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8 회
< --남자는 위기에 순간엔 잔인해진다.
-- >
"망할 꼬맹이. 내가 얼마나 잘 대해줬는데 싸다구냐?"
나는 으득으득 이를 갈며 화를 풀겸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오? 이건 어떤 과일이예요?"
"아아,그건 네플이란 과일인데 상큼한 맛이 일품이지"
그런가? 꼬맹이가 좋아할......... 어라?
"내가 왜 지금 그 꼬맹일 생각하고 있지?!"
이런 빌어먹을!
나는 네플이란 초록색 과일을 몇개 사고 우적우적 씹어먹으며 걸었다.
저 멀리 보이는 전형적인 서양식 성.
살육의 마왕의 성이다.
"어차피 저기로 갈일은 없을테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한것보다 마왕성이라기에 칙칙한 느낌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밝은 느낌의 거대한 성이다.
"그나저나 말이지.........."
아까 전부터 느껴지는 이 기묘한 감각은 도대체 뭐지?
나한테 해가 될 일은 아닌것 같지만 기분이 나쁘다.
주변에 사람은 그렇게 수상한 사람은 있진........... 응?
"어째 성비율이 맞지 않은것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남자뿐, 중간에 털로 뒤덮힌 마족이라거나 애매모호한 마족도 어느정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전부라고 말할정도로 남자밖에 없다.
"역시 불안해"
루이넬을 두고 나온지 기껏해야 3시간 정도지만 어째 걱정이된다.
"뭐, 지금쯤이면 꼬맹이도 진정이 ?
을테니까 가서 잘 설명해주고 무슨일인지 들어보면 되겠지"
나는 여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니까 일단 닥치고 그 꼬맹이가 어디로 납치?
는지 불어"
"제, 젠장! 이러고도 큰형님이 네놈을 가만히 내버려둘줄 알아?"
"넌 닥치고 불기나 해"
넵, 류한입니다.
전 지금 몸에 비늘이 돋아난 마족 하나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여관에 갔을땐 루이넬이 없어서 어디 나갔나 싶었지만 몇시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자 무언가 이상해서 밖으로 나갔었다.
찾아도 루이넬이 보이지 않기에 무언가를 알고 있었던듯한 여관주인을 털어보니까 이런말을 했다.
'이 주변에서 여성마족은 납치를 당한다'
이래서 마왕의 영지는 들어오기 싫었는데.
아무튼 납치라고 하니 그걸 전문으로 하는 녀석들이 따로 있을테니 양아치같은 몇놈을 털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다.
마족이라도 하급 마족도 못되는 약한놈들이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러고보니 마족은 중급부터라는 말이 있던데.
"제길,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인이........."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인이라 미안하다. 그러니까 닥치고 네놈 보스한테 안내해"
"젠장!"
내가 단검을 목에 들이밀고 다시 협박하자 녀석은 욕을 내뱉으며 길을 안내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나오는 칙칙한 건물들.
음침한게 기분이 더럽다.
"큰형님이 나오시면 너는............."
"아, 죽고 싶다고?"
꾸욱, 하고 단검으로 목을 살짝 찌른다.
비늘이 단단해보이는 마족이지만 아저씨의 단검이 비늘을 뚫고 살짝 피를 흘릴정도로 목을 벴다.
내 행동에 녀석은 입을 닥치고 다시 길을 안내했다.
"여기냐?"
"그, 그래"
회색빛 건물에 술집을 하는것 같다.
나는 더럽게 얼룩이 묻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시간이 밤이라 그런지 마족들도 상당히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이 데렉! 그놈은 뭐냐? 곱상하게 생긴게 딱 내 취향인데?"
"크헤헤헤,실증나면 나한테 넘겨!"
"뭐래 이 병신 새끼들은"
파각!!
나는 나에게 음담패설을 한 마족들의 탁자를 걷어찼다.
탁자에 있던 술병들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면서 술이 튀기고 땅에 떨어져 병이 깨진다.
"뭐야!"
"이 새끼가 돌았나?"
"일단 닥치고"
뿌득, 하고 이를 간 내가 살기를 띄며 말했다.
"우리 꼬맹이 어디로 갔는지 불어"
"하? 보아하니 외부인 같은데 설마 애인이라도 찾아온거냐?"
"무리라고, 찾을수 있을리가 없잖아?"
"좆까, 판단은 내가 한다"
그 꼬맹이를 반드시 찾아서 도망쳐주겠다고!
"곱게 말할때 도망치는게 좋아,계속 여기 있다가는 후장따인다"
"킥킥킥, 한가하면 형님이 상대해줄까?"
