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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38화 (38/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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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에 우연-- >

    -끄아아아아아!!!! 죽여! 차라리 죽이라고!

    -하! 내가 왜? 딱 좋게 실험체로 쓸수 있잖아?

    -빌어먹을! 도마뱀 주제에에에!!!

    -난 드래곤이다. 너희 인간 같이 하찮은 생명체가 아니란 말이다.

    "크악!!"

    나는 악몽을 꾸던 도중 강제로 몸을 깨워 겨우 일어났다.

    기분이 더러운 꿈이다.

    "깨어났나?"

    "마,마룡왕?!"

    일단 내가 누워 있던 곳은 상당히 고급스런 침대였다.

    하지만 이정도는 고급 여관쯤에 가면 볼수 있고, 마왕성의 반짝거리는 금으로 치장한 침대에 비하면 초라하다.

    "여,여긴?"

    "내 레어다. 너는 한 3일동안 의식이 없었지. 그런 너를 데려온게 나다"

    나는 욱신욱신 거리는 몸을 움직여 보았다.

    왼쪽 팔과 다리가 조금 저린것 말고는 잘 붙어있다.

    조금 감각이 없는 내 왼팔을 끌어안고 자고 있는 루이넬.

    "아?"

    "그 소녀가 많이 노력했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자네의 잘린 몸을 들고오고 붙을때까지 옆에서 계속 지켜보질 않나, 내가 데려가겠다는데 따라오겠다고 하질 않나. 아무튼 좋은 아내를 두었군"

    "아내가 아냐. 내가 소아성애자도 아니고"

    루이넬은 것보기엔 13살, 대략 그정도다.

    실제론 거의 천살에 가깝지만 흡혈귀치고는 어린 나이다.

    "아무튼 간에 나를 여기로 데려온 이유는?"

    "진정해라. 난 싸울 생각이 없어"

    마룡왕은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머그컵 한잔을 건냈다.

    머그컵 안에는 따끈따끈한 스프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있었다.

    "일단 먹어라. 3일간 물말곤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테니"

    "독이라도 든건 아니겠지?"

    "그럴리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게 뒤에서 공격하는거다. 독살따위 할리는 없지"

    순식간에 나를 죽일수도 있는 마룡왕이라면 번거롭게 독같은 걸로 나를 죽일리 없다.

    그냥 대검으로 몇번 쓱싹이면 내 몸은 조각조각 나서 죽을테니까.

    후룩.

    따뜻한 스프가 목을 넘기며 배를 체운다.

    "갑자기 먹을게 들어가면 위장이 놀랄까봐 스프를 준건데...... 괜찮나?"

    "아아, 그럭 저럭"

    우유가 들어갔는지 부드러운 맛에 잘 넘어간다.

    "아, 잠깐만?! 얼떨결에 넘어갔어!?"

    "뭐가 말인가?"

    "날 여기 데려온 이유 말이야!"

    "아아, 그거 말인가"

    나는 머그컵을 잠시 내려두고 마룡왕을 노려 봤다.

    겉모습은 흑발의 미녀이지만 그 속은 중간계의 드래곤.

    인간을 벌레만도 못한 존재로 알고 나를 실험체로 쓰던 녀석과 같은 종족.

    "레오도스론"

    움찔.

    순간 내 팔이 움찔하며 머그컵을 쓰러트릴뻔 했다.

    "..... 하긴 일단 같은 도마뱀이니 알고 있겠지"

    "알고 있는게 아니다. 조금 가까웠던 사이니까"

    "어떤 사인데?"

    "그는 내게 프로포즈를 한적이 있었다"

    "............"

    나는 머그컵을 마룡왕의 면상에 던질뻔 했지만 초인적인 인내로 참고 진정했다.

    프로포즈라니, 그거 결혼하자는 그거?

    아무리 드래곤도 아주 드물게 결혼은 한다지만 이건 아니잖아.

    "너는 인간이 맞겠지?"

    "...... 맞아. 어떻게 안거야?"

    "내가 눈치챈 이유는 세가지다. 무모한 도전 정신. 레오도스론을 알고 있다는 점. 소중한 자는 지키겠다는 의지"

    "고작 그걸로?"

    "인간이니까. 그정도만으로 판단이 가능한거다"

    루이넬이 부스럭 거리면서 잠꼬대를 한다.

    어디 갔었는지 몰랐던 이렌이 루이넬의 품속에서 자고 있다.

    아, 어쩐지 루이넬이 내 팔을 끌어안고 잘때 따끔따끔 거리더라.

