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71화 (71/468)
  • 71/468 회

    < --수련.

    -- >

    "크,큰일났지 말입니다!"

    "뭐야? 뭔데 이렇게 호들갑이야?"

    어쩐지 군대에서나 쓸법한 말투를 쓰는 마족.

    가르잔을 따르는 가신중의 하나로 바위의 일족이다.

    그런 그가 마왕성 사무실에 난입했다.

    데이레스나 라미네스도 서류 정리를 하다가 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를 보고 멀뚱히 있을 뿐이다.

    "마,마왕님이! 마왕님이 사고치셨습니다!"

    "사고쳤다고? 보나마나 어디가서 죽을뻔했겠지"

    "목숨만 붙어있으면 어떻게든 됩니다"

    "너 이새끼 군기가 빠졌냐? 왜 한창 서류 정리중일때 들어와? 안꺼져?"

    가르잔은 결제 서류에 도장을 찍으며 그에게 소리쳤다.

    데이레스나 라미네스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

    "설마 옆동네 마왕을 죽였다거나. 뭐, 그런일은 아니겠지?"

    "에이, 설마요. 그럴리가 있나, 이런말 하기는 뭐하지만. 이번 마왕님은 유혹의 마왕한테도 질 정도로 약하신 분인데"

    "그건 그렇지?"

    "당연하지. 이상한거 하나정돈 있어도. 마왕은 마왕이잖아? 설마 그럴리가?"

    "그러면 지금 내가 겨우 정리한 서류가 수십배는 늘겠지. 안그래?"

    가르잔이 옆에서 낄낄거리며 웃는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설마가 마족잡지 말입니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난 말이야. 원래 그 빌어먹을 아버지의 부탁으로 널 보러 온거야. 그리고 되도록이면 너의 소원정돈 들어줄 생각이고"

    다음날 아침.

    루이넬도 마력이 안정화 되어 일어났고, 나도 이제 어지간한 상처는 전부 나았다.

    라시드도 이제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러서 진정되어 있는 상태.

    그리고 아침 식사 시간에 형이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어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 갈수 있는거야?"

    "응,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기껏해야 며칠정도야"

    형이 말하길. 날 고향으로 보낼수 있다고 한다.

    내 고향.

    어머니의 묘가 있는곳.

    내 원수인 드래곤이 있는곳.

    "어때? 갈래?"

    루이넬과 라시드가 나를 쳐다본다.

    어떻게 할거냐는 눈빛이다.

    "........ 난 못가. 아니, 안가"

    "어째서? 넌 고향에 가고싶지 않은거냐?"

    "가고싶긴 하지. 하지만......... 여기를 그냥두고 갈순 없잖아"

    나한테는 짊어지고 가야할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곳에서 벌써 마왕을 2명이나 죽였다.

    게다가, 이 마계에서는 나를 믿고 의지해주는 사람. 아니 마족들이 있다.

    그런 녀석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그들을 배신하고 나몰라라 중간계로 갈수없다.

    "그러니까 난 갈수없어"

    ".......... 뭐 좋아"

    형은 그런 나를 보고웃으며 말했다.

    "인성 시험은 합격이다. 망할 동생 녀석"

    "인성 시험?"

    "그래, 만약 네녀석이 그냥 중간계로 갈 생각이였다면. 죽기 직전까지 패줄거였어. 고맙게 생각해"

    ".......... 죽기 직전까지?"

    "아무튼 그건 넘어가고. 그럼 다른건 뭐 부탁할만한건 없냐? 예를들면 네 원수인 그 드래곤을 족친다거나"

    형은 아무렇지도 않게 중간계의 조율자인 드래곤을 죽인다고 말했다.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지만. 10서클인 용언을 쓰는 드래곤을 이길수 없을텐데.

    "넌 내가 겨우 9서클 마법사만으로 여기 있는거라고 생각하냐? 난 그보다도 더 강해. 마법사는 부수적인 거고"

    "예를 들자면 게임 캐릭터인데 보조 직업이 마법사같은거?"

    "응, 그런거"

    쩌,쩐다!

    9서클 마법사가 보조 직업이래! 본직업은 얼마나 강한거야?!

    "바라는거라........."

    내가 바라는거.

    드래곤을 족치는건 아니다.

    그놈은 내손으로 죽여야 직성이 풀릴테니까.

    그걸 제외한다면 남는것은.........

    "강해지고 싶어"

    "하아?"

    "마왕도 가볍게 족칠 정도로 강해지고 싶어"

    그게 내 바람이다.

    나는 약하다.

    살육의 마왕을 죽인건. 순전히 녀석이 날 무시하고 있었고. 검은 안개가 히든카드로 적용?

    기 때문.

    마룡왕때는 아주 가볍게 몸이 두동강 났다.