사자 갈기처럼 얼굴 주변에 노란색 털이 복슬복슬한 마족이 일어나서 내 앞에 선다.
"참고로 형님은 힘조절이 어려우니까 죽어도 모른다?"
순간 콰직!
,하고 사자 마족의 발이 가게 바닥을 부수고 그 충격으로 앞으로 튀어나온다.
흡사 진짜 사자가 먹잇감을 덮치는 공격.
보통때의 나라면 반응이 늦겠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전의 몇번의 싸움으로 긴장이 풀려서 마치 몸풀기 운동을 한것처럼 내 몸은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양 손의 손톱을 야수의 발톱처럼 세우고 반쯤 날아오는 마족에게 피하기는 커녕 안쪽으로 들어간다.
마족녀석의 얼굴이 놀람으로 가득찬다.
이런 공격의 경우 피하기만 하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나는 오른손을 꽉 쥐고 마력을 쏟아부워 아래에서 위로 어퍼컷을 날린다.
180도 회전하는 스크류 펀치의 원리까지 더해서 데미지는 업!
"크악!"
쿠직! 하고 녀석의 얼굴이 가게 천장에 박힌다.
"가이온 녀석이 한방에 당했어?!"
"자,이제 보스를 데리고 오던지 꼬맹이가 있는곳을 불던지 결정해라"
'해라'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상한 감각에 재빨리 뒤쪽으로 피했다.
파앙!
그리고 대략 2초정도 내가 있던 자리에서 무형의 폭발이 일어났다.
불꽃이나 그런게 없는걸로 보아선 공기를 폭팔시킨건가!
"망할, 갑자기 가이온녀석의 머리가 튀어나와서 무슨일인가 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누군가 걸어내려왔다.
연두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외형은 인간이랑 흡사하다.
그리고 귀찮다는듯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동네 아저씨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네놈이냐? 팔꿈치에 혀가 닿나 않닿나 실험중이였는데, 가이온의 머리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혀씹었잖아"
"쓸데없는걸 열심히 하고있었어?!"
뭐냐 이 마족은?
잉여의 기운이 불쑥 풍긴다! 어쩐지 나랑 비슷한 성격일것 같은 느낌!
"큰형님!"
"아, 데렉이냐? 이놈 도대체 뭐야?"
"가,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꼬맹이를 내놓으라고...."
"아아, 또 그거냐"
연두색 머리칼의 마족은 한숨을 쉬며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네녀석이 보스냐? 빨랑 꼬맹이가 어디있는지 불어!"
"싫은데"
"그렇다고 그렇게 즉답할필욘 없잖아!"
큰형님이라 불린 마족은 뭐랄까,약간의 비웃음과 무표정함이 담긴 얼굴로 나를 보았다.
"어차피 너도 좋게 말한다고 갈생각은 없을테고 한판 싸워야겠지?"
"당연한소리!"
"그럼 장소를 옮기자"
"뭐?"
"여기서 싸우면 가게가 부서진다고. 그 수리비를 누가 낸다고 생각한거야?"
전부 부숴서 이새끼를 빚더미에 깔려죽게 만들어 버릴까,하고 생각한 나였다.
아무튼 장소를 바꿔서 술집 바깥의 넓은 공터.
"박살을 내버려요 큰형님!"
"반쯤 죽여서 마수의 먹이로 주자고요!"
"오냐, 두가지 다 수용해서,반쯤 박살낸 후에 마수의 먹이로 주자"
나는 단검을 들고 싸울 준비를 했다.
녀석도 마찬가지로 싸울 준비를 했지만 바지에 손을 넣고 빼질 않는다.
"뭐야. 날 만만하게 보는거냐?"
"그런게 아니라 내 싸움법이 좀 그래"
파팍!
녀석이 가볍게 스탭을 밟으며 몸을 푼다.
"발차기를 중시하는 타입인가....."
손을 쓰는것보단 딜레이가 크지만 데미지는 그 배를 상회한다.
보통 손의 힘보다 발의 힘이 대략 3배정도 강하다고 하니,그 위력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거기에 큰형님이라 불릴 마족이니까 강하겠지.
"그러고보니 너. 이름이 뭐냐?"
"류한이다. 그쪽은?"
녀석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바람의 일족의 레피드 블룸이다. 너는 일족을 밝히지 않으니 숨기고 싶은 사실이라도 있나보지?"
"글쎄다"
사실은 인간이지만.
각자 자기 소개를 마침과 동시에 나와 레피드 블룸이란 마족이 격돌했다.
