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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63화 (63/468)

63/468 회

< --벌어진 전투.

-- >

전쟁.

간단하면서도 수많은 절망과 피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다.

나는 전쟁을 격어보진 않았다.

내가 있던 고향 대륙은 평화로웠고. 기껏해야 옆나라에서 내전이 일어난 정도.

차원이동해서 처음 떨궈진 대한민국에서 전쟁은 중동에서나 일어나는 먼나라 이야기였다.

그런 전쟁이란 단어가 지금 내 코앞에 와있었다.

"어,어떻게 그걸........"

"응? 아아, 게이트 사용 신청 서류에 써있던데? 루이넬 블러드 뱀파이어 로드, 라고 당당하게"

망했다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게 화근이였냐 제기랄!

루이넬은 고개를 획 돌려 나를 노려 보았다.

한바탕 잔소리를 퍼부을 기세지만, 마왕의 앞이라 참는것 같다.

"그런데 말이야. 신기하네?"

순간 유혹의 마왕의 속삭이듯이 조용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내뱉는 한마디에 주위가 싸늘하게 식었다.

"일족을 멸망으로 몰아넣은자가. 로드가 ?

다니. 그거 참 신기하잖아?"

루이넬의 안색이 창백하다.

아니, 창백한거면 차라리 좀 쉬게 하겠지.

루이넬은 내 옆에 앉아있기에, 밑으로는 그녀의 손이 보인다.

꽉 쥐고 있다.

그 작디작은 손이, 마치 분노와 설움을 참는것 마냥 꽉 움켜쥐고 있다.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는걸 보면, 아마도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상처가 난것 같다.

"아주 신기한 일이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아무리 로드의 직계라지만. 배신자에게 그 직위를 그대로 넘기다니 말이야"

이번엔 루이넬이 입술을 악문다.

그녀의 뾰족한 송곳니가 입술을 파고들어 피가 흘러내린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였지만, 옆에있는 나는 똑똑히 보인다.

"거기에 흑야의 마왕의 아들이라니.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니 어디서 나온거야?"

"....... 그걸 어떻게 아신겁니까?"

"닮았어. 엄청나게. 더러운 '혼혈'의 특징이 있긴 하지만. 흑야의 마왕과 그렇게 닮은 사람은 그가 유일하게 남긴 아들빼곤 없잖아?"

그러고 보니, 라시드 녀석. 전에 그의 집에서 본 흑야의 마왕의 초상화와 엄청나게 닮았었다.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르나. 외형만 본다면 형제라고 오해할 정도.

"그러고 보니. 생각난건데. 지금 생각해도 흑야의 마왕은 바보였어"

그녀가 멋대로 내뱉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그녀를 좋게 봐줄순 없다.

아무리 마왕이라도.

아무리 강자라도.

아무리 잘못한게 있어도.

남의 아픈 부분을 이렇게 건드릴수는 없는거다.

"시대의 흐름에 타지 못한 탓에. 지금은 죽어버리고 없잖아? 바아보오. 머엉처엉이이"

그 아들 앞에서 아버지의 욕을 한다.

그것도 대놓고.

모욕적이게.

라시드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금방이라도 폭발할것 같다.

아버지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그라도. 조금은 정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자, 보라고. 원래는 이 마왕성은 네가 이어받았을 곳이야. 아, 어머니로 인해 더러운 잡종으로 태어나서 그건 무리였으려나?"

"그 입 닥쳐!!!"

콰아앙!!!

순간 라시드가 주먹으로 식탁을 내려쳤다.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조금이라도 삐끗했다간 싸움이 난다.

물론 한쪽에게 엄청나게 불리한 싸움이.

"왜? 잡종이 잡종이라 부르니까 짜증나? 화나? 그러면 강해져 보던가. 빙염의 마왕처럼 스스로 혼혈의 권리를 주장할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 보던가. 이 잡.

종.

