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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의 5퍼센트는 여난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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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접객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순간 레피드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마,마왕님께 인사드립니다"
"얌마,뭐하는 거냐 너? 하나도 않어울리거든?"
"응?"
레피드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뭐뭐뭐뭐야! 너였어?"
"왜? 꼽냐?"
"깜짝 놀랐잖아! 이 망할녀석!"
레피드가 나에게 씩씩거리면서 걸어오자 데이레스가 막았다.
"..... 마왕님께 무례하다. 레피드"
"뭐?!?!"
레피드는 나와 데이레스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데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머리를 감싸며 두통을 호소했다.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이거......"
"그냥 어쩌다 보니 마왕을 죽여서 내가 마왕?
어"
"..... 어쩌다 보니?"
레피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 그래,좋아"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 뒤에 한숨을 쉬고 말했다.
"마왕 전하. 미천한 이몸을 부르신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 뭐 하는거냐? 느끼하게시리"
한쪽 무릎을 꿇고 말하는 레피드를 보니 어째 귀족의 느낌이 물씬 난다.
"그냥 전처럼 반말해. 소름이 돋아서 하늘도 날수 있겠다"
"그럼 그러지 뭐"
"너무 빨라?!"
적어도 한번은 거절할줄 알았는데?!
"큼,아무튼 한가지 부탁하고싶은게 있어서 그래"
"부탁? 이제 너는 마왕이니까 명령만 해도 충분해"
"..... 정말?"
내가 데이레스를 보니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내가 부탁할건 마왕성의 여자들을 고향으로 보내주는것이야"
"하아? 그건 원래 우리가 하던건데?"
"그건 은밀하게 하던거잖아. 적극적으로 하라고. 적극적으로"
"..... 네가 마왕이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 일까?"
레피드는 찔끔 하고 눈물이 나오는걸 손등으로 닦았다.
"뭐, 마왕성에도 일손은 필요하니까 원하는 사람은 남아서 정기적으로 월급도 주고 휴가도 줄 생각이야. 거기다가 주변에 인신매매같은게 일어나지 않도록 치안도 강화할 생각이고"
기왕 하나의 나라를 다스리는것과 마찬가지인 마왕이 ?
겠다,영지물 하나 찍어볼까?
"이 마왕의 영지.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더라....."
"데르헤논. 마왕님의 세번째 이름입니다"
"아,그랬었지?"
마왕은 이름이 4개다.
첫번째는 자신의 이름, 두번째는 종족으로서의 이름, 세번째는 작위급 마족으로서 다스리는 영지의 이름, 마지막으로 마왕만이 가지는 이름은 능력에서 따온다.
라인하르트 아저씨의 세번째 이름도 데르헤논이였으니 이 영지의 이름도 데르헤논.
"너에게 이 데르헤논의 영지의 치안을 맏기겠어"
"뭐어?! 아니,잠깐만! 난 인신매매 하던 녀석이라고 그런 날 믿고 맏길수 있어?"
"인신매매를 해서만큼 이 도시를 지키고 싶었던것 뿐이잖아? 그 다크 머천트인지 뭔지 하는 녀석들로 부터"
"........"
내가 정곡을 찔렀는지 레피드가 조용해진다.
전에 들었듯이 레피드는 다크 머천트라는 상인조직 비슷한 녀석들이 이 영지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일부러 인신매매를 한것 뿐이다.
"그리고 인신매매를 한만큼, 다시 돌려보내줘서 속죄해. 그게 내가 마왕으로서 내리는 첫 '명령'이다"
내 말에 레피드는 움찔하는가 싶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미천한 바람의 일족의 하급마족 레피드 블룸이 마왕님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장소를 이동해서 여기는 마왕의 전용 업무실.
고풍스러운 그림 몇개와 빛이 잘 들어오는 쪽으로 큰 창문이 나있다.
그밖에도 옆에있는 책장에 여러 종류의 고서들이 꽂혀있어 전형적인 집무실의 분위기가 난다.
"우와, 그래서 너 아무 탈 없이 마왕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거야?"
"응,그러니까 좀 도와주던지. 가끔씩 심장떨려서 죽겠다고. 데이레스는 마공작이라 어째 대하기가 불편해"
마왕을 제외하곤 상대할 자가 없는 마공작이다, 가끔씩
'이놈이 나를 죽이려 들면 어쩌나.....'
하고 생각한다.
"근데 아무리 우연으로 마왕을 죽였다지만 나 진짜 괜찮을까? 다른 마왕들이 죽이려 들면 어떻하지?!"