    유혹의 마왕때는 드림 로드의 도움으로 꿈속에서의 싸움을 봉인시키고, 그녀가 육탄전에 경험이 적은데다 형의 도움으로 이길수 있던거다.

    만약 다른 마왕을 만난다면. 아니 그 전에 상급 마족이라도 죽일 기세로 달려온다면 나는 필패한다.

    "좋아, 강하게 만들어주지. 너도, 그쪽 제수씨도. 거기 수인족 비스무리한 녀석도"

    "어라? 그래도 되는거야?"

    "저기,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부탁하겠습니다"

    내가 의문을 표했지만. 어째선지 루이넬과 라시드가 인사를 한다.

    왜?

    "나도 강해질꺼야. 네가 마왕이랑 싸울때는 난 항상 아무 도움도 못되줬어. 그러니까........"

    "..........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마왕의 직을 잇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힘이 필수라서요"

    "그래? 그럼 좋지"

    형은 두사람의 말을 듣고 싱긋 웃었다.

    아주 불길하게.

    "셋다 개처럼 굴려줄께"

    그리고 정확히 하루 후.

    나는 강하게 만들어 달라는 말을 후회했다.

    진심으로.

    딱 하루.

    24시간 뒤의 다음날.

    "너의 능력인 '감각'은. 처음 느끼는 힘이나 기술도 훨씬 수월하게 쓸수있게 해주는 부수 효과도 있지"

    "그런데 그게 왜?"

    "잠깐만 손을 줘봐"

    나는 형에게 손을 뻣었다.

    가늘지만 단단하게 근육으로 가득한 내 손이다.

    "오호? 어느정도 단련은 된것 같은데?"

    "응, 마룡왕 밑에서 반년정도 배웠거든"

    "아무튼간에. 이거"

    기이잉!!!

    순간 형이 내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잡힌 부위로 무언가 주입되는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내 손에서 무언가 뿜어졌다.

    검강. 아니, 손에서 나가는거니 수강이라고 불러야 될까.

    압도적인 컨트롤 능력과 그에 준하는 마나가 있어야 쓸수있는 초절정 고수만의 전유물.

    "아....... 아아?!"

    "왜? 말도 않나오냐?"

    이상한 느낌이다.

    이건 숫재 내 손 위에 물같은 무언가를 장갑처럼 뒤집어쓴 느낌.

    그것 뿐이라면 말을 안하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물을 강제적으로 잡아두어 압축, 그리고 절묘한 컨트롤로 내 손에 해가 가지 않게 만들어 다루는 능력.

    이,이걸 어떻게 해?!

    아무리 내가 한번 느낀건 쓰기 쉽더라도 이건 무리야.

    "하면 돼. 너라면 성장 속도는 빠를테니까. 빡세게 몇달쯤 굴리면 되거든"

    "마룡왕이랑 같아?! 무지막지한 수련!!!"

    마룡왕도 더럽게 빡센 수련을 제시했지만. 일단 죽을것 같아서 거절했었지.

    그런데 형도냐.

    "그게 제일 기본적인 검강이야. 수준으로 따지자면 최하급. 레벨1 짜리 초보자나 쓰는것 같은 검강이지"

    "........... 이게?"

    "진짜 검강은 심검이랑 맞먹는 효과를 지녀. 그 어떤것도 베어버릴수 있지. 공간이나 시간도 예외는 아니야"

    검강.......... 이라.

    검기도 못쓰는 나에게는 먼나라 이야기다.

    "아무튼 검강을 쓰기 이전에 너의 손. 설마 계속해서 저 큰 무기로 싸울 생각은 아니지?"

    형이 내 등에 레기온을 가리켰다.

    레기온은 크기가 크다.

    난전이나 전쟁터라면 모르나, 일대일의 상황에서는 쓰기가 뭐하다.

    "그러니까 손으로 수강을 뿜어낼 정도로 너의 손을 단련시켜야 하는거지"

    "어째서?!"

    "검강은 아직 한참 멀었으니까 잠시 두더라도. 손을 단단하게 만들어 강철처럼 만들면 적어도 검기처럼 뿜어낼수 있거든"

    그러고 보니 그렇다.

    검기나 도기는 있어도 손으로 뿜어내는 수기가 없는 이유는. 손이 뿜어내는 그 내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무기의 단단함 정도는 있어야 겨우 만들수있는 지경.

    다만 손을 돌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권기를 만들어 내는건 가능하다.

    형이 하려는건 바로 그 방법.

    "그런고로 넌 손을 단련해야 돼"

    형은 어느새 내 앞에 무언가를 꺼내어 들이댔다.

    중국에서 쓸법한 철냄비에 달궈진 모래가 가득.