아 "

계속 잡종이라고 한다.

해리 포터에 나오는 머글 태생도 아니고. 그저 다른 종족끼리 피가 섞였을 뿐인데.

그저 그뿐인데도 이런 치욕을 당한다.

나는 문득 옆에 앉은 루이넬을 보았다.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한가지 다른게 있다.

그녀의 검붉은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맑고 투명한 액체가, 한두방울씩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조용히 내 앞에 있는 와인을 잔에 가득 따랐다.

침착하자.

전쟁이 난다고. 전쟁이. 여기서 내가 날뛰면 전쟁이........

"오늘은 재미있는일 투성이네? 아주 좋아"

나는 남의 아픈점을 자기 재미로 취급하는 유혹의 마왕에게.

반쯤은 무의식적으로, 하지만 반쯤은 진심으로.

와인이 가득담긴 유리잔을 그대로 내던졌다.

"....... 흐음? 이게 무슨짓일까나?"

유혹의 마왕이 화가 났다기 보다는, 재미있다는 얼굴로 나를 본다.

하지만 눈빛은 금방이라도 나를 썰어버릴것 같은 느낌.

"남의 아픈데를 그렇게 찌르는게 그렇게 재미있냐?"

"무우지이. 재미있는데? 그리고 너, 말투 바뀐거 알아?"

"이게 내 원래 말투야. 신경쓰지마"

나는 이제 저 여자. 아니, 좀더 정정해서 저년이라고 표현할까.

이제 저년에게 존댓말을 쓸 필요가 없을것 같아서 어색한 존칭 그만 뒀다.

전쟁이 나든 뭐든, 상관 않해.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내가 마왕인건 들키지 않은 모양.

그렇다면 마왕간의 전쟁으로 번지지 않을것이다.

"음식이 아깝긴 하지만!"

나는 손을 밑으로 내려 식탁을 잡았다.

그리고 넘겨올린다.

넓은쪽이 아닌, 그녀가 있는 상석쪽으로 길게 들어올린다.

긴 직사각형의 식탁이 천장에 닿을듯 올려지고, 그대로 그녀에게 내려 찍어진다.

"밥상 뒤엎기!"

쿠웅! 소리를 내며 식탁이 부서진다.

재질이 약한게 아니다, 내가 힘을 강하게 줘서 그런거지.

"........ 재미있게 ?

네?"

나는 분명 그녀를 향해 똑바로 식탁을 엎었다.

충돌하는것도 분명 봤는데.

"너, 박제로 만들어서 내 곁에 둬야겠어. 수백년 내에. 날 이렇게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유혹의 마왕이 마치 환영처럼, 스르륵 거리며 일렁였다.

내가 엎었던 식탁을 그대로 뚫었다.

물리적이 아닌, 몸 자체가 환영같은 무언가로 이루어져서 그런것 같다.

".......... 팬텀, 이게 무슨 짓이야. 너 또 마왕에게 시비를 걸다니........."

"그래서, 너같으면 참을수 있겠어?"

"................."

루이넬이 길게 침묵한다.

만약 내가 아니였어도 라시드가 폭발하거나 루이넬이 폭발했을지도 모른다.

그런고로 내가 먼서 선빵 날린건 잘한거겠지?

"루이넬. 라시드, 둘다 물러나 있어"

"하지만........"

"전에 마룡왕이랑 싸우다 들었는데 마왕끼리의 싸움에 끼어들면 즉시 사형이라며. 그러니까 둘다 빠지는게 좋아"

라시드가 경악의 표정을 짓는다.

"서,설마 팬텀씨. 아니, 팬텀님....... 마왕이셨습니까?"

"어, 반쪽에 얼치기에 약골 마왕이지만. 그래도 마왕은 마왕이야"

그 말을 들은 라시드가 루이넬과 함께 조용히 물러선다.

마왕끼리의 싸움에 끼어드는건, 그 여파 자체로도 목숨이 위험한 일이다.

