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468 회
< --만월의 일족.
-- >
밤이 되었다.
강을 따라 쭈욱 내려오는 도중에 해가 져버렸다.
슬슬 더이상 움직이는건 위험할것 같아서 우리는 야영을 하기로 했다.
"모닥불 부터 피우고......... 근데 라시드 너는 노숙 할만하냐?"
"저야 노숙은 어느정도 익숙하지만........... 레이디 루이넬은?"
"나도 팬텀이랑 같이 다니면서 어느정도 익숙해 졌어. 걱정마"
아까 낮에 아침 먹다가 피운 불에 마수 가죽을 말려서 이불 대용으로 쓴다.
아, 불은 루이넬이 마법으로 피우니 걱정 없음.
강 근처인 데다가 불은 어지간한 마수들에게는 취약하니 어지간한 마수는 다가오지 않을것이다.
"자, 불침번 정하자. 루이넬 빼고"
"아니 잠깐만! 왜 나를 빼는건데?"
"어라? 불침번 서게? 무리일텐데?"
"어린애 취급하지마아아아아!!!"
어째 예전에 루이넬과 같이 여행하던때가 생각난다.
맨날 루이넬을 어린애 취급했었지.
우쭈쭈, 우리 애기 그래쪄?
"한밤중에 깨우면 일어날수 있어? 안졸고 불침번 설수 있냐고"
"읏?!"
"거봐. 못하지?"
루이넬은 당황하거나 정곡이 찔리면 항상
'읏!'
하고 놀란다.
알기 쉬워서 좋구나.
내가 여태까지 루이넬이랑 지내면서 안건데. 루이넬은 잠을 푹 자는 편이다. 중간에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그러니까 그녀가 불침번을 서는건 무리.
"제가 먼저 불침번을 서겠습니다. 중간에 깨울테니 그때까진 충분히 주무시기를"
"아, 고마워"
첫번째 불침번은 라시드.
그리고 나는 오랜만에 단잠을.............
"못자네. 제기랄"
"너는 꿈속에서도 굴러야지"
드림 로드가 나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번에도 또다. 형한테 구를때는 좀 잠잠한가 싶더니 야영하는 첫날...........
"형한테 존나 빡세가 굴렀는데! 왜! 어째서!!"
"롤링. 롤링! 구르면 구를수록 강해지니까. 너한테도 손해는 아니야"
"살려줘어어어어어어어!!!!"
드림 로드가 나오는 꿈은 내 마음대로 할수 없다.
깨는것도, 상상하는것도 전부 드림 로드가 컨트롤한다.
"아, 그런데 오늘은 내가 직접 할꺼야"
"뭘?"
"실습"
그리고 파앙! 하고 드림 로드의 주먹이 내 볼을 스쳐 지나간다.
............. 반응하지 못했다.
내 능력이 '감각'임에도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
"육탄전은 내 특기가 아니지만......... 너 하나 상대하는건 충분해"
"......... 그정도가 특기가 아니라면. 도대체 잘 싸우는 사람은 얼마나 강한건데?"
"글쎄. 한주먹에 대륙 하나를 날려버릴정도?"
"무지 쎄네. 존나 먼치킨"
다시한번 드림 로드가 손을 뻣어온다.
봐주는 건지, 아까보다는 느린 주먹.
대충 속도는 아까의 3분지 1정도 되어 보일까.
......... 이번에는 느낄수 있다.
비룡의 힘을 다리에 담아 부드럽게. 그리고 재빠르게 움직인다.
일보를 앞으로 내딪고 이보를 내딪으면서 허리를 튼다.
정확히 내 인중을 가격하기 위해 날아오던 주먹을 피하고 드림 로드의 몸 안쪽으로 파고들어 주먹을 날린다.
"아, 꽤 한네. 무지막지한 성장 속도. 역시 그레이가 굴린 보람이 있는건가?"
"그 이야긴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다시 생각해도 그건 악몽이야"
"진짜 악몽이 뭔지 보여줄까?"
"아니, 거절"
차악! 하고 드림 로드의 발차기가 내 발목을 노리고 온다.
드림 로드가 몸으로 싸우는게 익숙하지 않다는게 느껴진다.
형이라면 발차기와 동시에 주먹이 뻗어졌을테니까.
발차기가 날아오면 주먹이 가만히 있고. 주먹이 날아오면 발이 가만히 있는다.
"말했잖아. 몸으로 싸우는건 익숙하지 않다고"
"그래도 강하잖아. 아까와 같은 스피드로 싸우면 내가 금방 질텐데"
일격. 이격. 삼격. 사격...........
