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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ㅋ름ㅋ-- >
"시선이 느껴졌다고?"
"응, 그것도 마치 습격 직전의 시선이야. 조심해 루이넬"
"알았어"
루이넬은 내 말을 믿어주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으로 약간의 술식을 계산했다.
그녀 왈, 어느정도 기본이 되는 연산은 해두면 나중에 캐스팅 시간이 단축 된다나, 뭐라나.
아무튼 간에 우리는 아침을 맞아, 대충 짐을 챙기고 길을 가기 시작했다.
"시선이 느껴졌다고? 설마 그럴리가!"
"왜요?"
"우리 상단주님의 안목을 벗어날수 있는건 없어. 더군다나 우리는 이 길은 일년에 몇번이나 지나간 길이라고!"
데일렉씨는 그럴리 없다며 호언 장담.
어쩐지 불안한 느낌이든다.
상단주를 믿는건 좋은 일이지만, 어째 이번 일은 독이 될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상단 일행과 우리는 계속해서 길을 가기 시작했다.
물론 주변은 조용하고, 가끔 튀어나오는 기타등등으로 분류될 마수는 싸그리 죽여버렸다.
보니까 가죽에 살에, 하트에. 전부 알뜰하게 발라내서 쓸어 담는걸 보니까, 간담이 서늘하더라.
부피를 줄이기 위해, 쓸데가 없는 내장 부분을 버리고 출발하니까, 1분뒤에 뒤를 보니 작은 마수 몇마리가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었다.
무섭구나 사막!
더운 날씨에 태양의 열기가 마치 고슴도치의 바늘처럼 몸을 찌르는구...... 고슴도치?
"이렌!!!"
내가 잊었다는듯이 크게 소리치자 루이넬과 우리가 타고있던 테멜이 깜짝 놀란다.
저 앞에서도 무슨일인가, 우리는 보는 상단 일행.
"루이넬. 이렌 본적있어?"
"이렌? 마지막으로 본게 아마...... 사막 직전에 테멜을 빌렸을때였나?"
"이이이이이레에에에에에엔!!!"
잔뜩 정든 녀석인데! 나는 눈치도 못채고!
이런 내가 엄청나게 한심─
"싯?"
─하다?
부스럭부스럭 거리며, 물통이나 기타등등의 작은 물건들을 넣어놓고 다니는 작은 가방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고 보니, 무언가를 넣기만 했지, 꺼내지는 않았다.
물통이야 아공간을 열면 시원한게 있고, 넣은 물건이야 당분간 쓸 일도 없었다.
가방의 틈새로 보이는건 검은색의 작은 코.
"있었어?!"
"싯!"
자다 일어난건지, 반쯤 감겨있는 눈으로 나를 보는 이렌.
...... 그러고 보니, 마수라곤 해도 일단은 동물로 취급되는 녀석인데.
이런 사막의 날씨가 이렌에게 맞을까?
"시이이이....."
나오자 마자 금새 들어가는 이렌.
가방 안에는 뜨뜻하지만, 물통도 있겠다, 작은 물통의 수분이 열기를 식혀줘서, 어느정도 시원할 터다.
내가 생각한 대로, 이렌은 사막의 날씨가 맞지 않는것인지. 늘어지는 몸.
거기다가 고슴도치는 배부분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로 되어 있다.
아주 그냥 쪄 죽는거야.
나는 가방을 루이넬에게 넘겼다.
싸움이 시작되면, 나는 육체파라 이렌이 다칠수도 있다.
루이넬이야 내가 보호하면서 싸우면 되니까 괜찮겠지.
"엇!? 이렌이 여기 있었어?"
"어, 방금 찾았다"
루이넬이 다행이다, 하며 안심하고 있을때, 레이라가 선두에서 이탈하여 내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렌을 보더니 눈을 빛낸다.
"헤,헷지호그?! 거기다 등에 있는건 순수 아다만티움! 판다면 가격은 아마......"
"안팔아!""
나와 루이넬이 동시에 소리쳤다.
식충이지만, 우리 동료인 이렌을 팔것 같냐!
거기다가 잡혀가면 등에 있는 가시를 전부 뽑아서 민둥민둥하게 만들텐데!
"아다만티움. 순도 100퍼센트 짜리. 그램당 가격은 아마......"
"안판다고 했잖아. 근데 아다만티움 그램당 가격은 궁금하네"
"요즘 시세론 그램당 1골드"
"비싸?!?!"
게이트 한번값이냐!
....... 아니, 잠깐만. 그러면 내 레기온은 얼마나 비싼거야?
"이거, 합금이긴 해도. 아다만티움이 많이 들어갔거든?"
"뭐랑 합금인데?"
"드래곤...... 아니, 용의 산맥의 주인이자. 여덞명의 마왕중 한명인 마룡왕의 뼈"
"츠,츠,츠,츠,츠,측정불가아아아아아!!!!"
아주 좋소.
레이라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 은근히 기분이 상쾌하다.