뭐, 나는 좀 아니지만서도.

"어머나. 마왕이였어? 이번에 새로 올라왔다던? 그런데 그것치곤 너무 약해보이는데?"

유혹의 마왕이 한결 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이건 숫제 까면 깔수록 나오는 양파같은 취급을 하는 느낌이다.

"라시드. 한가지 사과할게 있는데"

"........ 뭐가 말입니까?"

나는 물러나는 라시드에게 말했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싸움은 진작에 시작?

는데. 한눈을 파는건 위험하니까.

"네 아버지의 원수. 내가 죽이게 생겼다. 미안해"

"......... 마음내키는대로 해주십시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걸 바라실겁니다"

유혹의 마왕의 종족은 서큐버스다.

예전에 싸운 변태 마왕인 살육의 마왕은 육체 능력 특화로 거의 몸으로 싸웠다.

마룡왕은 예상을 빗나가 무공으로 싸웠지만. 드래곤이 유희중에 검을 쓰는것도 있으니 그러려니 치자.

하지만 서큐버스는 어떻게 싸우는걸까?

유혹해? 설마 유혹한다고 마왕이 된건 아니겠지?

"헤에?"

그녀가 싸울 자세를 잡는 나를 보고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사뿐사뿐, 가볍게 걸어온다.

그것만으로 그 커다란 가슴이 출렁이고, S라인의 모범이자 가히 최고라 말할수 있는 허리가 움직인다.

목 근처의 쇄골이 갸녀린 느낌을 주며, 풍만한 엉덩이가 살랑살랑 거리며 유혹한다.

"........ 큭!"

나는 순간 멍하니 그걸 보고 있다가 정신을 놓을뻔 했다.

위,위험했어. 겨우 걸어오는건데 정신이........

어째서? 전에는 괜찮았는데?

"어머, 설마 내가 전에 유혹한게 진심을 다한거라고 생각했어?"

그러고 보니 그렇다.

설마 마왕의 유혹이 그렇게 버티기 쉬울일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정신이 더 달아나기 전에 선제 공격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유혹의 마왕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몸과는 다르게. 얼굴은 순수해 보이는 스타일이다.

마치 잔잔한 호수를 떠올리게 하는 맑은 눈을 보자. 머릿속에 무언가 생각이 났다.

'여자와 어린애. 노약자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자'.

까,깜빡했었다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나는 주먹을 휘수했고, 그에 의해 중심을 잃고 형편없이 바닥을 굴렀다.

"뭐야? 김빠지게. 재미없어졌어"

나는 순간 재빨리 일어나 다시 전투 태새를 취하려 했지만. 내 어께를 누르는 하이힐의 굽에 의해 일어나지 못했다.

어느새 다가와 있는 유혹의 마왕.

내 어께를 하이힐 굽으로 강하게 누른다.

살을 파고들어 금방이라고 내 어께뼈를 박살내겠다는 듯이 힘이 가해지는 그녀의 발.

"큭......"

"뭐가 날 죽인다는 거야? 거기에 마왕치곤 엄청 약하잖아? 너 진짜 그 살육의 마왕을 죽인게 확실한거야?"

능글맞은 얼굴고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그녀.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실망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할수 없지. 금방 죽여줄께. 아, 걱정은 않해도 돼. 마력을 잔뜩 뽑아서 사인은 복상사로 만들어 줄테니까"

순간 그녀는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대었다.

나는 저항하기 위해 팔을 휘저었지만. 마치 안개나 구름을 건든것처럼 휘날릴 뿐이였다.

그리고 나는 정신이 아득해져감을 느꼈다.

============================ 작품 후기 ============================

유혹의 마왕 개객기. 아니, 개년.

아, 왜 오늘 올리냐고요? 그냥, 작가맘.

코멘을 많이 달면 또 한화를 올려주겠다!

13년 1월 23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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