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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의 마왕의 초대.
-- >
"............ 저기 있잖아 팬텀"
".......... 응"
"도대체 어제 마왕성에서 무슨짓을 저지른거야?"
"아무 짓도. 그냥 서류좀 쓰라고 해서 쓰고 왔을 뿐이야. 그것밖에 안했다고"
"저기....... 레이디 루이넬.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팬텀씨를 따라다니면 이런일을 자주 격습니까?"
"응, 마왕을 만나러 가는건 두달에 한번꼴 정도야"
"............."
라시드가 침묵한다.
아오, 뭔일이라냐 이거.
우리는 지금 병사들의 인도(라고 쓰고 반 협박이라 읽는다)를 받아 마왕성으로 가는 중이다.
그래도 인도란 말을 쓰는걸 보면 그리 나쁜일은 아닐터.
"일단 가서 생각해보자. 우리가 잘못한게 있는것도 아니고. 가보면 알겠지"
"....... 딱히 잘못이 없어도. 저희 따윈 장난삼아 죽일수 있는게 마왕입니다. 저번일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아무짓도 한적 없는데 검마 대공에게 기습받았다.
제,제기랄! 괜시리 더 불안해 졌어!
그리고 우리는 마왕성에 도착했다.
빨리 게이트 타고 이 상황에서 빠져 나갔으면 좋겠다.
그 생각만이 머리속을 채우고 있었다.
"....... 너, 옷이 그게 뭐냐?"
"........ 그러게 말입니다. 마왕성에서 살때도 이런 화려한 옷은 싫어했는데"
라시드가 마치 큰 무도회에서나 입을법한 옷을 입고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
근데 옷이 남자옷이라기 보다는 여자옷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게. 남자란 느낌 반, 여자란 느낌 반이다.
엉엉, 전부 때려쳐! 아무리 아버지가 준 얼굴이라도 갈아 업어 버리겠어!
얼굴에 큰 흉터를 만들어서라도 남자처럼 보이게 해주겠다고!
"그나저나...... 제가 알아보니. 유혹의 마왕이 우릴 정식으로 초대했다고 합니다"
"뭐래? 유혹의 마왕이 우릴 어떻게 알........ 어라?"
그,그러고 보니 어제 자각몽에서.......
그게 진짜 꿈 아니였어? 아니, 드림 로드가 나 골릴려고 한거 아니였냐고.
그럼 어제 꿈속에서 만난게 진짜 유혹의 마왕이였다고?
"뭔가 생각나는게 있으십니까?"
"....... 어제 꿈속에서 유혹의 마왕이 나왔었거든. 그냥 개꿈이려니 생각했는데"
라시드는 한숨을 쉬었다.
"유혹의 마왕의 종족은 몽마의 일족. 흔히들 서큐버스라 불리는 종족입니다. 아무리 인간인 팬텀씨라도 서큐버스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고 계실텐데요"
"서큐버스라니....... 설마 남자의 꿈속에 들어가서?"
"네, 정답입니다"
그렇다면 유혹의 마왕이 내 꿈속에 들어온것도 이해가 간다.
아니, 근데 마왕성에 나보다 잘생긴 남자도 수두룩 하더니만, 왜 마왕성에서 떨어져 있고, 소시민인 내 꿈에 나온건데?
"아마도 무료했을겁니다. 그래서 팬텀씨의 꿈에 나온거겠지요"
"무료..... 했다고?"
"네. 마왕이란 본디 그런 존재니까요. 높은 자리에서 모든걸 내려다 보며. 그 무엇도 가질수 있고. 어떤것도 할수있는 힘을 가진자. 그게 마왕이니까요"
라시드가 말하는건 이거다.
마왕은 자기가 생각나는건 전부 하는 녀석이다.
유혹의 마왕도 자신의 본래 종족의 본능대로 온갖 남자란 남자는 전부 끌어모아 할렘을 차려놓고 온갖 짓을 다하다 보니 심심했던 모양.
그래서 오랜만에 꿈속을 노다니다가 우연히도 이 파리틴 영지에 있던 남자인 내가 걸린거다.
"솔직히 말해서. 이 영지에 있는 남자는 마왕성에 머무르는 사람을 제외하곤 저하고 팬텀씨가 전부였을겁니다. 한마디로 반반의 확률이였다는거죠"
"............ 운없게도 내가 당첨 ?
다는거네. 아오 빡쳐"
차라리 라시드가 걸렸으면 어떻게든 넘어갔을 텐데.
내가 걸려서 유혹의 마왕의 자존심을 건드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꼬였다.
"그런데 루이넬은?"
"레이디 루이넬이라면. 아마 다른곳에서 방을 배정받고 옷을 갈아입는중──"
"이,이게 뭐야아아아아!!!"
순간 한구석에서 루이넬의 목소리가 들렸다.
투덜투덜, 그리고 부끄러워 하는 목소리로.
그리고 우리가 있는 대기실로 루이넬이 들어왔다.
