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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78화 (78/468)

78/468 회

< --오해다 그거.

-- >

탁, 하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카르덴의 머리에 ?

을 날렸다.

신랑? 신랑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말했지? 오늘 처음 만났는데 아기 만들기는 안된다고 했는데. 하물며 결혼이야. 아무튼 난 바쁘니까 간다?"

더 이상 여기 있다간 이녀석이랑 결혼하게 생겼다.

아니, 납치해서 데려와 놓고는 뜬금없이 강제로 결혼이라니.

지랄도 정도껏 해야지.

"우, 잠깐만. 내 어디가 싫어서 그런거야?"

"싫다는게 아니라. 어이없는 소리를 하잖아. 난 납치되어 왔고, 갑자기 결혼하자고 하면, 다른 사람이라도 그럴껄?"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내가 조금 특이한걸지도 모른다.

카르덴은 보기 드문 미녀. 추남추녀가 없다는 마족중에서도 유혹의 마왕이나 루이넬에 맞먹는 최상위권.

그런 미녀가 갑자기 결혼하자는데 거절할 남자는 그리 많지 않겠지.

하지만 나는 사랑없는 결혼따위 싫어하니까.

예전부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들어온것도 그러했고, 결혼이란건 인생의 중대사중 하나라고 알고 있으니까 신중하게 생각한다.

얼굴 예쁜 여자랑 결혼하면 2년이 행복하고, 머리좋은 여자랑 결혼하면 20년이 행복하고, 마음씨좋은 여자랑 결혼하면 평생이 행복하단 말도 있잖아.

"난 걱정하고 있는 동료가 있고. 게다가 앞으로 내 갈길도 바쁜데. 결혼해서 짐을 늘리수는 없잖아"

"우.........."

강아지 귀와 꼬리가 추욱 늘어진다.

제,제기랄! 저건 진짜 사기적으로 귀엽잖아.

라시드의 고양이 귀야 워낙 라시드가 포커페이스라 움직이는 적은 거의 없다.

게다가 그녀석은 혼혈이라 꼬리가 없잖아. 있다고 해도 고양이 꼬리라 길쭉하기만 할텐데.

저 복슬복슬한 강아지 꼬리를 보라! 동물 애호가로서의 피가 저걸 만져보라고 외치고 있다!!

............. 참자. 지금은 빨리 나가서 루이넬과 라시드와 합류해야지.

"우, 그러면 나랑 싸우자. 싸워서 이기면 그냥 보내줄께"

"뭐? 그게 무슨 개소──"

─리? 하는 순간 내 볼을 스쳐 지나가는 날카로운 손톱.

그저 조법과 비슷한 공격이였지만, 어쩐지 무언가 다르다.

카르덴은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탐랑(貪狼)"

무공?!?!

장소는 마룡왕의 레어.

데스나이트 검마 대공과의 일전으로 생각보다 큰 부상은 입은 마룡왕 슬레이온은 레어에 틀어박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였다.

그러던 도중 한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정확히 말해서 한명과, 정령 하나.

"요오오오!! 드래곤 레어는 오랜만에 와보네? 그런데 무지 가난하다 여기"

"용하연이랑 닮은건가. 소박한거 좋아하는거"

그레이와 그의 발명품의 정령 미스틱.

두사람이 마룡왕을 찾아왔다.

[누구지? 불청객이라면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오, 네가 마룡왕. 그러니까 슬레이온이란 드래곤이야?"

[......... 정확히 말해서. 드래곤은 관두고 지금은 마왕이다만]

"그러냐. 그럼 그러려니 하자고"

그레이가 레어 안쪽으로 들어가자, 서서히 슬레이온의 거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저곳 흠집이 난 비늘, 어께쪽에는 상당히 큰 검상이 나있다.

검마 대공과 싸워 입은 흔적이다.

[너는.......... 누구지?]

"글쎄, 말하자면. 네 사조(師祖)쯤 되려나?"

[........ 하?]

"용하연. 그녀석이 내 제자거든"

마룡왕의 붉은 눈동자가 그레이를 노려 보았다.

살기가 레어를 가득 채우며 어지간한 마수도 짖눌러 죽일듯한 힘이 주변에 퍼졌다.

하지만 그레이는 여유롭게 마룡왕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동안의 시선 교환 후.

마룡왕은 폴리모프로 인간의 모습으로 몸을 바꾸었다.

그리고는 중원식의 포권을 하고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제 이름은 슬레이온. 사조님을 뵙습니다"

"어라? 순순히 인정하네? 난 또 한판 해야 하는지 알았는데"

"스승에게서 사조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니까요. 특히 그 금발이"

그레이의 발목까지 오는 찬란한 금발은, 어디가서 쉽게 볼수 있는게 아니다.