츳! 하고 공기를 가르는 바람과 동시에 옆차기가 날아온다.
나는 단검으로 역공할세도 없이 팔을 들어서 막았다.
"욱신욱신거리는데!"
"오오, 그걸 막았어?"
레피드는 놀란눈을 하고 빠른 속도로 뒤로 빠졌다.
그리고 다시 다른발로 발차기!
"이번에도 당할것 같냐!"
나는 날아오는 발차기를 허용해 옆구리가 아팠지만 팔로 녀석의 다리를 팔짱끼듯이 잡았다.
그리고 칼빵!
"그럼 누군 이런일 없었는줄 알았냐?"
녀석은 오히려 발을 들어올려서 내 몸까지 들어올렸다.
발차기라면 몰라도 발로 사람의 무게를 견딘다는건 엄청나다는거다.
아니,이렇게 생각할때가 아니지.
"잘가라"
나는 급히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녀석이 발을 내려찍는게 더 빨랐다.
쿠웅!
눈에 보이지 않을정도로 바닥에 내려찍어지고 그와 함께 또 복부에 짖밟듯 들어온 발차기에 나는 숨이 막혔다.
"크악!"
"약속대로 반쯤 죽였다. 그러고 일주일동안 고통받다 죽을래,아니면 그대로 마수 먹이가 되서 편히 죽을래?"
확실히 이정도 위력이면 중급마수도 일격에 골로 보낼수 있겠지만 나는 다르다.
아니,나도 내장이 파열된것같은 느낌이 들지만 지금도 착실히 회복중이다.
앞으로 완벽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30초 정도.
하지만 회복후에 남은 마력은 기껏해야 평소에 3분지 1정도.
이정도 마력으론 녀석을 이기는건 무리다.
그렇다면..........
"어.......... 이"
"응? 왜 그러냐?"
"유언.......... 이라도 들어줄래?"
"뭐, 그정돈 들어주마"
승부도 냈겠다 거기에 죽기 일보 직전이겠다,그렇게 생각한 레피드는 내 유언을 듣기위해 쭈그려 앉았다.
오케이,30초.
퍽!
"뭣?!"
"내가 쓰러진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상체를 세워서 녀석의 몸을 밀어 쓰러트렸다.
그리고.
"저, 저........"
"저, 저거!"
"저....... 저거!"
아니,이 새끼들이 어디서 김화백 드립이야?
뒤에서 관전하고 있던 레피드의 부하들이 소리친다.
확실히 그럴만큼 내가 행동한것도 있지만.
"이,이새끼............"
"움직이지마. 잘못하면 고자된다"
나는 레피드를 쓰러트리는 순간 단검을 들고 위협하듯이 한 부위에 단검을 가져다 댔다.
"어이, 레피드라고 했었지? 바람의 일족은 얼마정도 사냐?"
"그, 글쎄. 오래살면 대략 만년정도........."
"내가 알기로는 특이한 인마족을 빼고는 재생력이 강하지 않다고 하는데. 여기서 평생의 동반자인 존슨을 잘라내면 어떻게 할까?"
움찔!
"너, 걷다가 새끼 발가락을 침대기둥에 부딪혀본적 있냐? 이건 그것보다도 상상이 안갈정도의 고통일거야"
나는 점점 단검을 녀석의 중요부위에 조금씩 압박해나가기 시작했다.
............ 솔직히 말해서 같은 남자인 내가 존슨을 공격하려 하다니 마음이 찔리지만 어쩔수 없다.
"만약에 니가 나이가 들어서 뒷세계에서 물러나 편안한 노후를 보낸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남은 만년이란 시간동안 동정으로 살고싶냐?"
"으, 으아아!!!!"
레피드의 눈의 초점이 사라지며 공황상태에 빠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도, 동정으로 죽긴 싫어. 만년동안 동정이면 마왕도 될수 있을거라고!"
"칭호는 '동정의 마왕'으로 해주마"
"끄아아아아앙!!!"
레피드는 숨을 헉헉대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꼬맹이가 어디있는지,그리고 찾을때까지 협력한다고 약속하면 풀어주마"
"........."
꾸욱.
"하, 하겠습니다! 도와주게 해주세요!"
역시 사람이나 마족은 협박을 해야 잘 알아듣는구나.
============================ 작품 후기 ============================
현재의 류한은 하급마족중에서 조금 쌘놈이 와도 져요.
다행이도 레피드가 바보라 그렇지.
본격 살기위해서 남자가 하지 말아야할짓도 하는 류한.
12년 12월 21일 수정 완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