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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74화 (7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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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라.......... -- >

    다시 현재 상황을 정리해보자.

    우리는 지금 마수의 숲과 생명의 정글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 상태.

    무기는 있지만, 그 외에 다른건 아무것도 없다.

    침낭도, 식량도 아무것도 없다.

    ".......... 일단 라시드 말대로 길부터 찾자"

    "한 일주일쯤 가다보면 마을 하나쯤은 있을거야"

    "그 전에 마수들부터 처리해야 겠지만요"

    라시드가 한숨을 쉬며 주변을 둘러본다.

    벌써부터 마수들이 한가득.

    대충 세자면 20마리쯤? 짧은 시간내에 잘도 모였다.

    내가 느끼기로는 절반정도는 하급, 나머지 절반은 중급의 마수.

    "처리하자고. 가자"

    "네, 팬텀님"

    루이넬은 뒤로 빠져서 술식을 연산하기 시작.

    나와 라시드는 각자 무기를 들고 나섰다.

    레기온을 앞세워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준비.

    내가 여기에 떨궈지기 전에 형에게 폭룡, 비룡, 살룡의 힘을 전부 대충 몸에 때려 박아 넣었다.

    머리는 몰라도 몸은 전부 기억하고 있기에 실전이 가장 중요한 지금.

    ..........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거 아니야 형?

    형이 가르쳐준건 기본적인 창법(槍法), 보법(步法), 조법(爪法), 권법(拳法), 정도 밖에 없다.

    아, 조법은 의외라고? 조법은 타격에 데미지를 받지 않는 상대를 위해 덤으로 배운거다.

    아무튼 나는 레기온을 한손에 들고 장전.

    늑대 비스무리한 마수가 으르렁 거리며 나에게 달려든다.

    그대로 지르기.

    파앙! 하고 레기온이 단숨에 찔러져 마수의 베때지에 꽂힌다.

    가죽을 뚫고 내장이 관통당하면서 피가 내 얼굴에 몇방울 튀기지만 무시.

    그대로 휘둘러 꽂혀있는 녀석의 사체를 빼내고 또 달려드는 마수에게 다른 한손으로 펀치.

    일격에 마수를 죽이기엔 좀 모자라지만 그래도 한동안 정신 못차리게 할수 있다.

    그 사이에 나는 녀석의 머리를 강하게 짖밟아 부숴버린다.

    ............ 어라? 마수의 두개골이 이렇게 약한거였나?

    에이, 착각이겠지. 어디 골다공증 걸린 마수라도 있었던걸꺼야.

    설마 내 힘이 강해진건 아니겠지. 수련은 좀 했지만.

    라시드도 의외로 전선. 분신을 하나 만들어 합격을 하는게 절묘하다.

    본래는 2명정도로 만들수 있다고 하는데. 실재로 싸우게 되면 오히려 하나는 없느니만 못해서 1명만 만들어 쓴다고 한다.

    발놀림을 빠르게.

    나는 레기온 때문에 움직이는게 느리니 보통 사람보다도 더 많이 나아가야 한다.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비룡의 힘.

    힘을 단숨에 폭발시킨다.

    지금 있는 힘으로도 부족할 때가 온다. 그렇기에 나는 순간적인 힘을 더 길러야 한다.

    일순간의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폭룡의 힘.

    몸에서 살기를 뿜어내 적을 경직시킨다.

    살기란 순수하게 죽이려는 마음. 전투에 임할때 각오를 다짐하게 해준다.

    적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살룡의 힘.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마룡왕에게서 배운. 극에 이르면 마왕이 될수도 있는 마룡의 힘.

    "이 전부를 여기서 터득한다. 전부 가자고"

    "앞에나 집중해 이 바보!"

    오랜만에 폼잡아 봤는데 루이넬이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나에게 달려들던 마수 한마리가 불꽃에 휩싸이며 깨갱거린다.

    어라? 캐스팅 속도가 줄었네? 그것도 무지 많이.

    "나는 너희가 수련할때동안 놀고만 있었는줄 알아?"