"아, 그건 걱정 없어. 예전에 대마왕이 정한 마계의 10대 규칙중에 '마왕의 자리에 오른자는 이후 100년간 안전을 보장 받는다. 만일 누군가 공격할경우 다른 마족들에게 처벌을 받는다'라는 규정이 있어"
"와, 그건 좋은데?"
"마왕의 교체가 많아지만 혼란스러워 지니까. 게다가 이런 법이 없다면 마왕이 되자마자지친 상태에서 다른 마족의 공격을 받을수도 있잖아?"
"흠, 그건 그렇군"
누군가 마왕이 되기위해 현 마왕과 싸워 겨우 이겼는데,상처가 회복도 않?
는데 또 누가 도전하면 마왕의 자리는 결정나지 않을거다.
"그나저나 뭘 읽고 있는거야? 마도서?"
"응, 실력좀 키워보려고. 그래도 실전은 부족하겠지만"
루이넬이 한숨을 쉬며 마도서에 무언가를 끄적거린다.
"원한다면 라인하르트 아저씨의 마도서도 빌려줄수 있는데?"
"아, 정말? 고마워!"
"천만에"
나는 아공간에서 아저씨의 마도서들을 꺼냈다.
상당한 양이기에 나중에 애들 시켜서 옮겨달라고 해야지.
똑똑.
"들어가겠습니다, 마왕님"
노크소리가 나고 이내 문이 열리며 두개의 뿔을 가진 데이레스가 들어온다.
"레피드 블룸에게 현 데르헤논 시의 임시 치안 관리권을 부여했습니다. 만약 앞으로 계속 그 마족을 쓰시려면 직접 작위를 내리셔야 합니다"
"아, 수고했어"
데이레스는 약간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보고를 하기 위해 내가 있는 전용 책상으로 걸어왔다.
"..... 음?"
"왜 그래? 무슨일 있어?"
데이레스는 책상의 한쪽을 보더니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황송하오나 마왕님. 이 마도서..... 잠시 봐도 되겠습니까?"
"아, 홰손만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데이레스는 책을 펼쳐서 넘겼다.
하지만 내용을 읽으려는 것은 아닌지 종이를 넘기를는 속도가 빨랐다.
마치 무엇을 확인하려는 듯한 모습.
"이,이 필체는 분명 '불사의 마왕님'의....."
"아저씨를 알아?!"
그러고보니 마족 공작이면 생각보다 오래 살았을 테고 마왕을 보필하는 마족이니까 아저씨랑 알고 있을수도 있다.
바로 옆에서 라인하르트 아저씨를 보필했다면 아저씨의 필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것 없다.
"라인하르트 아저씨가 남긴 마도서야. 알고있어?"
"...... 실례지만 마왕님. 전전대 마왕님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돌아가셨어. 이건 그 유품이나 마찬가지인 물건들이고"
"그런.... 건가"
데이레스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 마왕님 께서는 전전대 마왕님과 무슨 관계싶니까?"
"아? 글쎄, 뭐라고 해야할까....."
아들이라기엔 아버지가 어딘가에 멀쩡히 살아계신것 같으니까 좀 그렇고, 동거인이라고 하기도 뭣하다.
"류한은 '불사의 마왕'의 후계자야"
"그런!!!"
루이넬이 대신 데이레스에게 말하자 데이레스가 크게 놀랐다.
"왜 그렇게 놀라? 후계자가 뭐 어때서?"
"바보 류한, 내가 저번에 후계자에 대해 설명 했었잖아!"
퍼억! 하고 두꺼운 마도서가 내 머리에 직격!
그것도 모서리 부분이라 데미지가 3배!
"...... 어째 생각보단 덜 아픈데?"
"당연하지. '살육의 마왕'의 능력을 흡수했으니까 몸이 단단해서 아픈게 덜 느껴지잖아. 그래서 내가 주먹이 아니라 책으로 때린거라구"
"올,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좀 쩌는데?"
두꺼운 책,모서리로 머리에 직격했는데 약간 세게 툭! 친듯한 충격이다.
이 정도면 중급마수가 몰려와도 깽판칠수 있겠는데!
처억!
내가 속으로 망상을 펼치고 있을때쯤 갑자기 데이레스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신,쌍각(雙角)의 일족의 최상급 마족. 데이레스 혼 데르헤논은 현 마왕님께 영원한 충성을 바칠것을 맹세하겠습니다"
"뭐래?!"
"소신은 전전대 마왕시자, 라인하르트 테라 데르헤논 네버다이님의 은혜를 받아 작위를 받고 점점 실력을 키워 공작의 직위에 올랐습니다"
"아저씨가?"