그녀와 어울리는 붉은 드레스.
거기에 등이랑 다리가 다 보일 정도로 노출이 높은 옷이다.
"드림 로드 네 이년?! 그게 예지몽이였냐! 노출이이이이!!!!"
"뭐라는 거야 이 바보는!"
나는 전에 꿈속에서 봤던 메이드 루이넬이 생각나 소리쳤다.
그리고 퍼억! 하고 루이넬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 그래서 이게 다 팬텀 때문이라는 거지?"
"네, 맞습니다"
"그거 불가항력이였다고. 내 잘못 아냐. 솔직히 말해서 누가 어느날 갑자기 꿈속에 마왕이 나온다는데. 그게 왜 내 책임인데?"
루이넬은 내 변명에도 계속 나를 노려 보았다.
오,온몸이 뚫릴것 같아!
"........ 아무튼 어떻게든 이 상황은 넘겨야 해. 앞으로 조금. 점심 만찬에 초대받은거니까. 그것만 넘기면 돼"
"점심만찬?"
"우리는 게이트를 타니까. 대충 점심만 같이 먹고 가면 되거든. 기본 식사 예법은 알고 있어?"
"저야 일단 마왕성 생활을 했으니 알고는 있지만......."
두사람이 걱정어린 얼굴로 나를 본다.
왜? 내가 식사예절 모를꺼라고 생각하는건가?
"그렇게 보지 말아줄래? 나도 식사 예절은 다 알고 있거든?"
"말해봐. 한가지라도 틀리면 큰일 나니까"
"일단 에피타이저도 전에 나오는 그릇에 손을 씻고. 다음으로 나오는 에피타이저. 주로 스프가 나오면 소리를 내지 않고 먹는다. 빵을 먹을때는 손으로 집어서 먹을 만큼만 때서 먹기. 그리고 다음으로 주 메뉴들이 나올땐 제일 바깥쪽 식기를 사용해 먹는다. 뭐, 대충 이정도?"
"의외로 잘 알고 있어?!"
"난 이래뵈도 예전에 요리사 지망이였다고. 식사 예절정돈 귀족가에서 노예..... 아니, 일할때 봐두었고. 가정 시간에 시험 범위로 들어가 있어서 한번 본적도 있어. 그러니까 걱정 끝"
나는 예전에 귀족가에서 노예 생활을 한적이 있다.
아니, 노예라기엔 요리사에 가까웠지만. 자유도가 노예였다고.
아무튼 거기서 일할때 보던 식사 예절과 한국에서 가정시간에 배우던 식사 예절 지식들.
마계의 식사 예절은 그곳과 별 다를바가 없기에 이정도면 충분하다.
"좋았어! 그럼 가자고!"
"후훗. 어서와"
실패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우리들은 유혹의 마왕이 있는 곳으로 안내 받았다.
마왕성 중심에 귀족가에서나 쓸법한 긴 상.
그 끝의 상석에 유혹의 마왕이 앉아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거의 다 벗고.
레알로.
"............."
".........................."
어째 루이넬의 침묵이 더 길다.
상석에 앉아있는 유혹의 마왕은,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컷이란 생물은 지나가던 개도 발정시킬 정도의 색기를 뿌리고 있었다.
라시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감고, 루이넬은 얼빠진 얼굴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나? 나야 뭐 단련이 ?
으니까.
근데 리얼리티가 아니라 컴퓨터 화면으로.
유혹의 마왕은 내 손가락 한개 넓이보다 조금 더 넓은 끈으로 가슴의 중요 부분을 가리고, 리본과 보석으로 장식. 거기에 하반신의 중요 부위는 거의 보일랑 말랑 하는 티팬티.
마,마계에도 티팬티가 있었어?!?!
"이거 어때? 어제 너의 꿈속에서 슬쩍 본 물건을 주문해 본건데?"
"........ 뭐시여?!"
"......................................"
루이넬의 시선이 차갑다.
마치 쓰레기, 혹은 그 이하를 보는것 같은 눈치.
"아무튼 어서와. 식전에 와인한잔 들겠어? 아, 그리고 마왕이라고 너무 긴장하지말라고"
그녀의 말엔 반대로 우리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지금은 식사 시간중 에피타이저가 나오는 순서다.
어떤 음식도 에피타이저가 될수 있어서 샐러드나 다른게 나올까 싶었지만, 무난하게도 스프가 나왔다.
루이넬과 라시드는 역시 전직 귀족, 혹은 마왕의 자식이였던 전적으로 인해 여유롭게 스프를 떠먹는중.
물론 나도 예법에 맞춰서 먹는중이다.
하지만 시선때문에 스프가 목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
"저기,...... 왜 그렇게 보는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냥. 왜? 그러면 안돼?"
"안되는건 아니지만......."
유혹의 마왕은 에피타이저로 나온 스프는 한모금도 마시지 않고 나만 보고 있었다.
무지 부담스럽다.