    "역시 파티의 꽃은 마법사! 근데 버프는 못거는거냐?"

    "버프가 뭔데?"

    "버프가 뭡니까?"

    아, 여기는 버프라는 단어가 없는거냐.

    아이고 제기랄.

    덤벼 들어오는 마수를 전부 썰어버렸다.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몰려올것이 분명한 상황.

    "일단 강쪽으로 피하자. 이 숲의 마수들은 물을 싫어하고, 식수도 얻어야 하니까"

    "그러도록 하죠. 강을 타고 내려가면 일단 마을도 찾을수 있으니 말입니다"

    "나도 길을 찾을수 있지만........ 지도가 없으니까 무리. 그러니까 그 의견에 찬성"

    예전에 루이넬이 진로를 잡아준건 지도가 있어서다.

    지금 아무것도, 진짜 돈 한푼도 없는 이순간 길을 찾는건 무리.

    "물소리.......... 는 아직 들리지 않네"

    "잠깐만 기다려봐. 이렌에게 시키자"

    "이렌?!"

    루이넬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뒤적 거렸다.

    ......... 그러고 보니 루이넬. 묘하게 가슴이 불룩했다.

    아마도 이렌이 있어서 그런거구나.

    "어, 어딜 보는 거야?!"

    "아니 역시 그건 뽕이구나 싶어서"

    "죽엇!!!"

    당장에 공격이 날아왔다.

    그것도 둥글게 말려서 졸고 있는 이렌이.

    나는 간발의 차로 회피. 덕분에 이렌은 저 뒤의 나무에 가시가 박혀 들어갔다.

    "나이스 투척!"

    "으으으....... 뽕이라니....... 아무리 내가 볼게 없다지만........"

    "시잇!!!

    (자다가 이게 무슨 봉변이래!!!)"

    ".......... 뭡니까 이 개판은"

    루이넬은 나무에 박혀든 이렌을 떼어내고 바닥에 놓아 주었다.

    "이 주변에 강을 찾아봐줘. 기왕이면 하늘을 나는 페밀리어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할수 없지"

    "시싯!! 시시싯!!!

    (난 대용품이냐! 나중에 가시로 콕콕 찔러 줄테다아!!!)"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이렌은 쪼르르 달려갔다.

    이렌도 보기보단 강한 마수. 어디가서 죽을일도 없고 루이넬과 시야를 공유하니까 위험하면 우리가 갈수 있다.

    "그런데 헷지호그라니......... 저하고 상성이 좋지 않군요"

    "어디가?"

    "........... 보면 어쩐지 장난치고 싶은 기분입니다만"

    그러고 보니 라시드는 고양이.

    아니, 정확이 말해서 흑야의 일족이지만 어쨌든 고양이귀가 있는 고양이.

    거기에 이렌은 고슴도치긴 하지만, 쥐랑 비슷한 면도 있다.

    .......... 위험해 이렌!!! 라시드가 잡아먹을지도 몰라!!!

    "아, 강을 발견했어. 거리는 여기서 1킬로미터 떨어진 정도. 이렌의 귀로 겨우 들리고 있어"

    "1킬로미터라....... 마수들이 덤벼오면 조금 버겁겠지만. 가봐야 겠지?"

    "그러도록 하죠"

    나는 그동안 주변에 죽은 마수들의 시체를 정리. 대충 먹을만한 살코기나 비싼 하트만 꺼내 챙겼다.

    살코기는 식량, 하트는 혹시 모를 현금 대용.

    "라시드, 거기 가족좀 챙겨 둬. 나중에 루이넬한테 마법으로 말려서 담요로 써도 되니까"

    "이런거에 의외로 빠삭하군요 팬텀님"

    "예전엔 그러고 살았거든"

    한동안 마수의 숲에서 구르고 산 나다. 이런데엔 라시드보다 전문가일 수밖에.

    아, 그러고 보니 라시드는 사막에서만 살아서 이런덴 익숙치 않은것 같다.

    ".......... 낮인데도 날씨가 그리 덥지 않군요"

    "숲이니까. 사막보다는 시원하겠지"

    우리는 강을 향해 직행.

