이넬의 중얼거림.

    그러고 보니 나는 몰라도 루이넬한테는 바닥에서 자는게 추울터.

    어디 덮을게............. 아, 있다.

    "레기온의 장식천........."

    나는 머리맡에 둔 레기온의 창대 끝부분에서 레기온의 장식천을 떼어냈다.

    꽤나 넓은천이라 여러 사람이서 덮고 자기엔 충분하다.

    그러고 보니 이거, 레기온을 만들고 남은 마룡왕의 뼈와 비늘을 녹여 실로 만들어 짜낸 천이라고 했지.

    내구도가 엄청나겠는데?

    아니, 그것 그렇다 치고 일단 덮자.

    워낙 큰 천이라 나와 루이넬, 뒤에 있는 카르덴까지 전부 덮을수 있었다.

    묘하게도 이 레기온의 장식천에는 따뜻한 기운이 있어서 덮기만 해도 차가움이 가신다.

    좋구나 이거.

    "으우............"

    이내 곤히 잠이든 루이넬.

    완전히 골아떨어지기 전에 꼼지락 거리는가 싶더니............ 어라?

    껴안고 있다.

    무슨 소리냐고?

    말 그대로다. 루이넬이 날 껴안고 있다.

    꼼지락 거리다가 장식천 말고 가까운 온기를 찾아 팔을 휘젓다 내가 걸렸다.

    ........ 이젠 숫제 다른 사람이 보면 껴안고 있는 상황이다.

    자,잠자고 싶은데 못자겠다.

    왜냐고?

    지금 내 머릿속에서 덮칠까? 말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덮치면 범죄야.

    마계에선 아니야.

    두가지 상반되는 의견들이 서로 격돌한다.

    와, 젠장. 버틸수가 없다.

    하지만.

    어쩐지 나도 따뜻해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여동생......... 만나보고 싶다.

    말로만 들었던 막내 여동생이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그리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루이넬을 팔로 감싸안았다.

    그 다음 일은 생각나지 않았다. 바로 잠들어 버려서.

    다음날.

    은근이 따뜻한 느낌과 포근한 감각을 즐기던 루이넬이 눈을 떳다.

    눈앞에 보이는건 뭐? 팬텀의 목.

    "?!?!?"

    순간 말도 못할 정도로 놀란 루이넬이 눈을 번쩍 떴다.

    지금 상황을 보자.

    자신은 팬텀을 껴안고 있다.

    팬텀도 자신을 껴안고 있다.

    두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있다.

    ................ 이해 완료.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리고 루이넬의 손바닥이 팬텀의 볼에 직격했다.

    짜아아아악!!!

    찰지구나.

    ============================ 작품 후기 ============================

    루이넬의 싸다구는 무장색의 패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련되서 꽤나 단단한 팬텀의 볼을 쳐도 데미지를 줄수있으니까요.

    개쩜.

    13년 2월 14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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