    "그래서 어쩌란 거지? 남편을 알고 있으니 죽이진 않겠다는건가?"

    "내가 아는 말중에 동병상련이란 말이있지. 그 뜻은......."

    "같은 처지의 사람끼리 서로 동정하고 돕는다. 그뜻아니야?"

    "자네......"

    마룡왕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란다.

    하아? 왜 그러는 거지?

    "기묘하군. 아주 기묘해. 그리고 엄청나게 우연이 짙어. 이상해......"

    "혼자 중얼 거리지 말고 말을해. 말을"

    "좋다. 먼저 내 이야기 부터 하지"

    마룡왕은 조금씩,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마계의 시간으로 거의 천년전.

    중간계는 한창 평화로울 시기다.

    전쟁도 없고 인간은 농사를 짓고 엘프는 숲을 관리하고 드워프는 작품을 만든다.

    오크는 사냥을 하고 머메이드는 노래를 부른다.

    드래곤은......

    콰아아아아앙!!!!

    [오늘도 또 실패인가]

    거대한 붉은색 날개를 펄럭이며 한마리의 드래곤이 날고 있었다.

    그 드래곤은 폭발한 자신의 레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조금 자중좀 해주시죠. 당신의 레어가 폭발하면 제 레어에도 진동이 온단 말입니다]

    [면목이 없군]

    어느새 금색의 드래곤 마저 날아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레어를 보았다.

    [복구하는건 또 오래걸릴지도 모르는데요]

    [걱정마라. 나는 검소하니까 드워프에게 맞기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꺼다]

    보통 드래곤은 자신의 레어에 금으로 치장을 하고 제국의 몇십년 예산으로 쓸 정도의 보물을 쌓아놓고 산다.

    물론 '보통'이지만.

    [또 비늘을 떼어 주시려는 겁니까? 하찮은 드워프에게?]

    [상관없지 않나. 고작 내 비늘 몇개로 레어를 고치고, 마법재료까지 '교환' 할수 있는게 더 이득이지]

    [뭐가 '교환'입니까! 우린 드래곤 입니다! 말만하면 보물이나 어떠한 인력도 부려먹을수 있는 고귀한 드래곤이란 말입니다!!]

    [그게 너의 한계다 레오도스론. 세상은 돌고 도는거다. 나의 행동이 언젠가 나에게 이득으로 돌아올 날도 오겠지]

    [그날이 언제 온다고......]

    [우린 드래곤이다. 수명은 적어도 만년. 그 사이에 언젠가 올지도 모르지]

    여유롭게 말하는 붉은 드래곤을 여러가지 감정의 눈으로 보는 레오도스론이였다.

    [차원이동이라.......]

    그로부터 또 몇백년 후.

    그녀는 한권의 책을 가지고 고민중이다.

    『차원이동에 대한 마법적 고찰』저자는 데니스 세이블랜.

    어디서 나온건지,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하나도 모르는 책이다.

    인간의 모습으로 어쌔신 길드에게 의뢰해봐도 정보가 없다.

    그야말로 단 한권밖에 없는 책.

    [신기하군. 기이해. 재미있어]

    그리고 그녀는 수십개의 마법재료를 꺼내 준비했다.

    [이번 마법 실험 주제는 이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레어가 또 폭발했다.

    [아직도 그 실험중인겁니까?]

    [...........]

    [말좀 해보시죠]

    [무시하지 말란 말입니다!]

    그녀는 레오도스론의 말을 계속 무시했다.

    거대한 푸른색 마법진 앞에서 무언가를 계속 끄적인다.

    그녀가 하고 싶어서 그런것이 아닌 초인적인 집중력이 그의 말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듯이 차단하기 때문이다.

    레오도스론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몸을 흔들어 일깨웠다.

    [응? 아..... 미안하군. 잠시 집중하느라 온것도 몰랐군]

    [얼마나 집중하면 그럽니까?]

    [한...... 한달쯤?]

    그녀의 말에 레오도스론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제가 저번에 말한건 생각해 보셨습니까?]

    [음?]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무언가 생각났는지 말했다.

    [해츨링을 낳아달라고 했던가? 그거라면 거절이다]

    [....... 이유를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실험중이다. 그런거 신경쓸 시간은 없어]

    빠직!

    레오도스론의 이마에 혈관마크가 생겨났다.

    [어째서! 겨우 이딴 마법진 때문에!!]