    도중에 마수도 몇마리 만났지만 어렵지 않게 격퇴.

    강과 가까워 질수록 마수들의 비율이 적어드니 생기는 효과다.

    "으우.........."

    "뭐야 루이넬. 너 또 지친거냐? 그러고 보니 움직인지 꽤 ?

    었지?"

    "그,그런거 아냐!!!"

    "마법사는 골방에 틀어박혀 마법만 연구해서 체력이 후달리는게 진리라고. 게다가 넌 어린애잖아"

    "안어려! 난 몇년만 지나면 성인식을 한다고!!!"

    "아직 그럼 미성년 마족이네. 난 이미 인간으로 치면 성인이야"

    "으우우우우우!!!!"

    루이넬이 분하다는 듯이 소리를 낸다.

    "레이디 루이넬이 이렇게 가벼워 보이는 모습은 처음이군요"

    "어? 그게 뭔 소리야?"

    라시드가 문득 그런 우리는 보고 말했다.

    오오오, 루이넬 옛날 이야기 나오는거냐?

    "예전의 레이디 루이넬은......... 뭐랄까. 인형같아서 우아한 느낌이 들었는데 말이죠"

    "루이넬이?"

    "네, 어리긴 해도 춤 신청을 하는 남성 마족들이 더러 있었을 정도 입니다"

    뭐야, 미친 마족들 같으니라고.

    지금도 어린데 예전의 루이넬은 거의 초등학생 정도. 마족들은 전부 로리콘이냐?

    "뭐, 그런 마족들 중에 저도 있었지만요"

    "읏?! 그,그건!!!"

    "레알로? 그럼 고백한거냐?"

    "아뇨, 그냥 또래 끼리의 춤 신청이였습니다만........... 거절 당했습니다. 호쾌하게"

    오오오, 흥미진진 해지는데?

    "그,그때는 너무 많이 춤춰서 발이 아파서 그런거야!!!"

    "........... 그런것 치고는 파티가 끝나고 쏜살같이 빠져나가던게 기억 납니다만"

    "읏?!"

    정곡을 찔렸구나 루이넬.

    우리는 이내 강에 도착했다.

    꽤나 넓은 강. 물살은 꽤나 강하지만 못넘어갈 정도는 아니다.

    "뭐, 넘어갈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강을 타고 내려가기엔 깊이가 너무 얕네"

    "그 전에 땟목부터 없습니다만?"

    "어차피 강을 따라 내려갈꺼잖아. 그럼 된거 아냐?"

    "하긴 그렇지"

    "싯! 시시싯!!!

    (으엑, 물이다. 난 물 싫은데)"

    루이넬의 어께 위에서 이렌이 씩씩 거린다.

    이대로 강을 따라 쭈욱 내려가다 보면 하류쯤에 마을 하나쯤을 있을터.

    그러면 거기서 대충 길을 잡고 다시 내 영지로 출발.

    아, 물론 내 영지는 데르헤논. 거기가 가장 가까울 테니까.

    "그런데 생명의 정글이라는 곳은 뭐하는 데야? 여기랑 상당히 근처에 있다는데"

    "생명의 정글이라..........."

    어째 라시드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생명의 정글은 흑야의 일족의 철천지 원수가 살고 있어. 생명의 정글이 워낙 밀림인 데다가 본신 자체 만으로도 강한데다 흑야의 마왕을 배출한 흑야의 일족도 힘들 정도로"

    "정말?!"

    흑야의 마왕이 나왔던 흑야의 일족의 원수.

    거기에 강하다.

    도대체 무슨 종족이길래?

    "만월의 일족. 다행히 아직 보름까지는 멀었군요"

    "두개의 달이 하나로 겹쳐지는 '트윈 문'도 아직은 몇달 남았어. 다행이야"

    "영역에 침범하면 화를 내긴하지만.......... 만월이 아닌이상 활동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아마도 그 종족의 이름은 만월의 일족인 모양이다.

    흑야와 만월.

    어째 밤과 연관된 두가지 종족.