용하연이 슬레이온에게 자기 스승에 대해 말해주었다면, 먼저 그 금발부터 설명해 주었을 것이다.

"제자의 제자라니. 이럴때면 나도 참 나이를 많이 먹은것 같단 말이야"

"그렇습니까. 잠시 기다리십시오. 차를 내오겠습니다"

"아니, 금방 갈 생각아리서. 꽤나 바쁘거든"

"응, 마스터는 그 둘째 말고 다른 동생들을 돌보러....... 우??!"

그레이가 가볍게 마나탄을 만들어 미스틱에게 던졌다.

그리고 격추된 미스틱은 정신을 잃고 그대로 추락했다.

"제자의 제자라고. 한번 얼굴을 보고 싶어서 온거야. 실력은........... 음, 내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하연이보다 몇배나 강한 상태인가?"

"드래곤이잖습니까. 일단 그 차이가 있을수밖에요. 그동안 살아온 세월도 있고"

"역시 그렇겠지?"

그레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런데, 하연이가 남긴 제자는 너 하나밖에 없어?"

"네, 본격적으로 배운건 저 하나밖에 없습니다"

".......... 본격적?"

"네, 조금 애매한 마족이 하나 있으니까요"

슬레이온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녀는 과거를 회상했다.

자신과 투닥투닥 거리며 같은 스승 아래에서 배운 마족.

하지만 그는 용하연을 스승으로 인정하지 않고 라이벌로 보았다.

용하연은 그런 그를 받아들여 '내가 가르쳐주지. 이길수 있으면 이겨봐'란 느낌으로 그를 가르쳤다.

하지만 용하연 그녀는 세월에 순응해 인간답게 죽고, 슬레이온과 그는 헤어졌다.

그 이후로 슬레이온은 떠돌며 실력을 키우다가 폭풍의 마왕과 싸우고 이겨서 마왕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은. 그녀석이 400년전의 반역의 시기에서 죽었다는 겁니다"

"죽었...... 어?"

"네, 그렇긴 하지만. 딸이 하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의 힘은 그 딸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하연이가 가르쳤다는 마족이 누군데?"

마룡왕은 눈을 감고 그립다는 듯이 말했다.

"레들럿 풀문 웨어울프 로드. 전대 만월의 일족의 로드 입니다"

탐랑.

직역하면 탐욕스런 늑대라는 뜻이다.

움켜쥘듯이 뻗어진 손, 거기에 날카로운 손톱.

탐랑이라고 불리어도 될 공격이다.

내 '감각' 뒤늦게나마 잡혀, 겨우 고개를 까닥여 피했지만. 볼에 길죽한 생채기가 나는건 막지 못했다.

"우? 피했어?"

"............ 너, 그 기술 어디서 배운거냐"

이 마계에 무공이 있다니.

마룡왕은 차원이동해서 넘어온 사람에게 배웠다지만, 이녀석은 아니다.

"아빠한테서 배웠어"

".......... 아빠?

"우, 아빠는 용 뭐시기 하는 인간한테서 배운거라고 했고"

설마, 용하연이란 여자에게 마룡왕 말고 무공을 가르쳐준 다른 마족이 있는건가?

......... 나중에 마룡왕을 만나면 물어봐야 겠다.

"흉랑(凶狼)"

그녀가 손을 거둠과 동시에 내 가슴 부분을 향해 손톱을 휘둘러 온다.

휘두르는 양팔의 궤적이 엑스자를 만들어 온다.

하지만 나는 그걸 그대로 두고보지만은 않고 반격.

휘둘러지는 양팔에 각각 동시에 손을 뻗어 손목을 쳐낸다.

......... 오? 이거 좋은데?

힘을 모으는건 부족하지만, 동시에 양 주먹을 뻗어 공격한다. 상당히 좋은 기술이다.

"마랑(魔狼)"

카르덴은 손목을 공격당한 반동에 그대로 체중을 가해 뒤로 제주넘기를 하고 바로 서서 가볍게 스탭을 밟았다.

앞으로 일보.

그리고 반대쪽 발이 나옴과 동시에 나는 방어하려고 했지만, 그건 페이크였다.

다시 이보.

그리고 반대쪽 발을 들고 허리를 틀어서 그대로 내 복부에 발차기를 먹였다.

퍼억! 소리를 내며 내가 뒤로 나가떨어졌다.

내장에 살짝 충격이 간것 같다.

보통이라면 저거 바위는 그냥 부수는 일격이라고. 내가 얻어 맞으며 단련해서 몸이 단단해진게 없었으면 그냥 죽었어.

"우! 이겼다!!"

"아직 안졌거든?"

나는 으르렁 거리면서 일어났다.

이녀석, 꽤나 강하다.

더군다나 싸우면서 안건데. 나랑 싸울때 마력하나 쓰지 않았다.