계속해서 공수를 교환하며 시간이 흘렀다.
꿈인데다가 드림 로드가 살짝 설정을 바꿔놔서 그런지 꽤 힘들다고 생각될뿐 아직 체력이 버텨준다.
"무슨 소리야? 내가 설정해 주다니?"
"어라? 난 아직 말짱한데? 체력도 꽤 남아있는데, 네가 꿈이라 맞춰준거 아니야?"
꿈속에서 드림로드는 내 몸의 힘을 맞춰줄수 있다.
바깥이랑 똑같거나, 아니면 바깥의 내 몸의 한계까지 사용할수 있게. 혹은 그 이상의 힘을 쓸수 있게도 가능하다.
"난 그냥 바깥의 너랑 똑같이 맞춘건데? 한계 설정 그런거 없이 오로지 네 몸이야"
"진짜?"
내가 체력이 이렇게 강했었나?
........... 아니, 매일 형한테 구르다 보니까 늘었구나.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어라? 짧네? 보통때라면 아침까지 굴릴것 같은데"
"아, 너 불침번 시간이니까"
"뭣?!"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깼다.
눈을 뜨니 내 몸을 흔드는 라시드가 보였다.
제기랄, 드림 로드. 단잠을 잘 시간도 없이 불침번 설때 일어나게 하다니.
이 원수는 기필코 갚아줄테다.
"응, 깨웠어?"
"네, 불침번 교환 시간입니다만"
"잠깐만 기다려. 강에서 세수좀 해서 잠좀 깨고 올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히 있는 강에서 세수를 했다.
차가운 강물에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잠이 확 깬다.
일단 잠좀 깨고. 중간에 졸면 안되니까.
"잘자. 내일 아침까지 그대로 내버려 둘께"
"그럼 불침번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라시드는 골아떨어졌다.
단 3분만에.
.......... 그러고 보니 고양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수면으로 보낸다던가.
아무리 흑야의 일족의 혼혈이라도 고양이의 특성은 조금은 남아있는 모양.
"그래도 남자새끼가 고양이 귀라니. 뜯어버리고 싶다"
라시드가 움찔 거린것 같은건 내 착각이겠지?
한 2시간쯤 지났을까.
중간에 모닥불이 사그라 들어 대충 장작 몇개 넣은것 빼고는 딱히 할께 없다.
조용히 벌레 부스럭 거리는 소리나, 모닥불 타는 소리나, 늑대같은 짐승이 우는 소리가.............
............. 늑대 우는 소리?
아우우우우우우우!!!!!!
영화에서 자주 들을수 있는 전형적인 늑대 우는 소리.
"무슨?!?!?!?"
라시드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떨며 눈을 떳다.
나는 라시드가 이렇게 놀라는건 처음봤다. 아니, 그 전에 흑야의 마왕의 묘를 보고 울었을때 말고는 그 포커페이스가 깨진걸 처음봤다.
들린거라곤 늑대 울음소리............ 늑대?
늑대 = 개. 어차피 두 종은 비슷하니까 대충 생각하면.
고양이: 개와 천적.
라시드는 고양이.
고로 늑대와 라시드의 상성은 최악.
"그런데 너도 좀 그렇다. 아무리 고양이 특성이 있어도 늑대 울음소리에 그러냐?"
"이,이건 늑대 울음소리가 아닙니다!!!"
"뭐?"
라시드는 황급히 곤히 자고있는 루이넬의 몸을 흔들어 그녀를 깨웠다.
반쯤 뜬 눈을 비비며 졸린듯이 일어나는 루이넬.
"우으......... 왜 그래?"
"제기랄, 왔습니다. 걱정하던 녀석들이 왔다고요!!!"
".......... 누구?"
"그녀석들 말입니다! 만.........."
순간 강 건너의 저쪽편에서 부스럭 거리며 무언가가 움직였다.
그에 나는 바로 레기온을 잡아 들었고 루이넬고 바짝 긴장하며 마도서를 들었다.
라시드는 아까 깰때부터 무장하고 있더라.
"뭐가 오는건데?"
"그건........."
부스럭.
이내 저쪽 수풀속에서 꽤나 큰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것은 늑대였다.
이족보행을 하는 늑대. 흔히들 늑대인간이라 불리우는 웨어울프.
============================ 작품 후기 ============================
라시드 = 흑야의 일족 = 고양이.
만월의 일족 = 늑대 = 개.
그런 고로 라시드 천적은 만월의 일족.
13년 2월 2일 수정완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