    ......... 뭐, 고양이는 대개 야행성이니까.

    "그래도 만월의 일족은 만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워낙 배타적인 종족이니까"

    꼬르륵.

    문득 누군가의 배꼽시계가 울렸다.

    나와 라시드는 고개를 돌려 루이넬을 보았다.

    "읏?! 아,아냐! 내가 아냐!!!"

    "너 맞구만 뭘"

    "레이디 루이넬이 맞습니다만"

    "하,하지만 아침도 안먹고 여기 떨어진 거잖아! 어,어쩔수 없는거라고!!!"

    루이넬의 말대로 아침도 안먹고 온거지만.

    그래도 아침을 먹기엔 조금 이르다고 해야하나.

    "상관없겠지. 아침이나 먹자"

    "............. 아, 생선 오랜만에 먹네. 대충 연어랑 비슷한 맛인가?"

    "강이 가까히 있어서 좋은점도 있군요. 거기다가 이맘때쯤은 산란기라 물 반 고기 반 이니까요"

    "야, 루이넬. 여기 안쪽 먹어봐. 알이 꽉차있다"

    루이넬은 먹느라 정신이 없다.

    우적우적! 잘도 먹는중.

    우리는 강 근처에서 불을 피우고 생선 몇마리와 아까 잡은 마수의 고기를 구웠다.

    아, 고기는 넓적한 돌을 구해서 잘 씻고 그 위에다 굽는중.

    생선이야 내가 대충 다듬은 나뭇가지로 찔렇더니 잡혔다.

    오오, 대충 해도 잡혔어. 이게 내 능력인 '감각'의 힘이지!!!

    "그런데 불 피워도 괜찮은건가? 연기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다는걸 알려주는거나 마찬가지일텐데"

    "그렇다고 불을 안피울수도 없는 거잖습니까? 그럴바에야 차라리 준비를 하고 불을 피우는게 낫지요. 준비만 해면 발록도 막을수 있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아니, 마계 속담은 몰라서"

    라시드 요놈. 인간 앞에서 마계속담 들이밀지 마.

    한동안 조용한 아침 식사를 보냈다.

    여유다 여유, 마왕성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여유.

    "그런데 팬텀님"

    "응, 왜?"

    "팬텀님은 꿈이 있으십니까?"

    "....... 꿈?"

    아니, 꿈하면 드림 로드가 생각나는데.

    뭐, 지금 말하는 꿈은 자면서 꾸는 꿈이 아니라 장래에 자신이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거겠지.

    "제 꿈은 마왕이 되서 아버지의 뒤를 잇는것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팬텀님은 목표가 없어보입니다"

    목표가.......... 없다고?

    "아니, 나라도 목표가 없는건 아니거든? 일단 마왕만큼 강해져서.........."

    "그건 소망이잖습니까. 마왕만큼 강해지는 방법도 여러가지니까. 한군데로 정해지는게 아니고요"

    ........ 그러고 보니 그렇다.

    나는 여태껏 목표없이 살아왔다.

    기껏해야 어디로 간다니, 어디에서 뭘 한다니 같은 자잘한 목표뿐. 큰 목표는 없다.

    "목표란 인생의 등대와 같다. 그것을 보고 나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아, 콜로커스의 말이군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콜로커스?"

    루이넬이 말한 속담인지, 아니면 다른 명언인지 모를 말에 라시드가 대답했다.

    콜로커스라. 처음듣는 이름인데.

    "몇백년전에 활동했다던 마족 마법사야. 수많은 새로운 마법과 술식. 그리고 지혜와 명언을 남긴 유명인이지"

    "마계의 위인같은거냐"

    그나저나 목표라...............

    ============================ 작품 후기 ============================

    지금의 팬텀은 비유하자면. 진로도 없이 갈 대학 생각도 안해본 고3같음.

    그저 하루하루, 어떻게든 살아갈 뿐이지.

    아, 근데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땐, 우리들도 있었다'라는 소설. 줄여서 용마무우. 그거 잼있더라. 루리가 루리루리해서 루리루리하거든.

    13년 1월 31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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