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36화 (36/468)

36/468 회

< --사고쳤다.

-- >

"대신 부탁이 하나 있어"

"말해봐. 최대한 수용하지"

아저씨의 유품을 녹여서 만드는거다.

"네가 죽을때 생각해도 '아, 이건 내가 만든 작품중에서 필생의 걸작이구나'하고 생각할 만한 무기를 만들어줘"

이 정돈 해야 아저씨를 볼 면목이 생긴다.

"......."

라인시고의 눈썹이 미묘하게 꿈틀 거린다.

"너, 지금 무슨 소릴 한건지 알고나 하는거냐? 제작과 진보가 특기인 우리 일족에게 평생을 해도 따라잡지 못할 무기를 만들라고?"

"응"

"좋아"

"........ 뭐?"

아니, 분위기는 다 잡아놓고 이렇게 쉽게 승낙이야?

"내 평생 최고의 걸작을 만들라니! 불타오르는데!"

오오오오! 하고 기합을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공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아다만티움! 아다만티움! 아다만티움이 부족해! 내 걸작을 만드려면 아다만티움 합금이여야지!"

그리고 밖으로 뛰쳐 나간다.

잠시후 밖에서 들려오는 괴성.

-아다만티움 가지고 있는 자식들 전부 튀어나와라아아아!!!!

"뭐야. 저 병신은"

루이넬과 베르데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헤헤헤! 준비는 완료 ?

다! 재료도 충분해!"

한참 후, 우리가 평온하게 티타임을 가지고 있을무렵 라인시고가 큼지막한 수레를 끌며 돌아왔다.

그 수레에는 사람 키만큼 쌓여있는 탁한 회색빛의 무언가가 가득 실려 있었다.

"....... 뭐냐, 그 금속들은?"

"전부 아다만티움이라고! 순도는 아직 적지만 그래도 이걸 전부 녹이면 대검이라도 만들수 있을꺼야"

나는 수레의 실려있는 아다만티움중 주먹만한 크기인 것을 들어올렸다.

"...... 묵직한데?"

"아다만티움은 크기에 비해 무거워. 그걸로 성문을 만들면 무적의 성이 되겠지만, 멜로크 성도 겨우 만든건데 또 만들순 없어"

"멜로크 성?"

루이넬이 내 의문에 대신 대답했다.

"우리가 있는 이 대륙이 아닌 저 옆의 서대륙에 있는 성이야. 어떤 괴짜 마족이 난공불락의 성을 만들겠다고 천년이 넘게 아다만티움을 제련해서 성문을 만들었지"

"아다만티움으로?!"

다들 알다시피 성문은 크고 두껍다.

재료인 아다만티움을 그만큼 구하는 것도 문제이며 만드는건 더 큰 문제다.

그래서 성문은 보통 만들도 쉽고 구하기도 쉬운 나무로 만든다.

비록 마계는 워낙 강한 녀석들이 많아서 일격에 부서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부분 간편적으로 나무로 만든다.

"아아. 그 괴짜 마족이 내 아버지야"

"........"

라인시고의 깜짝고백에 순간 조용해졌다.

"갑자기 뛰쳐 나가서는 최고의 성을 만들겠다고 하고는 지금 천하고도 몇백년째 가출중이야"

"방금 역사의 가려진 이면중에 중요한 사실은 들은것 같아!!!"

루이넬이 공황상태에 빠져서 비명을 질렀다.

"으음...... 이거 녹이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있어야 할것 같은데?"

"일주일씩이나?"

관점을 아다만티움에 돌려 라인시고가 견적을 뽑기 시작했다.

"나라서 일주일이지. 다른 녀석들이 하면 이주일은 있어야 겨우 달궈질껄?"

"아다만티움은 그렇게 않녹는거냐?"

"괜시리 마계의 금속을 대표하는게 아니라고"

후후후, 거리며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문득 멈춰서서 아,하고 소리를 내며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이 말한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나 행사진행을 맡아야 하는구나?"

"행사 진행?"

"응. 이번 마룡왕님이 수면기에서 일어나신 기념으로 각자 공방에서 걸작품 하나씩 만들고 영역의 마을에서도 특산물 하나쯤은 바치기로 했거든"

"에? 저희 마을은 듣지 못했는데요?!"

베르데가 라인시고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며 태클을 걸었다.