무의식중으로 쓰는 미약한 마력이라면 몰라도 직접 생각하고 쓰는 마력은 없었단 거다.

만월의 일족의 웨어울프 변신도 안쓰고, 지금은 만월도 아니다.

거기에 마력까지 쓰지 않았다.

이녀석이 풀파워로 가면.......... 적어도 상급, 혹은 최상급 마족도 노려볼수 있으려나.

다행인점이 있다면 전투 경험이 부족하고, 애가 너무 순진하다.

아직 완전히 쓰러지지도 않았는데. 겨우 일격을 먹인것을 가지고 환호하며 기뻐한다.

"여자한텐 상냥하게 대하는게 내 모토지만.......... 전력을 다해서 이겨주마"

루이넬과 라시드, 이렌은 한 웨어울프의 안내를 받아 생명의 정글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피의 일족의 로드라. 피의 일족은 예전에 멸족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살아남은 자가 있단 말인가?"

"어떻게든 말이지"

"......... 어쨌든. 만월의 일족과 피의 일족은 예전부터 우호적 관계였으니. 안내는 해주도록 하지"

잘못된 지식으로 웨어울프와 흡혈귀의 사이가 나쁘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 다 개소리다.

뭐, 그런곳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마계에선 웨어울프와 흡혈귀는 오래전에 동맹을 채결했다.

루이넬의 아버지. 전대 벰파이어 로드는 그 관계를 더 확실하게 만들어. 400년전 반역의 시기를 격은 두 종족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호적인 시각은 남아있다.

400년전의 반역의 시기가. 어째서 벌어졌는지. 이유를 알면 달라지겠지만.

아무튼 두사람과 한마리. 그리고 마리라 칭할지, 명이라 칭할지 조금 애매한 종족 하나(?)는 생명의 정글 안쪽에 다다랐다.

보통 이곳이라면 이곳의 주인이나 강한 마수들이 득시글 거려야 하지만. 전대 웨어울프 로드는 이 생명의 정글에 단신으로 쳐들어와 강한 마수들을 싸그리 죽여버리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무리를 짓긴 하지만. 딱히 정착하는곳 없이 떠돌아 다니던 만월의 일족에 있어서는, 전대 웨어울프 로드는 영웅이나 마찬가지다.

"거의 다 왔다"

"........... 어째선지. 저를 적대하는것 같습니다만"

"당연하겠지. 혼혈이라긴 해도 너의 반은 흑야의 일족이니까"

"반은 그림자의 일족이기도 합니다"

라시드는 따끔거릴 정도의 적의를 받으며 중얼거렸다.

만월의 일족은 혼혈같은건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정도로 시원시원한 성격의(사실은 그냥 단순한 거지만) 일족이다.

하지만 딱 하나. 흑야의 일족 만큼은 그대로 적대한다.

마치 개와 고양이처럼.

아니, 가끔 개와 고양이도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있다지만. 이쪽은 처음 만나도 철천지 원수마냥 대한다.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 혹은 수억만년 전부터 이어진 종족간의 골이다.

"............. 고양이가 여긴 어쩐일이지? 죽고 싶어서 찾아왔나?"

"손님이다 로보. 이쪽은 피의 일족의 로드. 그리고 고양이는 그 일행이다"

"잠깐. 넌 아까.........."

루이넬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나타난 웨어울프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팬텀을 납치했던 웨어울프다.

외형이 비슷한 웨어울프는 많겠지만, 한쪽 눈에 일직선으로 난 상처가 팬텀을 납치했던 웨어울프라고 알수 있었다.

"크륵, 아까 납치했던 남자의 일행인가. 피의 일족의 로드일줄은 몰랐군. 사과하지"

"그러면 얌전히 팬텀을 돌려주면 좋겠는데"

"뭐, 우리들의 로드가 빨리 일만 끝내면 얌전히 보내줄꺼다"

"무슨일?"

"그건.........."

그리고 한쪽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싸우는것 같은.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도.

"좀 쓰러져줘라! 난 여자 때리는거 못한다고!"

"우! 그러면 내 신랑이 되준다고 약속해!"

"싫어! 근데 넌 왜 알몸이냐?! 움직일때마다 가슴이이이이이?!!?"

그 소리를 들은 루이넬은 단 10초만에 상황을 파악했다.

........... 신랑이라고?

........... 알몸이라고?

........... 가슴이라고?

루이넬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빈약한 절벽가슴.

만약 그것이 평야였다면 마계의 절반을 먹여살릴수 있는 풍요로운 밭.........

"죽인다. 팬텀"

"레이디 루이넬?!?!"

============================ 작품 후기 ============================

오해는 오핸데. 그냥 죽어라 팬텀.

13년 2월 3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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