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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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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룡왕의 영지에서 나온 이후로 며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마룡왕의 영지와 유혹의 마왕의 영지 경계에 있는 마을에 도착할수 있었다.
"...... 모래바람이 심하네"
"아무래도 사막이 가까우니까"
유혹의 마왕의 영지는 대부분이 사막, 대신에 오아시스같은 수원지는 번창해 있다.
이 사막의 이름은 '작열의 사막', 방대한 크기의 사막이지만 한가운데는 최대의 수원지가 있어 그곳이 바로 수도라고 한다.
그런 사막의 경계의 주변 마을에는 건량이나 침낭, 또는 사막에서 쓰는 커다란 물통을 파는곳이 많다.
여관에 가도 판매용으로 전시가 되어있을 정도.
"그런데 사막인데도 사람이 상당히 많네? 아마 상인들로 보이는데?"
"응, 유혹의 마왕의 영지는 장식이 된 천이 유명해. 가로 세로 1미터 짜리 천이라도 비싼건 상급 마수 한마리 보다 비싸"
"오호?"
어디선가 들어본거지만, 어딘가의 유목민족이 만드는 것과 비슷하려나?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사막을 횡단 하기 위해 교통수단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하급 마수중 하나인 테멜이야. 마수답지 않게 온순하고 길을 들이기 쉬워서, 사막을 횡단하는데 자주 쓰여"
"꼭 낙타같이 생겼네"
뭐랄까, 진짜 낙타같이 속눈썹이 길고 쌍봉 낙타처럼 혹이 2개나 달렸지만 다른게 하나 있다.
크기.
무슨 하급 마수의 크기가 내 키에 1.5배 만하다.
올라탈때 도움닫기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올라타기가 힘들 정도.
"대신에 우린 한마리만 있으면 되겠네. 그건 편하겠다"
"응, 크기가 크기니까"
우리는 테멜을 한마리 빌리기위해 마을 한쪽으로 이동했다.
벌써부터 상인으로 보이는 몇몇이 거래중인듯, 한창 흥정을 하고있다.
"마리당 15실버. 20마리를 빌리지"
"아무리 단골이신 레이라님이셔도, 마리당 25실버는 주셔야 합니다. 이번에 애들이 많이 죽어서 새끼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마리당 15실버. 그 이하는 안돼"
조금 날카로워 보이고 계산적인 여성이 주인으로 보이는 자와 흥정중.
여자의 눈빛 덕분에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겨우 버티고 있는 주인 아저씨.
"저도 먹고는 살아야지요. 한번 나갈때마다 애들이 죽어 나가는데, 저보고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 마리당 15실버. 대신 죽은 녀석은 80실버로 보상하지"
"콜"
오, 거래가 성사된듯 하다.
듣자하니 25실버에 살걸 15실버로 샀으니, 곱하기 20을 하면 500실버와 300실버, 차이는 2골드.
비록 죽으면 데미지가 크지만 안죽으면 되니까.
장사수완이 좋은데?
무언가 서류를 작성하는듯 하더니 돈주머니를 건내주고 돈을 확인, 그리고 일행으로 보이는 상인들이 테멜을 20마리 끌고나와 짐을 싣는다.
할일이 끝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을 지나간다.
"좋은 돌격창이군"
간단 명료한 말과 함께.
지금 레기온은 장식천에 둘러싸여 내 등에 고정되어있는 상태, 그렇기에 보이는건 그저 창대뿐이다.
그런데 그걸 보고 어떻게 레기온을 평가한거지?
"..... 아마도 저 여자는 금의 일족일꺼야. 안목과 평가를 매기는것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종족이지"
"어떻게 알았어?"
"저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금색 눈동자. 금의 일족의 특징이야"
확실히, 지나갈때 얼핏 봤을때, 금색의 눈동자를 본것 같았다.
아무튼 그건 신경 끄고 우리는 테멜 한마리를 대여.
마룡왕이 게이트값 말고도 여비로 쓰라고 준것도 있는데다가 내가 라인시고 녀석을 족칠때 그만하라면서 그녀석이 준 여러가지 세공 보석이나 장신구도 몇개 있다.
오오미, 이제 난 부자다!
테멜은 알아서 길을 찾고 가기 때문에 타고 사막에만 나가면 그대로 직행이라고 한다.
다만 사막의 지형은 바람으로 인해 매일 바뀌는 터라 조금 위험하다지만 어차피 상관 없으려나.