"네, 한낱 수많은 마족중에 하나였던 저를 키워주신 분이지요"
라인하르트 아저씨의 지인이라 이건가.
"지금으로 부터 대략 400년전. 반역의 시기때 마왕님이 쓰러질때 저는 아무일도 할수 없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나 다름없는분이 굴욕을 당하고 겨우 목숨만 부지할때도 그저 제 목숨 하나 살리는게 고작이였죠"
"그 빌어먹을 변태 마왕이 라인하르트 아저씨와 싸워서 ?
아낸거지?"
"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뭐?"
데이레스는 눈에서 분노라는 감정을 표출하며 귀쪽에 달려있는 산양과도 같은 두쌍의 뿔이 부들부들 떨렸다.
"처음부터 마법을 주 공격으로 쓰시는 마왕님께 근접공격이 주된 그자와는 상성이 차이가 났습니다. 손쉽게 마왕이 될수 있도록 누군가 정보를 넘기고 그에게 제안했겠지요"
"흑막이 있다는 거군"
"네, 용의자는 대마왕님이 등극하실때 있던 8명의 마왕중 현재 남아있는 4명의 마왕"
"그렇다면 '빙염의 마왕','그림자의 마왕','시간의 마왕',그리고 '귀계의 마왕'인가?"
"네, 특히 '귀계의 마왕'이 걸립니다. 대마왕님께서 그자의 두뇌를 인정하고 마왕의 자리를 맡길정도로 계략이 뛰어난 자니까요"
"하지만"
그때 루이넬이 마도서에서 시선을 떼고 끼어들었다.
"다른 마왕도 주의하는게 좋아. 혹시 현 마왕과 거래해서 마왕의 자리에 오른 녀석도 있을지 몰라"
"일리가 있군요"
"공감"
데이레스와 내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일단 우리가 해야 할 일이있어"
나의 말에 루이넬과 데이레스의 얼굴에 의문을 드러냈다.
"밥부터 먹자. 배고파"
"나까지 불러서 밥먹자는건 또 뭔데? 긴장 풀고 빨리 돌아갈려고 했는데 이게 뭐야!"
"그래서, 먹기 싫어?"
"..... 아니, 이대로 2차까지 간다!"
"후훗,그래야 내 부하답지"
아니,그 전에 레피드 이자식이 이말년을 알아?!
"마마마,마왕님이 손수 요리를 하신다니. 어불성설입니다아아!!!!"
"뭐 어때? 마왕은 사람 아니냐? 요리가 취미로 있을수도 있고 그런거지"
"하,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자, 여기 니꺼"
나는 그릇에 적당략의 수프를 담아 데이레스에게 건냈다.
"술! 술! 술은 없냐아!!!"
"레피드 네놈은 마왕성에서 무슨 행패냐!"
"뭐 어때! 마왕이랑 친군데!"
와, 개판 오분전.
그리고 대략 1시간 후.
"고만해 이 미친놈들아!"
"크헤헤헤헤!!!"
아, 레피드 멘탈 붕괴.
"저도 참한 여성마족을 만나서 결혼하고 딸하나에 아들 하나 키우고 수명이 2000년쯤 남았을때쯤 은퇴해서 퇴직금으로 편한 노후생활을......"
"응, 엄청나게 소심한 꿈이네"
데이레스의 인생상담을 들어주고 있는 나였다.
아무리 최상급 마족이라지만 마력을 억제하고 술을 마시니 취하긴 한다.
"그래도 전전대 마왕님의 후계자이신 마왕님이 오셔서 다행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다른 녀석들도 돌아오겠지요"
"다른 녀석들?"
"네, 전대 마왕이 등극하고 나서 저를 제외한 마족공 한명과 후작위 한명,그리고 백작위 3명까지..... 전부 전전대 마왕님을 찾겠다고 작위를 버리고 일선에서 물러났지요. 저는 라인하르트님이 돌아오실 경우를 대비해 남아있었지만요"
"그러면 내가 라인하르트 아저씨의 후계자인걸 알린다면......"
"다른 녀석들도 돌아오겠고, 앞으로 저희 영지는 '빙염의 마왕'이나 '유혹의 마왕'의 압박을 받지 않아도 되겠지요"
"주변에서 압박이 있었어?"
"물론입니다. 전쟁터에서 고위마족의 존재란 작게는 병사의 사기상승이나 크게보면 대량 학살병기 정도로 보니까요"
전쟁터에서 고위마족은 중요한 존재다.
수가 적다고 해도 고위마족이 있으면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의 높아진다.