"아, 아니. 마룡왕의 뼈라니. 어떻게 구한거야? 남아있는거 있어? 팔면 가격이......"
"구하는건 잘 구했고. 남아있는건 없어. 근데 팔면 가격은?"
"시세가 정해지지 않아서. 부르는게 값"
"쩌,쩐다!"
한조각이라도 받아와서 팔아먹을껄!
아니, 여비 대신에 받았으면 더 좋았을껄!
"제기랄! 존나 아깝다아아아!!!"
다음에 마룡왕을 만나거든, 뼈랑 비늘좀 뜯자. 하고 생각한 나였다.
어느새 또 밤이 되었다.
어제같이 이상한 시선은 아직까지 느껴지지 않았다.
내 착각이라도 믿고 싶지만. 그때의 감각은 너무나도 선명하고 우릴 공격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다.
마치 기습을, 타이밍을 노리려는 듯한 분위기.
"불침번은 않서도 된다고?"
"응. 오늘은 한숨도 못잤잖아. 우리가 교대로 설테니까 '오늘은' 자"
"'오늘은'이라니. 어째 내일부턴 실컷 부려먹을것 같은 느낌이다?"
"쳇. 예리하네"
"정말이였어?!?!"
나는 여전히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레이라에게 한숨을 쉬고 텐트로 들어갔다.
안에는 여전히 루이넬이 마도서를 보고 있는중.
"뭐야, 보니까 전부터 계속 같은 그 마도선데?"
"응, 여기에 희귀 마법들이 많거든. 가장 찾기 힘든거는 '4대 계절'마법에 준할정도로"
"4대 계절?"
뭐냐, 그 계절별로 써야될것 같은 마법은?
"저번에 네가 봤던 '종언의 겨울'. 기억나?"
"그건 마법은 아니였던걸로 아는데?"
"당연하지. '4대 계절' 마법은 정통으로 마법을 배운 마족만 쓸수 있어. 아무리 빙하의 일족이라도 완벽하게 쓰는건 힘들어"
"그래서, 그게 얼마나 강한 마법인데?"
루이넬은 잠시 생각하며 이리저리 별 대수롭지도 않게 내뱉었다.
"공격력이 가장 강하다는 '작열의 여름'을 맞으면. 마왕도 위험할거야"
"레알?!"
마왕이란 진짜 규격외의 존재.
나도 마왕이긴 하지만, 그건 우연이 따라준거고. 다른 마왕들과의 격차는 엄청나게 크다.
"'작열의 여름'은 엄청난 고온의 열기로 적어도 도시 하나정돈 날려보낼수 있을 정도야. 더군다나 그 열기는 마법 시전 후에도 남기 때문에 사막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알려져 있어?"
"마지막으로 쓴게 수백년 전이니까"
수백년 전이라, 아마 반역의 시기때쯤 되려나?
나는 그렇게 수긍하며 끄덕이고 침낭에 몸을 뉘었다.
"잘자"
"이상한짓 하면 날려버릴꺼야"
"안해! 그리고 너같은 꼬맹이한테 이상한짓 할까보냐!"
"누가 꼬맹이야!"
우리가 그렇게 툭탁툭탁 거리자. 옆의 텐트에서 소리가 들린다.
"거기 잠좀 잡시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조용히 잠이들었다.
"얼레?"
또 이 꿈이다.
자각도 할수있고, 주변에는 내가 상상한것들이 가득한 꿈.
아마 이 주변 어딘가에 드림 로드가 있을것이다.
"난 여기 있어"
이번에는 멀쩡히 정신을 차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드림 로드.
본것은 저번 한번뿐인데. 어째 깨어있는게 신기한 느낌이 든다.
"오늘따라 깨어있네?"
"아, 난 매일 자니까. 깨어있는건 처음보는 걸지도"
"...... 매일 자는거냐"
아마도 내 예상이 빙고인것 같다.
"그런데 무슨일이야?"
"아, 별거 아냐. 너의 배 다른 형한테 부탁을 받아서"
"부탁?"
아마도 드림 로드는 내 배다른 형(추정)에게 내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멀리있는 모양인지 직접 오지는 못하고, 아마도 드림 로드에게 무언가를 부탁한 모양.
"자신이 오기 전까지. 너를 단련시켜 달래"
"...... 단련?"
어째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것도 엄청나게. 여태껏 모든 예감을 다 합친것 마냥.
"가볍게 한번 피해봐"
그녀는 그대로 한손을 뻣어 하늘을 향해 들어올렸다.
파스스스, 거리며 작은 분말같은 가루가 모이는가 싶더니 이내 형상을 이룬다.
그것은 하나의 탑.
그래, 파리에서나 볼수있다던 에펠탑이다.
다른게 있다면, 나선형으로 꼬여있다는 거지만.
"스물 한번째 악몽. '비틀려진 에펠탑'"
그리고 쿠직!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에펠탑이 창마냥 내 복부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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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넌 꿈속에서도 구름.
으?! 더 강해지려면 더더욱 굴러라 팬텀!
13년 1월 7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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