"아아, 잘은 모르겠지만 작은 마을은 부담주지 않기 위해서 빼놓는다고 하더라고. 행사 하기 5일전에 알려주기로 하고 앞으로 3일간 축제가 벌어질 예정이야"

"그걸 진행하는게 너라고?"

"응. 그래봐야 마룡왕님께 선물 드리고 축제 준비하는것 밖에 없지만"

라인시고는 마침 잘 되었다는 듯이 나를 보고 말했다.

"그러니까 행사진행은 네가 맡아라"

"뭣?!"

"무기 만들어주는 값이야. 설마 장인의 일족의 로드인 나를 그냥 부려먹을 생각은 아니겠지?"

그냥 부려먹을 생각이였는데.

"아.

음. 그러니까. 에......"

시간은 금방 흘러 5일째.

........ 엄청나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린다.

"괴,굉장해요. 영지의 모든 마족들이 모인것 같은데......."

"그정도야?!"

밖에는 큰 도로에 적어도 몇백명씩 사람들이 오간다.

베르데처럼 나무의 일족으로 짐작되는 마족도 있고, 처음보는 종족도 수두룩 하다.

그것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부 웃고 떠들며 즐거움으로 가득한 얼굴이다.

아아, 세상엔 즐거움이 가득해.

"가슴만지게 해주세요!"

"에?!"

"뭐라는 거야 이 바보가아!!!!"

루이넬이 뒤에서 달려오면서 드롭킥을 먹인다.

아니! 이건 불가항력이라고!

라인시고 녀석은 아직도 공방에서 아다만티움을 녹이는 중이다.

장인이 한번 하는 일은 끝을 보기전까진 쉴 수 없다면서 밥과 잠만 자면서 하루의 대부분은 공방에서 보낸다.

공방에서 10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도 얼굴에 불어오는 뜨거운 열풍 때문에 쉽사리 다가가지도 못한다.

그 열을 내는 녀석의 실력이나, 그 속에서 몇칠간 먹고자고를 반복하는 녀석이나 전부 괴물같다.

괜히 장인의 일족의 로드가 아닌건가?

아무튼 간에 내가 이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해설을 해야된다고?!

아아아! 국민MC 유재석 형! 강호동 형! 나에게 힘을 주세요!

장인의 일족이라 그런지 무대는 잘 만들어져 있었다.

마치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유서깊은 프로그램을 해도 될듯한 세트다.

"근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마룡왕은?"

"마룡왕님은 대외적인 행사에 참여하시지 않으세요. 그저 우리가 행사를 하면 그걸 즐기실뿐"

"...... 본인을 위해 행사를 하는데 나오질 않다니 무관심하네"

아니면 그냥 관전하는걸 좋아하던가.

나는 지금 행사용 복장으로 단정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다.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검고 긴 생머리가 그런 느낌을 지워준다.

"읏! 어,어째서 나도 이런 옷을 입어야 하는거야!"

"그냥. 좋잖아 그거"

루이넬은 자기 머리카락색과 맞게 붉은색이 감도는 부드러운 느낌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귀족이 입는 것보단 활동성을 중시한 느낌의 옷으로 활기찬 기분을 준다.

딱 루이넬과 어울리는 드레스.

"저기, 이제 곧 시작할 시간인데 준비는 되셨나요?"

"응, 다 ?

어"

마지막으로 무대를 정비하고 있던 장인의 일족의 누군가가 물어오기에 나는 준비 오케이 신호를 보냈다.

"그럼 갑니다! 삼! 이! 일!"

큐 사인 신호가 떨어지자 나는 벽 뒤에서 나가 본격적으로 무대위로 올라갔다.

수천, 어쩌면 수만에 다다를지도 모르는 마족의 눈이 나에게 모인다.

장인 일족의, 그것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라인시고가 나올줄 알았는데 내가 나와서 의외인 표정이다.

나는 마이크로 보이는 마력이 느껴지는 10센치 정도로 되어보이는 손잡이 끝에 육각형의 무언가가 달려있는 물건 앞으로 걸어갔다.

빼서 쓰거나 서서 쓸때 편하게 분리할수 있게 해논걸 보면 이게 마이크인것 같다.

육각형은 500원짜리 3개를 합친것 같은 크기라 마이크처럼 별 부담없이 쓸수 있을것같다.

나는 마이크를 분리해 잡아서 쓰기 편하게 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셋"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셋]

웅웅!