만약 전쟁에 마왕이 참가한다면 그 전쟁은 거의 무조건적인 확률로 승리한다고 한다.
마왕의 존재로 병사들의 사기는 최대치에 적군의 사기는 최하,거기에 마왕의 무력까지.
말 그대로 마계의 핵병기나 다름없다.
"데이레스 한잔해! 쭉 들이켜!"
"레피드?! 저도 고위마족인데 예의를 지켜주시지요!"
"싫은데?"
나는 개판이 되가는 자리에서 빠져나와(막 레피드가 데이레스를 덮쳤다. 다만 일격에 레피드가 뻣고 기절) 조용히 마도서를 보고있는 루이넬의 옆에 앉았다.
"뭐해? 아직도 마도서를 읽고 있는거야?"
"응, 어차피 할일도 없으니까 이거라도 읽어야지"
루이넬은 복잡한 단어와 수식이 늘어진 마도서를 읽으며 잔에 담긴 붉은 와인을 한모금 마셨다.
"어린애가 술마시면 몸에 않좋은데"
"읏! 누,누가 어린애라는거야!"
"여기 있는 너"
"우,웃기지마! 그리고 머리 쓰다듬지마! 하,하나도 기분 않좋아!"
아니, 얼굴을 붉히면서 말해봤자 설득력이 없는데?
"그런데 내가 마왕이라니..... 실감이 하나도 않나는데? 그 변태마왕 자식을 죽인건 기억이 나도 어떻게 죽였는지는 모르겠고말이야"
"응? 기억이 않나는거야?"
"뭐, 그땐 정신이 몽롱하고 반쯤 죽은 상태라서 말이야"
저 멀리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데스로드와 손을 흔드는것 같았지.
"그러고 보니 그때....."
"왜? 무슨일 있었어?"
"응, 네가 심장이 뚫려서 반쯤 죽었을때 갑자기 오른손에서 검은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어. 마력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무언가 오싹오싹한 느낌이였어"
"검은색 무언가라....."
확실히 내 기억에도 검은색은 상당히 익숙한데.
"그걸로 아다만티움보다 단단할지도 모르는 마왕의 심장을 간단히 뚫어버렸어. 마치 종이를 뾰족한 팬으로 뚫는것처럼"
"우와, 그건 좀 먼치킨인데"
그렇게나 단단했던 그 변태마왕의 몸을 간단히 뚫어버려?
"그런데 그게 뭔지 잘 모른다는 거지. 내 실력에 검강은 커녕 검기도 못쓰는데"
"검강? 검기?"
"그냥 오러 블레이드라고 생각해"
나는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과연 그 검은 무언가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 잠깐만, 심장이라고?"
그러고보니 전에 만난 닥터가 내 심장에 이물질이 있다고 했다.
변태 마왕 녀석이 내 심장을 으스러트렸을때 그 이물질이 무언가 한것은 아닐까?
"뭐, 확신은 없지만"
그래고 짐작가는건 그거 한가지 뿐이다.
나는 그러려니 생각하고 옆에있던 홧김에 와인잔을 들어 쭈욱 들이켰다.
"에? 에에?! 그그그,그거 내가 마시던 잔인데에?!"
"상관 없잖아. 그리고 니가 입댄 부분은 안댔으니까 간접키스도 아니라고"
내가 마신 부분은 루이넬이 입댄 부분의 반대쪽.
간접키스도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해도 찌게 한 냄비에 다같이 나워먹는 한국인..... 아니, 일단 반쯤은 이겠지.
아무튼 청소년기를 한국에서 보냈기에 이정도는 세이프.
"..... 저기, 있잖아"
"응, 말해봐"
"어째서 날 구하러 온거야?"
"..... 뭐?"
무슨 소린지 설명이 부족한데.
"설명이 필요하거든? 자세히 말해야 알아듣겠는데....."
"그러니까, 내가 마왕한테 잡혀있을때 어째서 날 구하러 죽을 각오를 하고 온거냐고"
루이넬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리고 상당히 화가 나있는 눈빛을 하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내가 루이넬을 구하려고 한거지?
대략 1분쯤 기억을 쥐어짜내며 생각을 해봤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모르겠어, 다만......"
"다만?"
"네가 납치?
다고 듣는 순간 빡돌아서 그냥 쳐들어간거 같은데? 내가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서 그런건진 몰라도 그땐 진짜 생각 없이 돌격한거 같아"
"우,읏!"
루이넬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마도서를 들어 얼굴을 가린다.
"어? 설마 부끄럼 타는거냐?"