    "자, 정권 지르기 1만번. 오늘내로 못끝내면 저녁밥 없다"

    "끄악?!"

    루이넬은 몇권의 마도서와 불사의 마왕의 유산인 블레이즈 플레임을 들고 수업에 임했다.

    "오호? 꽤나 좋은 마도서잖아? 대기의 마력을 흡수해 그대로 농도 짙게 정제를 하는건가? 효율이 좋은데?"

    "그,그걸 보기만 하고 알아챘어?!"

    "그것도 모르면 9서클 마법사 때려 쳐야지. 마계의 손꼽히는 고위 마법사 10명을 대려와도 날 못이겨"

    그레이는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허공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한권의 커다란 책.

    크기는 성인 남성의 몸통쯤 될까.

    책의 표지부분을 꽉 채운 기묘한 글들로 보아, 마도서인걸 확실하게 알수 있었다.

    "미스틱 나와봐"

    그레이가 책상 위에 그 마도서를 내던졌다.

    그리고 그 마도서는 스스로 펼쳐지더니. 이내 그 안에서 무언가 뿅! 하고 튀어나왔다.

    펼친 성인 남성의 손 크기만한 사람. 아니, 정령.

    은색의 긴 머리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아함, 마스터 왜 불렀어?"

    "잠깐 선생님 노릇 하는데. 기본기좀 가르쳐줘야겠다. 수고해"

    "보수는?"

    "전설의 17단 케이크를 주도록 하지"

    "콜!"

    그리고 계약이 성사 되었다.

    그 정령은 펼쳐진 마도서 위에 마치 보드 타듯 올라타 공중에 둥둥 떠서 루이넬의 앞으로 이동했다.

    "여어! 안녕! 내 이름은 미스틱! 워저드 북의 정령이지!"

    "정령? 그건 보통 자연에나 있는 그런거........."

    "노,노,노. 나는 인공 정령이야. 작은 자아에 마스터가 마력으로 몸체를 형상화시켜 만들었지. 보기보단 나이 많으니까 무시하지 말라고"

    루이넬의 눈이 반짝인다.

    특이한걸 본 마법사 특유의 버릇이다.

    "아무튼 나는 마법에 대해서도 꽤나 알고 있거든? 딱 일주일만에, 너한테 기본기는 전부 머릿속에 박아넣어 줄테니까. 열심히 따라 오라고"

    "응!"

    "마음가짐은 좋은데?"

    팬텀과는 다르게. 이쪽은 평화로운 분위기로 수련을 시작했다.

    "어디보자. 흑야의 일족이라는것과 그림자의 일족의 혼혈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라시드와 그레이가 연무장 한가운데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마왕을 목표로 강해지기 위해 스스로 나섰다.

    아버지를 이어, 못다한 그의 의지를 잇기 위해.

    "쓸수 있는거나 자신있는건?"

    "네? 아....... 그림자를 형상화시켜 분신을 만든다거나. 육탄전 정도"

    "분신?"

    "네, 이런겁니다"

    라시드의 그림자가 기묘하게 뻣어져, 그의 옆에 솟아 올랐다.

    그리고 형상이 갖추어 지더니, 남성의 크기로 변해 모습이 만들어졌다.

    "오오, 이건 꽤나 재미있는데? 다만 정밀도와 컨트롤이 조금 달리는것 같지?"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 이 분신을 최대한 자신과 똑같이 만들것"

    "네?"

    라시드가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반문한다.

    "싸울때 만약 똑같은 사람이 2명이서 덤비면. 상대가 당황하기 마련이지. 그리고 하나쯤 되면 2개쯤 안되라는 법이라도 있어? 그렇게 계속 늘여 가는거야"

    "네. 알겠습니다"

    라시드는 정신을 집중해 자신의 그림자를 다듬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신의 모습과 똑같이.

    한동안 조용히 집중하여 분신을 다듬고 있던 라시드는 문득 그레이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만, 거기까지"

    "네?"

    눈을 뜬 라시드의 바로 앞에 있던것은, 그와 거의 흡사하게 생긴 분신이였다.

    조금 검다, 라는것만 빼면 얼핏봐선 구별하지 못할 정도다.

    "내 동생도 몸으로 때우는건 천재라고 부를 정도지만. 넌 집중하는데 천재구나. 거참 좋겠네. 마왕의 핏줄에 고맙게 생각해"

    "........ 네"

    "그러므로 너도 수업좀 빡세게 나가야 겠다.

    "네?"

    그리고 라시드는 약 10분후, 비명을 질렀다.

    ============================ 작품 후기 ============================

    나는 차가운 도시 마법사 그레이. 하지만 제수씨에겐 상냥하겠지.

    루이넬빼고 다 굴러라, 라시드 너도 예외는 아냐.

    13년 1월 31일 수정 완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