    [어이, 진정해라. 마법진 부서진다]

    [슬레이오오오오오오오온!!!!!]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일의 원흉인 거대한 마법진을 향해 마나를 끌어모아 마법을 시전하려 한다.

    우우우우웅!!!

    [아니?! 마법진이?!]

    순간 미완성의 마법진이 빛나기 시작했다.

    주위의 마나를 점점 빨아들이고 그걸 증폭하여 점점 그 크기를 불려 나간다.

    쿠우웅!!

    거대한 마나가 모이자, 그 여파로 슬레이온과 레오도스론이 튕겨 나갔다.

    레오도스론은 마법진 밖으로, 하지만 슬레이온은 아직도 마법진 안에 있었다.

    [제길! 강한 마나의 파장때문에 마법이?!]

    슬레이온은 급히 레오도스론을 향해 손을 뻣었다.

    차원이동 마법은 고난이도의 마법이다, 미완성의 마법진이기에 지금 여기서 잘못했다간 차원의 틈새에 휘말려 죽을수도 있다.

    그렇기에 슬레이온은 도움을 청한 것이다.

    하지만.

    레오도스론은 그저 그녀를 보기만 했다.

    기이하게, 잘?

    다는 웃음을 띄며.

    [레오도스로오오오오온!!!!]

    그리고 빛이 번쩍하고 슬레이온이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눈을 떠보니 마계더군"

    "...... 하아"

    나는 머리를 쥐어 싸매며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복잡하다.

    "그럼 너랑 레오도스론, 그 망할 도마뱀은 원수라는 건가?"

    "나도 오랬동안 생각을 해봤지. 그러자 느는건 복수심 밖에 없더군. 마지막에 본 그자식의 미소가 아직도 기억난다"

    "쓸데없이 일이 커졌어"

    나는 이야기를 듣느라 식어버린 스프를 벌컥벌컥 마셨다.

    머릿속이 상당히 복잡하다.

    내가 레오도스론에게 붙잡혀 차원이동 당하기 전에 슬레리온이 사고로 마계에 떨어졌고, 그걸로 인해 레오도스론은 차원이동의 실마리를 얻었다.

    그리하여 그가 실험해 마계에 떨어진게 바로 나.

    "원흉은 네놈이였냐아아!!!!"

    "누가 원흉이라는거냐!"

    내가 머그컵을 던지자 마룡왕은 머리를 숙이며 회피.

    나는 씩씩 거리며 주변에 던질게 없나 뒤적 거렸다.

    이,이렌을 던질까?

    응, 그래, 맞으면 엄청 아프겠지?

    나는 루이넬의 품속에서 자고 있던 이렌을 들어 마룡왕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절제된 움직임으로 또 다시 회피!

    "시이이이이이잇!!!!"

    이렌은 저 멀리 날아가다 방 문에 가시가 박혀 이러지도 더러지도 못하고 바둥바둥 거렸다.

    "마수인가? 마수는 보통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마족을 경계할텐데?"

    "아까전에 내가 인간인걸 눈치챈게 누구였더라?"

    "아, 그렇군. 깜빡했다"

    뭐지, 이 드래곤은?

    어딘가 나사가 한군데 빠진것 같은데?

    "그래서. 우린 동병상련이니까 싸우지 말자라는 거냐?"

    "물론, 이제는 내가 마왕중 하나라지만 그때 이후로 나는 드래곤을 그만뒀다"

    "왜?"

    "내가 마계에 떨어진지 대략 500년. 그때동안 중간계는 얼마나 지났을지 몰라도 나를 찾는 동족하나 없더군"

    "...... 본래 혼자 생활하는 드래곤이 서로 걱정해준다는게 이상하지 않아?"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면 거나, 마나의 품으로 돌아가는거면 또 모를까. 갑자기 행방불명 ?

    는데 찾지 않는건 이상하지"

    "그런가?"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 거리며 생각했다.

    그러던 중 문에 박힌 가시가 빠져서 겨우 탈출한 이렌이 나에게 달려와 몸통 박치기!

    손으로 막았지만 가시에 찔려서 피가 방울방울 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다 치자. 그래, 우리가 서로 같은 중간계 출신이고 똑같은 녀석에 의해 마계에 떨궈진건 맞지. 그런데 아까전부터 뭐가 기이하다는거야?"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말이 조금 더 길어지겠군"

    마룡왕은 다시 옛날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팬텀이 마계에 오게된 이유중 하나가 마룡왕의 실험때문입니다.

    다음화에는 좀더 놀라운 사실이 등장함.

    12년 12월 30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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