"읏! 아,아냐! 그러니까 밑에서 내 얼굴 보려하지 말고 꺼져!"
머리를 아래쪽으로 내려서 부끄러워하는 루이넬의 얼굴을 보려다가 퍼억! 하고 루이넬의 발에 차였다.
"소,속옷 보인다아!?"
"꺄아아?! 바,바보 류한! 저리 꺼져버려!"
나는 순간 머리에 피가 쏠림과 함께 얼굴이 빨개져서 도망쳤다.
"졸리다아....."
한일은 별거 없는데도 피곤하다.
육체는 그다지 피곤함을 느끼진 못하는것 같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한 것이다.
"아, 마왕님!"
"응? 아아,수고"
지나가다가 수명의 메이드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그것도 상당히 떨면서.
...... 어째서?!
나는 상당히 기분이 나빠져서(여자가 자신을 보고 부들부들 떤다고 생각해봐라. 기분이 상당이 나쁘다) 침실로 들어갔다.
그 빌어먹을 변태마왕이 쓰던 침실이지만 싹다 갈아치웠는지 여전히 고급스럽다는 것만 다르다고 생각될 침실이다.
..... 하긴 그때 싸우느라 침대에도 피가 튀었을테니까.
내가 침대에 누위 뒹굴고 있을때 갑자기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마왕님"
낮에 밥먹을때 본 네코미미 메이드가 쟁반에 술병과 와인잔을 들고 들어왔다.
"아침에 부탁하신 술입니다만......"
"아, 그러고 보니 주문했었지?"
식전주는 옛날에 어머니가 잠이 않오실때 마시던 술이다.
나도 호기심으로 마셨다가 알코올 냄새때문에 들켜서 혼났었지.
"고마워,그거 거기다 둬"
"네"
침대 옆에 탁자에 쟁반을 올려놓은 메이드는 살짝 떨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저,저기 마왕님......"
"왜?"
"저,저는 그렇게 이,익숙하지 않으니까 살살해 주세요......"
"?!?!"
그리고는 메이드가 옷의 단추를 풀면서 하얀 살결을......
"잠깐만 기다려! 멈춰! 진정해!"
"에?!"
"오오오,옷 내리지마! 보여주지 마! 다시 원상복구해!"
"아, 네"
그리고 다시 옷을 아래로......
"다시 입어어어어어어어어!!!!"
"죄,죄송합니다아아아아아!!!!"
잠시간의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 지났다.
메이드도 옷을 다시 바르게 입고 나도 급하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죄,죄송합니다아. 저,저는 또 오,오늘밤에 수청을 들라는 말인줄 알고......"
"내가 그 변태 마왕인줄 알아? 난 적어도 그런 쓰레기는 아니야"
"죄,죄송합니다 마왕님. 부디 목숨만은......"
메이드가 고양이 귀를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숙인다.
"누가 죽인데? 겨우 그런걸로 사형이라면 세상 사람들 전부 죽었게?"
"그,그러면 살려주시는 건가요?"
내가 수긍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메이드는 이내 안심한듯 심호흡을 했다.
"애초에 나는 사랑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일편단심으로 살 생각이라고. 책임질줄 아는 남자야. 유희삼아서 여자랑 잘리가 없잖아?"
후에 나는 이 발언이 나중에 큰 폭풍을 부르게 될줄은 몰랐다.
"저기,어떻게 ?
어?"
"으,으응??"
"마왕님 말이야. 설마,잔거야?"
시간은 자정,경비를 서는 마족 이외의 다른 자들은 수면에 취하는 시간이다.
또한 이 시간은 하루 종일 일한 메이드들에게 마음놓고 수다를 떨수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아니. 전혀. 아무일도 없었어"
"정말? 그럴리가 없잖아, 마왕들은 거의 다 호색한인데....."
"저기, 그게 있잖아......"
"왜? 또 무슨 일 있어?"
"분명히 마왕님이 이렇게 말했거든
'나는 사랑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일편단심으로 살 생각이라고, 유희삼아서 여자랑 잘리가 없잖아?'
라고"
그 말에 수십명의 메이드들이 침묵했다.
그리고 10초 후.
"어머 어머!"
"꺄아아아! 웬일이니!"
"이번 마왕님은 의외로 순정파?"
"그러면 혹시 유혹해서 동침이라도 하면......"
"마왕비가 되는건가!"
그리고 메이드들은 음침한 눈을 하며 후후후후,하고 웃었다.
여난의 징조가 보인다.
============================ 작품 후기 ============================
그러하다.
12년 12월 24일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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