생각을 해봐라. 끝내주는 미녀이기 이전에 마왕이다.
그런 마왕이 나를 주시하고 계속해서 보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밥이 넘어가면 그놈은 같은 마왕이거나 그에 준하는 녀석이겠지.
게다가 더 짜증나는게 뭐냐고 하면, 식탁 위에 팔짱을 낀채 앞으로 살짝 숙여 노골적으로 보고 있는터라, 가슴 부분이 보일랑 말랑.
아, 내가 말하는 보인다는 부위는 물론 유두 부분. 참고로 다른 부분은 그냥 다 보인다.
나는 진짜 머릿속에서 '덮쳐' 하고 들어오는 충동을 싸그리 무시하며 눈앞의 스프에만 집중했다.
그래, 마치 내 원수인 그 똥색 도마뱀을 보는것 처럼.
마왕을 덮친다.
진짜 글로 써도 말로 해도 그게 무슨 농담이냐? 하고 들을말한 말이다.
아무리 유혹의 마왕이 호색한이여도 지금 내가 달려가서 덮치면 서걱, 하고 경쾌하게 목이 베일지도 모른다.
아, 그렇다고 덮칠 생각은 없다. 내 동정은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주기로 했다고.
아버지가 예전에 그렇게 말한게 내 마음속에서 인생의 목표가 되어 아직도 생각난다.
좋았어. 아버지 생각하니까 시선이 덜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넌 이름이 뭐야?"
"아....... 팬텀 테라라고 합니다만"
"테라? 땅의 일족이네? 특기는?"
"....... 재생력이요"
"와, 불사의 마왕과 같네? 친척일지도 모르겠는걸?"
간드러지는, 그리고 목소리에도 상대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아니, 잠깐만. 그러고 보니 내 능력은 '감각'.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어쩌고, 하고 느꼈다'하는 직감은 거의 적중했다.
그렇다면 그녀의 목소리에 남을 유혹하는 힘이 담겨있다는건 거의 진실일터.
나는 슬쩍 루이넬과 라시드를 보았다.
루이넬은 괜찮다.
같은 여자이기도 하고, 설마하니 유혹의 마왕에게 동성취미가 있진않겠지.
하지만 라시드가 문제다.
일단 유혹될 가능성은 없는것 같다.
왜냐하면 분노에 찬것 같이 조용히 스프만 떠마시고 있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라시드의 아버지인 흑야의 마왕은 유혹의 마왕에게 죽었다.
아무리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녀석이라도, 본격적으로 눈앞의 원수가 있으니 분노가 끌어오르는 모양.
그러므로 유혹당하진 않을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집중적으로 노리는건 바로 나.
이건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중간에 생선 요리와 입가심의 셔벗이 나오고. 이내 메인 디쉬가 나온다.
"요리가 입에 안맞는건가? 기왕 초대했는데 왜 그래?"
"......... 아뇨, 음식은 맛있습니다만. 조금 자리가 불편해서"
"헤에? 그래?"
젠장! 일났다! 라시드에게 관심을 가졌어!
눈빛이 지금
'어머나? 이쪽 남자도 꽤나 괜찮네?'
하는 눈빛이라고 저거!
화제를 돌려서 시선을 옮겨야 해!
"그런데. 어제 꿈에서 그런거라면. 저만 부르시면 될것을. 왜 일행들까지........"
"아, 그거?"
다행히도 그녀는 라시드에게서 관심을 끄고 나를 본다.
작전 성공.
"이유는 2가지지만. 3가지로 늘었어"
그녀가 손가락을 3개를 들며 말했다.
하나를 굽힌다.
"첫번째는 너. 내가 들어간 꿈인데도 나한테 유혹당하지 않은게 신기하고. 또 오기가 생겨서"
그래, 그건 이해가 간다.
본래 우리가 여기온 이유를 그걸로 추정하고 있고, 거의 확신하니까.
"두번째는....... 거기 어린 뱀파이어 로드에게 관심이 있어서"
순간 루이넬이 들고있던 나이프를 떨어트린다.
경악에 찬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지금 막 생긴 세번째는........ 흑야의 마왕이 남긴 유일한 혈육이 어떤 자인지 궁금해서"
라시드가 순간 경직했다.
그의 고양이 귀가 부르르 떨리며 쫑긋 선다.
다른때 봤다면 웃긴 장면이였겠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경악에 가까운 상황.
최악이다.
아니, 진짜 최악의 경우는 내가 마왕인것 까지 들키는것.
루이넬의 말에 의하면 마왕과 마왕이 만나는건 극히 드문 일. 거기에 날을 잡지 않고 만나는건 전쟁 선포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한다.
잘못하면 전쟁이 일어난다.
그 생각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 작품 후기 ============================
걱정마 팬텀. 전쟁은 날 예정이니까.
아, 참고로 이번엔 드디어 그분(?) 이 오십니다.
누구냐고요?
그 최강씨요.
13년 1월 20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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