"오오, 자네 운이 좋군. 이게 마지막이야. 수도쪽에서 되돌아 올때까지 테멜은 이게 끝이거든"
"나이스, 어쩐지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잘풀리지 않아?"
"그러게, 그만큼 앞으론 네가 무모한 일을 않했으면 좋겠는데....."
루이넬은 눈을 반쯤 감고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하하, 설마 그런일이야 있겠어?
사막은 상당히 덥다.
무지무지 덥다.
체감 온도는 현재 40도가 훌쩍 넘어가는 실정, 얼음이라도 한조각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마을을 나서기 전에 주인아저씨가 달아준 안장 비스무리 한걸로 테멜의 등에 쉽게 올라간 우리는 처음엔 상당히 좋아했었다.
나와 루이넬은 커다란 두개의 혹 위에 앉아 높은 곳에서 좋구나, 하고 이동. 그것도 20분까지만 허용되는 이야기였다.
모래는 계속 눈에 들어오지, 바람은 뜨겁지, 햇빛은 쨍쨍 내려 쬐지.
사막의 밤은 춥다는데, 빨리 밤이 ?
으면 좋겠다아아.
"........ 더워. 아니 이제는 너무 더워서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
"참아. 다행이도 아공간이 있어서 식량이랑 물을 끌고가지 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해"
이런 사막을 건너가려면 식량이나 특히 물을 많이 챙겨야 한다.
테멜도 중간에 수분 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양은 생각보다 많아서 지금 이렇게 널널하게 여행하는건 전부 아공간 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마수 서식지라고 하더니. 꽤나 조용하네"
"아직은 외곽이니까. 있어도 그리 강한 녀석은 없을꺼야"
마수는 서식지의 내곽으로 가면 그 수준이 달라진다.
하급 마족보다 약하지만 때로 몰려다니는 녀석들부터, 심하게는 마왕급 마수까지.
마왕급 마수는 서식지 가장 안쪽에 살며, 전 구역을 지배해 마치 마왕처럼 군림한다.
그런 녀석들의 평균 나이는 아마 800년 이상, 마수가 마족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기에 대체적으로 힘이 비슷하더라도 마수쪽이 나이가 적다.
어차피 그런 녀석들을 만날만큼 서식지 깊이 들어갈 일은 없을테니 걱정은 끝.
테멜이 알아서 길을 찾아도, 설마 하니 마수 서식지 한가운데를 그냥 지나겠어?
그렇게 평화롭지만, 더럽게 더운 사막을 아무일 없이 지나─.
파악!
순간 나는 모래 속에서 무언가 튀어 나옴과 동시에, 레기온을 내려 찍어 그것을 쳐냈다.
크기는 대략 내 팔의 두배정도 굵기, 끝에는 뾰족한 무언가가 반짝이며 찔리면 그리 좋지는 않을거라는걸 보여준다.
푸스스스! 하면서 모래를 털어내며 나오는건 한마리의 거대 전갈.
아저씨의 수염같이 따끔따끔거릴 것 같은 털, 찰칵찰칵 위협적인 소리를 내는 집게발.
그 크기는 성인 남성의 서너배 정도일까? 더럽게 크다.
마치 레이피어처럼 독침이 달린 꼬리를 찔러오며 나를 공격한다.
정확히, 내 얼굴을 향해 빠른 속도로 쏘아지는 독침.
좋아, 수련의 성과를 보여주마.
"마룡창(魔龍槍)"
내가 쓰는 기술들의 이름, 일단은 창을 쓰니까 마룡창.
마룡왕은 검을 쓰니 마룡검이겠구나.
아무튼 300킬로가 넘는 창을 머리위로 들어올려 힘을 준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단순하고도 투박한 내려찍기.
"일창양단(一槍兩斷)"
콰직! 하고 쏘아지던 독침이 꼬리와 함께 두동강.
레기온은 그대로 땅까지 찍어내리며 전갈의 머리를 부숴버린다.
집게발이 추욱 늘어지며 마수가 죽었다는걸 알려준다.
"자, 가자"
"...... 가긴 뭘 가겠다는 거야"
루이넬이 한숨을 쉰다.
어째서? 라고 묻고 싶었으나 그 이유가 눈앞에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테멜의 목부분에 독침에 찔린듯한 상처가.
"아 씨발 좆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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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사막 횡단하게 생김.
넌 굴러야지 팬텀. 미안하지만 루이넬은 덤이고.
13년 1월 3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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