영지 이곳 저곳에 스피커가 있는지 여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내 목소리가 들린다.

[네. 장인의 일족의 로드인 라인시고가 아니라 처음 보는 녀석이 나와서 많이 놀라셨을겁니다]

나는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하면 우선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제 이름은 팬텀 테라. 땅의 일족이면서 데르헤논 영지 출신의 그냥 지나가던 여행잡니다만. 개인적인 볼일로 라인시고에게 의뢰를 부탁했죠]

"무슨 부탁인데!"

누군가 소리치며 물어오는 질문에 나는 사회자 답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무기를 의뢰했는데 그녀석이 지금 공방에 틀어박혀서 며칠째 나오질 않고 있거든요. 그 왜, 다들 알지 않습니까? 장인의 일족 특유의 그 책임감]

"하긴 그렇지!"

"우리 장인 일족은 한번 의뢰를 받으면 끝까지 한다고!"

[넵. 맞습니다. 장인의 일족하면 그 기술과 함께 책임감도 인정해 줘야지요. 솔직히 말해서 장인의 일족이 기술만 뛰어나고 책임감이 없다면 만들다만 무구만 가득할껄요?]

"푸하하하!!!"

"그럴일은 없겠지만 생각하면 웃기는데? 푸핫!"

"오오오! 말 잘한다!"

다들 분위기가 풀렸는지 웃으며 내 말에 수긍해줬다.

오오, 좋아. 이 분위기로 가자.

[아무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건 마을 어른들 앞에서 재롱잔치할때 이후로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좀 봐주시고]

일단은 행사 진행부터!

[먼저 각 마을의 특산물 발표부터가 있겠습니다! 어디보자...... 소리의 일족의 마을부터!]

내 소개가 있자 무대위로 누군가가 걸어왔다.

상당히 날카로운 인상에 옅은 푸른색 머리칼을 한 여성과 통기타를 든 부드러운 느낌의 남자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자, 여기 마이크좀 몇개 더 올려주시죠!]

내 요청에 어디선가 마이크가 던져졌고 나는 그걸 받아 바로 세웠다.

서서 말하기 편하게 봉에다가 고정 시키고 두 남녀에게 마이크를 주었다.

[네, 일단 자기 소개부터 하죠. 두분 이름은?]

[소리의 일족의 모르페 사운드]

[소리의 일족의 리우스 사운드 입니다. 참고로 이분은 제 친누님입니다]

여자는 딱딱하게, 남자는 부드럽게.

둘이 남매라는게 신기할 정도의 성격차다.

[에.... 두분은 남매이시면서 성격이 상당히 성격차이가 많이 나시네요?]

모르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묵.

아, 이러면 진행이 않되는데?!

[네, 예전부터 그런 소릴 많이 들었어요. 누님은 너무 무뚝뚝하고 저는 남자치곤 너무 부드러운 성격이라고]

[혹시 그것 말고도 둘이 성격 바꿔서 태어났어야 된다는 말도 들은적 있나요?]

[우왓!? 어떻게 그걸?]

라우스의 반응에 사람들이 폭소한다.

[아무튼 소리의 마을에선 어떤걸 준비했나요?]

[..... 노래]

[노래?]

소리의 일족이라 소리에 관련된 무언가가 나올줄 알았지만 노래라고?

[네. 저와 누님은 이 축제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유시인'으로서 마을을 나갈 생각이거든요]

[아, 제가 아직 다른 종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데. 자세히 좀 설명해주실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저희 소리의 일족은 오래전부터 음악에 관련된거면 처음이라도 능숙하게 할줄 알지요. 그중에서 특출나게 잘하는 소리의 일족은 여행을 할때 '음유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나갈수 있어요]

오오, 그런거구나.

[네! 그럼 모르페양과 리우스씨의 곡이 있겠습니다! 다들 즐겁게 감상해주시죠!]

내가 뒤로 물러나 벽 뒤로 몸을 숨김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울려퍼진다.

잠시후 박수소리는 그치고 모르페는 앞으로 살짝 나와 몸을 가다듬는다.

리우스도 통기타를 잡고 본격적으로 연주할 준비를 한다.

하나, 둘, 셋.

띠리링!

[아아아~♪]

남매라서 그런것인지 둘이 아무런 사인없이도 타이밍을 맞춰 동시에 시작한다.

모르페는 인상과는 다르게 잔잔하고 고요한 허밍을 만들어낸다.

순수하게 허밍만, 기껏해야 높낮이 정도만 다를 뿐인데.

겨우 그뿐인데도 노래에서는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마음.

소리를 타고 두사람의 마음이 관중들에게 전해진다.

5분쯤, 간단한 노래치고는 조금 긴 시간이 지났다.

노래가 끝나고 모르페와 리우스가 허리를 굽혀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

오오오오오!!!!"

"""

가사는 없는 단순한 허밍이였지만 관중들은 환호한다.

"""

앵콜! 앵콜! 앵콜!"

"""

[아아, 다들 진정하시고. 노래는 나중에 오후 행사때 또 들어도 되니까 지금은 다른마을 특산물도 봐야죠]

나는 뜨겁게 달아올라 유명 연예인 콘서트장이라도 보는것 같은 관중들을 진정시키고 다음 마을을 말했다.

[어디보자, 다음은...... 아, 장인의 일족의 마을이네요. 자, 나와주세요!]

장인의 일족의 마을은 정말 굉장한 퀼리티의 물품을 가지고 나왔다.

말로만 듣던 머리카락을 떨어트리면 베어진다는 날카로움을 가진 검이나 아다만티움으로 도금한 항마력 쩌는 방패등.

공방에서 적어도 한두개씩은 나온거라 모여서 수십개에 달한다.

[다음은..... 나무의 일족의 마을인가요? 제 친구중에도 나무의 일족이 있는데 말이죠. 네, 나와주세요!]

나무의 일족은 잘익은 제철 과일들을 몇수레 끌고 왔다.

그냥 먹어도 맛있겠지만 파이를 만들어 먹으면 더 맛있을것 같다.

그밖에도 몇몇 마을이 지나고 마침내 오후행사를 시작하기 위해 약간의 쉬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마무리 멘트를 시작했다.

[아아, 네. 여태까지 다른 마을들의 특산물들을 보았는데요. 우열을 가릴수가 없네요. 뭐, 서열을 가리자고 연 축제는 아니지만요]

"맞아! 마룡왕님을 존경하는 뜻에서 연 축제라고! 착각해선 곤란해 진행자 양반!"

"하하하하!!!"

"푸후후!!"

짖굳은 장난에 나는 미소로 대응하며 다시 말을이었다.

[네, 그렇죠. 근데 제가 세상물정을 잘 몰라서 그러는 건데. 마룡왕님은 어느 일족이신가요? 마왕이 되신것만 들었지 그건 듣지 못했는데 말이죠]

"아, 그거 말인가? 마룡왕님은 마족이 아니야"

[....... 네?]

다른 곳에서 그 말을 보충하듯이 여러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룡왕님은 어째선지 중간계에서 떨어진 드래곤이야!"

"그리고 살아남아서 마왕의 자리에 앉은거고!"

"중간계의 드래곤이 마왕이라 우리도 조금 걱정했었지만. 오히려 더 잘?

어!"

빠직.

순간 내 머리에 무언가 스위치가 걸렸다.

루이넬은 벽 뒤에서 어색하게 입술을 떨고 있는 나를 보고얼굴이 창백해졌다.

[중간계의 드래곤이라고요?]

루이넬은 안다, 내가 용종을 엄청나게 싫어한다는걸.

사실은 드래곤을 싫어하는거지만.

몇년동안 조금 옅어진 감이 있지만 용의 산맥에 들어와 용종 마수들을 보니까 그 감정이 다시 살아난지 오래다.

나는 후웁! 하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리고, 저 용의 산맥 어딘가 듣고 있을 마룡왕을 향해 말한다.

나의 드래곤에 대한 증오, 분노, 경멸.

그 모두를 담아 전력으로.

[당장 기어나와 이 빌어먹을 도마뱀 자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

..............."

"""

관중들이 조용해졌다.

소리에 의해 주변의 산에서 메아리가 울린다.

마이크가 삐익! 하고 울리며 큰 소리가 난다.

루이넬은 무대에 난입해 내 다리를 걷어찬다.

베르데는 현기증이 나는지 이마를 부여잡는다.

그제서야 난 알 수 있었다.

아, 내가 사고 쳤구나.

============================ 작품 후기 ============================

드디어 마룡왕 등장.

12년 12월 28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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